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21일 그리고 오늘 …


1997년 11월 21일

  * 한국 IMF 구제금융체제 돌입

2008년 11월 21일

  * 10시 53분의 외환시장

그리고,

  * 엔화 1,600원대 돌파

그런데 …

“이명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환율불안과 관련, “외환은 건드리면 안 된다. 가만 놔둬야 한다”며 외환시장 불개입 입장을 밝혔다.”

뭘 어쩌자는 건지 …

영진공 이규훈

금융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보아야 할 영화 다섯 편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 전체에 먹구름이 덮히고 있다.  빚장사치(Debt Trader)들이 대출금 하나에 새끼를 낳고 낳아 이리 넘기고 저리 넘기면서 장부 상의 이익으로 돈 잔치를 벌이다가 급기야는 빵꾸가 나게 된 게 요번 사태의 요약되겠다.

이를 급하게나마 수습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이 물경 840,000,000,000,000 (8 백 4 십 조)원 이란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액수도 그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사태가 어찌 전개될지 지금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그 폭발력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여 안절부절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화폐유동성의 위기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실물경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리만브라더스는, 한국 경제는 튼튼하며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타령만 늘어놓으며, 가장 위험하달 수 있는 시기에 ‘종부세 폐지’에 올인 중이다.

자, 여기에서 문제.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달러 가격은 어찌될까?  당연히 약세로 가고 현재 세계 화폐 시장에서도 그렇게 거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달러 환율은 오르는 게 정상일까, 내려가는 게 정상일까?

한국 경제와 금융이 튼튼하다면 당연히 내려가야지만 지금 환율은 연일 힘차게 산악등반 중이다.  그리고 지난 3개월 간 국제적으로 달러 환율이 오른 나라는 태국과 한국 뿐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로 인한 이익이 늘어난다고?  원료비는 어떡할 건데? … 유가가 내려갔다고?  석유의 가격은 달러로 매겨지는데 뭔 소리래?

경제와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서민들, 작금의 상황이 그저 강 건너 불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몇 번 보지 못했던 위기를 맞고 있다.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다가오는 삭풍을 견뎌내야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다섯 편을 골라 소개하오니, 끌리시는 분들은 영화를 보시면서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이해의 폭을 넓히시기를 바라며 또 이런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시기 바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1. 겜블 (Rogue Trader, 1999)
   * 감독: 존 디어든 (John Dearden)
   * 주연: 이완 맥그리거

닉 니슨(Nick Neeson)은 영국의 거대은행 베어링의 직원이었다.  그는 싱가폴 증시(SIMEX) 선물(Futures) 부문에 파견되어 일하면서, 장부조작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의 선물투자 실패를 숨기고 마치 커다란 이익을 올린 것 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막대한 보너스를 챙겼다.

이런 그의 행각으로 인한 손실은 최초에 약 2 백만 파운드 정도였으나, 이 년 만에 2 억 8 백 만 파운드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1995년에 일본 증시에 대한 예측 실패로 그는 무려 8 억 2 천 7 백만 파운드의 손실을 끼치고 도피해 버린다.  이 손실로 베어링 은행은 결국 지불불능을 선언하고 파산해 버렸다.

말레이시아, 태국, 독일 등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하던 그는 추후 검거되어 재판을 받았고, 6년 반의 형기를 선고 받았지만 1999년에 암 진단을 받고 풀려났다.  현재 그는 재혼을 하여 아일랜드의 한 마을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의 자서전 “Rogue Trader”를 영화화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극 중에서 닉 니슨을 연기한 이완 맥그리거.
사실 베어링 은행의 파산이 온전히 그의 행각 만으로 초래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부 인사들의 여러가지 이해관계와 적절한 감시가 이루어지지 못한 시스템의 문제가 결합하여 재앙을 초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자신의 손에 쥐어지는 보너스의 달콤함에 취해, 뻔히 닥쳐 올 엄청난 불행을 더욱 크게 부풀리기에 분주했던 그를 그저 철부지라고만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 마이클 클레이튼
   (Michael Clayton, 2007)

   * 감독: 토니 길로이
   * 주연: 조지 클루니, 틸다 스윈튼

어느 시골 마을의 주민들은 세계 굴지의 농업회사 uNorth (극 중 명칭)를 상대로 6 년간에 걸쳐 피해보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uNorth의 제품이 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 마을의 주민들이 중독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가 나타난다.

이에 uNorth의 신임 법무팀장 카렌과 회사측 소송대리인의 해결사인 마이클 클레이튼이 해당 사건 속으로 휘말려들게 되는데 …


사용자 삽입 이미지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카렌.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불행한 사태 뒤에는 꼭 이런 사람이 있다.
사실 그녀는 이 사건에 있어서 메인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녀에게 돌아올 이익이라곤 경영진의 칭찬과 이후 혹시나 주어질지도 모르는 파트너 자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몇몇 경영진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주저없이 실행에 옮긴다.

요새 우리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작년까지만 해도 “종부세”의 당위성을 역설하기에 바쁘다가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종부세”가 징벌적 세금이라는 논리를 만들어내느라 바쁘신 공무원분들.
밥줄 때문에, 애들 교육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겠지만 … 과연 아이들이 그런 부모들에게서 뭘 보고 배울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3. 인사이더 (The Insider, 1999)
   * 감독: 마이클 만
   * 주연: 러셀 크로우, 알 파치노

1996년에 미국의 “60minutes”(한국의 “PD수첩”과 비슷한 성격의 TV 고발 프로그램)에서 방영되었던 어느 전직 담배회사 중역의 인터뷰로 인해 촉발된 대규모 소송에 대한 실화를 극화한 영화.

담배회사 Brown&Williamson의 연구개발분야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제프리 위간드(실명)는 어느 날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그에 의하면 해고사유는 담배의 유해성을 줄이고자 했던 그의 연구 때문이었다 한다.  즉, 암모니아 공법을 적용해 니코틴이 보다 빠르게 인체에 흡수되게하여 담배의 중독성을 심화시키려했던 경영진의 의도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당시 담배와 화재의 연관성을 취재하던 유명 기자 로웰 버그만(실명)이 기술적인 문제로 조언을 구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인연은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기에만 급급한 담배회사들의 비리에 대해 파고 들어가는 단계로까지 진행된다.

여러가지 어려움과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결국 제프리 위간드의 인터뷰는 방송을 타게 되고,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2,460 억 달러의 합의금이 도출된 소송이 벌어지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제프리 위간드와 알 파치노가 연기한 로웰 버그만.

우리는 제프리와 같은 사람을 “내부고발자”라 부르고, 영어로는 “Whistle Blower”라고 표현한다.
이들은 건전한 사회와 기업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에 조직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나 나쁜 의도를 가진 배신자로 치부된다.
 
로웰 버그만 같은 이는 “외부고발자”라고 할 수 있겠다.  조직의 바깥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Whistle Blower가 바로 기자의 모습 중 하나 아닌가.

그런데 최근의 우리 사회는 호루라기를 불면 너무 시끄럽다고 불순하다며 꾸짖고 처벌을 들먹인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거다.


4. 어 퓨 굿맨
   (A Few Good Men, 1992)

   * 감독: 롭 라이너
   * 주연: 톰 크루즈, 데미 무어, 잭 니콜슨

풋내기 군법무관 대니얼 키프는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주둔 중인 해병대 병영 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두 피고인에 대한 변론을 맡게 된다.  살해 당한 이는 평소 불만이 많고 전우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병사였는데, 사건이 있던 무렵에 그는 배치 부대를 변경시켜 달라고 요구하며 들어주지 않으면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던 중이었다.

해군 수사관 조앤 갤로웨이와 함께 사건의 실체를 조사하던 대니얼은, 이 건이 단지 동료 병사의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고위급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소위 “코드 레드” 사건 임을 파악하게 된다.

결국 그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어코 부대 지휘관인 네이선 제습 대령을 증언대에 세우게 되는데 …


잭 니콜슨이 연기한 네이선 제습 대령.

그가 남긴 명대사가 있었으니 … “너는 진실을 알 자격이 없어! (You cannot handle the truth)”

그의 말인즉슨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직업군인들에게 일반의 기준을 적용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자신들 덕분에 후방에서 편하게 사는 나약한 국민들은 자신들을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그가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게 과연 나라와 국민일까?  그가 지키고자 한 것은 결국 제 손에 쥐어진 권력일 뿐이다.  나라와 국민이 있어 그에게 권력이 위임되었다는 사실을 그는 거꾸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 요새 너무 많이 본다.  잠시 주어진 권력을 이용해 그간 자신들이 받았다고 생각한 설움(?)에 대한 한풀이를 하는 모양인가 본데 … 아서라, 그러다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너희들은 권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 (You cannot handle the power)


5. 땡큐 포 스모킹
(Thank You For Smoking, 2006)

   * 감독: 제이슨 라이트만
   * 주연: 아아론 엑크하트

닉 네일러는 담배 관련 연구기관의 부사장이다.  이 연구기관의 목적은 흡연과 폐암의 연관관계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 단체는 담배회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며 흡연과 폐암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데이타를 만들어내 담배회사를 지원하는 로비단체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알리고 흡연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을 맡고있는 닉 네일러는 주류업계의 로비스트인 폴리와 무기산업의 로비스트인 제이와 절친한 사이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그들의 직업이 그리 자랑스럽지만은 않다는 걸 잘 알기에 스스로 “죽음의 상인 (the Merchants Of Death squad)”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담배갑에 해골 표시를 해야 한다는 법안이 상정되자 닉은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렇게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악착같이 행하던 닉에게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는데 …


극 중에서 투 페이스 … 아니, 닉 네일러를 연기한 아아론 에크하트

그에게는 흡연권에 대한 투철한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담배회사로부터 커다란 이익을 보장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히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다.  윤리, 사명감, 역사적 의무 … 이런 거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그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일하느라 바쁘고 피곤한 사람인 것이다.

그의 모습이 왠지 친숙하지 않은가.  그대와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런 그를 비겁하다고, 어리석다고 맘껏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할까.

조금 서글프지려 한다.


끗.


영진공 이규훈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여기저기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9월 위기설”, “유동성 불안”, “제 2 환란 가능성” 등등 …
내, 외신에서 경고성 기사가 나오고 한국 행정부는 부인하기에 바쁩니다.

현 시기 한국 경제가 위기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라면, 제 대답은 “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것은, 현 시기 자본주의하에서 모든 국가의 경제는 언제나 위기 속에 놓여져있다는 것입니다.
지구 상의 유의미한 시장들이 단일화 되고있는 상황에서는 미국도 마찬가지고 사회주의 중국의 경제도 언제나 위기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다만 경제적 위험요소를  어떻게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따름인 거죠.
그렇다면 현재 한국경제의 위기가 그저 일상적인 범위 안의 것이냐고 물으시면, 제 대답은 “아니오, 꽤 심각합니다”입니다.

왜 심각한 걸까?
외환보유고, 고환율, 주가폭락, 원자재가 상승, 유가의 불확실성, 투자 위축, 소비 위축, 부동산 거품 등등 …
많은 분들이 이런 현상과 징조를 거론하면서 어떤 분은 절망을 말씀하시고 어떤 분은 찻잔 속의 태풍을 운운합니다.
그러나 저는 위에 열거한 현상이나 징조들에서 현 시기 한국경제의 위기를 보는 게 아닙니다.
위의 현상과 징조들은 사실 관리가능한 위험요소들이며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 중 몇 가지는 유독 한국에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이런 요소들 말고도 한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를 논할만큼 통제하기 힘든 악성 위험요소는 무엇인가?
뭐, 답은 다 아시는대로 현 행정부입니다.

이들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제시한 정책과 그 실행과정을 보면,
국가내와 국가간의 경제흐름에 대한 전망이나 분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그릇된 사욕과 왜곡된 신앙심에 근거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평가가 나올 정도입니다.  
게다가 국가관이나 경제에 대한 철학은 찾아 볼 수도 없고 그저 대증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책을 급조해서 내놓기에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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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5일 한국 달러 시장의 모습>

이러다보니 국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영업장처럼 변해가고,
국가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저 게임에 불과한듯이 생각될 정도여서,
경제정책은 도박의 베팅처럼 도출됩니다.
대운하, 공기업, 의료서비스, 공교육, 환율대책, 부동산, 세제, 신도시, 뉴타운 등등 모든 게 판돈의 개념으로 움직입니다.
될 놈 한테 몰아주고 나머지들은 개평이나 부스러기를 챙겨라 …
이게 현 시기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는 주요인입니다.

뭐 이와는 다르게 평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본은 정치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이익이 있으면 어떠한 경우라도 투자한다. 우리 경제가 예전과는 다르다 등등 …
예, 맞는 말씀들입니다. 그럼 그런 시각으로 현 시기 한국 경제를 한 번 볼까요.

특정인이 대통령이라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게 아니라 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판단에 따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익이 있으면 투자하겠지만 투자이익은 보이지 않고 기존의 부를 지키려는 정책만 나오니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경제가 예전과는 다르다고 하는데, 지금 한국경제의 체질이 튼튼하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불과 며칠 전까지도 지난 10년 간 한국경제가 파탄났다고 하지들 않으셨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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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한국경제신문>


자, 그럼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 여기서 우리란, 10억 주택 소유에 연수입 1억인 “정부 공인 중산층”이 아닌, 자산도 변변한 게 없고 수입도 빠듯한 저를 비롯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입니다.
 
먼저 긍정적(?) 시나리오를 봅시다.
현재의 위기가 찻잔의 태풍으로 갈무리 된다치면 … 우리들의 상황이 어떻게 될까요?
뭐, 그냥 그대로입니다.  나아질 것도 달라질 것도 없죠.
그러니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겠습니다.
혹시 이 시나리오를 예상하신다면,
향후 주식이 조금씩이나마 오를거라 생각하시면 되고, 부동산 경기도 현상유지 또는 연착륙할 거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봅시다.
현재의 위기가 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진다면 … 우리들의 상황이 어떻게 될까요?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겠죠.
최근에 짐바브웨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들을 직접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해 뭘 해야 할까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순식간에 닥쳐드는 거대한 파도인데 어디로 어떻게 피할 수 있겠습니까.

현금을 확보하라, 외화를 보유하라, 대출을 없애라, 펀드를 정리하라, 생필품을 미리 일정분량 챙겨라, 고정금리로 갈아타라 …
물론 다 일리가 있는 옳은 대비책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그나마 집 안에 얼마라도 여유자금이 있는 가계에 해당하는 대책이지,
소위 서민이라 불리우는 우리들에게 저런 대비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생필품을 물가가 더 오르기 전에 먼저 사 놓는 거 말고는 그다지 할 게 없잖습니까.
그러니 이 경우에도 우리들에게는 대비책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저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죠.

원인을 알고 그에 따른 결과도 예측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 무척 서글퍼집니다.

그렇다고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국가 공동체를 잘 운영하라고 대리인들을 선출하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위에 기술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게 할, 그리고 이보다 나은 환경을 조성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대책과 책임을 요구하여야 합니다.
이건 대정부투쟁이라든가 하는 거창한 정치적 행동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입니다.  유사시에 대비하고 평시에도 필요하면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와 적정 복지수준의 확보는 요즘같은 경제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공동체로서의 국가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니까요.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