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을 바라보는 성인용품 업자의 심정, <재외공관소식>, <영진공 67호>

재외공관소식
2007년 1월 20일

국내 최초의 우주인에 대한 이야기가 시끄럽다. 아니 시끄러웠다. 어두운 세계에서 음침한 성인용품을 파느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무딘 나로서는, 이제서야 우주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처음 우주인 이야기를 언론에서 접했을 때 “외계인이 드디어
쳐들어 온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그쪽 세계에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 사실, 한국의 다른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조차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할 정도로 오지랖이 작은 나로서는, 한국 바깥을 지나 지구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까지 신경을 쓸
만큼 관심이 넉넉하지 못하다. 나와 큰 상관이 있는 한국의 섹스와 정치 판을 쳐다 보는 것 만으로도 머리가 빠개지겠구만, 무얼
더 신경 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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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기사를 봤을 때, 외계인이 쳐들어 온 줄 알았다.
"왜 그게 한국인 것인가?"에 대해 고심했을 정도다. ( 나 때문인건가 자책하기도.. -.-)

그래도 호기심은 있어서 우주인 쇼에 관한 기사들을 뒤져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오래 전부터 기획된 행사이고,
단순한 우주 관광에 불과하다라는 비판부터, 이제 한국도 우주인을 배출하는 우주국의 한 나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겠다라는
의견까지, 우주인에 대한 언론 기사의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뭐가 되였던 간에, 우주비용 2백억 원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200억이라면 콘돔 한 박스를 5,000원으로 봤을 때, 무려 4,000만 박스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섹스가 가능한 성인
인구를 2,000만으로 잡고, 이중 불임 수술한 사람 빼고, 가임시기가 지난 분들 빼고, 딸딸이만 치는 분들도 빼고, 콘돔 안
쓰는 사람 빼고, 대략 500만 명의 콘돔 사용자가 있다고 봤을 때, 200억이면 이 분들이 1년에 4박스를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는 숫자다. 이건 남녀를 합쳐서 만든 숫자이므로, 실제로는 한 커플당 8박스의 사용기회가 있으며, 한 박스에 12개가 들어
있음을 생각할 때, 96번을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평균 3일에 한번씩 콘돔을 사용하는 인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96개면 어지간한 가정 혹은 연인의 콘돔 1년 예산인 것이며, 200억은 대한민국 콘돔 소비량의 1년치 총량
금액이다.


안하다. 부질없는 계산이었다. 우주인 한 명을 보내는 금액을 콘돔의 가치로 환산해서 계산해 보려 했던 것은 아무 쓰잘데기 없는
짓이다. 업이 업이다 보니, 어지간한 교환가치는 다 그쪽으로 귀속된다. 청소년 성교육을 위한 비용이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장애인의 성은 달나라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우주인의 우주실험 비용을 콘돔의 가치로 환산해 보려 했다니, 이 나
무모한 짓인가.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평소엔 중간에 옆으로 새던 글은 오늘은 처음부터
완전히 새어 버렸다. 우주인이 우주에서 하는 실험리스트를 흩어 보다가, 무언가 부족한 듯이 보여 새로운 실험을 추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글이다. 우주에서 물이 어는 과정이나 펜으로 글씨 쓰는 실험보다는 보다 유익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3가지 추가 실험을 요구하는 바이다.


1. 우주 섹스 가능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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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의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실제 구소련과 미국은 여기에 대해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아무 문제 없이
섹스가 가능하지만, 장소가 무중력이다 보니 체위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단다. 잘못 하다가는 여자분이 튕겨서 벽에 부딪치거나,
남자분이 밀려서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 개인적으로 서로 묶어놓고 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우주시대를 맞이하여 수갑 같은 sm 용품이 보다 많이 팔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 본다. ) 이러한 섹스 관련된
데이터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료가 아니다. 일부 우주 선진국만이 가지고 있는 결과 값이다.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면 얼마나
더 쉽게 발기가 되는지, 콘돔은 이상 없이 착용이 가능한지, 애무의 효과는 어떠한지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어 보유해야 할 것이다.
안 그래도 늦은 섹스산업화, 우주시대에도 뒤쳐질 수 는 없지 않은가?

2. 우주 딸딸이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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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라면, 손바닥 근육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번에 우주에 가는 분은 며칠 머무르지 않지만, 관광객이 아닌 실제 우주인들은 적게는 수십일, 많게는 몇 달씩 우주에 체류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의 성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무조건 참으라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가? 여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테스트를 해 봤단다. 그 결과 정액이 분출될 때 직사되지 않고, 스프레이처럼 공간으로 확
흩어지게 되며, 방울 방울이 맺혀 근처 공간에 둥둥 떠다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얻었단다. 문제는 이게 잘못하다가
기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의 상황이다. 정액이 기계에 들어가게 되면, 이것은 중대한 문제가 된다.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한 번의 딸딸이에 목숨이 위태로운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주 딸딸이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여기에 대하여 이번 기회에 연구해 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반야심경이나 금강경 같은 것을 우주선에 태워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3. 우주에서의 체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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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체위 사진을 구해보려 했으나 실패하였다. 그만큼 실제에서 사용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대충 상상은 가실 것이다. 물레방아 체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설에만 등장하는 물레방아 체위가 가능한지를 연구해야 한다. 물레방아 체위는 중력의 영향 하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루체조를 배웠거나, 평행봉을 했던 여자 분이더라도 신체구조상 물레방아 체위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고전에는
이러한 체위가 가능하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20세기 불세출의 명화 옥보단에서는 이를 영상으로 시연한 바 있다. 전설의 체위를
연구하여 발전시킨다면, 뒤쳐진 한국의 섹스 산업이 한국 최초 우주인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우주 여행 한번 하려고 해도 200억 정도가 들어간단다. 이번 우주 여행을
통해 앞서 언급한 실험들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내가 다음에 사비를 털어 한번 가 볼 생각이다. 가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실히
드높이고 오련다. 우주에 태극기도 한번 꼿고. -.-; ( 돈 걱정은 하지 않는다. 500만 명의 콘돔 사용인구가 1년만
짬지닷컴을 이용해 주면 그 비용 나온다.)

우주 성과학 연구소 파견근무 지원자
짬지(http://zzamziblog.com)

<샬롯의 거미줄> –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상벌위원회>, <영진공 67호>

상벌위원회
2007년 1월 19일

안드로메다의 칸타빌라에서 온 그들은 지난 500만년간 지구를 관찰 했다
발달된 문명의 그들에게는 우주 환경보존의 법칙을 위해 지구의 생물들과 접촉은 금지되어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나빠져가는 지구의 환경 때문에 더이상의 관찰은 위험하다고 느껴
본성에 긴급 무선을 앤서블을 통해 연락하여 결정 했다. 지구의 지성생물과 대화를 하기로,

서기 2046년 12월 31일 오후 3시, 지구 모처

칸타빌레 대표: 안녕하신가 우리는 2억 5천만 광년 밖에서 온 외계인이다

지구 대표: 그러하신가 반갑다, 계시는 동안 즐겁게 지구를 관찰해 주시기를 바란다

칸타빌레 대표: 미안하다 원래 다른 행성의 지성체와는 관계하거나 교신은 금지되어 있지만 지구의 생태계의 교란과 온실 효과가 심각한 수준이여서 도움을 주려고 접촉을 했다 이해 해주기 바란다.

지구 대표: 그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한해에 수백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온실 효과로 날씨가 교란되
수해 지진 태풍 해일들의 자연재해가 심각하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 관련자들이 말을 안듣는다. 정말 걱정이다. 수많은 세월을
이어온 우리의 문명도 이 상태로라면 곧 멸종이다. 무슨 대책이 없는가.

칸타빌레 대표: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서 여러분들과 접촉하였다. 문제는 아주 복잡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가 2시간
정도면 문제를 해결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사후 정리에는 당신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계산한 바로는 수십년에서 수백년이
걸릴 수 있다.

지구 대표: 그 정도의 노력은 우리가 감수 하겠다. 도와준다면 정말 감사하겠다.

칸타빌레 대표: 알겠다 오늘 밤 자정을 기하여 조치를 취하겠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우리와의 교신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의 모든 자정 노력은 당신들이 취해 주시기 바란다.

지구 대표: 고맙다.

서기 2046년 12월 31일 자정을 기점으로 칸타빌레 행성의 지구 관찰선 또치호는 지구를 향하여 둘리 폭탄을 투하하였다.
중성자탄의 일종인 둘리탄은 방사능의 피해를 없앤 폭탄이고 바이오 매틱의 기벅을 적용하요 지구의 생물중 단 한종에게만 적용되는
폭탄이였다.

서기 2047년 1월 1일 새벽 한시를 기점으로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멸종하였고, 그날 아침에도 4억년 이상의 문명을 쌓아온 개미들은 변함없이 지구 생물들과의 조화속에 새로운 해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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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늘 쓰던 영화 감상시대신, 제가 장기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몇개 영화 시나리오 중의 하나인 지구의 멸망(가제) SF소설을
잠시 맛보입니다. 아이들과 새해 벽두에 귀여워 데리고 살고 싶은 다코타 페닝의 샬롯의 거미줄을 보던중 갑자기 위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오래된 동화를 실사로 재현된 이 영화를 보면 말하고 생각하는 동물과 곤충들을 보면서 늘 부끄러운건 우리 어른 들입니다.
지구를 망치고 어지럽히는 것도 우리 어른들이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냉혹한 현실과 경쟁의 세계로 모는 것도 결국 우리
어른들이고, 샬롯이란 거미완 버힘이란 귀여운 돼지를 보면서 아침에 먹은 베이콘이 미안해지고 어제 집안을 더럽힌다고 죽여버린
거미들의 명복이 걱정됩니다.

욕심과 경쟁의 세상이 인간 사회들 뿐 아니라 넓게보면 우리 지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동물들에게 많은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우울하고, 죄송스럽습니다.

또 한가지 육식을 아주 즐기는 제가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개고기 말고는 다 좋아하는 제가 이런류의 영화를 본다고 식성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은 조금 다른것 같습니다. 몇년전 네모가 나욌을 때는 아이들이 생선을 한동안 안먹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맞있는 삼겹살이나 베이컨 소세지를 안먹겠다고 하면 어찌 할까 걱정입니다. 하긴 생선과는 달리 건강에는 그리좋지 않은거니 즐거운
걱정이라고나 할까요

하여간 영화는 어린이들의 눈에 맞추어 있어서 어른들에게는 좀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주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것 같습니다. 일단 제
아이들에게는 합격이였고 저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옛날에 만들어진 돼지영화 베이브 보다는 그래픽이 한단계 진화 되어
자연스러웠고, 간만에 듣는 줄리아 로버츠의 음성도 아름답고 귀여운 다코타 패닝이나, 거위역의 오프라 윈프리, 쥐역의 스티브
부세미의 음성연기도 작품과 어우러져 녹아납니다.

연인이나 어른들의 영화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보여줄 영화로는 만점입니다.

가끔은 시에서 외도해보는 영화 이야기
클린트

올드 미스 다이어리, <상벌위원회>, <영진공 67호>

상벌위원회
2007년 1월 18일

애마부인 3편인 스페인애마-이화란이 주연을 했었죠-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한 남자가 이럽디다.

“역시 한국영화는 안돼!”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오던 저는 놀라서 그 남자를 쳐다봤습니다. 그는 도대체 애마부인 시리즈에 뭘 기대한 걸까요? 육체파
여배우가 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고, 말도 나오고, 제목에서 예고한대로 투우를 비롯한 스페인의 거리도 나오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애마부인 시리즈가 한국의 대표영화인가요? 니네 나라에서 딱 한편을 출품하라면 애마부인을 내놓을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스페인
애마를 보고 한국영화를 판단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올드미스 다이어리-극장판>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없이 웃는 가운데 가슴이 찡하기도 했답니다. 예지원이
아니면 그 역을 누가 하겠는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연기파로 정평이 난 조연들의 연기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드라마를 보고 안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전 정말 만족합니다. 근데 “기대치보다 실망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며 낮은 별점을 준 분들이 여럿 있더군요.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전 그런 분들이 재미있게 볼 영화가 과연 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이니 내용은 뻔한
그 영화에 뭘 그리 큰 기대를 하셨을까 싶어서였죠. 그러고보면 저란 놈은 참 세상을 살아가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전 말이죠, 세상일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안될 거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안돼도 실망하지 않고, 운좋게 되면 뛸
듯이 기뻐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그녀에게서 반응이 있을 거란 생각을 안하니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법도
없고요. 너무 염세적인가요, 제가? 하지만 제가 지금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어쩌면 염세주의에 물든 제 가치관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대를 안 하고 사는 제게도 재미가 없는 영화는 도대체 어떡해야 하나요? 영화를 보는 동안 두사부일체의
속편인 <투사부일체> 생각이 이따금씩 났어요. 제 영화인생 중 괜히 봤다고 후회한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졸작인 그
영화를 제가 본 이유가, 저희 집 근처 극장에서, 그것도 2개 관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어땠던가요. 개봉한지 겨우 3주밖에 안되었는데 상영하는 곳은 달랑 두 군데밖에 없고, 관객이 드는 꼬라지를
보고 상영 여부를 결정하려는 듯 다음주 목요일 이후의 스케쥴은 나와 있지도 않답니다. 혹시 <투사부일체>가
610만인가를 동원해서 한국영화 사상 관객동원에서 10위 안에 드는 거 아세요? 허접하기로 따지면 위 영화와 쌍벽을 이룰만한
<가문의 부활>이 400만을 넘긴 것도 아시나요? 그게 다 스크린 수가 워낙 많아서, 저처럼 아무 영화나 보자고 생각
없이 표를 산 사람들 때문이라니까요.

예지원 씨가 제작자와 함께 직접 무대인사를 온 오늘밤, 삼성동 메가박스 10관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추위도 무릅쓰고
멀리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정의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말이
맞다면, 재미있는 영화가 스크린수도 많고 관객들도 많이 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현실을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는 직접 극장에 가서 관람을 해주는 게 아닐까요. 다른 영화는 모르겠지만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불법 DVD나 다운로드 대신 극장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최소한 한달 이상은
극장에 걸려 있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상벌위원회 부국장
서민(bbbenji@freechal.com)

2007년 상반기 개봉영화 아웃라이닝, <산업인력관리공단>, <영진공 67호>

산업인력관리공단
2007년 1월 17일

날짜별 개봉영화 리스트를 만들다 보니, 올해 상반기 블럭버스터 화제작들이
대강 눈에 잡힌다. 외화들의 경우 (약간의 변동이 있긴 하겠지만) 올해의 화제작들은 이미 대강 날짜가 잡힌 상태다. 5월부터
<스파이더맨 3>(5/4)나 <캐러비언의 해적 3>(5/25), <오션스 써틴>(6/15),
<다이 하드 4>(6/28),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7/13)이 차례로 개봉한다. 한국에선 과연
흥행이 불투명한 <심슨가족: 극장판>(7/27)도 있다. 한국영화가 약진한 몇 년 전부터는 전통적인 성수기인 여름방학
기간, 즉 7, 8월을 피해 5, 6월에 성인관객 중심으로 공략하는 경향이 새로운 전통으로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하다.
다수의 어린이 관객을 겨냥하는 <해리 포터>야 물론 7월에 개봉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에 반해 한국영화 중 개봉날짜를 박아놓은 영화는 2월까지가 전부다. 영화의 장르나 내용 등에 따라 대략의 개봉 목표달은
있겠지만, 아마도 그 목표에 맞춰 제대로 개봉하는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될까. 제작 및 후반작업 일정의 변동상황은 물론, 대형
배급사들이 대부분의 스크린을 끼고 있는 현재 한국 배급시장의 특수 상황(좀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독과점 상황)상, 일년에 몇 편
안 되는 흥행이 확실시 되는 영화, 혹은 제작 초부터 배급사가 정해진 영화 빼고는 개봉월을 고시하는 것마저 불가능한 게 사실일
것이다.

한국영화가 작년엔 ‘가족’이라는 화두가 주요 키워드였다면, 올해는 ‘근현대사’, 정확히 ‘독재시대의 민중’이 되려나보다.
작년부터 유난히 7, 80년대 정치적 현실과 그 안에서 희생되는 개인을 직설법으로 다룬 영화들이 봇물처럼 제작되기 시작했다.
<품행제로>가 개봉할 때, 이 우회적 말하기의 시도를 보며 직설적으로 시대적 암울함을 다룬 영화들도 곧
만들어지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몰아칠 날이 올 줄은 몰랐고, 약간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는 든다.
과연 ‘상처’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 마련돼 있는가. <괴물> 역시 형식은 괴수영화라는 우회적 경로를
통해서였고, 불과 작년에 개봉한 영화가 아니던가. 첫 스타트를 끊은 <그 해 여름>은 어처구니없는 성적으로 조용히
간판을 내린 바 있고,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오래된 정원>은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 <그 놈 목소리>,
<화려한 휴가>, <밀양>, <작은 연못> 등도 올해 줄줄이 개봉한다.

올해는 또한, 심광진(<불후의 명작> 2000), 장문일(<행복한 장의사> 1999),
민병훈(<괜찮아, 울지마> 2001, <벌이 날다> 1998) 등 아주 오랜만에 두번째 (혹은 세번째)
영화를 찍는 감독들의 영화가 눈에 띈다. 데뷔작만 찍고 차기작의 필모그래피를 이어가지 못하는 감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재의
한국 영화계(신인감독이 소모되고 있는 이 이상한 현상)에서, 이 분들이 그나마 돌파구를 잘 마련하시기 바란다. 역시 두번째
영화를 찍고 있는 이언희(<…ing> 2003), 박정우(<바람의 전설> 2003)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조사1부 부장
노바리(invinoveritas@hanmir.com)

2007년 1월 개봉영화 라인업, <산업인력관리공단>, <영진공 67호>

산업인력관리공단
2007년 1월 16일


1월 첫째주 (1.4)

황석영 원작소설을 임상수 감독이 영화로 옮긴 <오래된 정원>과, 오랜만에 고소영이 원톱으로 나서는 <언니가
간다>가 1월 첫째주에 격돌할 예정이다. <오래된 정원>은 롯데시네마가, <언니가 간다>는
시네마서비스가 배급을 맡고 있는데, 관록의 시네마서비스냐 최근 공격적으로 배급력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시네마냐의 대결이 신년초
격돌이라니 살짝 흥이 빠지긴 한다. 뭣보다도 연말 보도자료을 통한 기싸움으로 안그래도 서로 더욱 예민해져 있는 CJ  vs.
쇼박스의 대결이 더 빡셀테니까. 솔직히 고소영만의 ‘원톱’은 불안해 보이는 게 사실이고, ‘과거로 날아가 첫사랑의 실수를
고친다’는 설정이 그닥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데, 그렇다고 <오래된 정원>의 무거움을 관객들이 기꺼이 감내할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소니의 야심찬 애니메이션 <부그와 엘리엇>이 방학의 어린이 관객을 겨냥하여 이 날 함께 개봉될 예정인데,
과연 오랜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온 외화인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제칠 수 있을 것인지? 급박하게 개봉날짜가 잡혀
홍보가 부족한 <나루토 – 대흥분! 초승달 섬의 애니멀 소동>이 아무리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는다고 해도
<부그와 엘리엇>과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능가하긴 힘들어 보인다. 스폰지하우스에서는 <창문을
마주보며>가 개봉될 예정이며, 전주영화제의 기금으로 매년 만들어지고 있는 <디지털 삼인삼색> 시리즈는 올해
<여인들>이라는 부제 하에 에릭 쿠, 펜엑 라타나루앙, 다레잔 오미르바예프가 참여하여 필름포럼 등에서 개봉할 예정.

1월 둘째주 (1.11)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워너)나 덴젤 워싱턴 주연의 <데자뷰>(소니)를 ‘고만고만한 영화’라 지칭하는 건 몇
년 전만 해도 가당치 않을 일이었겠지만, 현재의 한국영화 시장에서라면 가능하다, 게다가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워너측에서는 <디파티드>에서의 디카프리오를 믿는 듯하지만, <디파티드>에서 디카프리오가
훌륭했던 건 그게 (마틴 스코시즈의) <디파티드>였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즈윅의 흥행력이 지금도 통하리란 보장은
없다, 게다가 정치스릴러? 꽥이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배종옥과 (발치수술 후 처음 영화에 출연하는) 강혜정 주연의
<허브>가 쇼박스 라인을 타고 개봉한다. 현재 집중적으로 매체광고 노출 중인데, 확 끄는 힘이 부족해 보인다.
<데스노트>의 후편이 전편과 약 두 달 간격을 두고 개봉하는데, 전편의 관객들이 그대로 극장으로 가줄지? 폭스의
<에라곤>과  CJ 라인의 <묵공>도 이 날 함께 개봉하는데,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져있는 관객들에게
<에라곤>은 오히려 원성만 듣지 않을까 싶다. <묵공>이 영화는 의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는
보이는데 <중천> 뒷수습에 정신없는 CJ인지라 <묵공>까지 함께 추락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허니와 클로버>는 스폰지 전용관에서 개봉할 예정.


1월 셋째주 (1.18)

<마파도 2>밖에 없다. 전편의 흥행성적도 있고, 함께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이 약하다.  UIP에서 파라마운트가
떨어져 나가면서(CJ가 독자배급) 어쩔 수 없이 독자적 배급 라인을 꾸릴 수밖에 없었던 유니버설(UPI)이 배급하는
<신나는 동물농장>이 과연 과거 디즈니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처럼 어린이 관객들에게 통할지는? 보통 이 까라 영화들은
패스트푸드점들과 공동 프로모션을 펼치는데, 소니의 <부그와 엘리엇>은 버거킹과 손을 잡았지만 <신나는
동물농장>은 누구와? <렌트>는 소니가 스튜디오2.0에 배급을 넘긴 걸로 봐선 큰 기대를 안 하는 것 같고,
제아무리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했다 해도 원래 뮤지컬 팬들이 이걸 보러 갈지도 의문이다. <내 남자 길들이기>
역시 소형관 위주로 개봉할 가능성이 크고, 김청기 감독의 디지털 복원판 <로보트 태권 V>는 현재 홍보가 거의 안 돼
있다.

1월 넷째주 (1.25)

장예모 감독이 공리, 주윤발, 주걸륜과 함께 한 <황후화>가 이 날 개봉한다. 장예모는 <영웅>부터
스펙터클 시대극에 완전히 맛들인 듯, 감독으로서보다 오히려 <진용>에서의 ‘코믹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나로서는 장예모-공리가 오랜만에 팀을 이룬 것에 내심 호기심이 일면서도, 왠지 CJ가 <묵공>을 <황후화>
배급의 예고편 격으로 사용하는 것같아(<황후화>는 시네마서비스와 CJ가 함께 배급한다고 한다) 기분이 껄끄럽다.
현영, 이동욱이 주연을 맡은 <최강로맨스>는 개봉 직전 ‘우리 겁나게 웃겨요’를 얼마나 강조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몰릴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전혀 호감가지 않고, 이성강의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는 손예진을 아무리 내세워도
애니메이션 시장이 불안정한 한국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긴 힘들 듯하다. 미국에서 엄청나게 히트친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는 별 반응이 없을 듯하고(오히려 미국 내 인종지도 풍자하면서 카자흐스탄 사람 바보 만드는 아이러니는
뭐냐는 지적을 면하기 힘들 듯), 이현우, 김보경이 주연을 맡은 <여름이 가기 전에>의 배급이 이모션 픽쳐스인 걸
보면 거의 소형관에서 땜빵영화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보여 안습.

이날 개봉하는 영화 중 개인적으로 굉장히 보고싶은 영화는 <미스 포터>이다. 르네 젤웨거와 유언 맥그리거가
주연을 맡았고 크리스 누난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피터 래빗’을 탄생시킨 베아트릭스 포터의 실제 삶을
영화화했는데, 지적이고 문화적인 것에 대한 소구가 크고 특히 영국문학에 호감을 느끼는 2, 30대 여성관객들, 한마디로 브리짓
존스를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할 듯하다. 이 시장을 크게 본 듯 배급도 롯데시네마가 맡고 있고 일찌감치부터 적극적으로
케이블 TV를 통해 매체노출을 하고 있고, 반응도 좋은 듯하다. 이외에도 굉장히 궁금증이 가는 스토리 라인의
<소녀X소녀>는 채널 CGV가 제작했는데, 아마도 CGV 인디관을 통해 개봉할 듯싶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조사1부 부장
노바리(invinoveritas@hanm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