<가십 걸>, 척 진땀 흘리다 …

<가십 걸> 주인공들의 또다른 가십- 세번째 이야기 
척, 진땀 흘리다



* 이 글은 <가십 걸> 실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 이 글에서 묘사된 산부인과 병원 및 처방에 관한 내용은, 드라마의 배경인 미국의 상황이 아닌한국의 상황임을 알립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녕? 가십 걸이야.

매일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이곳이 조용한 날이 있다면, 그게 뉴스감이겠지?

오늘은 남자들이 시끄럽군. 그런데 들려오는 단어가 심상치 않아. 게다가 척의 표정도 아주 구겨져 있네? 대체 누가 왕자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게 만든 건지 궁금하지 않아? 내가 얘기해 줄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학교 캠퍼스. 계단 한쪽에 블레어가 심복들에 둘러싸여 있다. 무리들 앞엔 커다란 왕 리본 머리띠를 한 여학생이 방실방실 웃으며 서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블레어:  (찌푸리며) 대체 그 리본은 뭐야? 디즈니랜드에서 미니마우스한테 빼앗아 온 거야?
여학생: 이건 샤넬인데요?
블레어: 샤넬이라구? 그럴 리가. (실눈으로 바라봄.)
여학생: (머뭇거리다가 빠르게) 사실은 모조품이긴 하지만, 이건 진짜 S급이거든요. 거의 차이가 안 나는 건데….
블레어: (한숨)

(심복들, 여학생을 밀어낸다. 풀 죽은 표정으로 가버리는 여학생. 이어서 다른 여학생이 활짝 웃으며 블레어 앞에 선다.)

블레어: (여학생을 슬쩍 훑어보고 고개를 가로저음.)
여학생: (당황해서) 저는 왜 안 되죠? 제가 하고 있는 건 전부 디자이너 제품인데요?
블레어:  (버럭) 그 구두는 작년 봄 모델이잖아!!
여학생: (어이없는 표정으로 심복들에 떠밀려 내려간다.)
블레어:  모조품 머리띠에, 한참 지난 모델에! 저런 애들이 우리 틈에 끼려고 하다니 기가 막히네. 요즘엔 왜 이렇게 쓸만한 애가 없는 거야?

(블레어, 찌푸린 표정으로 교정을 둘러보다가, 척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 일부러 못 본 듯 고개를 돌려 도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블레어 쪽은 신경도 쓰지 않고 휙 지나가 버리는 척. 게다가 잔뜩 구겨진 얼굴이다.)

블레어: (불쾌한 듯) 뭐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어느 바 한쪽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척.)

블레어: (갑자기 나타나 척의 옆에 앉으며)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 있나 보네?
척: (외면)  
블레어: 천하의 척을 그렇게 심란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누굴까?
척: (웃음) 여왕님이 아닌 다른 여자일까 봐 걱정이 되나 보지?
블레어: (자존심 상한 듯, 척을 쏘아보며 바를 나간다.)

(금세 댄이 들어와서)
댄: (척의 옆에 앉으며 멋쩍게) 안녕?
척: (본 체도 안 함.)
댄:  나도 네가 보고 싶어서 온 건 아니니까, 그렇게 밥맛 없다는 표정은 짓지 말아주면 좋겠다. 길에서 네이트를 만났는데 어딘가 급하게 뛰어가더라구. 너한테 와봐야 하는데 급한 일이 생겼고, 핸드폰도 다른 데 놓고 왔다고. 그러면서 나더러 대신 와 달라더라.
척: (단호하게) 가 봐.
댄: ……그렇게까지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_-;;
척: 난 네이트를 부른 거지 널 부른 게 아니라고. 가 봐.
댄:  나도 그러고 싶은데, 네이트가 신신당부를 해서 말이지. 네가 ‘위급상황’이란 단어를 썼다면서 꼭 가 달라고 부탁하던데, 그러니 무슨 위급상황인지 들어보고나 갈게.
척: 네이트가 쓸데없는 짓을 했군.
댄: ‘쓸데없는 짓’이란 소리지? ‘쓸데없는 인간’이 왔다는 말은 아니지? -_-;;

(그때, 두 사람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린다. 문자 알림 벨소리. 동시에 핸드폰을 확인하는 댄과 척.)

[문자]  “어퍼 이스트 사이드 최고의 바람둥이 척, 드디어 발목을 잡힌 걸까?
몇 달 전 파티에서 만나, 단지 하룻밤을 보낸 여자가 임신했다는 뉴스를 입수했어.
무엇이든 남들보다 일찍 손에 넣는 척이, 결국 아이도 일찍 갖게 된 것 같지?
빠른 게 꼭 좋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말이 맞나 봐.   -가십 걸.”

 

척: (핸드폰을 접으며 잔뜩 화난 표정.)
댄: (물끄러미 척을 바라보다가) 이게 바로 ‘위급상황’이었나 보군.
척: (바를 내리치며) 젠장!!


댄: 정확한 거야?
척: 아직은 몰라. 여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상태지.
댄: 어떻게 할 거야?
척: 사실이 아니란 증거를 찾아서 혼내 줘야지. 일부러 접근한 게 분명하니까… (말끝을 흐림.)
댄: 그냥 속 시원히 말하지 그래? 어차피 알게 된 거.
척: (에라 모르겠다) 여자가 아니라 여자의 오빠란 남자가 집에 찾아왔었어. 동생이 임신했으니까 돈을 내놓으라더군. 그럴 리가 없다고 비웃어 줬지. 당장 꺼지라면서 쫓아냈는데, 그 놈이 가십 걸에 제보한 모양이야.
댄: 그럼 거짓말이 아닌 거 아냐?
척: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100% 사기꾼이야.

(바 문이 벌컥 열리더니 블레어가 뛰어들어옴. 아무 말 없이 척의 뺨을 때리고 다시 쏜살같이 나가는 블레어.)

댄: (으쓱)
척: 환장하겠군.
댄: 그런데 어떻게 사기라고 장담하는 거지? 여자가 진짜로 임신했을 수도 있잖아.  
척: (피식) 이봐, 난 베테랑이야.  I’m Chuck Bass.  계획에 없던 임신 같은 건 내 사전에 없어. 그날 밤 피임도 100% 완벽했다.
댄: 상대방 여자가 피임을 하고 있었어?
척: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날 처음 만나서 하루 잔 앤데.
댄: 그럼… 애무만 하고 삽입은 하지 않은 거야?
척: (피식)
댄: 그럼 피임이 완벽했는지 어떻게 알지? 너 설마…….  
척: ??
댄: 여자들 만나고 다니려고 그 수술이라도 받은 거야?
척: 무슨 수술?
댄: (양손으로 뭔가 질끈 묶는 제스츄어)
척: ??? 그게 뭐야??
댄: ……정관수술 말야.  
척: ……
댄: 안했어?
척:  (빤히…)  
댄: 아니, 난 그냥… 네가 그 여자랑 관계를 가진 게 사실이라면, 그 여자가 임신했다는 게 사기라고 어떻게 장담하냐는 거지. 그게 궁금해서 그래.
척: 가지가지 하는군. 지금 나더러 피임방법이라도 알려달라는 거야?
댄:  강의를 해 보시죠, 척 베스 교수님.
척: (댄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그날 밤, 나는 질외사정을 했다.
댄: (어리둥절) ???
척: 설명이 부족한가?
댄:  지금, 그래서 임신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 거야? 질외사정을 했다는 이유로?
척: 그게 뭔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댄: 그게 100% 피임법이란 말야?
척: (얼굴이 일그러지며) 아니라는 거야?
댄:  뭐랄까, 아까 네가 하도 확신을 하길래, 상대방 여자가 먹는 피임약을 먹고 있든지, ‘루프’라는 자궁내 장치를 하고 있든지, 난자의 통로인 나팔관을 묶는 수술을 하고 있든지, 아니면 아예 네가 정관수술을 받았든지…. 넷 중 하나인가 보다 했지. 그런 방법들의 피임 확률은 98% 이상이니까. 하지만 질외사정은… 그건 정말 아니야. 물론 질 내에 사정한 경우보다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긴 하지. 하지만 사정하기 전에 일부 정액에 섞여 분비되는 정자가 있고, 또 실수로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방법이라고. 20%쯤 될걸?
척: ……
댄:  아니, 어떻게 여태 그런 걸 모르고 있었어?  (가십 걸의 문자를 다시 들여다보며) ‘어퍼이스트사이드 최고의 바람둥이 척’이?
척: 그 얘기, 확실한 거야?  
댄: 왜? 내가 꾸며낸 얘기 같아서? 난 거짓말로 남 골탕 먹이는 것엔 취미 없어.
척: 난 지금까지 질외사정만으로도 피임에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댄: 그랬다면 상대 여자가 따로 피임을 하고 있었든지,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았을 가능성이 높지. 하지만 언제까지 운에만 기댈 순 없는 거잖아? 더욱이 피임 같은 중요한 문제를 말야.
척: (바를 다시 내리치며)  제길! 응급피임약이라도 들고 다녀야 하는 건가!
댄: (화들짝)   뭐? 응급피임약을 들고 다니면서 여자한테 먹이려고?
척: 왜? 먹으라고 있는 거 아냐?
댄:  너 그게 무슨 약인 줄 아냐? 관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해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걸 방해하는 약이야. 응급피임약은 사용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피임 실패율이 높아지고, 호르몬도 고용량이 투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커져. 생리주기 장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복부 통증 같은 부작용이 수반될 수도 있어. 야, 그 피임약 이름이 왜 ‘응급’ 피임약이겠어? 말 그대로 계획되지 않는 관계, 콘돔이 갑자기 찢어진 경우, 성폭력처럼 원하지 않는 임신 가능성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돼. 그런 걸 들고 다니면서, 관계 후에 꼭꼭 먹이려고? 아서라. 그건 정말 아니다. 하긴 참, 그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용해야 하는 약이구나. 어차피 네 맘대로 구할 수도 없겠다;;
척:  그럼 뭐야. 어떻게 하라는 거야.

댄: 아까도 말했지만 피임법엔 종류가 많아.  일단 콘돔이 있지. 콘돔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해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야. 들고 다니려면 응급피임약이 아니라 콘돔을 들고 다녀. 그런데 사용을 잘 해야 해. 착용을 제대로 못해 콘돔이 찢어진다거나, 사정이 끝난 후에 콘돔이 빠져서 질 내로 정액이 흘러 들어간다거나 해서 생기는 실패율이 꽤 높은 편이거든. 10~15%까지도 되니까 말야.

페미돔’이란 여성용 콘돔도 있어. 여성의 질 내부를 감싸주어 정자가 들어오는 걸 막는 방법인데, 성병예방에 효과가 크고 피임 효과도 99% 정도로 매우 높아. 하지만 착용하기가 어렵고 콘돔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지.

그리고 먹는 피임약이 있지. 그건 성공률이 98%이고, 여성의 몸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조절해 배란과 생리를 조절하는 약이야. 성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실패율이 낮아 잦은 관계를 갖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이지. 초창기 피임약이 살이 찌거나 여드름이 나는 등 부작용이 있기도 했는데, 최근 나오는 약들은 그런 부작용이 없고, 임신능력이나 기형발생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또 ‘루프’ 라고 부르는 자궁내 장치가 있어. 그건 특수한 화학제를 입힌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야. 여성의 자궁 내에 장착되어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막거나, 수정란이 착상되는 걸 방해하지. 주로 한 명 이상 출산하고 가족 계획이 아직 끝나지 않은 여성들이 장기 피임을 할 때 사용한대. 최근엔 효능이 더 뛰어난 ‘미레나’란 장치도 나왔다지. 5년 동안 매일 일정한 속도로 미량의 여성호르몬을 자궁내막에 방출해서 임신을 막는대.
 네가 질색한 정관수술은 ‘영구불임시술’의 하나야. 남성은 정자의 운반을 담당하는 정관을 자르거나 일시로 묶는 정관수술이 있고, 여성은 난자의 통로인 나팔관을 묶어 수정을 막는 난관수술이 있어. 피임 실패율로만 치면 이 두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해.

살정제’ 란 것도 있어. 관계하기 약 10분 내기 한 시간 전에 질에 삽입 혹은 주입해야 돼. 섹스를 반복할 때마다 다시 넣어야 하고. 이건 질 내에 사정된 정자가 자궁에 들어가기 전에 죽이는 방법인데, 질 안에서 녹는 시간을 감안해야 효과적인데… 평균 실패율이 21%에 이르니 꽤 높은 편이지.


이밖에도 ‘자연주기법’ 이란 게 있어. 배란을 전후로 한 임신 가능시기를 피하는 방법이지. 생리 주기가 정확한 여성에게만 가능하기도 한데, 설령 주기가 정확한 편이라도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배란일이 갑자기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것에만 의존해선 곤란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했다는 그 ‘질외사정법’은, 아까도 말했지만 그것에만 피임을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정말 피임할 생각이 있다면 말이지.


척:
 듣다 보니 여자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군.
댄: 그런가?
척:  그런데 사실 난, 자기가 알아서 피임약을 먹거나 하는 여자들을 보면 너무 선수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
댄: …… 네가 선수 운운하다니 기가 막힌다. -_-;; 나는 오히려 자기 몸을 알아서 책임지는 여자란 생각이 들어서 현명해 보이던데. 오히려 피임에 대해선 여성들이 지금보단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원치 않던 임신을 했을 경우에, 누구보다 여성 자신이 치러야 하는 심적, 육체적 고통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당장 관계할 때 ‘피임’이란 단어를 꺼내기 부끄러워서, 또는 평소에 피임을 챙긴다는 게 어쩐지 민망해서 회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임신이라는 걸 운에 맡기거나 남자에게 맡기기 싫다면, 여성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척: 그렇다면 남자들은 피임에 신경쓸 것 없이, 여자들이 알아서 하면 되는 거겠군.
댄: ……어디가서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소문 나면 아무도 너랑 안 만나려고 할 거다.
그 렇다고 남자들은 손 딱 놓고 관심 끊고, “나는 저지를 테니 피임은 혼자 알아서 해라” 란 자세는 너무 무책임하잖아? 피임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대처하면 좋을 거야. 그게 관계에 책임감을 보이는 남자, 바로 매너남 아니겠냐.

척: 오늘 잘난 척 많이 하는군.
댄: (으쓱)  
척: 어떻게 그렇게 피임 전문가가 되셨지?
댄: (당황) 아, 어쩌다가. 제니 때문에 피임약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까;
척: 흠.
댄: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대처할 거야?
척: 뭘??? (다시 정신이 드는 듯) 아, 간단하지.   I’m Chuck Bass.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뒷조사를 하나 해 줘야겠어. 둘이 진짜 남매인지 궁금한 남녀가 있는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척 은 오늘 댄에게 여러 가지 피임법에 대해 배웠어. 바람둥이 척이 지금까지 피임법에 대해 저렇게 아는 게 없었다니, 놀랄 노자네. 자칫하면 뉴욕 곳곳에 척의 자손이 나타날 뻔 했어. 상상만 해도 암울한데? 뉴욕이 고담시가 될 뻔 했잖아.

(그새 가까워진 듯 보이는 댄과 척, 간간이 웃기도 하며 술을 마시고 있다. 이윽고 어디선가 걸려오는 전화. 척이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척 의 상대였던 여자가 임신했다는 건 거짓말이었대. 연인 관계였던 두 남녀가 남매로 위장하고, 척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거였다는군. 물론 여자도 임신하지 않은 상태였고. 하지만 척, 운 좋은 줄 알라고. 오늘 십년감수했으니, 앞으론 조심하길 바라. 댄의 말처럼 좀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보라구.

……내가 누군지 아직도 궁금하다고? 그것만은 비밀로 해 둘게. 어쨌든, 모두들 날 좋아하잖아? ^^ 새로운 소식이 생기면 다시 찾아올게. 그때까지 모두들 안녕!

-XOXO, Gossip girl.

영진공 도대체

<프렌즈> 친구들의 피임 수다: 조이의 걱정


<프렌즈> 친구들의 피임 수다:
“조이의 걱정”






그 인간, 나랑 한 번 자더니 전화를 안 하더라고요.”  저한테도 그랬어요!”
그동안 만나본 여자 셀 수 없음. 한번 자고 다시는 전화하지 않는 여자도 부지기수.
그런데도 미워하긴 어려운, 시트콤 <프렌즈>의 바람둥이 조이를 아시나용?




친구들이 피임에 대해 수다떠는 것을 듣고 있던 조이가 깜짝 놀랐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었을까요?


(아래 내용은 <프렌즈> 실제 대본이 아닙니다.)






 


프렌즈 친구들의 아지트, 센트럴 퍼크 까페~


(레이첼, 로스, 모니카, 챈들러가 수다를 떨고 있다.
조이는 한쪽 구석에서 친구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팔 길이만한 커다란 샌드위치를 먹는 중.)


 


피비:  (까페에 뛰어들어오며 다급하게) 로스! 로스 여기 있니?
로스: .
피비: 밖에서 네 아들이 울고 있어!!
로스: ? (벌떡 일어나며) 내 아들 ‘이 와 있다고?



피비
: 아니. 벤은 아니야.


로스: 내 아들이라며??


피비: (의외라는 듯) , 아들이 벤 밖에 없니?


로스: 무슨 소리야? 당연히 벤 뿐이지. 내가 아들이 또 어딨다고?


피비: 오우. (급 실망)우리한테 말 안하고 조용히 키우는 아이가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로스: 무슨 그런 오해를!


챈들러: 왜? 제법 설득력 있는 얘긴데? ㅋㅋ


피비: 게다가 저 꼬마는 로스 너랑 목 근육이 닮았다고. 목 근육이 그렇게 판박이로 닮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  


로스: 분명히 말하는데, 나한테 아이는 벤 뿐이야. 언젠가 결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어진다면 모를까, 그전엔 절대로 아이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챈들러: 결혼을 또 하긴 할 거야? 결혼 횟수로 기네스북에라도 오르려고? ㅋㅋ


레이첼: 기네스북에 오르면 나한테도 한턱 내야지. 나도 기여를 한 셈이니까.


로스: 다들 왜 이래? 하여간 난 지금으로썬 정말 정말 정말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이 없어. 가끔 여자랑 데이트할 때도 피임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일동: 와우~


로스: (으쓱하며) 언제나 콘돔을 준비해놓을 뿐인데, .


레이첼: 그리고 또?


로스: ?


레이첼: 그래. 그리고 또?


로스: ? 뭘 또???


레이첼: 피임을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했잖아.


로스: 그래. 콘돔을 쓴다니까?


레이첼: 그게 다야?
로스: 그래. 또 뭐가 필요하지? ……설마 너희들은… 콘돔을 두 개씩 겹쳐서 쓰는 거야?
      


[#M_더보기|접기|
모니카: (한숨) 그게 아니고, 오빠. 완벽한 피임을 하고 있다니까 레이첼이 묻는 거야. 콘돔의 피임 성공률은 100%가 아니니까.

 


(구석에서 샌드위치 먹는 것에만 열중하며 친구들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던 조이, 물고 있던 샌드위치를 떨어뜨린다.)


 


조이: 뭐라고?? 콘돔의 피임 성공률이 100%가 아니라고? 그게 사실이야?



모니카
: 그럼. 그렇게 알고 있던 거야?


레이첼: 조이……. 너한테 아직 아이가 없다는 게 놀랍다.


챈들러: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지. 목 근육이 닮은 꼬마들이 여기, 저기ㅋㅋ.
           


피비: 조이가 만난 여자들을 떠올려봐. 그녀들이 아이를 하나씩만 데려와도 엄청난 광경이겠다.


조이: 맙소사. 성공률이 100%가 아니라면 대체 콘돔은 왜 쓰는 거지? 안 하는 게 훨씬 좋은데 뭐 하러 그런 걸 씌우냐고!


챈들러: 씌운 게 더 예쁘잖아.



일동:
   ……….


챈들러: ……그 반응은 뭐야. 나만 그런 거야?



피비: 난 그렇게 생각해.     

모니카: ㅋㅋ 못말리겠네.  콘돔이 간편하고 효율적이니까 쓰지. 성병을 예방할 수도 있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피임 실패율이 10~15%까지 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어야 돼.


로스: ? 10~15%라고?!!


피비: (이미 거품 물고 쓰러진 조이를 흔들며)  조이! 정신차려! 콘돔 얘길 듣다가 죽는 건 아름답지 않아!


로스: 말도 안돼. 10~15%라니? 그럼 콘돔을 쓰는 열 명중에 한 명 이상은 피임에 실패한다는 얘기야? 여기에 있는 우리들 중에서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난 못 믿겠어. 챈들러, 너 이런 얘기 들어봤어?


챈들러: 아니.


모니카: 진정들 해. 콘돔의 피임 확률은 85%. 실패한 15%는 콘돔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콘돔 자체가 불량한 경우가 되겠지.


로스: 나는 잘못 사용하는 경우 가같은 건 없으니까, 괜찮은 거지? 그렇지?
        


피비: 불쌍한 로스. 현실을 부정하며 말을 더듬고 있구나. (일어난다)



모니카
: 어디 가?


피비: 아까 울고 있던 꼬마아이. 이제 진짜 로스의 아이일 수도 있게 됐으니까 다시 나가 보려고. 그 목 근육은 정말 판박이였거든.


로스: (까페를 나가는 피비를 보며 울상) 콘돔을 잘잘못 사용하는 경우라는 건 뭐뭔데?



레이첼
: 뭐야. 콘돔 사용법을 나한테 알려달라고?


모니카: (챈들러에게 눈짓)


챈들러: 흠흠. 콘돔은 이렇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곳이 발기되고 난 후 착용합니다. 콘돔 끝부분의 돌출부위를 살짝 비틀어 납작하게 해서 공기를 뺀 후 사용합니다. 그렇게 해야 콘돔이 찢어져 피임에 실패하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에 또, 사정이 끝난 후에 콘돔이 빠져서 질 안쪽으로 정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제거해야 합니다.


로스: 됐어. 난 또 뭐라고. 그 정도라면 나도 준수하게지키고 있어. ‘양호하게사용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나한텐 숨겨진 애가 있을리 없어.


챈들러: 피비가 꼬마를 데리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ㅋㅋ



모니카
: 여하간 바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도 성공률이 100%는 아니라는 거야. 그러니 콘돔만 착용하면서 ‘완벽하다’는 말을 하면 안 되지.


로스: 잠깐. 아까 레이첼이 나한테 그리고 또?’라고 물었지?
레이첼
: .


로스: 그렇다면 콘돔 말고 다른 피임으로 뭘 하고 있냐고 물은 거 아니야?


레이첼: 그렇지.


로스: …… …….



레이첼
: 뭐야. 설마 나한테 또다른 피임법에 대해서 말해달라는 거야? (모니카를 쳐다봄)


모니카: (기겁하며) 난 싫어!! 친오빠한테 피임법에 대해서 설명하긴 싫다고!  


챈들러: 그냥 친오빠가 아니지. ‘다 큰친오빠지.


레이첼: 나도 싫어. ‘다 큰 전남편에게 이제 와서 피임법 강의라니, 너무 괴상하잖아?
           


모니카: (한숨)  별 수 없지. 못난 오빠를 둔 업이라 생각하고 설명한다. 피임하는 방법 중에서 일단 자연주기법질외사정법에 대해 얘기해 보자.


조이: (기절했던 조이, 벌떡 일어나며) 그래, 질외사정! 그거! 그거!!!



모니카
: (무시하며) 이것들은 실패할 확률이 20%.


조이: (다시 기절)



모니카
: 자연주기법은 여성의 배란 후에 난자가 살아 있는 1일과,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 내에 살아 있는 2~3일을 고려해서 배란을 전후로 한 임신 가능시기를 피하는 방법이야. 그런데 이건 생리주기가 정확한 여성에게만 가능한 방법이거든. 생리가 규칙적이더라도 심리적인 원인으로 배란주기가 변동될 수도 있고질외사정법은 당연히 질 내에 사정한 경우보다야 임신 가능성이 낮지. 하지만 사정하기 전에 이미 정자가 일부 정액에 섞여 분비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임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게다가 민감한 남성이나, 그… 관계가 능숙하지 않은 경우엔 질외사정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 이래저래 위험하다고.


로스: 그러면 그, 먹는 야…….


모니카: 먹는 약?


로스: , .


모니카: 먹는 피임약이 있지. 이건 여성의 몸 안에서 생리와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통해 배란과 생리를 조절하는 방법이야. 성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피임 실패율도 낮은 방법이지. 0.5~2% 사이니까. 이것도 100%는 아니지만, 정관수술이나 난관수술 같은 영구불임시술이나, 자궁 내 장치를 하지 않는 한 가장 확실한 피임법이겠지.


챈들러: 하지만 먹는 약은 별로 몸에 좋지 않을 거 같거든.



모니카
: 아무래도 직접 먹어야 하는 거니까 꺼려질 수 있지. 실제로 초기 피임약은 먹으면 체중이 늘거나 여드름이 나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대.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피임약은 그런 문제는 없어. 오히려 피임효과 말고도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생리통이 줄어드는 거 같은 장점이 있기도 해. 최근엔 여드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든지, 월경전증후군 증상을 감소시킨다든지 하는 피임약도 나오고 있고.



챈들러
: 그럼 누구나 안심하고 먹어도 된단 말인가?


모니카:  아니. 어떤 약이든 누구나 먹어도 되는 약은 없지. 고혈압, 당뇨, 간염, 정맥혈전증이 있는 여성은 피임약 사용을 하면 안 돼. 복용하는 동안엔 흡연도 삼가야 하고.


로스: 하지만 피임약을 먹다가 계속 불임이 되면 어떡하라고?


모니카:  ? 무슨 소리야? 먹는 피임약은 다른 대부분의 피임법처럼 사용을 멈추면 바로 임신 능력이 회복돼. 그리고 약 성분이 영양분처럼 몸 안에 쌓이는 것도 아니라고. 먹는 걸 멈추면, 약 성분도 남아 있지 않게 돼. 나도 산부인과에 정기 검진 받으러 갈 때마다 그참에 처방 받아 먹고 있는 걸.


챈들러: 사후피임약이란 것도 있지 않나?



모니카
: 아, 응급피임약. 그건 관계 72시간 내에 먹으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걸 방해하는 약이야. 그런데 사전에 다른 피임 없이 그 약만 먹겠다고 생각하면 안돼. 그건 계획되지 않은 섹스, 콘돔이 찢어진 경우, 성폭력처럼 원하지 않는 임신의 가능성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게 좋아. 왜냐하면 응급피임약을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피임 실패율이 높아지고, 호르몬이 고용량 투여되기 때문에 부작용도 커지거든. 피임 실패율도 높은 편이야. 처음 사용할 땐 11~25%, 두 번째 사용할 땐 19~38%까지 높아지지. 또 월경주기 장애, 어지러움, 두통, 복부 통증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오남용은 절대 안 돼.



레이첼
: 갑자기 생각난다. 예전에 만난 남자가 콘돔도, 뭐도, 아무 것도 없던 상태에서 자자고 꼬시는 거야. 절대 안된다고 거절했더니, 씩 웃으면서 서랍에서 응급피임약을 꺼내서 보여주더라고. 그거 하나면 안심이라면서 말야.
모니카: 그 인간을 가만 뒀어?


레이첼:  풉, 내가 그랬겠어?



피비: (까페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밖을 보며 외친다) 여기야! 네 아빠가 여기 있어!


로스: ? 그 아이를 정말 데려 온 거야?


피비: (손을 저으며) 장난이야 ㅋㅋ. 꼬마는 진짜 아빠가 데려갔어. 조이는 아직도 안 살아났니?


챈들러: 모니카가 로스에게 피임법을 강의하는 동안, 한번 살아났다 다시 죽었어.
         


피비:  오우, ‘다 큰친오빠한테 피임법 강의라니.



일동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비
: 혹시 화성과 목성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피임하는 방법도 강의했니? 아주 간편하고, 피임 성공률이 100%,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천체망원경만 있으면 할 수 있어서 요즘 인기야.


조이: (다시 일어나서 둥그래진 눈으로) 알려줘!!


피비: 농담이야.


조이: NO!!!! (울부짖으며 까페를 뛰쳐나간다)


피비: (친구들을 둘러보며) 조이 바보. 사실일 리가 없잖아. 남녀 구분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니 말야.  자, 화성과 목성을 이용한 여성 전용 피임법에 대해서 들어볼 사람??



일동
: (모두 고개를 저으며) , .

_M#]

영진공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