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Up)”, 미결과제와 인생의 무게


예전에 <밀양>에 대해서 쓰면서 미결감(unfinishedness)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http://kr.blog.yahoo.com/psy_jjanga/1460495)
픽사에서 만든 새 애니매이션 <업>의 주제도 바로 그 미결감 혹은 미결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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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주인공인 칼은 남미에 있는 파라다이스 폭포와 그곳에서 펼치는 모험담을 동경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꿈을 공유하는 여자친구인 엘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물론 그들에게 행복만 온 것은 아니었다. 엘리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에 그 둘에게 남은 꿈은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 마저도 허락하지 않는다. 빠듯하게 살아가는 그 둘에게 먼 여행에 필요한 시간과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엘리가 먼저 세상을 뜨고, 말 그대로 덩그러니 혼자 남은 칼은 늙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미결과제인 파라다이스 폭포 여행을 달성하기 위해서(그리고 깨끗이 이 세상과 작별하기 위해서) 엘리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그 둘이 살던 집에 풍선을 매달아 기상천외한 여행을 떠난다.

칼이 풍선에 매달린 집을 이끌고 파라다이스 폭포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미결과제에 묶여버린 인생의 상징이다. 자신의 과거가 담긴 집을 놓칠 수 없어서 현재의 친구 러셀을 돕지 못하는 그를 보자면 그가 집을 끌고 가는 건지, 아니면 집에 끌려 다니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 이미지는



이 이미지의 풍선버젼이다.


그러던 칼은 어떤 작은 사건을 계기로 그 미결감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리고는 마침내 집을 버릴 수 있게 된다. 그 순간, 그는 과거에 얽매여 죽음만 기다리던 삶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의 소소한 모험을 즐기는 건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영화는 그래서 인생의 미결과제가 주는 무거움과 노곤함을 겪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보편적인 설득력도 거기서 온다. 여기에 미결과제들을 매달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내게는 아직도 할 일이 많건만,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풍선을 타고 날아가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영진공 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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