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sunshine)>, “스토리가 영 석연찮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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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미래 비실비실거리는 태양에 폭탄을 냅다 던져 다시 활력있는 태양으로 되돌리고자 지구의 자원을 아득바득 긁어모아 이름부터 의미심장한 ‘이카루스’라는 우주선을 만들어 폭탄을 싣고 태양으로 떠난다는, 줄거리만 들어보자면 히어로물인가 싶지만 다시 보면 감독이 ‘28일 후’의 대니 보일인지라 ‘아아..우주선에서 좀비들이 발광하는 영화구나..’ 하는 생각도 들테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의외로 꽤나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다. 인간을 창조한 신을 그 피조물인 인간의 손으로 부활시키려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신과 인간, 삶과 죽음 등 백날을 떠들어 봐야 네버엔딩이라는 이런 문제들을 우주라는 공간에서 죽어가는 태양을 배경삼아 이야기 하고 있는 그다지 호러물과는 거리가 먼 영화였던 것이다.



의욕이 철철 넘치는 이 대니 보일 감독님은 태양의 모습에서부터 우주선의 소품하나하나에까지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통해 만들어냈으며 배우들을 NASA에 위탁교육 시키고 합숙을 통해 손발을 맞추는 등 완벽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그 엄청난 태양의 모습은 정말 극장가서 보지 못한게 억울해서 소주 병나발이라도 불고 싶을 정도로 최고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토리는 이런 철저한 과학적 고증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한 채 영 석연찮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영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앞서 출발했다가 실종된 이카루스 1호에 대한 이야기가 그다지 고개가 끄덕여지지도 그렇다고 충격적이지도 않으니 이게 무슨 과학 다큐가 아닌 다음에야 태양과 우주선만을 보며 환호를 지르기엔 영 허전하다.
 
비록 그렇다곤 하더라도 발로 쓴 스토리 수준은 아니니 우주와 SF를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이정도면 볼만한 영화다라고 추천하고 싶다.  



 





 영진공 self_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