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입자”가 뭐임? 먹는 거임??

 

 

 

 

 

 

 

세상은 뭘로 만들어졌을까를 풀어내면 세상의 법칙을 알 수 있을까요?
말하자면 신의 법칙, 그걸 알 수 있을까요?

 

뉴튼이 고전 물리학을 만들었을 때 인간은 미래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죠.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현재 속도를 측정하면 몇 분 후에 어느 위치에 도달한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하지만 뉴튼의 고전물리학이 우리 일상생활의 차원에서는 딱 들어맞지만,

우주적 차원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때, 짜쟌, 아인슈타인이 나와서 상대성 이론으로 우주적 차원을 설명하지요.

 

 

 

 

근데 또 문제가 생깁니다.

 

실험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자 단위까지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자,
상대성 이론이 미시 세계에서는 들어맞지 않는 거지요.

예를 들어, 아래의 이중 슬릿 실험 같은 거지요.

 

 

 

 

 

위 영상은  “What the Bleep Do We Know!?: Down the Rabbit Hole”(2004) 

 http://youtu.be/ktE_BaTVyiQ  이라는 다큐에서 잘라낸 부분인데,

그 다큐는 결말이 좀 어처구니 없다는 …

암튼 이런 때 양자 역학이 나타나서 이 미시 세계를 설명하지요.
양자 역학은 정말 너무 오묘하고 이해불가능해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게 그 예지요.

 

 

양자역학에 의하면, 미시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그 사건이 관측되기 전까지는 확률적으로밖에 계산할 수가 없으며 가능한 서로 다른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슈뢰딩거가 제안한 이 사고 실험은 우연적으로 일어나는 미시적인 사건이 거시적 세계에 영향을 미칠 때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하나의 패러독스로서 거론된다.

 

이 사고 실험에는 알파입자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한다. 고양이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에 들어있고, 이 상자는 독가스가 들어있는 통과 연결되어 있다. 독가스는 벨브에 가로막혀 상자 속으로 들어갈 수 없으며, 독가스가 든 통 역시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되어 벨브가 열리는지 볼 수 없다. 이 벨브는 방사능을 검출하는 기계 장치와 연결되어 있는데, 그 기계 장치는 라듐 등이 붕괴하며 방출한 알파입자를 검출하여 벨브를 연다.

 

벨브가 열린다면 고양이는 독가스를 마셔 죽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 라듐은 단위 시간 당 50%의 확률로 알파붕괴하도록 세팅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단위 시간이 흐른 후에 고양이는 50%의 확률로 살아 있거나 죽어 있을 것이다.

 

출처: 위키백과, “슈뢰딩거의 고양이” 

 

 

 

 

근데 세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이렇게 여러가지여도 될까요?

게다가 이전에 확인되지 않던 물질의 기본 구성 요소가 과학자들에 의해 속속 발견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분자, 원자, 전자, 핵 … 뭐 이 정도였는데,

핵을 쪼개니까 양성자, 중성자 … 요걸 또 쪼개니까 쿼크가 나오고,
또 쿼크들을 묶어주는 중간자들이 나오고 … 쿼크도 종류가 다양하고,
뭐 이것저것 많더란 말이죠.

 

그런데 과학자들은 얘네를 본 적이 있느냐?
한 번도 없어요. 그냥 실험 결과 수치상으로 나올 뿐이죠.

 

암튼 이 정도까지 가다 보니 새로운 힘들이 발견됩니다.
그 전에는 중력과 전자기력 뿐이었는데 미시 세계로 내려가니까
이 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주거나 밀어내는 힘들이 있단 말이죠.

 

 

 

 

그걸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이라고 부른대요.
핵폭탄 만드는 원리입니다.

 

여튼 그래서 세상에는 네 가지 힘이 존재합니다.
중력, 전자기력, 강력, 핵력.

근데 이 힘들에는 공통점이 없어요.

 

세상을 설명하는 이론도 다 다르고
세상에 존재하는 힘들도 다 다르면 이게 뭐 일케 복잡해!

 

오캄의 면도날. 단순한 게 정답이다!!!
… 라는 취지로 아인슈타인이 이 모든 이론과 힘들을 하나의 이론 안에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게 일명 통일장 이론이지요.

 

그래서 이 취지 아래 과학자들이 연구를 합니다.

하다보니 물질의 구성요소는 총 17가지.

중성미자, 경입자, 업 쿼크, 다운 쿼크 등등등 많고
네 가지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이 다 있더라 … 뭐 그런 것이죠.

 

게다가 우리는 4차원의 공간에 살고 있는데(3차원+시간),
위의 여러가지 이론을 하나로 합치려고 하니 4차원으로는 해결이 안 돼요.

그래서 수학적인 해결을 위해 차원을 하나씩 늘리다 보니,
이 통일장 이론에서는 11차원이 등장합니다.

 

 

 

 

결국 세상은 17가지 기본 입자와 11가지 차원으로 이루어졌다!!!!
… 는 게 바로 이 이론이고 이 모델을 표준 모형이라고 부른다네요.

 

문제는 17가지 기본 입자 중에 마지막 하나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입니다.

 

입자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라는데,
과학자들이 여러가지 방정식을 만들고 실험을 했는데,
저 입자들에는 질량이 없어야 계산이 떨어지는데,

실제로는 질량이 관측된단 말이죠.

 

그래서 그럼 질량을 매개하는 입자도 있지 않겠느냐 상정하고,
계산기 두드리니까 이론적으로 맞는 겁니다.
근데 발견되질 않는 거죠.

 

그래서 노벨상 받은 어떤 과학자가 십여년 전에 이 과정을 책으로 썼는데요.
책 제목이 갓뎀 파티클. 좆같은 입자였던 거지요.
하도 안 나타나니까 갓뎀이라서.

 

근데 출판사에서 이 갓뎀을 갓으로 바꿔서 갓 파티클로 출판합니다.
그래서 힉스 입자가 신의 입자라는 별명을 갖게 됐지요.

 

 

 

 

문제는 이제 완벽한 표준 모형을 만들었으니 신의 법칙을 발견한 것이냐?

근데 최초 이 표준 모형의 기획은 단순하게!였거든요.
하지만 이 결과가 과연 단순한가?
그리고 이 모형 안에서는 중력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ㅆ ㅂ 그럼 이게 뭐야.

세상을 단순하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는 노력이,
이것저것 갖다붙인 누더기 같다고 할까요?

 

그리고 비슷한 발표를 자꾸하는 CERN에 대해 부정적인 관측들이 있더군요.
* CERN (Conseil Europeen pour la Recherche Nucleaire,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 )

 

작년에도 힉스 발견했다 어쨌다 떠들었는데, 또 하는 걸 보니,

이게 유럽 경제 위기 오니까 연구비 받아내려는 목적 아니냐는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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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아직은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신의 입자는 커녕 신의 비듬도 아직 못 봤거든요.

요번에 발견된 입자가 힉스인지 아닌지는,
CERN에서 좀더 분석해보고 연말에나 발표한다네요.

 

그나저나 어서 빨리 발견되었으면 하는 입자가 있는데 말이죠,

유명모델이나 제수씨 등 가릴 것 없이 발휘되는 바람기의 근원인,

긱스 입자 말입니다.

 

이름도 비슷한데 … 힉스, 긱스 … Giggs, Higgs … 흠,,,

 

 

 

영진공 긱스워너비

inspired by 철구’s memo

 

 

 

 

 

 

 

 

 

 

 

 

 

 

 

 

 

 

 

 

 

 

 

 

 

 

 

 

 

 

 

“투 더 스타 (To The Stars)”, 정신이 우주로 날아가버린 작가의 불온한 결말


 

지음: L.론 허버드
엮음: 최준영
펴냄: 소담출판사

당 작품은 지구와 계외행성 사이를 오가며 광물을 파는 우주선 하늘의 사냥개호에 강제로 탑승하게 된 기술 검사관 알랜 코다인의 노예생활기(?)를 그리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영원한 전쟁]에서와 같이 ‘시간지연효과’를 비극의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영원한 전쟁]에서 광속 이동 후 엄청나게 시간이 흘러버린 지구시간으로 인해 결국 전쟁터를 떠나지 못하는 군인들 처럼 우주선 하늘의 사냥개 호는 누구도 떠날 수 없는 저주받은 유령선과 같이 그려진다.

미스테리한 조슬린 선장, 승무원들과의 갈등 등 여러 인간군상의 이야기와 더불어 왜 이런 항해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독자를 끌어가고 있다. 1950년도에 발표한 작품으로 구닥다리 느낌도 없진 않고 그래서인지 작품도 평이하게 느껴지지만 무엇보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작품의 감상에 커다란 걸림돌이다.

책의 띠지에는 커다랗게 아인슈타인도 깜짝 놀란 작품이라는 왠지 오바스러운 문구가 떡하니 적혀있는데 머리글에는 한 술 더 떠서 작가 론 허버드가 1930년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제대로 알고 있는 나라에 몇 안되는 사람이며 당 작품이 시간지연이론을 도입한 선구적인 과학소설이라는 둥 그다지 믿기지 않는 칭찬을 늘어놓고 있다.
 


L.론 허버드 1911~1986


시간지연효과를 설명하는 건 1905년에 발표된 특수상대성이론이니 이 작품이 발표된 1950년까지 45년간 어느 작가도 이 소재를 요 작품만큼도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도 의문이지만 무엇보다 시간지연효과에 대해 하드SF에서와 같은 치밀한 과학적 고찰이 아닌 그저 시간이 느려진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적용하고 있는 이 작품을 보고 아인슈타인이 놀랐을 리는 만무했을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당연히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란 주장도 당시의 이름난 물리학자들만 떠올리더라도 더더욱 터무니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자화자찬의 황당함을 넘어 작품의 결말에 다다르면 더욱 난감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드레그해서 보세요)

이야기는 결말에 이르러 하늘의 사냥개호 선장 조슬린의 편지를 통해 진실이 드러난다. 하늘의 사냥개호가 사람들을 납치하여 강제로 승선시키고 시간지연효과에 따른 비극을 감수하면서 계외행성으로의 무역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결국 언젠가 닥쳐올 멸망으로부터 인류의 씨앗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이 우주선은 시간지연효과를 이용한 일종의 노아의 방주였던 것이다. 선장 조슬린의 모든 처신과 그가 저지른 행위들은 결국 인류를 위한 자기희생이었으며 더 나아가 대의를 위해선 모든 것이 용납된다는 무서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왜 이런 살떨리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는 이 책의 작가 론 허버드의 특이한 이력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는 소설가, 여행가, 사진작가, 시나리오 작가, 모험가등 다재다능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수의 SF소설도 발표하였다.

하지만 가장 큰 이력은 그가 사이언톨로지교의 창시자란 점이다.


 





비록 영화는 희대의 쉣무비 반열에 올라섰지만 소설은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는
[배틀필드 어스]의 작가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존 트라볼타 역시
사이언스톨로지의 신자이다.


1953년에 창시한 사이언톨로지교Scientology는 베스트셀러가 된 허버드의 자기계발서 [다이아네틱스: 정신 건강의 현대 과학](1950)에서 발전해 나왔다.




이 책은 사이언톨로지교의 성서와도 같다고 한다.
놀랍게도 국내에 한글판이 출간되어 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그가 1950년대 미국에서 세운 운동으로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 영혼 윤회 등을 믿고 있다. 사이언톨로지교의 창조 설화부터 안드로메다 은하의 취향이 물씬 풍기니 한번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자. 눈 앞에 한편의 스페이스오페라가 펼쳐질 것이다.

약 7,500만 년 전 은하연방을 다스렸던 제누(Xenu)라는 외계인이 수십 억에 달하는 국민들에게 공무원을 찾아가 세금 환금 심사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한 이들은 알코올 주사를 맞고 우주선에 실려 지구로 보내졌다. 외계인들은 그들은 화산 옆에 쌓아 올린 뒤 수소 폭탄으로 화산을 폭발시켜 테탄(thetan)이라는 영혼만 남게된다. 영혼은 진공지대로 빨려 들어가서는 극장으로 전송되었다. 영혼은 그곳에서 36일 동안 온갖 헛된 교리와 종교를 주입시키며 자신이 누군지 잊게 만드는 3D영화를 보아야 했다. 이 영혼이 바로 인간의 영혼이다. 이 영혼들이 과거에 당한 세뇌와 트라우마로 인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두려움, 폭력, 중독 등의 각종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신자들에게 E-미터(E-meter)라는 장치를 장착시킨 후 유도심문을 통해 그들을 심사하여 건강을 점차적으로 회복하게 만든다고 한다.

참고 및 발췌:
아서 골드워그 저, 이경아 역, [이즘과 올로지], 랜덤하우스, 2007.


신자들은 다단계 회사처럼 등급이 있으며 높은 등급에 오를수록 지식의 차원이 높아진다고 한다. 물론 높은 등급에 오르기 위해선 많은 돈을 갖다 바쳐야 한다. 특히 할리우드의 많은 스타들이 이 사이언톨로지교의 신도인 것으로 유명한데 존 트라볼타, 톰 크루즈, 진 헥크만, 래리 킹, 더스틴 호프만, 윌 스미스, 제니퍼 로페즈 등이 있다.

 



교인들을 모아서 사이언톨로지판 긴급조치 19호를 찍었어도 멋졌을 것 같다.


1953년에 사이언톨로지를 창시했으니 이 소설을 발표한 1950년 당시에는 그러한 망상들이 이미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론 허버드의 다른 작품들은 어떠한지, 그가 사이언톨로지교를 창시하는데 있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당 작품만 놓고 보아도 결론은 참으로 불온하기 짝이없다.

등장하는 조슬린 선장이 우주선에 탈 사람들을 납치하고 도망가는 이들은 가차없이 죽이며 약을 주입해 꼭두각시로 만들면서도 인류를 위한 일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정당화하는 결론은 현재 사이언톨로지교에서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자기들만의 교리와 그에 따른 정당성을 내세우며 신도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종교를 그만두려는 이들에게는 협박과 위협을 일삼는 모습말이다.

작품 속 조슬린 선장과 하늘의 사냥개호가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사이언스톨로지교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이들은 가면을 쓴다.
교단 측에서 데모에 참여한 이들을 불법으로 사진채증을 한 뒤,
 협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진공 self_fish

“영원한 전쟁”, 지금 필요한 건 한 권의 반전소설이다


영원한 전쟁 The Forever War

◎ 지음_조 홀드먼
◎ 옮김-김상훈
◎ 펴냄_행복한 책읽기

밀덕후가 밀덕질을 그만두는 계기는 군입대라는 말이 있듯 전쟁의 비참함을 직접 겪었던 작가 조 홀드먼이 쓸 수 있는 전쟁소설이란 결국 반전소설이었을 것이다. 직접 배트남에 참전하여 백여 발의 파편이 박히는 큰 부상을 입고 재대한 홀드먼은 전쟁을 통해 느꼈던 생각들을 하드SF소설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한다.

콜랩서라는 축퇴성(일종의 블랙홀)을 이용해 초고속 항법을 발견하며 인류는 우주시대를 맞이하지만 곧 토오란이라는 외계종족과 조우하게 된다. 인류와 토오란은 전쟁에 돌입하게 되고 수백 세기에 걸친 전쟁을 만델라라는 사나이의 눈으로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전쟁의 비극을 더해주는 것은 수백 세기에 걸친 전쟁이라는 점이다. 흔히 이런 무지막지한 시간적 배경을 다룰 때는 평생을 사는 종족이라던가 생체공학이나 로봇이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홀드먼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일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인용한다.

초광속 이동으로 인한 시간팽창효과로 인해 몇 세기의 시간이 흘러도 우주선 내의 병사들은 몇 살 밖에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그로 인해 제대 후 지구로 돌아가도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수십 세기가 지나버린 지구다.

나를 알던 이들은 모두 죽고 내가 알던 모든 것들이 변해버린 곳에서 그들이 돌아갈 곳은 없었다. 결국 제대했던 병사들은 다시 전쟁터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객관적인 시간으로 수백 세기에 걸쳐 전쟁을 하는 비극에 놓이게 된다.

비록 반전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다루지만 SF라는 장르적 재미를 놓치고 있지 않다. 흥미로운 토오란과 전투, 수십 세기가 지난 세대들 간의 컬쳐쇼크, 디스토피아적인 지구. 특히 책의 초반부에는 지구에서 병사들이 토오란과의 전투에 대비해 훈련하는 모습은 다른 의미에서 실소를 자아낸다. 본문글을 발췌해 보자면, 


‘내한 훈련 따위는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전형적인 군대식의 엉터리 논리이다. 우리가 이제 가려는 곳이 춥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 추위는 얼음이나 눈 따위에서 느끼는 추위가 아니었다. 발착 행성의 온도는 거의 예외없이 절대 영도의 1, 2도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콜랩서는 빛을 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추위를 느꼈다면 당신은 이미 죽어 있다는 얘기가 된다.’


‘미주리 중부의 눈과 진흙탕 속을 엘리트답게 철벅거리며 나아가는 우리들이. 액체라고는 이따금 나타나는 액체 헬륨 연못밖에는 없는 세계에서, 다리를 놓는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아해 하면서.’

군생활을 해 본 이라면 이런 ‘군대식 엉터리 논리’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눈물이 흐른다. 지금도 신교대나 예비군 훈련에서 자행하고 있는 누워서 비행기를 향해 소총을 쏘는 훈련은 이런 대표적인 군대식  엉터리 논리 중 하나이다. 적 비행기가 떴을 때 하늘을 향해 총질을 하는 것은 자살의 또 다른 한 방법일 뿐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린 북한과의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있다. 지금 당장 미사일이 휴전선을 오고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현실이다.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자극적인 말들로 복수를 부추기고 있으며 많은 이들 또한 덩달아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전쟁은 답이 될 수 없다.

전쟁의 승리자는 우리가 아닌 결국 이런 상황을 이용해먹는 권력자들과 정치인들일 것이며 전쟁의 피해는 북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어린이나 노약자, 여성, 가난한 이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그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쟁을 부르짖는 늙은 정치인들의 수보다 수백 배 많은 수의 아름다운 청춘들이 전쟁터에서 죽고 다치고 불구가 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반전소설들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려 보자.
전쟁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영진공 self_fish

‘아인슈타인과 에딩턴’ 관람을 위한 1+1 행사


제작: 2008년 영국 BBC (드라마)

출연: 앤디 서키스(아인슈타인), 데이빗 테넌트(에딩턴)


익숙한 얼굴인 ‘닥터 후’의 데이빗 테넌트와 ‘반지의 제왕’에서의 골룸으로 열연했던 앤디 서키스가 출현하는 당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학창 시절 물리 선생님에게 신나게 밟히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다행스럽게도 상대성 이론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주입식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로 유명한 에딩턴과 아인슈타인이라는 잘나가던 두 물리학자의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는 아니고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열정을 그리고 있다.


니..니가 아인슈타인으로 나온다고?!!

에딩턴으로 열연한 닥터 후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적의가 가득 찬 시대에 독일의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적국인 영국의 과학자 에딩턴이 증명해준다는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소스가 좋기에 당 드라마는  물리에 관심없는 이라도 흥미있게 볼 수 있다 하겠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좀 안면이 있는데 에딩턴이란 사람을 들어본 이는 많지 않을 것이며 상대성 이론이 뭔지도 가물가물하고 또 별빛이 휜다는 둥 하며 지네들끼리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좀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런고로 이 드라마를 보는데 물리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알고 본다면 상황파악이 용의해져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바 유익한 드라마 관람과 더불어 덤으로 물리학 지식도 얻어가는 ‘1+1 행사’를 마련하였다.


1. 신들린 아인슈타인


중력까지 넣어서 계산하려면 너무 복잡하니까 우선은 중력 빼고 가자고~

아인슈타인은 신들린 듯이 특수상대성이론, 광양자가설, 브라운운동가설이라는 3편의 주옥같은 논문을 1905년 한 해 동안 줄줄이 쏟아냈다. 영화 속에서 에딩턴은 그 중 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언급하고 있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시간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인데 중요한 것은 이 이론을 단순화하기 위해 중력에 의한 효과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화 속 영국왕립학회에서 에딩턴에게 아인슈타인의 논문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에딩턴이 당황한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주장은 새로웠지만 그 이외 중력에 관한 새로운 이론은 들어있지 않았고 중력이 없는 가상의 공간을 가정한 것이라 이론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2. 왜 중력을 가지고 태클인가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냐고? 내가 입에다 밥까지 떠서 넣어주랴!

뉴턴이 대히트작 ‘프린키피아’를 발표하며 과학혁명을 이뤄냈지만 사실 뉴턴은 중력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힘을 전달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본좌의 자리에 앉은 뉴턴에게 누구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였는데 말해놓고 보니 뉴턴의 중력이론과 상충되었다. 뉴턴은 중력이 전달되는데 시간이 전혀 소요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는데 자기는 빛보다 빠른 건 없다고 말했으니 둘 중에 한명은 구라를 친 꼴이 된 것이다


3. 왜 얘네들은 가만히 있는 수성하고 씨름하고 있었을까?


수성문제로 고민을 하다 대머리가 된 어느 천체물리학자의 위에서 본 머리모습. 마치 수성처럼 보인다…-_-

1843년 프랑스 천문학자 르베리어는 수성의 근일점(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점)이 1백년마다 43초씩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뭐든지 수식으로 설명하기 좋아하는 과학자들은 이 현상도 계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뉴턴역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행성이 수성 옆에 있어야만 했고 감히 뉴턴역학을 거스를 수 없었던 과학자들은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가 아직 관찰하지 못했지만 수성 가까이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 행성을 ‘불칸’이라 이름까지 붙여가며 찾기 시작했지만 당연히 없는 걸 찾는데 찾아질 리 없었고 과학자들의 머리에서도 머리카락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져갔다.


4. 그럼 중력도 설명해 주마

요것이 뉴턴 본좌도 풀지 못했던 중력의 실체닷~!


중력문제로 고민하던 아인슈타인은 드디어 일반상대성이론을 1915년 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이듬해 1916년에 출판을 한다.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중력과 가속도는 같으며 중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을 통과하는 것은 질량이 있던 없던 그게 빛이던 간에 모두 휘어진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증거로 위에서 언급한 수성 움직임의 오차를 계산하였고 빛이 중력장에 의해 휜다는 것 역시 관측을 통해 밝혀진다.


중력장에 의해 빛이 휘는 예

즉 영화는 1919년 에딩턴이 일식 관측을 통해 빛이 중력장에 의해 휘어지는 것을 관측하고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음을 증명해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5. 그럼 에딩턴은 누구냐고?

막판에 괜히 똥고집 부리다가 똥 돼버린 에딩턴

사실 영화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별볼일 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는 최초의 천체물리학자로 평가받는 인물로서 20세기 천문학에서 지대한 공적을 남겼다. 숙련된 관측자, 명석한 이론가, 유능한 행정가에다가 중요한 과학 지식을 많은 청중들에게 분명한 언어로 표현하는 재능도 갖췄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영어로 대중화시킨 최초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라는 인도 물리학자의 블랙홀 이론을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깡그리 무시함으로서 우주과학을 40년간 답보상태에 빠뜨린 인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적국의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증명해준 그답지 않게 말년에 보여준 그의 행보는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영진공 self_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