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십 걸>, 척 진땀 흘리다 …

<가십 걸> 주인공들의 또다른 가십- 세번째 이야기 
척, 진땀 흘리다



* 이 글은 <가십 걸> 실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 이 글에서 묘사된 산부인과 병원 및 처방에 관한 내용은, 드라마의 배경인 미국의 상황이 아닌한국의 상황임을 알립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녕? 가십 걸이야.

매일 시끄러운 일이 일어나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이곳이 조용한 날이 있다면, 그게 뉴스감이겠지?

오늘은 남자들이 시끄럽군. 그런데 들려오는 단어가 심상치 않아. 게다가 척의 표정도 아주 구겨져 있네? 대체 누가 왕자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게 만든 건지 궁금하지 않아? 내가 얘기해 줄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학교 캠퍼스. 계단 한쪽에 블레어가 심복들에 둘러싸여 있다. 무리들 앞엔 커다란 왕 리본 머리띠를 한 여학생이 방실방실 웃으며 서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블레어:  (찌푸리며) 대체 그 리본은 뭐야? 디즈니랜드에서 미니마우스한테 빼앗아 온 거야?
여학생: 이건 샤넬인데요?
블레어: 샤넬이라구? 그럴 리가. (실눈으로 바라봄.)
여학생: (머뭇거리다가 빠르게) 사실은 모조품이긴 하지만, 이건 진짜 S급이거든요. 거의 차이가 안 나는 건데….
블레어: (한숨)

(심복들, 여학생을 밀어낸다. 풀 죽은 표정으로 가버리는 여학생. 이어서 다른 여학생이 활짝 웃으며 블레어 앞에 선다.)

블레어: (여학생을 슬쩍 훑어보고 고개를 가로저음.)
여학생: (당황해서) 저는 왜 안 되죠? 제가 하고 있는 건 전부 디자이너 제품인데요?
블레어:  (버럭) 그 구두는 작년 봄 모델이잖아!!
여학생: (어이없는 표정으로 심복들에 떠밀려 내려간다.)
블레어:  모조품 머리띠에, 한참 지난 모델에! 저런 애들이 우리 틈에 끼려고 하다니 기가 막히네. 요즘엔 왜 이렇게 쓸만한 애가 없는 거야?

(블레어, 찌푸린 표정으로 교정을 둘러보다가, 척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 일부러 못 본 듯 고개를 돌려 도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블레어 쪽은 신경도 쓰지 않고 휙 지나가 버리는 척. 게다가 잔뜩 구겨진 얼굴이다.)

블레어: (불쾌한 듯) 뭐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어느 바 한쪽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척.)

블레어: (갑자기 나타나 척의 옆에 앉으며)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 있나 보네?
척: (외면)  
블레어: 천하의 척을 그렇게 심란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누굴까?
척: (웃음) 여왕님이 아닌 다른 여자일까 봐 걱정이 되나 보지?
블레어: (자존심 상한 듯, 척을 쏘아보며 바를 나간다.)

(금세 댄이 들어와서)
댄: (척의 옆에 앉으며 멋쩍게) 안녕?
척: (본 체도 안 함.)
댄:  나도 네가 보고 싶어서 온 건 아니니까, 그렇게 밥맛 없다는 표정은 짓지 말아주면 좋겠다. 길에서 네이트를 만났는데 어딘가 급하게 뛰어가더라구. 너한테 와봐야 하는데 급한 일이 생겼고, 핸드폰도 다른 데 놓고 왔다고. 그러면서 나더러 대신 와 달라더라.
척: (단호하게) 가 봐.
댄: ……그렇게까지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_-;;
척: 난 네이트를 부른 거지 널 부른 게 아니라고. 가 봐.
댄:  나도 그러고 싶은데, 네이트가 신신당부를 해서 말이지. 네가 ‘위급상황’이란 단어를 썼다면서 꼭 가 달라고 부탁하던데, 그러니 무슨 위급상황인지 들어보고나 갈게.
척: 네이트가 쓸데없는 짓을 했군.
댄: ‘쓸데없는 짓’이란 소리지? ‘쓸데없는 인간’이 왔다는 말은 아니지? -_-;;

(그때, 두 사람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린다. 문자 알림 벨소리. 동시에 핸드폰을 확인하는 댄과 척.)

[문자]  “어퍼 이스트 사이드 최고의 바람둥이 척, 드디어 발목을 잡힌 걸까?
몇 달 전 파티에서 만나, 단지 하룻밤을 보낸 여자가 임신했다는 뉴스를 입수했어.
무엇이든 남들보다 일찍 손에 넣는 척이, 결국 아이도 일찍 갖게 된 것 같지?
빠른 게 꼭 좋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말이 맞나 봐.   -가십 걸.”

 

척: (핸드폰을 접으며 잔뜩 화난 표정.)
댄: (물끄러미 척을 바라보다가) 이게 바로 ‘위급상황’이었나 보군.
척: (바를 내리치며) 젠장!!


댄: 정확한 거야?
척: 아직은 몰라. 여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상태지.
댄: 어떻게 할 거야?
척: 사실이 아니란 증거를 찾아서 혼내 줘야지. 일부러 접근한 게 분명하니까… (말끝을 흐림.)
댄: 그냥 속 시원히 말하지 그래? 어차피 알게 된 거.
척: (에라 모르겠다) 여자가 아니라 여자의 오빠란 남자가 집에 찾아왔었어. 동생이 임신했으니까 돈을 내놓으라더군. 그럴 리가 없다고 비웃어 줬지. 당장 꺼지라면서 쫓아냈는데, 그 놈이 가십 걸에 제보한 모양이야.
댄: 그럼 거짓말이 아닌 거 아냐?
척: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100% 사기꾼이야.

(바 문이 벌컥 열리더니 블레어가 뛰어들어옴. 아무 말 없이 척의 뺨을 때리고 다시 쏜살같이 나가는 블레어.)

댄: (으쓱)
척: 환장하겠군.
댄: 그런데 어떻게 사기라고 장담하는 거지? 여자가 진짜로 임신했을 수도 있잖아.  
척: (피식) 이봐, 난 베테랑이야.  I’m Chuck Bass.  계획에 없던 임신 같은 건 내 사전에 없어. 그날 밤 피임도 100% 완벽했다.
댄: 상대방 여자가 피임을 하고 있었어?
척: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날 처음 만나서 하루 잔 앤데.
댄: 그럼… 애무만 하고 삽입은 하지 않은 거야?
척: (피식)
댄: 그럼 피임이 완벽했는지 어떻게 알지? 너 설마…….  
척: ??
댄: 여자들 만나고 다니려고 그 수술이라도 받은 거야?
척: 무슨 수술?
댄: (양손으로 뭔가 질끈 묶는 제스츄어)
척: ??? 그게 뭐야??
댄: ……정관수술 말야.  
척: ……
댄: 안했어?
척:  (빤히…)  
댄: 아니, 난 그냥… 네가 그 여자랑 관계를 가진 게 사실이라면, 그 여자가 임신했다는 게 사기라고 어떻게 장담하냐는 거지. 그게 궁금해서 그래.
척: 가지가지 하는군. 지금 나더러 피임방법이라도 알려달라는 거야?
댄:  강의를 해 보시죠, 척 베스 교수님.
척: (댄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그날 밤, 나는 질외사정을 했다.
댄: (어리둥절) ???
척: 설명이 부족한가?
댄:  지금, 그래서 임신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 거야? 질외사정을 했다는 이유로?
척: 그게 뭔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댄: 그게 100% 피임법이란 말야?
척: (얼굴이 일그러지며) 아니라는 거야?
댄:  뭐랄까, 아까 네가 하도 확신을 하길래, 상대방 여자가 먹는 피임약을 먹고 있든지, ‘루프’라는 자궁내 장치를 하고 있든지, 난자의 통로인 나팔관을 묶는 수술을 하고 있든지, 아니면 아예 네가 정관수술을 받았든지…. 넷 중 하나인가 보다 했지. 그런 방법들의 피임 확률은 98% 이상이니까. 하지만 질외사정은… 그건 정말 아니야. 물론 질 내에 사정한 경우보다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긴 하지. 하지만 사정하기 전에 일부 정액에 섞여 분비되는 정자가 있고, 또 실수로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방법이라고. 20%쯤 될걸?
척: ……
댄:  아니, 어떻게 여태 그런 걸 모르고 있었어?  (가십 걸의 문자를 다시 들여다보며) ‘어퍼이스트사이드 최고의 바람둥이 척’이?
척: 그 얘기, 확실한 거야?  
댄: 왜? 내가 꾸며낸 얘기 같아서? 난 거짓말로 남 골탕 먹이는 것엔 취미 없어.
척: 난 지금까지 질외사정만으로도 피임에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댄: 그랬다면 상대 여자가 따로 피임을 하고 있었든지,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았을 가능성이 높지. 하지만 언제까지 운에만 기댈 순 없는 거잖아? 더욱이 피임 같은 중요한 문제를 말야.
척: (바를 다시 내리치며)  제길! 응급피임약이라도 들고 다녀야 하는 건가!
댄: (화들짝)   뭐? 응급피임약을 들고 다니면서 여자한테 먹이려고?
척: 왜? 먹으라고 있는 거 아냐?
댄:  너 그게 무슨 약인 줄 아냐? 관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해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걸 방해하는 약이야. 응급피임약은 사용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피임 실패율이 높아지고, 호르몬도 고용량이 투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커져. 생리주기 장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복부 통증 같은 부작용이 수반될 수도 있어. 야, 그 피임약 이름이 왜 ‘응급’ 피임약이겠어? 말 그대로 계획되지 않는 관계, 콘돔이 갑자기 찢어진 경우, 성폭력처럼 원하지 않는 임신 가능성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돼. 그런 걸 들고 다니면서, 관계 후에 꼭꼭 먹이려고? 아서라. 그건 정말 아니다. 하긴 참, 그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용해야 하는 약이구나. 어차피 네 맘대로 구할 수도 없겠다;;
척:  그럼 뭐야. 어떻게 하라는 거야.

댄: 아까도 말했지만 피임법엔 종류가 많아.  일단 콘돔이 있지. 콘돔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해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야. 들고 다니려면 응급피임약이 아니라 콘돔을 들고 다녀. 그런데 사용을 잘 해야 해. 착용을 제대로 못해 콘돔이 찢어진다거나, 사정이 끝난 후에 콘돔이 빠져서 질 내로 정액이 흘러 들어간다거나 해서 생기는 실패율이 꽤 높은 편이거든. 10~15%까지도 되니까 말야.

페미돔’이란 여성용 콘돔도 있어. 여성의 질 내부를 감싸주어 정자가 들어오는 걸 막는 방법인데, 성병예방에 효과가 크고 피임 효과도 99% 정도로 매우 높아. 하지만 착용하기가 어렵고 콘돔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지.

그리고 먹는 피임약이 있지. 그건 성공률이 98%이고, 여성의 몸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조절해 배란과 생리를 조절하는 약이야. 성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실패율이 낮아 잦은 관계를 갖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이지. 초창기 피임약이 살이 찌거나 여드름이 나는 등 부작용이 있기도 했는데, 최근 나오는 약들은 그런 부작용이 없고, 임신능력이나 기형발생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또 ‘루프’ 라고 부르는 자궁내 장치가 있어. 그건 특수한 화학제를 입힌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야. 여성의 자궁 내에 장착되어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막거나, 수정란이 착상되는 걸 방해하지. 주로 한 명 이상 출산하고 가족 계획이 아직 끝나지 않은 여성들이 장기 피임을 할 때 사용한대. 최근엔 효능이 더 뛰어난 ‘미레나’란 장치도 나왔다지. 5년 동안 매일 일정한 속도로 미량의 여성호르몬을 자궁내막에 방출해서 임신을 막는대.
 네가 질색한 정관수술은 ‘영구불임시술’의 하나야. 남성은 정자의 운반을 담당하는 정관을 자르거나 일시로 묶는 정관수술이 있고, 여성은 난자의 통로인 나팔관을 묶어 수정을 막는 난관수술이 있어. 피임 실패율로만 치면 이 두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해.

살정제’ 란 것도 있어. 관계하기 약 10분 내기 한 시간 전에 질에 삽입 혹은 주입해야 돼. 섹스를 반복할 때마다 다시 넣어야 하고. 이건 질 내에 사정된 정자가 자궁에 들어가기 전에 죽이는 방법인데, 질 안에서 녹는 시간을 감안해야 효과적인데… 평균 실패율이 21%에 이르니 꽤 높은 편이지.


이밖에도 ‘자연주기법’ 이란 게 있어. 배란을 전후로 한 임신 가능시기를 피하는 방법이지. 생리 주기가 정확한 여성에게만 가능하기도 한데, 설령 주기가 정확한 편이라도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배란일이 갑자기 변경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것에만 의존해선 곤란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했다는 그 ‘질외사정법’은, 아까도 말했지만 그것에만 피임을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정말 피임할 생각이 있다면 말이지.


척:
 듣다 보니 여자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군.
댄: 그런가?
척:  그런데 사실 난, 자기가 알아서 피임약을 먹거나 하는 여자들을 보면 너무 선수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
댄: …… 네가 선수 운운하다니 기가 막힌다. -_-;; 나는 오히려 자기 몸을 알아서 책임지는 여자란 생각이 들어서 현명해 보이던데. 오히려 피임에 대해선 여성들이 지금보단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원치 않던 임신을 했을 경우에, 누구보다 여성 자신이 치러야 하는 심적, 육체적 고통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당장 관계할 때 ‘피임’이란 단어를 꺼내기 부끄러워서, 또는 평소에 피임을 챙긴다는 게 어쩐지 민망해서 회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임신이라는 걸 운에 맡기거나 남자에게 맡기기 싫다면, 여성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척: 그렇다면 남자들은 피임에 신경쓸 것 없이, 여자들이 알아서 하면 되는 거겠군.
댄: ……어디가서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소문 나면 아무도 너랑 안 만나려고 할 거다.
그 렇다고 남자들은 손 딱 놓고 관심 끊고, “나는 저지를 테니 피임은 혼자 알아서 해라” 란 자세는 너무 무책임하잖아? 피임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대처하면 좋을 거야. 그게 관계에 책임감을 보이는 남자, 바로 매너남 아니겠냐.

척: 오늘 잘난 척 많이 하는군.
댄: (으쓱)  
척: 어떻게 그렇게 피임 전문가가 되셨지?
댄: (당황) 아, 어쩌다가. 제니 때문에 피임약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까;
척: 흠.
댄: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대처할 거야?
척: 뭘??? (다시 정신이 드는 듯) 아, 간단하지.   I’m Chuck Bass.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뒷조사를 하나 해 줘야겠어. 둘이 진짜 남매인지 궁금한 남녀가 있는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척 은 오늘 댄에게 여러 가지 피임법에 대해 배웠어. 바람둥이 척이 지금까지 피임법에 대해 저렇게 아는 게 없었다니, 놀랄 노자네. 자칫하면 뉴욕 곳곳에 척의 자손이 나타날 뻔 했어. 상상만 해도 암울한데? 뉴욕이 고담시가 될 뻔 했잖아.

(그새 가까워진 듯 보이는 댄과 척, 간간이 웃기도 하며 술을 마시고 있다. 이윽고 어디선가 걸려오는 전화. 척이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척 의 상대였던 여자가 임신했다는 건 거짓말이었대. 연인 관계였던 두 남녀가 남매로 위장하고, 척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거였다는군. 물론 여자도 임신하지 않은 상태였고. 하지만 척, 운 좋은 줄 알라고. 오늘 십년감수했으니, 앞으론 조심하길 바라. 댄의 말처럼 좀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보라구.

……내가 누군지 아직도 궁금하다고? 그것만은 비밀로 해 둘게. 어쨌든, 모두들 날 좋아하잖아? ^^ 새로운 소식이 생기면 다시 찾아올게. 그때까지 모두들 안녕!

-XOXO, Gossip girl.

영진공 도대체

“가십 걸”, 여왕의 병원 행차

<가십 걸> 주인공들의 또다른 가십- 두번째 이야기   
여왕의 병원 행차


 

* 이 글은 <가십 걸> 실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 이 글에서 묘사된 산부인과 병원 및 처방에 관한 내용은, 드라마의 배경인 미국의 상황이 아닌한국의 상황임을 알립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녕? 난 가십 걸이야. 오늘도 어퍼 이스트 사이더들의 소식을 전하러 왔어.
한 순간도 조용할 틈이 없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오늘은 블레어가 울상이군. 어디가 아픈 모양인데? ……가만, 그렇다면 왜 병원에 가지 않는 거지? 여왕님의 체면을 구기는 병이라도 되는 걸까?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나지? 무슨 일인지는 내가 알려 줄게. 따라 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화려한 블레어의 방. 블레어가 침대 위에 누워 있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블레어. 뭔가에 잔뜩 짜증나 있는 표정이다. 이윽고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문자를 보낸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댄과 함께 웃으며 거리를 걷고 있던 세레나. 블레어의 문자를 받고 전화를 건다.)

블레어:  세레나! 우리집에 좀 와 줘!
세레나: (댄의 눈치를 보며) 블레어… 지금은 좀 곤란해.
블레어: (버럭)   왜? 어딘데? 누구랑 있는데?!!
세레나: (머뭇거리다가) 댄이랑 식사를 하기로 했어.
블레어: 뭐? 댄? ……지금 그 촌뜨기랑 한 약속 때문에 나한테 못 온다는 거야?
세레나: 댄이 과제를 도와줘서 내가 밥을 사려는 거야. 벌써 일주일 전에 한 약속인걸.
블레어:   일주일이 중요한 게 아냐! 일년 전에 한 약속이었대도 그 촌뜨기랑 한 약속보단 내가 더 중요해야 해! 나한테 너무한 거 아냐?
세레나: 블레어, 말이 너무 심한 것 같……. (말을 하다 말고 핸드폰을 접는 세레나. 블레어가 전화를 끊어 버렸다;)
댄: (어깨를 으쓱하며)가 봐도 돼.
세레나: 아냐 괜찮아.
댄: 나도 괜찮아. 블레어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걸 보니 급한 일인가 본데.
세레나: ……다 들렸어?
댄: 어.
세레나: 오, 댄, 미안. 우린 내일 저녁에 만나자. 내가 진짜 맛있는 걸 쏠게.
댄: 블레어한테 내일은 급한 일이 안 생길 예정인지 미리 물어봐 줘.
세레나: (웃음) 그래. 안녕!  
(총총 걸음으로 사라지는 세레나.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댄의 집. 아빠와 제니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다. 댄이 들어서자 의아해하는 제니.)
제니:  오빠, 오늘 세레나 언니랑 밥 먹기로 하지 않았어?
댄: 그랬지.
아빠: 데이트 약속에서 차인 거냐?
댄: 차이다니. 뭐,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해서.
제니: 무슨 급한 일?
댄: 블레어가 세레나한테 전화를 하더니 블라블라블라, 잔뜩 짜증을 내면서 당장 오라고 하더라고.
제니: 블레어 언니가? 오늘 학교에서도 표정이 안 좋던데?
댄: 걘 늘 표정이 안 좋지 않나? 누구 괴롭힐 계획 세울 때만 빼고.
제니: (웃음)  아냐. 오늘은 말도 별로 없고 뭔가 잔뜩 고민하는 것 같았거든. 정신도 없어 보였어. 오늘은 언니네 무리가 스카프를 매고 오는 날인데, 그걸 까먹고 그냥 등교한 애가 있었거든? 그런데도 못 본 척 넘어가더라니깐?
아빠: 스카프를 매는 날?? 그냥 넘어갔다?? 너희 그러고 노니?
댄: 그런 애들이 있어.
제니: 블레어 언니가 왜 그러는지 궁금하네?
댄: 여왕님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있었나 보지.
(아빠, 아이들의 대화를 도무지 이해 못하고 어리둥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블레어의 방.)
세레나: (달려온 듯 숨이 차서 방에 들어오며)  블레어.
블레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세레나! 못 온다며!
세레나: 댄이 약속을 깨는 걸 이해해 줘서 왔어.
블레어: 그래?  촌뜨기지만 예의는 제법 있는데?  
세레나: (한숨) 그래, 무슨 일이야?
블레어: 세레나……. (울상)
세레나: 왜 그래, 블레어. 무슨 일이야?
블레어:  내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아니, 이상해.
세레나: 이상해? 뭐가?
블레어: (속삭이듯) 나, 사실 오랫동안 생리를 안 하고 있어.
세레나: (깜짝) 뭐? 언제부터?

블레어: (한숨) 세 달쯤 쉬고 있어.
세레나: 블레어, 너…….
블레어: 혹시 임신을 떠올린 거라면, 절대 아니야. 그럴 일은 없었어.
세레나: …….
블레어: 정말이야!
세레나: 그럼 다행이지만. 가만… 그렇다면 생리가 왜 멈춘 거지?
블레어: 그러게! 나도 너무 불안해!!   그 동안은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해왔거든.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이러는 건지 너무 걱정돼! 세레나, 넌 이런 적 없어?
세레나: 없어. 대체로 주기를 맞춰 하거든. 정말 걱정이네. 병원에선 뭐래?
블레어: 안 가봤어.
세레나: 안 가봤어? 그렇게 걱정이 되면 가 봐야지!
블레어: 못 가겠어! 절대로 안 갈 거야!!
세레나: 왜?
블레어: 세레나, 이런 문제라면 산부인과에 가야 하잖아. (고개를 저으며) 절대로 안 돼. 못 가.
세레나: 산부인과라서?
블레어: 그래.  (단호하게) 여왕은 그런 곳에 가지 않아. 갔다가 누구 눈에 발각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어?
세레나: 블레어, 산부인과는 괴상한 곳이 아니야.
블레어: 여왕이 가기엔 괴상한 곳이야.
세레나: 그렇지 않아. 위가 아프면 내과에 가고,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가듯 산부인과도 마찬가지야. 여성 건강에 관련해서 가는 곳이 산부인과일 뿐인걸.
블레어: 세레나, 가본 적도 없으면서 그렇게 쉽게 말하다니. 네 일이 아니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냐?
세레나: 난 이미 가 봤어.
블레어: 정말? 왜 갔는데? 그리고 그걸 내가 왜 모르고 있는 거야?
세레나: 말할 기회를 놓쳤어. 네가 나한테 화가 많이 나서 우리 사이가 안 좋은 때였거든.
블레어:  작년에 요트에서 다투다가 함께 물에 빠진 때를 말하는 거야? 아니면 6개월 전 파티에서 네가 날 망신 줬을 때? (찌푸리며) 두 달 전 브런치 모임에서 서로의 비밀을 폭로했을 때였나?
세레나:  블레어… 3주 전이야.  
블레어: 아하, 이제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너, 그때도 댄인지 뭔지랑 놀러 간다고 내 전화를 받고도…
세레나: 우리 그냥 병원 얘길 하자;; 난 PMDD(월경전불쾌장애) 때문에 간 거야.
블레어: PMDD? 어디에서 들어봤는데? 아! 제니한테 있다던 그거?
세레나: 맞아. 실은, 제니 이야기를 듣고 간 거야.
블레어: 그게 그렇게 흔한 증상이야?
세레나:  흔하다곤 할 수 없어도 PMS와 PMDD를 겪는 여성들은 많은 편이지. 대략 5명 중 1명이 PMS로 고통 받고, 그 중에서 4%는 PMDD 증세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 나랑 제니는 그 중 일부였던 거지.
블레어: 그래서? 치료는 받았어?
세레나: 나도 일단 제니처럼 먹는 피임약을 처방 받고 복용중이야. 경과를 지켜보고, 병원에 다시 가서 이 처방이 나에게 잘 맞는 건지 체크도 계속 할 거야.
블레어: 혼자 간 거야?
세레나: 응.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어.
블레어: 그래도 꺼려져. 어쨌든 거긴 ‘산부인과’ 잖아. 다녀오는 걸 아는 사람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세레나:  블레어, 좀전에도 얘기했지만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건 괴상하거나 특이한 일이 아냐. 자연스러운 일이라구. ‘산부인과’ 하면 어쩐지 임신한 여성만 가야 하는 곳인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미혼여성이 드나드는 걸 수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 게 안타까워. 사실 산과와 부인과는 진료 과목이 다른 건데, 명칭이 통합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런 오해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구. 아, 맞아! 난 병원에서 바네사도 만났는걸. 걔도 아무렇지 않아 하던데?
블레어: 바네사? 걔는 왜?
세레나: 질염 때문에 왔대.
블레어:   염증? 거기에? 으……
세레나: 질염은 괴상한 병이 아니야.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래.
블레어: 그거 성병 아니야?
세레나: 성병도 질염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다른 원인도 많거든. 질 안쪽에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균의 균형이 깨져서 발생하기도 하고. 바네사 같은 경우엔 오랫동안 잘못된 방법으로 씻어서 발병한 거였대.
블레어: 씻는 방법이 따로 있어?
세레나:  아, 알려줄게.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질 주위를 매일 씻어야 해. 저자극성 비누나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고, 충분히 헹군 후에 깨끗이 닦아서 말려야 돼. 그리고 깨끗이 씻는다고 질 안쪽까지 씻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질의 산, 염기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서 오히려 좋지 않아. 바깥만 씻으면 되는 거지. 그리고 이왕이면 면이나, 면으로 코팅된 팬티를 입어. 꽉 끼는 팬티나 팬티 스타킹도 질 건강엔 좋지 않고.
블레어: 뭐? 나더러 헐렁한 스타킹을 신으라는 거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세레나: (웃음) 스타일을 포기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집에 있을 땐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으라구.
블레어: (못마땅한 듯) 염두에 둘게.
세레나: 아무튼 바네사도 그렇게 얘기하더라고. 솔직히 처음에 검사하느라 진료 의자에 앉았을 땐 무지 어색했대. 아무리 의사라지만 누군가 자기 몸을 들여다 보는 게 많이 민망했다고. 하지만 막상 그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나. 그리고 다른 이유가 아니라, 자기 건강을 위한 거잖아? 진료 시간이 어색할 거란 걱정에, 몸에 이상이 생겼는데도 계속 두고만 볼 거야?
블레어:  그런 걸까?
세레나: 그럼. 일단 네 경우엔 오랫동안 생리를 하지 않고 있잖아. 생리주기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다른 복용약의 영향을 받거나, 때론 체중 변화 같은 사소한 일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대. 가벼운 이유라면 물론 다행이지만, 때로는 갑상선이나 부신 같은 다른 내분비기관의 질병과 관련된 경우도 있으니까 확인해 보는 게 좋아. 그리고 이렇게 오랜 시간 호르몬이 불균형한 상태가 지속되면, 자궁 내막 역시 좋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대. 생리불순이 그렇게 가볍게만 볼 질환은 아닌 거지.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까, 내일은 병원에 꼭 가자. 같이 가줄게.
블레어: …….
세레나:  산부인과에 진료 받으러 가는 걸 껄끄럽게 여기지 마. 우리는 남자에겐 없는 기관들을 갖고 있을 뿐인걸! 자궁과 난소, 질 건강은 중요한 거야. 성인 여성인 경우 적어도 일년에 한 번은 병원에 들러 정기검진을 받는 걸 권장하고 있고, 성경험이 있는 경우엔 더 그렇지. 더욱이 지금 너처럼 생리불순이라는 확실한 이상이 있는 경우엔 말할 것도 없어! 내일 당장 나랑 같이 가자.
블레어: 어디로 가야 하지?
세레나: 내가 갔던 병원은 어때? 거긴 제니 소개로 간 곳이지만, 혹시 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곳을 찾아 보자. 요즘엔 우리 같은 젊은 여자들을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 쓴 곳들도 많아. 잡지를 보니까 꼭 까페처럼 꾸민 곳도 있더라. 그런 곳은 덜 어색할 수도 있겠지.
블레어: 세레나, 고마워.  (밝은 표정으로) 내일 병원 갔다 와서 맛있는 걸 먹자. 아! 마침 근사한 식당을 알게 됐어. 진짜 완벽한 요리를 내어놓는 곳이야.
세레나: 저기…….  내일 저녁은 안돼. 댄을 만나야 하거든.
블레어: (버럭) 걔랑은 오늘 약속했다며!!
세레나:  …오늘은 널 보러 오느라 취소했잖아……
블레어: (인심 쓰듯) 좋아. 댄이랑 너랑 나랑 셋이서 만나. 내일은 특별히 봐줄게.
세레나: (피식) 그래.

(블레어, 안심했다는 듯 침대에 편히 눕는다. 세레나와 손을 잡고 웃는 블레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여왕님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단지 산부인과란 이유로 방문을 꺼리는 건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 나도 여왕님에게 격려를 보낼게. 내일은 꼭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 보도록 해. 혹시 어느 병원에 갈 건지 미리 알려줄 수 있어? 여왕이 행차하는 날이니, 병원 앞에 레드 카펫을 깔아 놓으라고 전화해 줄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집에서 식구들과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다가 세레나의 문자를 받는 댄. 미간을 찌푸린다.)
제니: 왜 그래, 오빠?
아빠: 또 데이트 약속에서 차였니?
댄: 그건 아닌데, (긁적긁적) 두 여자가 나올 거라네.
제니, 아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오늘 얘기는 이걸로 끝이야. 조만간 또 만나자구. 어차피 금세 또 다른 뉴스가 생길테니까, 오래 기다리진 않아도 될 거야.
……내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그것만은 비밀로 해 둘게. 어쨌든, 모두들 날 좋아하잖아? ^^  

-XOXO, Gossip girl.

영진공 도대체

“가십 걸”, 꼬마 J가 피임약을???


<가십 걸> 주인공들의 또다른 가십- 첫번째 이야기  
꼬마 J가 피임약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 글은 <가십 걸> 실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 이 글에서 묘사된 산부인과 병원 및 처방에 관한 내용은, 드라마의 배경인 미국의 상황이 아닌한국의 상황임을 알립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녕? 난 가십 걸이야. 오늘도 너희에게 어퍼 이스트 사이더들의 소식을 전하러 왔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오늘도 꽤 시끄러울 것 같은데?


꼬마 J(제니)의 핸드백에서 수상한 약이 발견됐거든. 그게 뭔지 알면 다들 놀랄걸?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주인공들이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 앞뜰. 한쪽에선 블레어와 그녀의 심복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그때 한꺼번에 울리는 학생들의 핸드폰. 모두들 동시에 문자를 확인하고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 가운데 ‘이게 웬 월척이냐?’ 란 표정의 블레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학교 복도.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댄. 누굴 찾고 있는 듯 열심히 두리번거리고 있다.)


세레나: (댄의 앞을 가로막으며) 댄, 어디 가?


댄: 제니를 찾고 있어. (가던 길을 계속 가며 무심한 듯 시니컬하게) 아 참, 너도 이 학교 학생이지? 당연히 가십 걸 메시지도 받았을 거고. 그러니까 내가 제니를 왜 찾고 있는지도 잘 알겠네.


세레나: (댄을 따라가며 급하게) 제니는 지금 학교에 없어.


댄: (우뚝)  뭐?


세레나: (별 수 없다는 듯) 오늘 저녁 자선행사 특별순서로 블레어네 엄마 패션쇼가 열려. ……제니는 거기에서 준비하는 걸 돕고 있을 거야.


댄: 맙소사.


세레나: 저기 있잖아, 댄.  나도 이 학교 학생이라 그런지, 오늘 가십 걸 문자란 걸 받았는데 말야.


댄: (피식)


세레나: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댄: 세레나. 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 여동생이 핸드백에 피임약을 넣어 갖고 다닌다는 소문이 쫙 돌았는데 오빠인 내가 가만 있을 순 없어.


세레나: 댄. 제니가 어차피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거라면, 피임을 하면서 만나고 있는 걸 기특하게 생각해야 해.


댄: (한숨) 제니는 이제 겨우 열 여섯이야. 물론 걔가 가끔은 나보다 철든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아직 어린애라고.


(지나가던 척, 어느 틈에 갑자기 끼어들며)


척: 여동생은 오빠가 허락해야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건가?


(닫기)


세레나: 척, 그냥 지나가 줘.

척: 세레나가 몇 살부터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더라? 아하, 오빠가  없어서 허락 받을 사람도 없었을테니 일찍 만나기 시작한 건 이해해 주지.
댄: 척, 넌 끼어들지 않으면 좋겠다.


척: 원래부터 한심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군.  오빠나 되어 가지고 한심하기 짝이 없어.


댄: (발끈) 뭐야?


척: 이 봐. 잘 생각해 봐. 지금 제니가 섹스를 시작했냐 아니냐를 가지고 흥분해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친오빠라면, 여동생이 만나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가장 먼저 그게 궁금할 것 같은데? 제니가 웬 양아치 같은 놈이랑 눈 맞은 건 아닌지, 늙은 여우한테 넘어간 건 아닌지, 그런 건 걱정도 안 되는 모양이지?


댄, 세레나: (사라지는 척을 바라보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방과 후. 단골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척에게 블레어가 다가온다.)


블레어: (척의 옆에 앉으며)  솔직히 말해.


척: 뭘?


블레어: 너지? 넌 그런 짓을 좋아하잖아.


척: ???


블레어: 모르는 척 잡아떼는군.


척: 무슨 소리지?


블레어: (버럭) 제니가 피임약을 갖고 다니는 거! 그거 너 때문 아니냐고!


척: (콧방귀를 뀌며)  내가? 제니를?


블레어: 그래. 순진한 여자애들 꼬시는 게 네 취미가 아니라곤 못하겠지. 게다가 넌 댄을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일부러 제니를 꼬드겨서 같이 잤을 가능성이 남고도 철철 넘치지!


척: 휴…….


블레어: (핸드폰을 꺼내며) 가십 걸에 제보할 거야.


척: (블레어의 핸드폰을 뺏으며)  진짜 그렇게 믿는 거야?


블레어:  아니야?


척: (단호하게) 내가 댄을 싫어하는 건 사실이지만, 증오라기보단 무시에 가깝지.  그런 지푸라기 같은 녀석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여동생을 건드리는 수고를 한다는 게, 나 척 배스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I’m, Chuck, Bess.


블레어: (찌푸리며) 그럼 대체 누구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길을 혼자 걷고 있는 네이트. 어딘지 시무룩한 표정이다. 네이트 옆으로 리무진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온다. 차창이 열리면, 고개를 내미는 척.)


척:  너도 아닌 거로군.


네이트: ?? 뭐가?


척: 제니의 상대가 너였다면, 이 시각에 혼자 방황하고 있진 않겠지. 한창 자선행사를 하는 중이니까, 지금쯤 패션쇼를 보러 갔을 거야.


네이트: (고개를 돌림)


척: 제니에게 관심이 있었지?


네이트: …….


척: (비아냥) 가난한 브룩클린 소녀에게 차인 네이트 아치볼트라……. 이런 사건은 아치볼트 가문에선 처음 있는 일이겠지?


네이트: (노려봄.)


척: 차에 타.


네이트: ??


척: 행사장에 가서 확인해야지. 제니가 누구랑 눈이 맞았는지.


(네이트, 머뭇거리다가 척의 리무진에 탄다. 행사장을 향해 달리는 리무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자선행사가 열리고 있는 넓은 행사장. 제니는 무대 뒤에서 곧 있을 패션쇼 준비에 한창이다. 여러 벌의 옷을 들고, 모델과 스태프들 사이를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제니. 이윽고 댄과 세레나가 나타난다.)


댄: (제니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제니!


제니:  (깜 짝) 여긴 웬일이야? (댄과 세레나를 번갈아 보며 재빠르게)  있잖아, 오빠, 학교를 안 간 건 오늘 이 패션쇼가 나한텐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야.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원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지 월더프 아줌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거든. 현장학습 정도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아빠한테는 오늘 내가 결석한 걸……


댄: (말을 자르며) 그 얘길 하려고 온 게 아냐.


제니: 아냐? 그럼 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


댄: 하지만 네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오늘 결석한 걸 아빠한테 말할 수도 있어.


제니: 오빠, 제발. 뭘 말하라는 거야?


댄: (의아한 듯) 너 핸드폰도 안 보고 사니?


제니: 응? 아, 가방 안에 있어. 정신 없어서 꺼내볼 생각도 안 했는데. 왜?


세레나:  제니, 오늘 가십 걸 소식은 네 얘기야.


제니: ……제가요?!!


댄:  어쩐지 반기는 표정이다?


제니: 당연하지! 가십 걸 대상이 된다는 건 주목 받는다는 뜻이니까!


댄: 무슨 내용인지 알고도 그렇게 좋아하려나.


제니:  (당황하며) 무슨 내용인데?


댄: (도리도리. 차마 직접 말을 못 꺼낸다.)


세레나:  제니, 네가 핸드백에 피임약을 넣고 다닌다는 소식이었어.


제니: (아무렇지 않은 듯) 아, 네.


댄: 아, 네??


제니:  ……그게 끝이야?


댄: 뭐야, 그 반응은?  너처럼 어린애가 피임약을 들고 다니는 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일이야?


제니: 아, 그게 피임약인 건 맞지만, (웃음을 터뜨리며) 설마 내가 남자를 만나고 다니느라 피임약이 필요했다고 생각한 거야? 맞지? 맞지?


댄: (당황하며)  그럼… 그러지 않고 그게 왜 필요해?


제니: (세레나를 보며) 언니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세레나: (당황하며) 그게… 음… 그래.


제니: 풉. 못 말리겠네. 난 또 뭐라고. 그런 거 아니거든? 일단 지금은 너무 바쁘니까 쇼가 끝나면 얘기하자. (종종 걸음으로 사라짐)


댄, 세레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행사장. 드디어 오늘 자선행사의 클라이맥스인 패션쇼의 막이 오르고 있다. 행사장 한쪽에서 무대를 보고 있는 척. 어느새 블레어가 다가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비아냥거린다.)


블레어:  이것도 변명해 보시지.


척: (돌아보며) ?


블레어: 관심도 없는 행사장에 굳이 온 이유가 있을 텐데? 심심해서 왔을 리는 없고. 행사랑 관련된 누군가를 보러 왔겠지. 그게 누굴까?


척: (피식) 심심해서 왔을 리가 없지. (고개를 돌리자 네이트가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오고 있다.)


블레어: (깜짝 놀라며) 네이트?? 네가??


네이트: 뭘?


블레어: 네가? 설마?? 제니랑??
네이트:   …….


척: 네이트도 아니야. 제니한테 관심은 있었지만 차였달까 그런 셈이지. 우린 누가 제니의 남자인지 알아보러 온 거야.


블레어: 대체 누구지?


(척과 네이트, 블레어: 행사장을 둘러보지만 도무지 짐작되지 않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행사 후. 행사장 밖에서 제니를 기다리는 댄과 세레나. 잠시 후 달려오는 제니.)


제니:  오빠! 언니!


댄: 다 끝났어?


제니: 응. 오래 기다렸지? 나 너무 배고파. 오빠, 나 오늘 완전히 성공했어! (잔뜩 들떠서)  월도프 아줌마가 날 눈 여겨 봤다고! 쇼가 끝나고 수고했다면서 웃어주기까지 했어! 나를 계속 써 줄 가능성이 높다고!!


댄: (떨떠름) 그래, 잘 됐다. 하지만 우린 그것 말고 할 얘기가 더 있을 텐데.


제니: 응? 무슨 얘기?


댄: (기막혀서) 가십 걸은 완전히 신경 쓰지 않고 있구나.


제니: 아~ 난 또. 또 까먹고 있었네. 어디 한 번 보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곤) 푸훗. 이게 뭐야. (다시 들떠서) 오늘 이 뉴스로 시끄러웠어? 다들 뭐래?


댄: 제니, 웃을 일이 아니야. 좋아할 일은 더더욱 아니고. 넌 아직 어린애야. 게다가 네가 대체 누굴 만나고 있는지도 알아야겠어.


제니: (한숨을 쉬며) 일단 밥을 먹으러 가자. 먹고 얘기해 줄게. 세레나 언니, 우리집에 가서 같이 식사해요.


댄: 그 얘길 집에서 하자구? 아빠도 계시는데?


제니: 그러니까 집에서 하자는 거야.


(댄, 세레나: 팔짱을 낀 제니에게 얼떨떨한 표정으로 끌려간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댄과 제니의 집. 아빠인 루퍼스를 비롯해 모두들 후식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제니: 아빠. 오늘 오빠가 내 피임약에 대해 물었어요.


댄: (깜짝 놀라서)  뭐야. 아빠도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가만 있었어요?
루퍼스: (딴청 부리며) 세레나, 차는 입맛에 맞니?


세레나: (당황하며) 네? 네….


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고작 열 여섯인 애가 피임약을 들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당사자는 별일 아니라고 하고, 심지어 아빠까지 알고 있었다면서 상관도 안하고 있었다니. 우리 집이 이런 집안이었어?


제니:  오빠, 내가 그 약을 먹는 건 PMDD 때문이야.


댄: PMDD? 처음 듣는 이름인데. 누구지? (세레나를 보며) 누군지 알아?


세레나: (댄과 달리 빙긋 웃으며) 으흠, 알지.


댄: 그게 누군데? 왜 갑자기 안심이란 표정이 됐지? 그렇게 괜찮은 녀석이야?


제니:  오빠, PMDD는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의 약자야. ‘월경전 불쾌 장애’라고.


댄: …월경… 뭐?


제니:  생리하기 일주일쯤 전부터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태를 PMS(월경전 증후군)라고 해. 그건 들어봤지? 배에 가스가 꽉 찬 것 같이 답답하면서 아프기도 하고, 경련이 일기도 해. 머리도 너무 아프고 온몸이 아프기도 하지. 온몸의 근육이 잘근잘근 씹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 유난히 피곤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육체적으로 아픈 건 참을만 한데, 정신적인 고통도 꽤 심하거든. 짜증도 심해지고, 기분이 널뛰기도 해. 걱정, 긴장, 슬픔, 절망, 우울함, 무력감이 막 한꺼번에 밀려오기도 한다구. (세레나를 보며) 언니는 내 맘 알죠?


세레나: 난 심한 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있어서 공감은 해.


제니: 전 너무 심해요. (한숨) 아무튼 PMDD는, PMS보다 더 심각한 상태를 말해.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들 때문에 일상 생활이 방해 받을 정도로 심한 상태를 PMDD라 부르는 거지.


댄: 그랬구나. 난 까맣게 모르고 있었네. …그런데 피임약을 먹는 게 그것 때문이라구?


제니: 응. 내가 먹는 피임약은 PMDD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거든.


댄: 그런 게 있어?


세레나: 나도 그것까진 몰랐어.


제니: 나도 병원에 가서 상담하다 알게 됐어. 모든 피임약이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가 그래. 붓기나 두통 같은 신체적인 증상에도 효과가 있지만, 신경과민이나 우울증, 불안감 같은 정신적인 증상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 그래서 먹기 시작한 거고, 아빠한텐 벌써 말했어.


루퍼스: (댄을 보며 어깨를 으쓱)


댄:   왜 나한테만 말하지 않은 건데?


제니: (비꼬듯)오빠가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지.


루퍼스: (뭐라고 말하려는 댄을 가로막으며) 너희 엄마도 그맘때만 되면 얼마나 예민해졌는지 모른단다. 엄마도 힘들어했고 덩달아 나도 힘들었지. 그래서 제니가 약을 처방 받는다기에 그러라고 했어. 그냥 참는 것보단 그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지.


댄: 하지만 꼭 약을 먹었어야 했어? 그냥 해결할 방법은 없었어?
제니:  나름대로 여러 궁리를 해봤다구. 카페인과 소금 섭취를 줄이면 긴장과 짜증을 완화할 수 있대서 그렇게 해 봤지. 과일이랑 채소처럼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식사 때마다 단백질을 챙기는 게 좋대서 그렇게도 해 봤어. 설탕과 지방 섭취를 줄이면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기에 그 좋아하는 도너츠도 끊었는데. 오빠가 몰라서 그렇지, 그동안 내가 식단에 얼마나 신경 써왔는지 알아? 규칙적인 운동도 좋다고 해서 이것저것 해 봤다구. 내가 요가학원에 괜히 등록했는지 알아?


댄:  잘생긴 스페니쉬 강사 때문인 줄 알았지. -_-;;


제니: 에효.  아무튼, 민간요법이라 알려진 방법을 이것저것 해봐도 난 효과가 크게 없었어. 내 친구들은 저런 방법들로 효과를 꽤 본 애도 제법 있는데, 난 여간해선 소용이 없더라고. 그래서 이번엔 약을 먹어보는 거야.


세레나:  그래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제니: 글쎄요. 저는 이제 막 복용하기 시작한 참이라서요. 일단 PMDD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계속 먹어보면서 체크해 봐야겠죠.


댄:  그래도 피임약을 먹기엔 너무 어린 나이인 거 아냐? 이른 나이부터 먹기 시작하면 약 성분이 몸에 쌓이는 거 아냐?


제니: 염려 마. 먹는 피임약은 몸에 축적되지 않아. 복용하는 걸 멈추면 더 이상 체내에 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구. 무엇보다 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복용을 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고.
댄: 나쁜 짓이라고 한 적은 없어. 다만 난… 그러니까…….
세레나: 아무리 생각해도 못마땅한 거구나?
댄: 솔직히 그래. 복용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나는 좀……. (루퍼스를 바라본다.)
루퍼스:  (어깨를 으쓱하며) 제니의 경우엔 일단 PMDD 완화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거지만, 솔직히 제니가 피임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거래도 내가 뭐라 하진 않았을 거다. 물론 제니가 아직 어린 나이긴 하지만, 요즘 아이들 성문화가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단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거든. ……아니냐??
댄, 세레나, 제니:    …….

루퍼스:
그러니 성관계를 장려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어떤 피임 방법이 있고, 각각의 장단점이 뭔지 알고 있는 게 필요하다고 봐. 그래야 만약의 경우에 제대로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겠니.


댄: 그래. 아빠 말도 맞고 오해도 풀렸어. 하지만 가십 걸이 퍼뜨린 소문은 어쩔 건데?


제니: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꺼낸다. 어디론가 문자를 보내는 제니.)


댄: 뭐 하는 거야?


제니:  가십 걸에 제보하는 거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다시 동시에 가십 걸의 문자를 확인하는 아이들. 의기소침한 기색으로 혼자 바에서 술을 마시던 네이트는 환한 표정이 되고, 자기 집 침실에서 잔뜩 찌푸리고 있던 블레어는 핸드폰을 보곤 의미심장한 표정이 된다.)


블레어: (혼잣말로) ……가십 걸이 정말 여자란 말이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역시 제니야. 소문은 소문으로 잠재워야 한다는 걸 아는군. 어쨌든 제니는 남자 때문에 피임약을 먹는 게 아니었어. PMDD 때문이었군. 그 고통을 아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이번 뉴스는 특별히 자세히 공개해 줬어.

그나저나, 내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그것만은 비밀로 해 둘게. 어쨌든 모두들 날 좋아하잖아? 그럼 다음에 또 만나. 잘들 지내고 있으라구.


 …XOXO, Gossip girl.

영진공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