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 이 노래가 그 … 그 노래라니!

 

 


 


 


“글리(Glee)”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2009년에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미국내 특히 10대 시청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며 현재 4시즌이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이다.


 


고등학교 합창 동아리 이야기인 이 드라마는 국내에도 많은 팬들이 있는데,


4시즌 에피소드 11, “Sadie Hawkins”편에는 다음 노래가 삽입되어 있다.


 


일단 들어보자.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 한 노랫말인데 멜로디가 많이 다르다.


 


사실 이 노래의 오리지널은 바로 Sir Mix-A-Lot의 …


국내에서는 예전 “유남생” 드립으로 인기를 끌었던 “나몰라 패밀리”의 테마송으로 쓰여져 더 큰 인기를 끌었던 …


“Baby Got Back” 되시겠다.


 


 


 





 


 


 


제목을 번역하자면 “엉덩이가 예쁜 여자” 쯤 되겠고 내용은 그냥 그대로 “난 궁뎅이가 대빵 큰 여자가 좋아” 정도 되시겠다.


 


멜로디와 편곡이 전혀 달라서 같은 노래라고 생각하기 힘들지만, 원곡의 노랫말을 그대로 살렸고 제목도 그대로 같다 썼기 때문에 Glee 버전은 “커버”가 맞다.


 


그리고 오리지널에서는 흑형들이 나와 흥겨운 랩으로 “궁뎅이”를 외쳐대서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Glee 버전에서는 주로 얌전하게 생긴 백인들이 나와서 포크풍으로 노래를 불러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Glee 버전이 실은 2005년도에 이미 누군가가 만들었던 멜로디와 편곡을 아무 동의없이 그대로 갖다 썼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를 보시려면 여길 누르세요. ]


 


 


 




 


 


 


그 누군가는 Jonathan Coulton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 뮤지션인데,


이 친구가 2005년에 만들어서 위 그림에 나오는 앨범에 실었던 그 곡을 Glee 측에서 그냥 가져다가 쓴 것이다.


 


그닥 인기도 없는 뮤지션의 곡을 슬쩍 가져다 쓴 Glee 측은 정작 방송 이후에 죠나단이 항의를 하자,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전달했는데 …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니가 만든 노래를 출연자들로 하여금 다시 부르게 한 건 아무런 법적 위배 사항이 아님 … 그러므로 너님은 너님 버전의 노래가 인기 드라마에 나왔다는 걸로 만족하면 될 거임. 끝.”


이었다.


 


사실 Glee의 이런 슬쩍 갖다 쓰기는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는데,


R. Kelly의 “I believe I can fly”, DJ Earworm 편곡 버전을 그대로 썼다든가,


Cyndi Lauper의 “Girls just want to have fun”, Greg Larswell 편곡 버전을 그대로 갖다 쓴 등의 전례가 있었다.  


 


그러자 이에 뿔이 난 죠나단은 나름의 조치를 취하였는데,


그러니까 오리지널을 커버한 자기 곡을 베낀 Glee 버전을 다시 커버한 것이다.


 


 


 





 


 


 


결국 자신의 곡을 다시 자신이 커버한 꼴인데,


어쨌든 그렇게 해서 그걸 싱글로 발매하여 현재 iTunes 등에서 판매 중에 있다.


그리고 2013년 2월까지의 이 곡 판매 수익금을 Glee와 연관된 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둘 사이에 별다른 일이 없는 듯 한데,


 


최근에 우리도 크라잉넛과 관련한 립싱크 건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표절, 베끼기, 슬쩍 끼워넣기, 훔치기 등 저작권과 관련한 여러 꼼수와 침해행위는 사실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행해지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그걸 가르는 경계와 기준이 모호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고 법에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해서, 남의 노력의 산물을 마구 가져다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법이나 제도 이전에 스스로 삼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래방이 그렇듯 저작물을 사용하고 싶으면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면 될 터인데 왜 자꾸 그걸 굳이 자기 것이라고 우기고 뻗대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영진공 이규훈


 


 


 


 


 


 


 


 


 


  


 


 


 


 


 


 


 


 


 


 


 


 


 


 


 


 


 


 


 


 


 


 


 


“뉴스룸”,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



















뉴스룸(The Newsroom): 미국 HBO 방영 TV 시리즈




“어퓨굿맨(A Few Good Men)”의 원작/각본을 시작으로 “웨스트윙(West Wing)” 제작, “소셜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와 “머니볼(Moneyball)”의 각본 등으로 널리 알려진 아아론 소킨이 제작하는 신작 TV 시리즈.


 


1 시즌은 2012년 6월 24일 시작하여 8월 26일 에피소드 10으로 마무리하였고, 2013년에 시즌 2가 시작될 예정이다.






주인공 윌 맥커보이는 제이레노쇼 같은 뉴스를 만든다고 조롱받기도 하는 진행자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밉보이지 않고 광고 떨어지지 않게 적절히 가십을 섞어가며 그럭저럭 2등정도 하는 MB* 뉴스데스크 진행자 같은 인물.




어느날 패널들과 토론회에 참석한 그에게 대학교 2학년 여학생이 질문을 한다.


“왜 미국은 위대한 나라인가요?”




한 패널은 ‘다양성과 기회가 있는 나라이니까’라고 답했고, 다른 패널은 ‘자유’라고 말한다. 윌은 미식축구팀 뉴욕제트가 있기 때문이라고 농으로 답하지만, 진행자가 다그치자 그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미국은 위대한 나라가 아니에요.




(민주당 패널을 보며) 왜 사람들이 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공화당 패널을 보며)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우리만 자유국가다라고 말할 수 있어? 캐나다도 자유국가야, 일본도, 영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이탈리아도, 스페인도, 호주도! 심지어 벨기에도 자유국가야. 세계 207개국중에 180개 나라가 자유국가라고. 자 아까 ‘미국이 왜 위대하냐’고 물어봤던 친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는 증거 따위는 없어.




비문맹률7위


수학 27위


과학 22위


기대수명 49위


유아 사망률 178위


중산층 수입 3위


노동력, 수출 4위




우리가 잘하는 건 딱 3가지 뿐이야


인구당 감옥가는 비율


천사가 진짜라고 믿는 성인 비율


그리고, 국방비, 2위부터 27위 방위비를 합쳐도 우리가 많아. 그중 25개국은 우방국이고




이게, 20살에 여대생이 책임질 일은 아니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우리나라가 왜 위대하냐고 묻고 있다니 난 도대체 왜 니가 그런 개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요세미티 국립 공원 때문에 위대한가?




위대했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도덕적 이유로 법을 만들거나 폐기도 했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들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지만 그런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우주를 탐사했고, 질병도 치료했어.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별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미국은 더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 








위 대사는 어찌보면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 대입해보자.









한국은 자랑할만한 나라가 아니에요.




왜 사람들이 통합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민주당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박통 시대가 민주주의 시대였다라고 말할 수 있어? 그런 식이라면 조국의 선량한 여학생들을 수없이 강간한 리비아의 카다피도 민주주의 지도자였고 독일의 경제부흥을 이끌어낸 히틀러도 민족주의자이면서 민주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어! 자유당 적통을 이어받은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따위를 할 증거같은 건 없어.




생계곤란비중 15위


영아 사망률 21위


타인에 대한 신뢰 25위


부패지수 21위


국가기관 신뢰지수 32위


소수집단에 대한 관용성 28위


여성 고용율 27위


 


우리가 1등인건 겨우 이런거야


OECD 최저출산률 


평균 노동시간


국가예산중 최저보건지출


인구당 자살률


성별 인구격차




그리고, 국방비, 우리나라 국방비는 2010년 기준으로 280억 달라야, 30조원이라고.




그에 비해 북한은 총 GDP가 280억 달라고 그 중 국방비는 끽해봐야 2009년 기준으로 5200억밖에 안돼. 근데 그런 최빈곤국을 조롱하는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게 신사적이고 당연한 거야? 북한은 이미 20년전부터 게임이 안되는 상대야.




이게 현실이야. 그런 위협과 공포를 우리 2~30대, 88만원세대에게 전가하면 안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투표 따위는, 정치는 관심없다고 말하니 왜 그런 개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




한국이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독재에 항거했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싸웠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집값을 담합해 3억 이하에는 팔지 말자고 부녀회에서 문구를 붙인다거나 장애인 시설이 들어온다고 데모하거나 장애인이랑 놀면 같이 놀림받는다고 놀지말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어.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고 그런 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6.25후 짧은 시간에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가전제품은 1등을 하고 휴대폰도 잘 만들어.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성공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지금처럼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거나 강제하지도 않았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복지 포퓰리즘 떠들지마. 우리가 OECD 꼴등이야.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어? 그리스 GDP대비 복지비율보고 다시 말해봐.


대한민국이 이렇게 자유롭게 투표하게 된게 언젠줄 알아? 겨우 25년 전이야.


1987년 그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나가고 나서야 간신히 민주주의의 기본이랄 수있는 투표권이 생긴거야.




대기업이 먹여살려? 대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을 모독하지마.


차관 받아 준 걸로 국내 땅투기, 사채놀이하면서 불린 돈으로 정경유착해가면서 배불린 돈이 노동자에게 제대로 돌아온 적은 없었어. 우린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




미국이 위대한 나라인지 알 길은 없다.


내가 그저 부러운 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낼 줄 알고 그걸 방송으로 낼 용기와, 능력과, 자유가 있는 나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이다.




오해다, 그게 아니다, 나와는 상관없다, 잘 알아서 할 거다, 법대로 하면 된다, 내가 아니라면 그만이다 ……




적어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런 말 안 듣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영진공 그럴껄


































































“퍼슨 언노운”(Persons Unknown, 2010), 사라진 건 사람만이 아니다





퍼슨 언노운(Persons Unknown, 2010)

NBC의 2010년 여름용 떡밥이자 한철 장사로 안성탕면인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영문도 모른 채 납치당한 7명의 남녀가 절대 탈출할 수 없는 마을에 갇힌다는 스토리 라인은 당연히 ‘로스트’나 ‘큐브’를 적당히 얼버무린 아류작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점을 제작진도 충분히 통감하고 있었을 터 당 작품이 차별화로 내세운 것은 포스터와 드라마 인트로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CCTV다. 하지만 초반에만 잠깐 반짝할 뿐 CCTV란 놈을 4번타자로 내세울 만큼 맛깔나게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남자든 여자든 홀려버리는 최종병기 여주인공

당 작품은 납치당한 7남녀의 눈물겨운 마을탈출기와 이들을 납치한 조직을 파헤치려는 신문기자의 이야기라는 두 개의 이야기를 축으로 하여 진행한다. 그러므로 당 작품의 매력포인트는 마을이란 공간의 기기묘묘 독창발랄한 설정, 납치 목적에 관한 기발한 인과관계, 배후세력의 범접할 수 없는 절대권력의 포스를 묘사하는데 있다 하겠다.

하지만 처음부터 떡밥만 냅다 뿌려만 놓지 그 무엇하나 제대로 완성도 있게 그려내질 못한다. 초반에 초현실적이며 철저하게 통제되어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 마을은 후반으로 가면 개나 소나 들락거리는 평범한 공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혹자에 의하면 원래 Sci-Fi 채널에 납품하려 했던 것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1/3은 Sci-fi스럽고 2/3는 NBC스러운 웃기는 짬뽕이 되었다.


왜 이들이 선택되었으며, 왜 7명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 납치목적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으며 배후 세력도 세계를 쥐었다 폈다 하는 무시무시한 집단이라고 하는데 하는 걸 보면 아마추어 집단이 따로 없으니 내가 다 안쓰러워진다.


이렇듯 드라마가 진행되는 행색을 보노라면 보면 감독은 시즌 10까지는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지만 정작 총 13편으로 제작되었으며 꿋꿋이 모두 보고나면 머리와 마음이 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당 작품이 여름에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진공 self_fish



 


 


 


 


 


 


 


 

DSLR 촬영의 새 역사 2편, Then Why?

* 1편에서 계속 * 


Then Why?
그런데 대체 왜, 전문촬영장비로는 수많은 단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하우스 제작진은 5DmkII를 사용했을까요.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큰 사이즈

지난 번 글에서 언급했듯 5DmkII는 영화필름기준으로는 오버사이즈의 거대한 센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두가지 특징을 가져다 주는데 훨씬 얕은 피사계심도와 빛에 대한 뛰어난 감응성입니다. 저조도 촬영능력은 사실 1DmkIV가 더 뛰어나지만 더 큰 센서의 5DmkII가 제공하는 심도의 잇점이 하우스의 스타일과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어두운밤,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좁은공간은 자연스런 조명이 거의 불가능한 조건입니다. 하우스가 처음 생존자를 찾으러 플래시라이트 하나만 가지고 잔해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DSLR의 능력을 발휘하기 좋은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장면은 실제로 플래시라이트의 간접조명이외에 약간의 전체조명만을 더해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촬영에서도 DSLR의 향상된 감광력은 같은 화면을 위해 동원되어야할 조명의 양을 훨씬 줄일수 있습니다. 


5DmkII의 대형센서가 제공하는 얕은 심도가 도드라지는 장면이 많은 에피소드였습니다.
하우스 에피소드를 몇개 못봤지만 대부분 캐릭터들과 객관적이고 쿨한 거리를 두는듯한 접근이 많았던데 반해 이번화는 인물의 감정에 깊게 들어가는 장면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도 평소보다 더 인물에 밀착된 심도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번 화의 주요공간은 아니었지만 하우스의 배경이 되는 병원씬들도,
 전혀 이질감없이 잘 묘사되었습니다.
 

2. 작은 사이즈

영화필름 사이즈의 이미지 센서를 가진 카메라들이 DSLR뿐만은 아니지만 그들중 DSLR이 가장 작은 사이즈입니다. 사이즈가 작다는것은 휴대가 간편하다는 의미뿐 아니라 촬영에 동원되는 모든 부가장비와 인원도 줄일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사이즈가 작아진 촬영 및 조명팀의 기동력과 적응력이 대단히 증가하게 되지요.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배경으로 한 하우스의 이번 에피소드에는 작은 카메라와 장비의 기동력이 대단히 유효했습니다.
 


어차피 제작비용은 별 문제가 안되는 프라임타임 유명드라마인데 충분히 어떤 카메라로도 촬영가능한 상황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 물론 그럴수도 있습니다만 제임스 카메론이라 하더라도 제작비용을 무한대로 쓸수는 없는 법이고 누구든 비용을 절감하는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작아진 촬영장비로 얻어질수 있는 유연성과 비용절감효과는 생각보다 대단히 크고, 이번 경우에 특히 유효했습니다. 영화제작 스토리중 이와 비슷한 유명한 경우가 바로 인디아나 존스 죽음의 사원(Temple of Doom) 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생이었던 제 손에 땀을 쥐게하고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들었던 ,
탄광차 추격장면.  대놓고 롤러코스터 액션을 선보인 명시퀀스이죠.
 

오스카 시각효과상 8개(9 개인가?)를 받은 시각효과계의 전설 데니스 뮤런옹 입니다.
 (오리지널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거쳐 어비스의 CG 물 생명체, T2의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쥬라기공원의 CG공룡까지 영화역사상 시각효과의 이정표가 되는 영화는 거의 모조리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2편 죽음의 사원의 메이킹영상을 보다 보면 데니스 뮤런이 탄광차 추격신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첫 말이 ‘우리는 예산이 빡빡했어요’ 입니다. -_-;

’80년대 최고 블럭버스터 프랜차이즈중 하나인 인디아나 존스도 빠듯한 예산내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는것이죠. 가장 비싼 시퀀스가 될 탄광차추격신은 배우들이 탄 실물 탄광차와 미니어쳐 시각효과가 함께 쓰여져야했는데 (CG 시대 한참 전이라서) 시각효과의 방법론을 정해야하는 뮤런은 결국 카메라의 크기가 전체 비용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의 크기에 따라 미니어쳐 터널의 크기가 맞춰져야하고, 미니어쳐 제작비용이 그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변할수 있다는걸 간파한 것이죠. 

 
그래서 그는 거대한 기존 영화필름 카메라 대신 니콘 필름카메라를 개조해서 사용하기로 합니다. 카메라의 뒷면을 뜯어내서 영화필름의 셔터와 필름메커니즘을 장착한 미니 영화카메라를 만들어낸 것이죠.

스틸 카메라 사이즈로 작아진 덕분에 미니어쳐 터널의 크기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수 있었고, 같은 비용으로 훨씬 길고 다양한 터널과 열차 트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필름 사이즈는 그대로인데 미니어쳐는 실물크기에서 많이 줄었기때문에 같이 얕아진 피사계심도를 보상하기 위해 조리개를 최대한 닫고, 다시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셔터스티드를 아주 늘려야 했기 때문에 실제 탄광차는 아주 천천히 와이어로 움직이며 촬영되었습니다.

완성장면의 속도감은 완전히 구라인것이죠.

이 제작기의 압권은 터널의 제작 방법입니다. 크기가 줄었기 때문에 스치로폼같은 재료로 암석터널을 조각해서 만드는 대신 알루미눔 포일을 구긴뒤 적당히 색칠해서 터널을 만들수 있었답니다.

뮤런은 $1.98 어치 호일을 구입해서 썼다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작아진 카메라 – 작아진 미니어쳐 의 사이즈가 제작비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최소비용으로 낸 최대효과라 할수 있죠. 

 

미니어쳐 쇼트, 윌리, 인디아나 인형.
탄광차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좀비가 되어버렸네요.
스톱모션으로 조금씩 움직임을 줬습니다.


완성된 장면의 하나.
용암강 위로 지나가는 탄광차 궤도는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지만 ,
정말 스릴 넘치는 액션이었습니다.
ILM과 데니스 뮤런은 이 영화로 오스카 시각효과상을 탔습니다. 

삼천포로 빠진 감이 있는데 인디아나존스의 예는 카메라 사이즈 이야기 뿐 아니라 제한된 리소스만을 가지고 원하는 영상을 얻어내기 위해 시각효과디자이너들이 가져야하는 창의성의 좋은 예이며, 이러한 창의성과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벗어난 참신한 시도는 비단 시각효과뿐 아니라 제한된 리소스로 가장 그럴싸한 영상을 얻어내야하는 영상제작자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자질이기도 합니다.

5DmkII의 사용은 바로 그러한 참신한 시도의 좋은 예입니다.  스토리와 장소가 요구하는 최적의 솔루션에 마침 캐논의 프로 스틸카메라가 조건을 만족해 준것입니다. 


촬영에 사용된 5DmkII A카메라.
B와 C까지 모두 세대가 사용되었으며,
A와 B는 포커싱을 위한 부가장비와 모니터등이 갖춰진 형태,
그리고 ‘닌자캠’이라고 불렸다는 C카메라는 뷰파인더외의 부가장비 거의 없이,
 손으로 들고 찍는 카메라였다고 합니다.
 

 
임팩트 있는 시즌 마지막화를 위해 거대한 세트와 대단한 물량이 동원된 에피소드 촬영에 ,
저예산 프로덕션에나 어울릴법한 DSLR만 사용되었다는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촬영감독 Gale Tattersall의 인터뷰에 따르면 5D의 선택은 이번 화의 스토리와 배경에 가장 적합했기때문이며 지금으로는 또 다른 에피소드를 5D로만 촬영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작은 사이즈의 카메라가 유용한 촬영에는 계속 사용할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구요. 

한 레드카메라 유저의 불평

[ http://reduser.net/forum/showthread.php?t=43987 ]


RED카메라의 유저포럼에 위와같은 글타래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우스가 5D로 촬영된다는 소식에 짜증난다며 올린 글이죠.

그의 요지는 ‘DSLR 영상촬영은 뭘 모르는 사람들이 흥분해서 생긴 인터넷의 유행일뿐이고 하우스의 촬영감독은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 무식한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처음 열거한 DSLR의 단점을 생각하면 프로페셔널한 상황에서 사용한다는건 아주 용감무식한 일일뿐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하우스가 방영되어 캐논카메라 사용이 화제가 되면 DSLR로 그 어떤것도 촬영가능하다는 미신이 더 퍼질 것이라는 걱정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2만불을 주고 구입한 레드카메라로 영상촬영일을 하는 그 유저는 자신의 클라이언트가 ‘$2500짜리 캐논 DSLR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상을 찍을수 있다는데 그걸로 쓰지그래?’하며 사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 통에 이미 신경질이 나있는 참이었습니다. 예상가능하듯 그후 글타래는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목소리와 반대의견이 치고 박다가 모더레이터에 의해 잠겨져버렸습니다.

5D의 사용을 불평하는 의견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제가 열거한 단점들은 상황에 따라서는 결정적인 하자가 될수 있는 심각한 제약들이고, 그런 디테일을 잘 모른체 제작비용절감만 관심있는 투자자나 프로듀서들이 Red 대신 5D로 촬영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버리는것도 창작자들에겐 아주 골치아픈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우스를 보고난 후 ‘하우스도 5D를 쓰는데 고작 우리 회사 홍보영상에 왠 RED카메라냐’며 회사벽돌건물배경으로 인터뷰영상 찍자고 우기는 클라이언트를 만날 가능성이 커질테니까요.

그러나 이번 하우스 에피소드의 사용이 유행에 편승한다는 유치한 이유로 무리수를 둔것이라는 비난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시청한 후의 감상은 촬영감독의 말대로 아주 적절하고 뛰어난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작은 바디에 큰 센서라는 새로운 영상카메라의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지금 DSLR이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시장의 반응을 본 이상 좀더 비디오제작에 최적화된 새로운 카메라들이 속속 등장할테고 DSLR의 사용은 금방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세에 뒤질세라 아직 한창 개발중인 컨셉을 급공개한 소니. APS-C센서와 소니 E마운트렌즈를 사용하는 캠코더입니다. 아마도 DSLR의 단점을 대부분 커버할테구요.

캐논과 니콘 등 각 렌즈 마운트에 맞춘 캠코더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영상촬영에는 DSLR을 금방 대체할테고 특히 5D의 대형센서를 가진 캠코더가 나오면 정말 대히트 할겁니다.

그러나 그 잠깐의 틈새기간에는 DSLR로 제작된 프로페셔널 영상들이 계속 화제를 만들어내길 기대해봅니다. 

 
5DmkII로 촬영되어 칸느에서 공개된 장편영화 ‘Road to Nowhere’.
그 레드카메라 사용자 더 신경질 나게 생겼습니다. 

심심한데 하우스나 한 편 찍어볼까나 …

당연한 소리지만 아쉽게도 5DmkII가 있다고 하우스 시즌피날레를 만들수는 없습니다.

훌륭한 각본과 연출, 연기와 세트디자인, 조명 등 모든 요소들이 일단 훌륭하게 갖춰진다면 정말 똑딱이 카메라로 찍어도 어느 이상의 퀄리티는 나올만큼 이들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그 기반위에 능숙한 촬영팀의 손으로 다뤄진 5DmkII는 DSLR의 동영상 기능이 가진  단점을 부드럽게 우회하여 평소 사용하는 몇십배, 몇백배 가격대의 촬영장비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하우스 시즌피날레는 DSLR 영상촬영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만큼 좋은 스토리를 비롯한 영상제작의 기본요소가 얼마나 중요하고 힘이 있는지를 다시 확인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영진공 노타입

 

DSLR 영상촬영의 새 역사, 하우스 시즌6 피날레 ‘Help Me’




미국시간으로 지난 5월 17일,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습니다.
새로운 역사야 과장이고, 그날은 인기드라마 하우스의 시즌6 마지막회 22화 ‘help me’가 방영된 날이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22화는 캐논의 EOS 5D마크2로 촬영되었습니다. 그것도 일부가 아닌 드라마 전체를 세 대의 5DmkII로 찍었다는것이죠.  5D가 전문가를 위한 장비라 할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스틸카메라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고예산 프로덕션을 위한 제작비를 쏟아 부은 뒤 막상 촬영은 캐논 똑딱이의 동영상기능으로 했다는것 만큼이나 좀 황당하게 들립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보게되면 황당하게 훌륭합니다. 첫 2분 프로모션 영상을 보시죠.




아쉽게도 720p HD 유튜브 영상은 아니지만 얼핏보아도 평소 정통 수퍼35mm 필름으로 촬영되왔던 여타 에피소드와의 이질감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주 얕은 피사계심도를 이용한 샷디자인들은 눈에 띄지요. 수퍼35mm보다 더 큰 센서를 지닌 5DmkII의 강점이 발휘된 지점입니다.


저는 하우스를 그전에 보지 않아왔던지라 마지막회가 방영되기전 하우스의 팬인 친구에게서 주요 캐릭터들과 배경에 대한 설명도 듣고 fox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6편을 챙겨봤습니다. 드라마라고는 Lost만 보아왔던지라 하우스의 재미도 색다르더군요. 하우스가 워낙 유능한 의사이다보니 맥가이버나 콜롬보 느낌도 좀 나고 말이죠. 5D 사용 전에도 이미 얕은 심도를 즐겨쓰는 촬영스타일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22화를 아이튠스에서 HD 버젼으로 구입해서 봤습니다. (당일 방송은 놓쳤습니다)



일단 재미있었습니다. 시즌 마지막 회이다 보니 물량도 많이 투입되고 스토리도 훨씬 밀도있는것이 전반적인 퀄리티가 평소보다 좋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스틸카메라의 동영상기능으로 촬영된 유명 인기드라마는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보자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시청은 금방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그냥 스토리의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일단 다 보고 난후에야 다시 관찰을 위해 몇번을 봤네요. 그래서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그러면 하우스의 케이스로 DSLR 영상촬영의 단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도 불구하고 필름이나 다른 하이엔드 비디오장비 대신 사용할 만큼의 메리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Why Not? 






1. 어쨌든 스틸카메라


당연한 태생적한계인데 DSLR은 스틸용 전문카메라라는것은 모든 기능이 스틸촬영에 최적화되었고 동영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순히 오토포커스와 자동노출등에 의존해 한손으로 여유있게 찍는 캠코더에 비해 불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프로들에게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제약이 있는데 프로용 캠코더에 포함된 수많은 고급기능들 (노출과다나 부족을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기능,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카메라내에 장착된 ND필터, 커스텀세팅 저장, 사운드 장비를 위한 XLR 오디오 입력, LANC 리모콘 입력단자 등등)이 전무하므로 이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아주 쓰기 힘든 물건이 되고 맙니다. 




또 한가지 DSLR에 사용되는 렌즈가 모두 스틸용이라는 것도 큰 단점인데 많은 스틸렌즈의 경우 조리개가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는 대신 분절적으로 동작합니다. 스틸을 찍을때야 어차피 적절한 조리개값을 정하고 한순간만 포착하면 되기에 문제가 안되지만 연속적인 순간을 기록하는 동영상촬영도중 조리개값을 조절할땐 갑자기 화면 밝기가 분절적으로 변화되는것이 보이겠죠.

이는 조리개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저가의 줌렌즈에는 특히 치명적입니다. 망원에서 광각으로 줌아웃하면 탁탁 소리와 함께 화면밝기가 뛰는것이 보이죠. 뭐 프로페셔널이면 저렴한 렌즈를 쓰지는 않겠습니다만.



하지만 고급 렌즈도 피할수 없는 단점이 있으니 소위 ‘숨쉬기 breathing’이라 불리는 현상입니다. 비디오를 찍을때는 초점거리를 바꿔도 화각이 변하지 않는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합니다만, 스틸렌즈의 경우 디자인상의 한계인지 포커스를 바꿀때 화각도 미세하게 바뀝니다. 그냥 포커스 상대만 바꾸려 했는데 줌인이나 줌아웃이 같이 되어버리는거죠.



 










줌렌즈도 아닌 단렌즈 50mm 프라임의 숨쉬기 현상.

오로지 동영상에 쓰려니 불거지는 문제점.

그래서 스틸렌즈의 한계를 넘기 위해 zeiss등에서는 시네마 스타일의 렌즈를 캐논의 EF마운트에 맞춘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도 하고, 또는 캐논 DSLR의 EF 마운트를 시네마렌즈용인 PL마운트로 개조해주는 서비스도 나왔습니다.




 



자이쯔의 컴팩트 프라임cp2.

일반 스틸이 아닌 시네마용 디자인으로 EF 마운트를 위해 나왔습니다.

개당 $3900, 혹은 한꺼번에 단돈 $27400만 내면 살수 있는 절호의 찬스 … (응?)








시네마 렌즈 사용을 위해 미러구조도 드러내버리고 PL마운트로 개조된 7D에
Cooke 렌즈를 달고 사용하는 모습.
Cooke렌즈는 개당 $20000대이니 배보다 큰 배꼽의 가장 확실한 예가 아닌가 싶네요.






스틸렌즈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저렴한(?) 솔루션이 있음에도 이번 하우스의 촬영에는 캐논의 스틸렌즈만으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 http://www.videography.com/articlefeatures/95134 ]

촬영감독인 Gale Tattersall은 별 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순수하게 캐논렌즈만 사용했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하는데, 포커싱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하면서도 그렇게 한 이유로는 캐논의 스폰서쉽이 크지 않았나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무튼 결과는 여전히 훌륭하니 윈윈 전략이었구요. 



2. CMOS센서 


CMOS센서는 CCD를 대신해서 비디오와 스틸 촬영 모든쪽에 점점 사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RED사의 Red One이나 이후 나올 Epic등에 사용된 센서도 모두 CMOS타입입니다.

그런데 CMOS에 치명적인 한계 (아… 치명 참 많이 나오는 중) 가 있으니 바로 rolling shutter이라 불리는 현상입니다. 원래 필름카메라의 회전하는 반원형 셔터에서 유래한 이 rolling shutter라는 말은 CMOS카메라에서는 화면의 기록이 전체적으로 일시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순차적으로 이뤄진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필름카메라 역시 화면의 기록이 회전형 셔터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이뤄지는데 물리적으로 이뤄지는 필름카메라와 달리 CMOS센서의 경우엔 이 현상에 빛의 회절현상같은 간섭이 없기때문에 오히려 그 특징이 더 도드라집니다.

즉, 한 화면에 딱 하나의 순간이 기록이 아니라 1/2000 초든 얼마든 시간의 흐름이 있게 되고, 화면 상의 움직임이 충분히 빠르면 왜곡이 일어나고 맙니다. 









롤링셔터 현상의 가장 흔한 예인 빠른 팬(pan)시 나타나는 대각선 현상.

지금 갖고 계신 카메라가 CMOS센서라면 스틸이든 캠코더든 상관없이

 이 현상을 볼수 있습니다.

흔들어 보세요. 




CMOS센서의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Red One을 비롯한 비디오 카메라에 점점 많이 쓰이는 이유는 롤링셔터의 속도가 빨라서 비디오에 좀더 최적화 되었고, 애초에 롤링셔터의 단점이 부각되게 만드는 촬영습관이나 상황이 주로 아마추어적이며 또 저렇게 대놓고 보여줄 목적이 아닌 이상 생각보다 롤링셔터 현상이 눈에 거슬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DSLR의 CMOS센서가 좀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디오용 센서보다 느려서 저런 흐물거림이 나타나기가 더 쉽다는것이구요. 센서자체의 한계이기때문에 조심해서 찍는것과 적절한 용도에 맞는 장면에만 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3. Aliasing (계단현상)과 모아레 패턴 


가장 심각한 단점이라 할수 있는 것인데, 역시 DSLR센서가 동영상용이 아닌 점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벽돌건물을 찍은 영상인데 벽돌부분에 요상한 패턴이 물결치듯 나타나는것이 모아레현상입니다. 벽돌처럼 반복적이고 작은 패턴대신 가느다란 선을 찍을 경우엔 계단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지요. 이런 문제가 나오는 이유는 DSLR센서로 동영상을 촬영할때 센서의 모든 픽셀을 사용하지 않아서입니다.

제 550D만 해도 18메가픽셀 스틸이미지를 촬영합니다. 센서는 가로 5000픽셀이상인것이죠. 그러나 동영상은 1920픽셀만 필요합니다. 카메라의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충분히 빠르다면 센서의 전체 픽셀을 다 사용하여 이미지를 캡쳐한뒤 1920폭으로 보간법을 사용해 줄이겠지만 스틸카메라는 그만한 데이터를 가공할 하드웨어가 갖춰지질 않았기때문에 픽셀을 건너뛰어 기록하는 꼼수를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픽셀을 건너뛴 폭보다 더 작은 패턴을 촬영할때 충분한 샘플링이 이뤄지지 않아서 저런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그로인해 벽돌건물, 지붕타일, 특정 옷감등 미세한 패턴을 보이는 피사체의 촬영이 아주 어려워집니다. 역시나 하드웨어의 한계이기때문에 조심해서 적절한 피사체만 찍는 수 밖에 없습니다. 



4. h264 저장포맷


Aliasing과 함께 가장 심각한 단점 또 하나입니다. 캐논 DSLR은 8비트 색공간의 h264 코덱으로 동영상을 저장합니다. h264은 블루레이디스크, AVCHD 캠코더 등 많은 영상기기에서 사용되는 고효율의 훌륭한 코덱입니다만 최종전달매체로 적합하지 최초기록매체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마치 프로 사진작가가 RAW대신 JPEG으로만 촬영해야하는 상황과 비슷하지요.

JPEG이 나쁜건 아니지만 많은 보정과정을 거쳐 다듬고자하는 경우 최초기록은 최대한 많은 정보가 보전된 포맷이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8비트의 고압축 동영상 포맷의 사용은 필름이나 10비트이상 무압축 포맷으로 촬영하던 프로들에겐 상상할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MPEG2를 사용하는 HDV등도 비슷한 한계를 가집니다만 이들은 애초에 압축된 포맷을 사용하는 비디오프로덕션용이고 프로 캠코더들은 대부분 HDSDI나 HDMI를 통해 신호를 전송할수 있어서 압축이전의 데이터를 외부장비에 기록하는 우회가 가능합니다. (심지어 HV20도 HDMI를 통해 가능합니다. )

그러나 캐논 DSLR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는데 바로 다음 단점 때문입니다. 



5. HDMI 아웃과 포커스 맞추기


캐논 DSLR들은 HDMI 아웃풋 단자가 있습니다만 역시 스틸 사진을 HDTV에서 열람하기위한 것이 첫째 목적이었을 뿐입니다. HDMI는 촛점 맞추기와 무압축 신호 기록이라는 두가지 영역에서 아주 유용할뻔 했습니다. 



무압축 고화질 영상의 기록은 위에서 언급했고 촛점맞추기에 대해 생각해보죠. DSLR은 아이피스를 통해 육안으로 포커스를 확인하며 촬영하는것이 기본입니다. 무한 해상도이고 가장 정확하지요. LCD를 통해 포커스를 가능케 해주는 라이브뷰 모드는 순전히 악세사리 기능입니다.

가로 5000픽셀 이상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찍는데 고작 720×480정도의 LCD창은 촛점을 정확히 잡는데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건 이해가 쉽습니다. (확대해서 촛점을 확인하는 기능은 있습니다) 1920×1080의 HD영상의 경우엔 그래도 좀 더 유용해집니다만 역시 HD해상도의 모니터로 촛점을 확인하는것이 훨씬 좋겠지요. 미러를 내릴 수 없기때문에 어차피 아이피스를 사용하는것은 불가능하구요.  




이런 상황에서 HDMI포트가 1080p 신호를 내보낼수 있다면 두가지 문제가 해결가능합니다. 신호분리기로 HDMI신호를 하나는 촛점확인용모니터에, 하나는 기록장치에 물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우선 이미지 프로세서가 하나만 달린 5DmkII와 550D는 촬영이 시작되면 HDMI가 480p의 해상도로 떨어져 버립니다. 프로세서가 압축과 HDMI 신호보내기를 동시에 감당 못하는것이죠.

듀얼프로세서가 달린 7D와 1Dmk4는 촬영이 시작되어도 저해상도로 떨어지진 않습니다만 HDMI신호가 완전한 1080p 가 아닌 1600×900쯤 되는 어중간한 해상도이고 LCD상의 모든 디스플레이 글자들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디스플레이를 다 꺼도 촬영중이라는 빨간원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더구나 HDMI를 물리면 촬영시작과 동시에 카메라 본체의 LCD는 꺼집니다. 지금은 그나마 480p라도 좀더 큰 LCD화면으로 촛점을 맞추기 위한 용도 정도로만 사용중입니다. 캐논이 일부러 사용자를 골탕먹이려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촛점확인을 위한 여러가지 장비들.

LCD를 2배 3배율로 보게 해주는 캠코더 스타일의 뷰파인더, 혹은 HDMI에 연결된 모니터. 그것을 보며 촬영자 자신이 혹은 전문촬영팀의 경우 대부분 포커스를 담당하는 스태프(focus puller)가  촛점을 조정합니다. 




6. 오디오 녹음


어차피 전문장비로 현장음이 녹음되고 대사는 후시녹음도 많은 프로덕션에겐 별 문제는 안됩니다만 DSLR의 오디오 기능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카메라에 오디오 인풋 단자가 있어서 내장 모노마이크 대신 고음질의 마이크장착이 가능한것은 좋지만 문제는 카메라에 항상 AGC – automatic gain control이 작동한다는것입니다. 주변의 소리에 따라 자동으로 녹음 레벨을 변화시키는 기능은 간편한 동영상촬영엔 좋지만 프로페셔널 오디오 녹음엔 아주 안좋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지면 감도가 상승해서 주변의 미세한 잡다한 노이즈를 다 녹음해버리는 문제가 생기죠. 다행히 5DmkII는 청원운동의 결실로 나온 24fps 지원 펌웨어 업데이트시 AGC를 끌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기타 캐논 DSLR도 나와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Then Why?



그런데 대체 왜, 전문촬영장비로는 수많은 단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하우스 제작진은 5DmkII를 사용했을까요.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영진공 노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