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62호]헤비죠의 중얼중얼 – Voivod – Katorz

재외공관소식
2006년 10월 30일


2006, 캐나다, The End/Nuclear Blast)

어느새 발매된 지 몇 달이 지났다. 지난 해, 기타리스트이자 사운드의 핵심이었던 “피기(Denis D`Amour “Piggy”)”의 갑작스런 대장암 발병과 사망 이후, 끝난 줄 알았던 밴드 “보이보드(Voivod)”는 고인이 생전에 작업하던 데모를 최대한 살려서 새 음반을 냈다. 향후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여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튼 근자에 보기 드문, 탄탄하면서도 매력있는 헤비메탈 음반이 한 장 나왔다. 쓰래쉬 메탈로 시작, 프로그레시브 시기를 거쳐 최종 안착점은 그간의 모든 것이 담긴 보이보드 표 음악이다. 굳이 장르를 언급하자면 스토너 록(Stoner Rock)에 가깝지만, 쉽게 단정짓기 힘든 개성으로 가득하다. 음악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어떻게 글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나의 입장에서, 이런 음반은 사실 조금 당황스럽다. 어떤 하나의 틀로 규정할 수 없는 보이보드 색채의 보이보드 만의 록 음악이기 때문이다.

과다할 정도로 힘이 들어간 베이스(“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바로 그 메탈리카 출신!)와 간결하면서 도대체 자신의 연주 이외엔 전례를 찾기 힘든 기타 리프와 솔로, 그리고 그 위로 시니컬하게 내뱉는 보컬(“스네이크(Snake)”)의 포스까지. 그리고 밴드의 브레인인 “어웨이(Michel Langevi “Away”)”의 간결한 드러밍과 특유의 아트워크까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것으로 가득하진 않지만, 상투적인 반복도 전혀 없다.

이런 잘 만들어진 음악이 이들의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음반을 몇 번 듣다보니 어떻게 써볼까 하는 나의 짧은 고민 따위는 어느새 사라진다. 그저 좋은 음악은 듣는 이를 즐겁게 만들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만드니까.

음악이란 중얼중얼
헤비죠 (http://heavyjoe.ddanzi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