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Swing), 상업 댄스음악의 원조를 영화로 만나보자.

부엉이의 입을 틀어 막아도 진실을 감출 수는 없다.
“미네르바”를 석방하라.

‘스윙’이라고 하면 보통 춤을 떠올리게 되고, 그래서 스윙을 하시는 분들은 좋아하는 영화로 화려한 군무가 펼쳐지는 “스윙키즈(Swing Kids, 1993)”를 손꼽곤한다. (이 영화에는 ‘돌아온 배트맨’ 크리스챤 베일과 ‘닥터 하우스’의 닥터 윌슨, 로버트 숀 레오나드가 출연하고 있다.)

사실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에 스윙 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아주 대조적인 댄스 장면이 있는 두 영화를 골라보았으니 일단 감상해 보시라.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
“스윙타임 (Swing Time, 1936)”


마돈나와 로지 오도넬
“그들만의 리그 (A League Of Their Own, 1992)”
 

그런데 말이다.  난 스윙 댄스를 출줄 모른다. (내가 출줄 아는 춤이 뭐는 있겠냐만은)
그러다보니 난 스윙이라고 하면 음악을 먼저 떠올리게된다.

물론 스윙의 시작은 댄스가 먼저이다.
스윙의 기원을 굳이 따지자면 1920년대의 미국이라 할 것이다.  당시 미국의 이 지역 저 지역에서는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놀며 만들어 낸 댄스 루틴들이 여러 개가 있었고 명칭도 각자 다양하였는데, 이 루틴들을 통칭 ‘스윙’이라고 부르면서 스윙의 역사는 시작이 된다.

그리고 이런 댄스를 추기 위해서는 당연히 음악이 있어야 했는데, 여럿이 모여 함께 맞춰 추는 춤을 악기 서너 개로 받쳐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보니 대규모의 브라스 섹션이 함께 하는 악단이 필요하였고, 이런 형태의 대규모 재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당시의 댄스 음악을 스윙 재즈 또는 빅밴드 재즈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 이전에도 많은 무도회와 댄스 음악이 있었지만, 대중들이 만들어 낸 춤을 위해 댄스 음악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상업화한  댄스음악은 스윙이 원조라 할만하다.

지루박도 스윙이다! 지루박을 추고 있는 1938년의 미국 젊은이들

스윙 재즈에 관한 영화라 하면 많은 분들은 아마도 일본 영화 “스윙 걸즈 (Swing Girls, 2004)”를 기억해 내실 것이다.  우에노 주리가 주연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이 작품은 스윙 재즈가 어떤 음악인지 코믹한 내용에 감동을 섞어 아주 잘 소개해 주는 영화이다.


“스윙 걸즈”가 연주하는 “Take The A Train”

헌데 나의 경우, 스윙 재즈에 관한 영화라고 하면 원조인 미국의 작품도 아닌 영국에서 만들어진 “스윙(Swing)”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 영화는 닉 미드(Nick Mead)가 감독하고 휴고 스피어(Hugo Speer)와 R&B 가수 리사 스탠스필드(Lisa Stansfield)가 주연한 1999년 개봉작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건 말 그대로 우연히였다.  오래 전 어느 날 비디오 대여점에 들러 ‘뭐 볼 거 없나’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한 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VTR 박스를 뽑아 내고보니 이 영화였던 것이다.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코믹 휴먼드라마에 나는 보는 내내 낄낄거렸고 그렇게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되어, 지금도 그 수 많은 영화 중에 스윙 재즈 하면 이 영화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이 영화, 흥행에 성공한 것도 아니고 스윙인들 사이에 잘 알려진 작품도 아니지만,
스윙 재즈를 사무치게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뭐 볼 만한 영화 없을까?”라는 고민에 시달리고 계시는 분들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추천해 보는 바이다.

그리고 영화 “스윙(Swing)”의 몇 장면을 준비해 보았으니 즐감들 하시라. ^^


“Ain’t What You Do”


“Ain’t Nobody Here But Us Chickens”


“Mack The Knife!”

* Mack The Knife는 스윙 재즈의 대표곡 중 하나인데, 브레톨드 브레히트와 쿠르트 바일의 뮤지컬 작품 “서푼짜리 오페라”에 삽입되어있는 노래이다.  절로 어깨와 다리가 들썩여지는 노래지만 그 내용이 실은, 우리말로 ‘쌍칼’ 쯤이라 불리우는 흉악한 살인범 맥히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