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후아유], 내겐 너무 잘 짜여진 가족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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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기초 정보와 다른 분의 리뷰를 통해 감 잡았던 딱 그런 정도더군요. 극찬을 해주신 분들도 있으셨는데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 기대치를 매길 때 영화 잡지의 프리뷰 기사는 참조하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생각 못했던 것이, MGM이 제작한 영화라고 해서 배경도 미국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영국 쪽 이야기더군요. 영국 출신의 프랭크 오즈 감독 뿐만 아니라 낯익은 영국 배우들이 몇 나오긴 하지만 미국식 발음으로 연기를 했겠거니 생각했어요. 아마 프랭크 오즈 감독이 연출해온 필모그래피가 더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든 듯 합니다. 정리하자면 <MR. 후아유>는 MGM에서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영국 출신 시나리오 작가가 쓴 영국 배경에 영국 배우들이 나오는 영국 영화입니다. 실제 로케이션은 혹시 미국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러닝 타임의 대부분을 장례식이 열리는 집 안에서 보내니까 어느 나라에서 찍었든지 영국풍을 내는 데에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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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따뜻하고 요절복통하는 재미도 있습니다만 그 이상의 특별함까지 찾아내기는 어려웠다는 정도입니다. 장례식에 나타난 난쟁이 아저씨가 죽은 아버지의 연인이었다니. 사람은 역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합니다. 잘 죽으려면 역시 제대로 살아야 하는 거구요. 죽은 아버지의 예상치 못한 커밍아웃(타인에 의해 게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건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풀링아웃?)을 좌충우돌하며 덮어보려고 하지만 오히려 공개적으로 밝혀진다는 얘기죠. 그러나 작은 아들(매튜 맥파든)의 준비되지 않은, 그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추도사가 모든 혼란스러움과 망신살을 한 방에 덮어줍니다. 모든 소동의 추동력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제 병 안에 담긴 강력한 흥분제 하나 때문이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완전한 ‘영국 영화’라는 걸 알고는 내심 기대했었느데 좀 단순했고 그래서 뻔히 읽혔다는 데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장례식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중에 가장 좋았던 건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1996)였습니다. 같은 해에 만들어져 조금 늦게 개봉했던 임권택 감독의 <축제>는 그보다 좀 심심했던 편이었고요.  이들 작품들을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다시 본다면 과거와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될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장례 예식을 통해 문화인류학적인 통찰과 한국인의 초상화 그리기를 시도하려던 우리나라 영화들과 달리 <MR. 후아유>는 코믹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지향합니다. 존 터투로의 연출작 <일루미나타>(1998) 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불완전함”을 서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너무 짜여진 타이밍에 딱 맞춰 나와주는 제안인지라 귀에 잘 들리기는 하나 가슴에까지 다가와 박히지는 못합니다. 등장 인물 가운데 마사(데이지 도노반)는 뱃 속의 애기 아빠가 약에 취해 해외토픽에나 나올 법한 대망신살을 뻗치는 와중에도 변함없는 애정과 믿음을 확인해주며 영화의 중심 메시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이미 가족이라 생각하니까 가능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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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신어지

ps1. 흥분제 한 알에 장례식 내내 고생을 해야했던 사이먼 역의 앨런 터딕(Alan Tudyk)이 <MR. 후아유>에 출연한 유일한 미국 출신 배우인 것 같습니다. 낯익은 인상이긴 한데 딱 이렇다 할 만한 출연작이 없네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패치 아담스>(1998), 산드라 블록 주연의 <28일 동안>(2000),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원더 보이스>(2000)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었고 <아이스 에이지>(2002)와 <아이, 로봇>(2004)에서 목소리 출연을 했습니다. 아항, <아이, 로봇>에서 써니의 목소리가 바로 이 사람이었군요.

ps2. 일본 영화 <유레루>(2006) 도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시작하죠. 여기선 장남이 본가에 남아 가업을 잇고 동생은 도쿄에서 잘 나가는 사진 작가였는데 <MR. 후아유>는 딱 그 반대 상황이더군요. 물론 형제 사이에 여자 문제는 없었지만요. 유명한 작가이면서도 집안을 위해서는 눈꼽 만큼도 희생하려고 하지 않는 얄미운 형이지만 어머니는 그런 형이 얼마나 좋으신지 마주치기만 하면 얼굴에 미소가 번지시더군요.

ps3. 생각보다 영국식 악센트가 재미있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런던이라서 그런 건가 했어요. 출연 배우들 가운데 두번째 사진의 하워드(앤디 니만)이 발음도 그렇고 가장 영국 코미디의 이미지에 가깝더군요. 미운 오리새끼 같은 신세에 주책 맞은 소리만 하고 돌아다니는 캐릭터있잖아요. 자막에 의역이 심해서 정확한 파악을 못했는데, 신부님을 막아서면서 횡성수설하다가 커밍아웃한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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