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국민을 금붕어로 보고 있는가

금붕어가 좁은 어항에서도 불편없이 지내는 이유는 기억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기억력이 의외로 길다는 학설이 나오고는 있지만, 붕어는 어항의 한쪽 면에 다다라 돌아서고는 금세 좁아서 돌아섰다는 사실을 까먹는다고 한다.

2003년 말 최병렬 대표 시절에 한나라당은 당시 열린우리당과 같이 수도이전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몇몇 의원이 단식 투쟁까지 하며 반대했지만 한나라당은 무시했다. 선거가 눈 앞이었던 시절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시간이 좀 흐른 뒤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통과시켰던 수도이전 특별법을 수도분할이라며 반대했다. 급기야 위헌 소송을 냈다. 자신들이 국회에서 한 일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얘기였는데 그들은 창피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위헌 판결을 받아냈다. 당분간 선거가 없는 시절이었다.  

출처: 중앙일보 2004년 6월 18일

그 위헌 판결 때문에 수도이전 특별법은 축소되어 세종시 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후보는 대선 전 이 법에 따라 세종시 이전을 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선거가 끝나고 이명박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그는 다시 세종시 이전을 지키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나라당은 수도이전 특별법을 선거 전에 찬성했다 선거 후에 반대해 세종시로 바꾸고, 선거 전에 세종시 이전을 지키겠다고 했다가 선거 후에 세종시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국민을 금붕어로 알고 있는듯하다. 선거가 끝나면 모든 걸 다 까먹는 그런 존재로 말이다. 

부시 재임 말기 금융위기가 터지자 부시는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반대했는데, 그걸 주도한 건 부시의 소속당인 공화당이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시장 자유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입장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보수당이라면 못해도 이런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에겐 그런게 없다. 한나라당은 사실 모든 것이 집중된 금싸리기 서울을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게다. 한나라당의 이해관계는 금싸라기 서울을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공익을 위하는 정당이 가져서는 안되는 천박한 욕망이라 대놓고 얘기했다가는 표가 떨어질터이니 선거 때마다 말을 바꾼다. 그렇게 사기 비스무리하게 하여도 우리 국민은 금붕어 기억력이라 금방 까먹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인걸까.

그러나 슬프게도 어쩌면 한나라당은 국민을 정확히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금붕어 취급하는데도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을 가장 많이 지지하니 말이다.

영진공 철구

 

“한나라당은 국민을 금붕어로 보고 있는가”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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