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렌지, 껍질


오렌지, 껍질

오렌지를 사랑했어요

오렌지를먹을때껍질째먹는사람있나요오렌지를먹고싶으면단단한껍질을벗겨야하죠껍질도벗기지않고핥아보니맛없다고투덜거리면누구도이해하지않을거예요오렌지를날로삼키려든다는핀잔이나듣겠죠껍질이아무리두터워까다로워도손톱을꾹눌러박아벗기는수고를해야,

오렌지를 먹을 수 있는데

오렌지를만날때마다그짓을되풀이해야했던거예요이전에깐건아무소용없었죠까놓고돌아서면껍질은그새또고스란히재생되어있었어요발끈해도소용없는건껍질이있어야오렌지니까껍질을벗겨야오렌지니까연약한속살과향긋한내음을지켜주는껍질은어쩌면오렌지의모든것,

오렌지를, 그, 껍질까지, 사랑해야 했는데

오렌지를난자꾸벗기기만했어요넷으로다섯으로나누어손가는대로갈기갈기벗겼어요벗긴껍질은주저않고버렸죠그래도되냐고오렌지에게물어본적도없죠날욕해도상관없지만오렌지탓도있어요한번도말리지않았으니깐아무렇지않은듯다시단단한껍질을척두르고나왔으니깐,

오렌지를, 뼛속까지 오렌지가 아니라 껍질까지 오렌지였던 오렌지를, 그

오렌지를.

영진공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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