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네이션, “일상의 작은 것 하나하나가 정치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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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나가 가진 정치학만 이해해도 ...
몇 년 전 영국에서 커피 농가를 착취하는 초국적 거대 커피기업들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며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참가했을 때,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콜린 퍼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그 안에 담긴 만큼만의 정치에 관심을 가져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가 복잡다단한 정치와 경제, 무역과 직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탈정치’란 하나의 거대한 허상의 거짓말이다.) 우리가 흔하게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물론이고, 하루 세 끼 먹는 밥과 매일 갈아입는 속옷도 마찬가지다. 오늘 끼니 중 하나로 먹은 햄버거 하나도 예외가 아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우리가 어쩌면 오늘 낮에 점심으로 먹었을지도 모를 햄버거에 담긴 거대한 사회정치적 의미를 추적해 들어간다.

2006년에 일찌감치 수입되었지만 촛불정국을 타고서야 겨우 개봉될 수 있었던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지금 쇠고기 문제가 터지면서 극적으로 개봉할 수 있었지만 그 쇠고기 정국과 미묘하게 핀트가 어긋나 있는 게 사실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패스트푸드 네이션>을 보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지금의 쇠고기 정국의 어떤 한계와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받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영화는 쇠고기의 위생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고기 과소비’의 시대에서 식량, 그것도 고기를 ‘공장제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탐욕스러운 근대 대량생산 체제와 더불어 소위 ‘불법사람’의 노동착취 문제까지 다루니까. 사실 이 영화가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은 오히려 저 이민자들에 대한 비인간적 노동착취에 대한 고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먹고 살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운 사회에서 목숨을 내걸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값싼 고기가 넘쳐나는 소위 ‘풍요의 땅’ 미국이다. 그 값싼 고기는 규격에 맞춘 공장제 대량생산에 의해 가능한데, 이를 위해 동물들은 옆으로 한걸음 움직이기조차 좁은 공간에서 마치 물건들이 창고에 쟁여지듯 갇혀 얼른 살을 찌우고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동종의 동물을 섞은 사료를 먹고 살이 찐 뒤 도축장으로 옮겨져 햄버거 패티로 거듭난다. 동물만이 억압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근대적 대량생산 공장체제에도 인간의 노동력은 필요하기 마련. 이를 위해 동원되는 것은 불법이민자 신세라는 이유로 온갖 위험과 불공평을 감수해야 하는, 불법으로 국경선을 넘은 사람들이다. 고된 노동을 견디기 위해 심지어 마약의 힘을 빌어야 하는 이들이 사고로 무참히 팔다리가 짤린들, 그는 해고되고 (고된 노동을 견디기 위해 마약을 먹었다는 이유로) 보상금도 받지 못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성을 대가로 일자리를 구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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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불법이주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가혹한 조건에서의 노동이 우리의 삶을 지탱한다.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소외되는 이른바 ‘노동소외’가 바로, 영화의 처음 시작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음식에 소똥이 들어간” 이유이다. 결국 우리가 값싸게 먹고 즐기는 모든 생산품들은, 우리보다 더 가난한 누군가의 노동을 (말 그대로) 착취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값싼 햄버거 하나에 들어가는 쇠고기 패티 한 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말그대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게 한 대가인지, 이 영화만큼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도 드물 것이다. 문제는, 우리는 이런 대량생산 체제가 우리에게 주는 안락함과 풍요를 거부할 용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량생산 체제를 통해 생산된 ‘값싼 물품’을 주로 소비하는 사람들은 결코 상류층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디자이너의 값비싼 옷을 걸치는 사람과, 제3세계에 세워진 공장에서 만들어진 값싼 티셔츠를 입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그리고 그 옷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국 이 자본주의가 동작하는 모습이란 거대한 먹이사슬, 더욱이 약한 자가 더 약한 자를 뜯어먹으며, 혹은 약한 자가 더 약한 자의 피눈물에 기생하며 생존하면서도 그에 대한 인간적인 죄책감 같은 것을 전혀 느낄 필요가 없이 ‘안전하게 차단’ 해주는 – 소비자 개인은 구체적인 생산자 개인을 알지 못한다 – 거대한 톱니의 모습이다. 이 영화는 그 톱니를 폭로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대중예술이 해야 할 의무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영화가 그런 의무에 너무 사명감을 많이 가진 탓인지 전반적으로 너무 산만하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다 다루려다 보니, 실비아(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를 중심으로 한 멕시코 불법이민자의 이야기와 돈 앤더슨(그렉 키니어)을 중심으로 한 자본의 속성에 대한 이야기, 앰버(애쉴리 존슨)를 중심으로 한 또다른 판매 고용 노동자(즉, 알바) 및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한 채 따로 논다. 사실 이 영화는 돈 앤더슨에서 시작해 앰버의 주변 이야기로 갔다가, 실비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돈 앤더슨의 회사네 풍경은 ‘에필로그’ 정도에 해당한다.) 이렇게 진행돼 가면서도 중간중간 교차하는 방식이 별로 다소 거칠고, 영화를 지루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한국의 아주 일반적인 관객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을 이슈인 ‘이주노동자’ 문제를 전면에 놓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 면에서 분명 링클레이터의 용기는 박수를 쳐줄 만하지만, 이것을 만드는 방식에 조금만 더 재치와 유머를 섞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실비아가 소 내장제거반 작업실로 따라가며 더도 덜도 아닌 딱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참 보는 사람 가슴 미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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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이쁘더란… 이쁘기론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도 만만치 않다만 사진이 없다.


나는 이 영화가 단순히 “미국 쇠고기 더럽대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는 그 모든 상품들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온 것인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피가 섞여들어간 것인지, 우리의 일상의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모두 정치와 자본주의의 작동의 결과물인지, 다시 한번 깨우쳐주는 그런 영화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단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미행, 감시, 도청당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살해협박까지 받은 사람들의 피눈물이 섞인 핸드폰과, 어린아이가 눈이 멀어가면서까지 만든 축구공, 역시 어린아이가 아침부터 밤까지 공장에서 일하며 만든 운동화와 커피와 면옷과… 그들이 그저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는 사실까지도,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 각자 통찰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영진공 노바리

ps1. 영화가 원래 2006년에 수입돼 그해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됐는데, 영화사로서는 늦게 개봉하게 된 게 한편으로 도움을 받은 면도 없진 않다. 예컨대 그 사이에 폴 다노가 확 떠줬다던가…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소규모나마 개봉이 됐다던가… 물론 폴 다노나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알아보는 사람은 아직 그렇게까지 많진 않다. 게다가 어쨌건 영화가 창고에서 묶이게 되면 그만큼 비용이 올라가고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ps2. 강기갑 의원이 영화를 함께 봤다. 끝나고 기자간담회도 했는데, 열심히 취재를 해놓고 결국 기사를 못 썼다. 그나저나 가까이서 본 강기갑 의원은 초큼… 무서워 보이더란… 실은 이 날, ‘한국의 도축 및 검수 시스템 역시 엉망 아닌가’ 뭐 이런 질문을 하려다가 간이 떨려서 말았다는.

미디어 관련분야 학자들이 해야 할 일

 

다 아시겠지만 조중동이 다음에 기사 공급을 중단하였습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list.htm?linkid=473&dt=1214920060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나 그 결정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 없습니다.

단지, 이 사건은 사회과학자 특히 언론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실험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뭐 다들 아시겠지만…)

과연 2008년 6월 현재 3대 인터넷포털 중 하나와 3대 일간지의 영향력, 어느 쪽이 더 클까요?
대답은 이 실험의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기왕이면 네이버도 같이 넣었으면 더 좋겠지만, 상황이 그렇게는 되지 않으니…

조중동은 자기들이 더 무게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자기들의 힘에 따라 다음이 타격을 받을거라 보겠습니다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 포털에서 뜨는 기사들 중에서 정치관련 기사는 조중동의 인기가 낮고 문화쪽 기획기사(특히 조선쪽의 강점)는 오래 전부터 웹포털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 자리는 블로거들이 만들어낸 포스트들이 주로 대신하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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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네티즌들이 주로 보는 소위 ‘연성’ 기사들(연예인들의 신변잡담, TV 프로그램에 대한 주저리들…)은 오히려 주류매체에서 블로거들의 기사나 인터넷 게시판의 동향을 보고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비중이 비슷비슷하다는 거죠.

따라서 제 예상은 다음이 타격을 약간 받겠으나 그 타격은 별로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모르는 변수들이 많으니 결과가 나와봐야 현재의 지형을 확실히 알 수 있겠죠.

물론 실험을 시작하기도 전이나 실험 도중에 중단될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한쪽이 항복을 하는 거죠.
그때도 어느 쪽이 먼저 중단을 요청하느냐를 보면 대충의 결과는 확인되겠지요.

참, 언론관련 학과에서는 이런 연구 안합니까?

“과연 조중동의 광우병 및 미국쇠고기 관련 보도태도가 정권교체에 따라 바뀌었는가?”

이 문제는 적어도 당사자인 조중동의 주장과 네티즌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주제입니다. 날짜별로 기사를 분석해서 긍정/부정의 비중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면 대답이 나올 수 있을겁니다. 누군가 한번 해주면 확실이 주목 받을 수 있을텐데요.

사회과학자들, 이럴 때 뜨지 언제 뜹니까.
빨랑 연구좀 하셈.

아, 그러는 저는 뭘 해야 할까요.

청소년들에 대한 심층조사는 올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_-


영진공 짱가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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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슐로서, 찰스 윌슨 지음, 출판사: 모멘토

이번에 광우병 문제로 인해서 미국산소고기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위험성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국가는 그런 위험을 통제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기들이 안하고 미국 쇠고기 판매업자들에게 맡기면서 미국을 믿자고(덧붙여 안 믿으면 빨갱이라고) 주장하니 사람들이 뒤집어지는 것도 당연하고요.

하지만 먹거리의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산 쇠고기에도 있고 우리나라 쇠고기에도 있고…
그걸 떠나서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위해서 기본적인 생태조건에서 안드로메다만큼 멀어져버린 현대의 축산시스템 자체가 문제죠.

이 책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는 바로 그것을 다룹니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바로 그 패스트푸드점을 통해서 모든 이야기를 풀어가죠.
이 책은 패스트푸드점 자체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라는 마지막 수도꼭지에 모든 것을 공급하는, 그 배후에 깔린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절감을 내세워 전통적인 농장들을 흡수한 거대축산기업들,
그 와중에 가업을 잃고 일용노동자로 전락한 농장주들…

그 기업들이 운영하는 소 “공장”의 실태, 우유가 아니라 도축장에서 나온 소의 피로 만들어진 우유대체제를 먹고 자라서는 그놈의 “마블링”을 위해서 거의 푸아그라를 만들듯 억지로 성인병에 걸리는 소들, 그 소를 더 빨리 분해하기 위해서 무리하다가 다치고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 비슷한 일들이 감자와 옥수수에 대해서도 일어납니다.

거대축산기업이 공급하는 재료로 다시 거대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진짜 감자튀김이나 치킨너겟보다 더 진짜 같은 맛과 향기를 뿜어내는 패스트푸드를 개발해서 제공하지요. 물론 그 와중에 기존의 지역 먹거리 시스템은 대기업에 흡수되고, 원래 개인사업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이 그저 단순 일용직원으로 전락하고요.

이런 이야기는 원래 <패스트푸드의 제국>이라는 책에서 이미 처절하게 까발린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 책은 너무 두껍고 무거운 내용이라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들도 꽤나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책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가 나온 셈이죠.


패스트푸드의 제국, 참 잘 쓴 책이라는…


이 책은 최근에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조만간 국내개봉 한다죠.

이 책은 <패스트푸드의 제국>을 쓴 저자가 조금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핵심정보만 모아놓은 일종의 다이제스트입니다.
책도 얇고, 일러스트도 있고, 내용도 적지만 전작에서 다룬 중요한 것들은 다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만약 진짜 침착하고 진지하게 현실을 깊숙이 파고드는, 그래서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할 그런 책을 원하신다면, <패스트푸드의 제국>을 보세요. 하지만 짧은 시간에 현대 식육산업의 문제점이 뭔지를 핵심만 쉽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를 보시면 됩니다.  어떻게 보자면 이 책은 패스트푸드 산업의 역사를 짚어가면서 이 산업이 어디서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기 때문에 이 분야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사람들도 꼭 봐야 할 책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최근에 김민선이라는 배우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부위를 수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미국 가서 햄버거를 맛있게 먹었다고 비난받고 있던데,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라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닙니다.


문제의 그 장면.

김민선이 좋다구나 하며 찾아간 햄버거집은 <인 앤 아웃>이라는 곳인데, 기존의 마구 만들어서 인공향료와 착색제로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체인점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체인이죠. 고기도 좋은 것으로만 쓰고, 감자도 진짜로 튀겨내는(그래도 맛있는), 게다가 종업원들은 일용직이 아니라 사회보장까지 되는 정규직으로만 고용하는 곳입니다. <맛있는..>에서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한 패스트푸드 시스템이기도 하지요. (첨부하자면 이 책의 저자도 햄버거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햄버거를 먹지 말자고는 못하고 어떻게든 대안을 찾으려고 한거죠. 저도 같은 유형의 인간이라…) 어쨌든 결론만 말하자면 여기서 파는 햄버거는 SRM이니 뭐니 하는 문제로부터 아마도 햄버거중에서는 가장 멀리 떨어진 셈입니다.

이 체인점에 대한 궁금하시면 건다운 님의 아래 소개글을 보시길.
언제나 몸에 좋은 것은 별로 맛이 없는 경우가 많죠… 패스트푸드 조차도…
http://kr.blog.yahoo.com/igundown/8625

아래는 이 책에 나오는 몇가지 정보의 요약을 인용한 겁니다. 요약의 요약이라는..


패스트푸드를 먹기 전에 기억해야 할 사실 몇 가지

◆ O-157균에 감염된 한 마리의 소가 햄버거에 들어가는 쇠고기 15톤을 오염시킬 수 있다. ◆ 패스트푸드 햄버거 고기 한 덩어리에는 여러 지방에서 온 수백 마리 소의 고기가 섞여 있을지도 모른 다.
◆ 감자튀김, 프라이드 치킨, 치킨 너깃이나 도넛, 쿠키엔 지방 중에서도 가장 나쁜 트랜스지방이 듬뿍 들어 있다.
◆ 청량음료 캔 하나에는 설탕 10 티스푼에 해당하는 당분이 들어 있다.
◆ 패스트푸드에 쓰는 닭의 사료에는 도축장에서 나온 쇠고기 찌꺼기, 심지어 다른 닭의 살 부스러기나 지방, 피와 뼈가 섞이기도 한다.
◆ 양계장의 닭들은 움직이기조차 어렵다. 마리당 공간이 A4 용지만 하다.
◆ 패스트푸드점의 딸기 셰이크에는 딸기가 없다. ‘예쁘고 맛있는’ 화학약품들이 딸기의 색과 맛과 향 을 대신한다.
◆ 향료 첨가제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조금씩 섞어서 만든다. 수많은 첨가제가 혼합되어 있는 음식을 끼니 마다 먹을 경우의 안전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 13살에 비만 상태라면 30대 중반에 과체중일 확률이 90%나 된다.
◆ 10살 아이가 비만해서 당뇨병이 생기면 건강한 아이보다 평균 17년에서 26년 수명이 짧아진다.
—본문 내용 요약 중에서


영진공 짱가

美농무성의 광우병 관련 미친 짓 [LA 타임즈 사설 전문]

<편집자 註: 아래 사설은 미국 LA Times 2008년 6월 19일자 사설 전문과 번역본입니다.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 및 추가협상 논란과 관련하여 참고할 사항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이 사설은 일본과 한국(원문에서는 남한)의 고객들이 더 철저한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정부가 미국의 기준과 자체 검사를 “신뢰”한다고 합의하고 추가협의한 상황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나 오류에 대해서 지적이 있으면 검토하여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미농무성의 광우병 관련 미친 짓

민간기업의 자체질병검사를 거부한 건 소비자 안전망을 거부한 것과 동일

2008년 6월 19일

광우병을 검사하는 테스트가 쓸모없을 때는 언제일까?  미국 농무성에 따르면, 민간기업이 그 테스트를 할 때라고 한다.

적어도 이는 미농무성이 개별 육류생산자가 자체 소도축물에 대한 검사를 행하는 걸 막고있는 근거이다.  연방기관은 현재 고위험도 축우에 대해서 속성 심사에만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크릭스톤 팜즈라는 육류생산자가 하려는 전수검사를 “무용지물”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 특히 일본과 남한같은 외국 소비자들이 미농무성의 랜덤 검사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걸 잘 아는 캔사스의 식육회사는 자신들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검사실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미농무성과 4 년째 투쟁 중에 있다.  현재 미농무성은 100% 정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속성검사를 채용하고 있기에, 크릭스톤은 여전히 자체 도축물에 대해 광우병(기술용어로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이 업체의 고객들은 별도의 추가 검사가 가치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미농무성은 민간의 검사는 불필요하며 그들의 자체 프로그램, 즉 1% 미만의 소에 대해 행해지는 검사가 대중들을 광우병으로부터 적절히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현재까지 미국 쇠고기가 인간변종질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진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선도적인 기업이 동물이나 인간의 건강에 害가 되지 않는 검사를 시행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왜 못하게 하는가?  미농무성은 크릭스톤의 방식에 반대하는 [미국]소고기 산업의 입장을 더 중시하는 듯 하다.  이러한 검사가 시행되면 다른 기업들도 동일한 검사를 하라고 소비자들의 압력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크릭스톤은 첫 소송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미농무성은 항소를 하였고, 판결이 곧 나올 예정이다.  그러는 와중에 미합중국은 크릭스톤 같은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걸 거들지 않고, 대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쇠고기 기준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거나 강압하여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두었다.  최근에 남한의 대통령 이명박과 맺은 거래는 엄청난 거리 항의로 이어졌다.  우리[미국]의 삥뜯기식 쇠고기 외교가 고객 대신 적개심만 벌어들이고 있는 사이에 호주는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고 있는 중이다.

미농무성은 최근 몇 년간 육류기업들이 농무성 안전기준을 충족토록 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 일부터 제대로 마무리 해야 할 것이며 개별 생산자가 고객들이 원하는, 농무성 기준보다 더 상향되고 우수한 안전 기준을 제공하려 하는 걸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http://www.latimes.com/news/opinion/la-ed-madcow19-2008jun19,0,3257268.story ]



USDA mad cow madness


The agency’s refusal to let firms test for the disease denies consumers a safety net.

June 19, 2008

When is a worthwhile test for mad cow disease not worthwhile? According to the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it’s when a private company uses the test.

At least, that’s part of the argument the USDA has been using to keep a beef producer from screening the carcasses of all its cattle, saying that although the federal agency relies on the rapid-screen test for high-risk cattle, the test would be “worthless” in the hands of Creekstone Farms.

Knowing that customers, especially foreign ones such as Japan and South Korea, remain wary of the USDA’s spotty screening program, the Kansas meat company has been fighting the agency for four years for the right to use the state-of-the-art testing lab it built. The rapid-screen test is not completely accurate, but it has been useful enough for the USDA to employ. Creekstone still would not be able to legitimately label its products as free of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the technical term for mad cow disease, but its customers should have the choice of deciding whether the extra screening is worth paying for.

The USDA contends that private testing is unnecessary and that its own program, which tests fewer than 1% of cattle, adequately protects the public from mad cow. This might well be true. There is no known instance of U.S. beef causing a case of the human variant of the disease. But as long as the test presents no threat to animal or human health, why shouldn’t an innovative company give customers what they want? The USDA’s motivation probably has more to do with the beef industry’s opposition to Creekstone: Testing might put consumer pressure on other companies to do the same.

Creekstone won its first battle in court, but the USDA appealed; a ruling is expected soon. Meanwhile, instead of letting farms like Creekstone grow their businesses, the United States has been trying to persuade or strong-arm foreign countries into accepting U.S. beef standards, with limited success. Its recent deal with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led to massive street protests. And while our bullying beef diplomacy reaps enmity instead of customers, Australia is increasing its market share.

The USDA has had enough problems in recent years making sure that companies meet its safety requirements. It ought to get that job done, and not interfere with producers that are going above and beyond to provide the safety standards some consumers want.


영진공 이규훈

임”열사”, 정선희 그리고 나탈리 메인즈(Natalie Maines)

 

어느 우익단체의 간부라는 분이 한 TV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발언이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그 분의 주장인즉슨,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자사의 햄버거에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및 내장을 갈아서 넣는다는 것이다.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실로 엄청난 폭로가 아닐 수 없는데, 일단 한국 맥도날드 측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해당 단체도 그 간부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단체가 워낙 미국쇠고기 프렌들리한지라 그 발언이 실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이런 일련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우리의 네티즌들은 그 간부분을 “열사”라 칭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그 분이 거대 글로벌기업의 치부를 용감히 폭로하였다하여 그리 부르는 건지, 근거도 없이 어거지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가 소위 “자폭”을 하였다하여 그리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 분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지나치게 몰두하셔서 사실확인을 소홀히 하시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한 건데, 열정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에 급급하여 근거와 논리를 무시하면 하루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고 사과까지 해야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그 단체가 이번 일의 교훈으로 느꼈기를 바란다.

하지만 저러다가 혹시 이 일이 잠잠해지면, 맥도날드는 아니지만 미국의 다른 음식점들은 분명히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내장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미국인들은 다 맛있게 먹고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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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최근에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받은 사람 중에 정선희씨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분의 재치있는 말솜씨와 진솔한 태도를 좋아하여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아오던 대중예술인이다.

이번에 그 분이 하였던 문제발언의 의도와 문맥이 실제 무엇을 말하려 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본인이 두 번에 걸쳐서 대중에게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며 사과를 하였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그만두었다.

차라리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설파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면 오히려 이런 결과를 낳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분은 나름대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현재 우리 국민들이 절절히 외치며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발뺌과 변명 그리고 모르쇠 심지어는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가의 높으신 분들이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위 두 분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문득 미국의 컨츄리음악 그룹인 딕시칙스(Dixie Chicks)와 그 그룹에서 보컬을 맡고있는 나탈리 메인즈(Natalie Maines)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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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나탈리, 그리고 마티와 에밀리

그녀들은 텍사스 출신으로 인기 최정상의 컨츄리음악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있었던 2003년에 문제의 발언이 터져나왔다.  런던에서 공연을 하던 중 청중들을 향해 나탈리가 이렇게 말을 한 것이다.

“Just so you know … we are ashamed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is from Texas.”
(저기요 … 우리들은 미국 대통령이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게 창피하답니다.)

미국에서 텍사스 출신이며 컨츄리 음악을 한다는 건 보통 ‘미국을 무조건 사랑하며 미국 백인 중심의 가치관을 노래로 표현한다’는 의미로 통한다.  그런데 그렇게 자랑스런 미국의 세 처녀가, 미국의 이라크침공을 반대하며 자국의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그다지 큰 내용도 없는 위의 발언이 당시 미국내에서 커다란 논란이 되었고, 발언이 있은 다음날부터 엄청난 비난이 그녀들에게, 특히 나탈리를 향해 쏟아졌다.

그래서 며칠 후 나탈리는 사과문을 발표하게된다.
“As a concerned American citizen, I apologize to President Bush because my remark was disrespectful. I feel that whoever holds that office should be treated with the utmost respect.”
(나라를 걱정하는 미국 시민으로서, 나는 부시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사과한다.  나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간에 최상의 존경으로 대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나탈리와 멤버들이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굽힌 것은 아니었다.  사과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함께 들어있었던 것이다.
“While war may remain a viable option, as a mother, I just want to see every possible alternative exhausted before children and American soldiers’ lives are lost. I love my country. I am a proud American.”
(전쟁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엄마인 나는 우리 군인들과 아이들의 생명이 희생되기 전에 모든 가능한 대안들이 먼저 실행되기를 원합니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나는 미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저 사과만 하고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있었으면 대충 잊혀질 수도 있었을 터이지만, 그녀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컸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녀들에게 엄청난 비난과 적대적 행동을 퍼부어댔던 것이다.  CD는 불태워졌고, 노래는 방송되지 않았으며, 여러차례의 살해협박이 가해지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녀들은 생각과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항운동가가 된 것도 아니고 정치에 뛰어든 것도 아니었다.  그녀들의 당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Shut Up And Sing”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직업인 음악에 충실하고 가정에 충실한 엄마로 살아갈 따름이었다.  그녀들은 단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자유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였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을 힘들게 견뎌온 그녀들의 진정성은 마침내 커다란 결실을 맺게 되는데, 2007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포함 무려 5개 부문에 걸쳐 수상하며 화려하게 정상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주변상황에 따라 바꾸거나 숨기지 않고 당당히 표현하며 진정성을 지켜온 그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대중의 환호성을 되찾은 것이다.

지금까지 얘기한 세 분, 아니 다섯 분 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커다란 논란을 야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대처방식은 다르다.  이에 대해 어떤 방식이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는 없겠지만, 나라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사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긴 글을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컨츄리음악 중 가장 신나는 노래의 하나로 꼽는 딕시칙스의 “Sin Wagon”을 준비하였으니 함께 감상해 보아요 ^.^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