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과 에딩턴’ 관람을 위한 1+1 행사


제작: 2008년 영국 BBC (드라마)

출연: 앤디 서키스(아인슈타인), 데이빗 테넌트(에딩턴)


익숙한 얼굴인 ‘닥터 후’의 데이빗 테넌트와 ‘반지의 제왕’에서의 골룸으로 열연했던 앤디 서키스가 출현하는 당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학창 시절 물리 선생님에게 신나게 밟히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다행스럽게도 상대성 이론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주입식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로 유명한 에딩턴과 아인슈타인이라는 잘나가던 두 물리학자의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는 아니고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열정을 그리고 있다.


니..니가 아인슈타인으로 나온다고?!!

에딩턴으로 열연한 닥터 후


1차 세계대전이라는 적의가 가득 찬 시대에 독일의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적국인 영국의 과학자 에딩턴이 증명해준다는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소스가 좋기에 당 드라마는  물리에 관심없는 이라도 흥미있게 볼 수 있다 하겠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좀 안면이 있는데 에딩턴이란 사람을 들어본 이는 많지 않을 것이며 상대성 이론이 뭔지도 가물가물하고 또 별빛이 휜다는 둥 하며 지네들끼리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좀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런고로 이 드라마를 보는데 물리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알고 본다면 상황파악이 용의해져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바 유익한 드라마 관람과 더불어 덤으로 물리학 지식도 얻어가는 ‘1+1 행사’를 마련하였다.


1. 신들린 아인슈타인


중력까지 넣어서 계산하려면 너무 복잡하니까 우선은 중력 빼고 가자고~

아인슈타인은 신들린 듯이 특수상대성이론, 광양자가설, 브라운운동가설이라는 3편의 주옥같은 논문을 1905년 한 해 동안 줄줄이 쏟아냈다. 영화 속에서 에딩턴은 그 중 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언급하고 있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시간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인데 중요한 것은 이 이론을 단순화하기 위해 중력에 의한 효과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화 속 영국왕립학회에서 에딩턴에게 아인슈타인의 논문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에딩턴이 당황한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주장은 새로웠지만 그 이외 중력에 관한 새로운 이론은 들어있지 않았고 중력이 없는 가상의 공간을 가정한 것이라 이론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2. 왜 중력을 가지고 태클인가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냐고? 내가 입에다 밥까지 떠서 넣어주랴!

뉴턴이 대히트작 ‘프린키피아’를 발표하며 과학혁명을 이뤄냈지만 사실 뉴턴은 중력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힘을 전달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본좌의 자리에 앉은 뉴턴에게 누구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였는데 말해놓고 보니 뉴턴의 중력이론과 상충되었다. 뉴턴은 중력이 전달되는데 시간이 전혀 소요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는데 자기는 빛보다 빠른 건 없다고 말했으니 둘 중에 한명은 구라를 친 꼴이 된 것이다


3. 왜 얘네들은 가만히 있는 수성하고 씨름하고 있었을까?


수성문제로 고민을 하다 대머리가 된 어느 천체물리학자의 위에서 본 머리모습. 마치 수성처럼 보인다…-_-

1843년 프랑스 천문학자 르베리어는 수성의 근일점(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점)이 1백년마다 43초씩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뭐든지 수식으로 설명하기 좋아하는 과학자들은 이 현상도 계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뉴턴역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행성이 수성 옆에 있어야만 했고 감히 뉴턴역학을 거스를 수 없었던 과학자들은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가 아직 관찰하지 못했지만 수성 가까이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 행성을 ‘불칸’이라 이름까지 붙여가며 찾기 시작했지만 당연히 없는 걸 찾는데 찾아질 리 없었고 과학자들의 머리에서도 머리카락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져갔다.


4. 그럼 중력도 설명해 주마

요것이 뉴턴 본좌도 풀지 못했던 중력의 실체닷~!


중력문제로 고민하던 아인슈타인은 드디어 일반상대성이론을 1915년 베를린 과학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이듬해 1916년에 출판을 한다. 내용을 간단히 말하면 중력과 가속도는 같으며 중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을 통과하는 것은 질량이 있던 없던 그게 빛이던 간에 모두 휘어진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증거로 위에서 언급한 수성 움직임의 오차를 계산하였고 빛이 중력장에 의해 휜다는 것 역시 관측을 통해 밝혀진다.


중력장에 의해 빛이 휘는 예

즉 영화는 1919년 에딩턴이 일식 관측을 통해 빛이 중력장에 의해 휘어지는 것을 관측하고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음을 증명해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5. 그럼 에딩턴은 누구냐고?

막판에 괜히 똥고집 부리다가 똥 돼버린 에딩턴

사실 영화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별볼일 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는 최초의 천체물리학자로 평가받는 인물로서 20세기 천문학에서 지대한 공적을 남겼다. 숙련된 관측자, 명석한 이론가, 유능한 행정가에다가 중요한 과학 지식을 많은 청중들에게 분명한 언어로 표현하는 재능도 갖췄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영어로 대중화시킨 최초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라는 인도 물리학자의 블랙홀 이론을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깡그리 무시함으로서 우주과학을 40년간 답보상태에 빠뜨린 인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적국의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증명해준 그답지 않게 말년에 보여준 그의 행보는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영진공 self_fish

“멘탈리스트”, 증거와 단서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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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였는지 알아요?
나와 내 동료들이 찾아낼거야.
어떻게요?
보고, 듣고, 질문하고…
– 멘탈리스트, 2회 –

범죄-수사드라마는 오랜 전통을 가진 장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처음 만난 스모그로 어둠침침하던 영국에서 인기를 누리던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도 따지고 보면 범죄-수사 드라마다. 이 장르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왜 사람들이 이 장르에 끊임없이 눈길을 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쩌면 숨겨진 범인을 찾아낸다는 설정이 퍼즐 혹은 미스터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범인과 탐정의 머리싸움이라는 설정이 우리의 사회생활을 관통하는 핵심주제인 독심술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범죄와 추리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는 과정이 “우아하게 호수 위를 부유하는 백조도 알고 보면 물 밑에서는 조낸 물갈퀴질을 해대고 있다”는 모두의 상식적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건 이 장르는 온갖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제시카의 추리극장>이나 <레밍턴 스틸>도, <탐정 콜롬보>나 <블루문 특급>도,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NCSI]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사반장>도 모두 이 장르의 형제들이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는가 싶었던 이 장르는 2000년, 첨단 법의학을 내세운 [CSI]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단계로 진화했다. 그 이후 최근까지도, 이 장르의 유행은 법의학이었다. 비록 드라마에서 내세우는 법의학은 실제와는 엄청나게 많이 다르다지만 (예를 들어, 범죄현장에서 긴머리를 치렁치렁 날리며 증거를 수집하는 몸짱 수사관이라든지, 통유리 칸막이로 이루어진 실험실 등등…), 사람들의 머릿속에 “범죄수사=법의학” 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질 만큼, 그래서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들이 드라마 에서 본것 같은 빵빵한 증거들을 기대하고 그런 증거가 없으면 무죄를 때려버리는 현상까지 문제가 될 만큼, 최근 몇 년간 법의학의 유행은 압도적이었다.



2000년에 첫 시즌이 방송되었던 CSI …


닥치고 증거! 범인은 증거 속에 있다를 모토로 정진한 CSI …


물론 증거 뿐만 아니라 후까시로도 범인을 잡는 호반장도 있지만 …


이 법의학 유행이 정점에 도달해 있는 2009년 지금, 유행을 거스르는 드라마가 하나 시작했다. 바로 <멘탈리스트>다. 말로는 영매를 가장해서 사기질을 치던 “독심술사”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드라마인 것처럼 치장했으나, 따지고 보면 예전 아가사 크리스티 시절의 범죄-수사 드라마의 전통으로 되돌아간 이야기이다. 이 <멘탈리스트>를 보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전통적인 추리드라마가 어땠는지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그래 그 둘의 차이는 도대체 뭐냐고? 물론 대부분은 결국 같다. 둘 다 추리를 하고, 범인을 밝혀낼 뿐이다. 단지 하나만 다를 뿐이다. 같은 법의학 수사극이 증거(proof)를 수집한다면, 전통적인 추리극은 단서(clue)를 모은다. 하지만 이 단순한 차이가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멘탈리스트

법의학이 찾는 ‘증거’는 사실 지극히 생물학/물리학적인 것들이다. 지문, 발자국, 혈흔, 머리카락, 체액, 유전자, 그 외에 사소한 흔적들… 물론 이것들이 범인을 밝혀내는 매우 중요한 단서들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찾아내고 범인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기 보다는 지극히 건조하다. 그래서 CSI는 이 과정을 화사한 특수효과들과 그만큼이나 화사한 수사관들, 그리고 SF에서나 나옴직한 실험실로 치장해야 했다.



무슨 법의학 실험실이 이다지도 화사하단 말인가 …

하지만 인류가 오랫동안 추론에 사용해온 ‘단서’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흘리는 모든 것이 바로 단서이기 때문이다. 어조, 눈빛, 자세, 정황, 그리고 애증관계와 동기들… 거기에는 이미 인간의 마음이 담겨있으며 그것을 찾아내는 과정은 그 자체가 드라마다. 법의학의 증거가 진단시약과, 현미경, 그리고 원심분리기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단서는 <멘탈리스트>의 주인공 패트릭 제인이 말하듯 “살펴보고, 들어보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단서를 포와로가 말하던 회색의 뇌세포에 집어넣고 돌려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독심술사의 눈으로 보면 다 보여 …


잘린 손만 보고 그 사람의 인종, 연령대, 직업과 지위까지 알아내는 … 멘탈리스트


어쨌든, 이 드라마 <멘탈리스트>는 지극히 오래된 장르의 규칙을 ‘독심술’과 ‘최면/암시’라는 새로운 포장을 덧입혀서 되살려냈다. 비록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지나치게 속이 보이고, 지나치게 잘 속는다고 불평할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우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예전의 추리문학이 그랬듯,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대한 약간 새로운 고찰에서 나오는데, 그것을 즐기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즐겁게, 마치 현대판 아가사크리스티를 읽는 기분으로 시청하고 있다.

덧붙여, 멘탈리스트에서 패트릭 제인(사이먼 베이커)이 사용하는 기술들,
즉 최면이나 암시, 혹은 바디랭귀지 읽기 등등은 실제로도 활용되는 것들이다.
이 분야를 요즘은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LP), 혹은 신경-언어 해킹(NLH) 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더라.
최면은 따지고 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뭔가에 넋놓고 있는 상태가 얕은 최면이니까…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은 실제로 점쟁이들이 하는 일이고, 광고쟁이들도 하는 일이다.

나는 이 분야에 전문가는 아니라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간단한 설명은 디씨인사이드의 미국드라마 갤러리에서 알케믹 이라는 양반이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그 양반이 쓴 첫번째 글이고, 나머지도 더 있으니 함 찾아 읽어보시길…

멘탈리스트, 심리 해킹의 미학 <1편> : 핫리딩
http://gall.dcinside.com/f_drama/224280



그나저나, 길반장이 떠나고 모피어스가 이어받은 CSI는 잘 돌아가려나 …
뭐, 빨간약과 파란약으로 어떻게든 하겠지 …

영진공 짱가

쟈스퍼의 추억


밴쿠버에 내리는 비행기가 4시간 연착을 했기에 당연히 갈아탈 비행기에 웨이팅을 걸어 놓아야 했다. 다행히도 토론토까지 가는 비행기는 3시간 뒤에 탈 수 있었다. 문제는 토론토에서도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삼각대가 도착하지 않았다. 세관에 신고를 하고 입국 심사대를 통과한 것이 새벽 2시. 낮은 기압에서 세균은 제세상을 만났다.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고 신발을 벗는 순간, 사람이 낼 수 있는 가장 고약한 냄새가 났다.

맡지 않고는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가죽이 썩어도 이런 냄새는 나지 않는다.

차마, 객실에 신발을 둘 자신이 없었기에 비상계단 창문을 열고 걸쳐 놓았다. 다음날 없어진 신발을 프론트에서 찾았는데 비닐 네 겹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

미스 **일보이자 잘 나가는 리포터였던 그녀는 내 옆에 잘 오지 않으려고 했다.

비즈니스룸에는 모뎀밖에 없었다. 프론트에서는 ‘트웨니원 센츄리 컴퓨러 센터’ 찌라시를 줬다. 낯익은 느낌이라 뒤돌려보니 21세기 피씨방이라고 친절히 한글로 적혀있었다.

토론토, 나이아가라, 노바스코샤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캘거리로 넘어갔다. 밴프, 쟈스퍼에는 호수가 2천개라고 했다.
“이 동네는 웅덩이도 호수라고 하냐?”라고 되물었다.
가이드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180km로 이틀을 밟고 나서야 쟈스퍼 끝단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국립공원이 우리나라 남북한 땅떵이보다 넓었다.

이미지 출처: http://www.pdphoto.org/PictureDetail.php?mat=&pg=8201

만년설.

설상차를 타고 대빙원 위로 올라갔다. 30분 남짓.

관광 가이드는 절대로 크랙 쪽으로 가지 말라고 했다. 떨어지면 꺼낼 수도 없고 깊이가 자그마치 200미터가 넘는다고 했다.

대자연. 황량한 만년설 얼음위에 작은 존재가 하나 서 있구나…

허나, 한국의 아주머니들은 예외였다.
예외 없이 석유 말통 같은 것들을 하나씩 들고 온 그녀들은 가이드가 목숨을 걸고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크랙 밑에 엎드려 만년설 물을 받았다.
“암도 고치는 만년설 물”
“지방간도 고치는 만년설 물”
“위염에 좋은 만년설 물”

캐나다에 있는 무안단물이었다. 고장난 세탁기도 고칠 것 같은 믿음이었다.

나도 받아서 그 물을 신발에 넣으면 냄새가 좀 가실까? 생각했다. 하지만 만년설 따위로 없어질 냄새가 아니었다.

타카카우 폭포를 지나서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한 라찌로 들어갔다. 리퀴어샵에서 사온 캐나디언 클럽 750ml 두 병과, 크라운로얄 500ml 세 병으로 일행 5명이 충분할거라 생각했다.

쟈스퍼의 밤은 황홀했다.
레이크루이스 호텔에서 본 전경도 아름다웠고, 머레인 호수의 섬뜩한 투명함도 놀랐고, 에메랄드 호수 바닥에 석회화된 나무들이 하얗게 가라앉은 것도 무서웠지만, 쟈스퍼의 밤은 예술이었다. 늑대가 짖으면 뻐꾸기가 울고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비가 내리고~ 우산이 없으면”
술에 취해서 조연출 녀석이 그 좋은 노래를 개그로 만들었다.

나는 중학교 때 배운 은하철도 999로 화답했다.
“버스가~ 어둠을 헤치고 건널목을 건너면, 버스 정류장엔 사람이 쏟아지네, 자리 찾는 할머니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앉아있는 소녀의 가슴엔 두려움이 솟아오르네~”

9월의 쟈스퍼는 추웠다. 술김에 우리는 빤스만 입은 채로 대자연에 그렇게 고함을 질렀다. 미스 **일보의 그녀는 미스코리아의 품위 때문에 우리와 같이 빤스만 입지는 않았다. 와코르라는 브라자 브랜드를 그 때 처음 알았다.

술을 다 비우고 라찌로 들어가 쟁여놓은 소주까지 다 마시고서야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대자연은 숙취도 남겨주지 않았다.
어슴프레한 새벽. 오줌이 마려웠던 나는 물을 한 컵 들이키고 화장실로 향했다.
문득, 대자연에 내 영역 표시를 하고 싶어졌다.

“그래! 침엽수림이 울창한 이곳 쟈스퍼에 내 흔적을 남기자.”

터질듯한 방광을 움켜쥐고 라찌 밖으로 나갔다. 라찌 바로 앞에 있는 나무로 다섯 걸음 걸어나가 오줌보를 터뜨렸다.

“딸각”
“아차”

현관문이 잠겼다.
자동으로 잠기는 문은 카드키가 있어야 했다.

“새벽에 사람을 또 깨워야 하나?”
순간, 문득 누군가 날 쳐다보는 날것의 느낌을 받았다.

이미지 출처: http://jasperjournal.com/hiking/avoiding-bear-attacks-in-jasper-national-park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3미터쯤 되는 불곰이 쓰레기통을 뒤지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ㅈ됐다…..

손바닥이 내 머리통보다 큰, 얼굴이 등산가방만한, 불곰이었다.

분수처럼 흩어지던 오줌이 오뉴월 마른 논바닥에 물 댄 것처럼 흔적도 없이 끊겼다.
오줌이 멈추자 정적이 찾아왔다.

불곰이 나를 쳐다봤다.

몸을 더듬어 봤지만 제임수딘 삼각빤스에 주머니 따위가 있을 리 없었다.
“죽은 척을 할까?”
맨발바닥으로 올라오는 한기가 차가웠다. 입이 돌아갈 것 같았다.

한발을 조용히 뒤로 뻗어 내밀었다.
“우주주죽”
세상에서 가장 큰 낙엽소리가 났다.

불곰이 다시 나를 봤다.

문 앞에는 코를 녹여버릴듯한 기세의 랜드로버 신발이 보였다.

밖에서 혼자 자신의 존재를 냄새로 알리고 있던 랜드로버 신발을 잡았다.
“이 냄새로 유인을 하자.”

신발을 들어 살짝 흔들었다. 불곰이 관심을 보였다.
신발을 쓰레기통 너머로 던지자 불곰이 쫒아갔다. 냅다 뛰어 라찌 사무실쪽으로 달렸다.

그날 오전, 라찌 주인에게 신발값을 변상 받았다. 신발은 걸레가 되어 있었고 깔창이 없어졌다. 영국 랜드로버사에서 자동차를 사면 주는 한정품이라고 구라를 쳤다. 400달러. 우리돈 30만원쯤 됐다. 방송 후 출연료를 지불하자 그녀는 연락을 끊었다. 목숨을 하나 살리고 미녀를 하나 떠나보낸 냄새였다.

라찌를 벗어날 때 즈음, 동물 구호센터라고 적힌 앰블런스 한대가 급히 라찌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끗.


영진공 그럴껄

시사모엔 알이 있다

지난 주엔 대학 동아리 친구 몇을 만났다. 나까지 넷, 알고 지낸지 이제 십년이 넘어가는 사이다.

비가 오고 있었다. 대학교 앞이라 어지간한 메뉴는 만원 어치씩 파는 횟집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산낙지와 오징어 튀김을 놓고 술병을 기울이다가, 이윽고 다른 안주를 주문하자는 말이 나왔다. J가 ‘시사모 구이’가 어떻겠냐고 물었다. J를 뺀 나머지 셋은 아직 시사모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맛있다는 그녀의 말에 우린 시사모 구이를 주문했고, 잠시 후에 시사모들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이런 물고기구나. 맛있네.”
 “그치? 알이 꽉 차 있어서 얼마나 맛있다구.”

J의 말대로 시사모마다 알이 꽉 들어차 있었다. 이 시사모에도, 저 시사모에도 있었다. 혹시 이번에 집어드는 놈엔 없는 게 아닐까 하며 콱 깨물어도 역시 빈틈없이 알은 꽉 차 있었다.

 “어라, 알이 다 있네.”
 “그러네.”
 “이거 신기하다. 어떻게 다 알을 품고 있지?”

시사모를 처음 먹는 셋이 희한해 하자 J가 말했다.

 “시사모엔 원래 알이 있어.”
 “근데 지금 전부 다 알이 있는 거 같은데?”
 “응. 얘들은 항상 알이 있어.”
 “어떻게 알이 항상 있을 수 있어? 그게 가능해?”

우린 시사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항상 알을 품고 있는 생물이라니 웃기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니지 뭔가.

 
“알을 계속 품나 보지.”

 “그래도 알을 낳긴 낳을 거 아냐. 그러면 알이 없어야지.”
 “하지만 이건 항상 알이 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글쎄.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시사모엔 늘 알이 있었어.”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거지. 어떻게 계속 알을 품고 있냐는 거야.”
 “얘들은 알을 안 낳아? 품고만 있어?”
 “허 참 이놈들 괴상하네.”
 “닭도 매일 알을 낳잖아.”
 “시사모도 알을 매일 이만큼씩 낳는다고? 그럴리가. 그렇대도 어쨌든 알을 낳을 거 아냐.”
 “그러면 그땐 알이 없어야지.”
 “하지만 알이 늘 있다는 거잖아.”
 “잡으면 언제나 알이 있는 거잖아.”
 “항상 알을 품고 있는 물고기인 거네.”
 “뱃속에 가득 만들어 놓고 매일 한알씩만 내보내는 건 아닐까?”
 “설마. 그리고 그걸 다 낳으면?”
 “하나 낳으면 바로 하나를 새로 만들고.”
 “됐어. 이거 사실은 알이 아니라 살인 거 아냐?”
 “아, 이거 살이야?”
 “아니, 아니. 알이야.”

이미 적당히 취한 넷이서 시사모를 앞에 놓고 아무리 토론(?)을 해도 그럴듯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종업원까지 부르고 말았다.

 “저기요, 질문이 있는데요. 이 시사모 속에 있는 게 알 맞죠?”
 “네, 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시사모에 알이 있나요?”
 “시사모엔 원래 알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알이 없는 시사모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 더 작은 것들 말고, 이만큼 큰 것들을 잡는 거죠. 그러면 알을 품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알을 낳으면요? 걔들 중에서 이미 알을 낳아버린 애들은요?”
 “글쎄요. 제가 일하면서 본 시사모엔 항상 알이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그 이상은 몰라서 다른 답변은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대한지 얼마 안 됐고, 다음 학기쯤 복학을 생각중일 것만 같은 분위기의 종업원은 그렇게 ‘-습니다’ 체로 더이상의 술주정을 거부하며 주방으로 사라졌다.

의문이 풀릴 도리가 없었다. 별 수 없이 우린 다른 이야기를 해나갔다. 아주 잠시 지렁이와 조개의 번식에 대해 이야기했고, 문득 집단 자살이 화제에 올랐고, 일반적인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종교 이야기로 넘어갔고, 환생과 내세에 대해 떠들었다. J가  이명박과 신정아의 눈이 닮았다고 주장해서 한바탕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느새 시사모는 딱 네 마리 남았다. K가 접시의 네 귀퉁이에 시사모를 한 마리씩 놓으며 말했다.

 “자, 이제 한 마리씩 먹으면 되겠다.”

그러자 다시 시사모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딴생각 하는 걸 눈치챈 Y가 물었다.

 “얘기 안 듣고 뭐해?”
 “미안. 자꾸 시사모 생각이 나서. 이놈들, 이 괴생물체들.”
 “하하, 괴생물체.”
 “아니지, 어쩌면 생물이 아닐지도 몰라. 사실은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인지도 몰라. 종업원들이 일렬로 앉아서 매일 이것 뱃속에 알을 넣고 조립하는 거야.”

……

자정은 이미 지났고 비는 계속 내렸다.

가게 밖에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한 양복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비를 맞으며 노상방뇨를 시도하고 있었고, 옆에 있던 여자는 남자를 부축하랴, 취해서 조준할 정신도 없는 남자 대신 고추를 잡아주랴 정신이 없어 보였다. 오줌이 안 나오는지 한참 비틀거리던 남자는 결국 넘어지고 말았고, 여자는 그를 부축해서 어디론가 가 버렸다. 잠시 그들에 집중하던 우리는 다시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수다에 수다를 거듭하다가, 그 남자처럼 취하기 전에 자리를 접고 헤어졌다.

다음날이었다.
돌잔치가 열린 분당에 갔다가 지인의 승용차를 얻어 타고 서울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길이 막혔고, 차에 탄 사람들끼리 각자 가지고 있는 음악들을 돌려가며 스피커로 들어보고 있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문득 지난밤의 시사모가 떠올라 입을 열었다.

 “시사모 아세요?”
 “그럼요.”
 “시사모엔 항상 알이 있대요.”
 “그렇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항상 알이 있다뇨.”
 “아, 그게요.”

한 분이 입을 여셨다.

 ” 산란기에 잡아서 냉동 보관하는 거니까요.”
 “……간단하네요.”
 “간단하죠.”

간밤에 그렇게 열광하던 시사모에 대한 의문은 그렇게 간단히 풀려버렸다.
그런데 전혀 시원하거나 개운한 기분이 아니었다.
항상 알을 품고 있는 물고기, 대체 언제 알을 낳는 건지, 낳기는 하는 건지, 알을 낳는 게 목적이 아니라 품고 있는 게 목적인 물고기, 언제 어떤 놈을 잡아도 뱃속에 알이 그득한 신비로운 물고기… 가 사라진 것이었다.
허탈하고 아쉬웠다.
우연히 주운 보석 브로치를 다시 또 금방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으로 터덜터덜 집에 돌아왔다.

잘 가라, 하룻밤 내 마음의 괴생물체였던 시사모들아. 사실은 너희를 각별히 여기려 했다.
그런 괴생물체가 하나쯤 있어 주면 나는 사는 게 조금 더 신날 것 같은데, 너희는 아니었구나.
 

열빙어(시사모)
[명사]
 [동물] 바다빙엇과의 물고기. 몸의 길이는 15cm 정도이고, 가늘고 길며 옆으로 평평하다. 등 쪽은 엷은 풀색이고 배, 몸의 양쪽 언저리는 은백색이다. 주둥이 끝이 뾰족하다. 우리나라 북부에 분포한다. (출처: 다음사전)
영진공 도대체

[2009 JIFF] 전주국제영화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본우원은 영화제 스탭으로, 2년동안 전주국제영화제 스탭일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선 어느 정도 썰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의 일부를 여러분들에게 좀 풀어볼까 한다.

(이 내용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쓰여졌습니다.)
1. 고속버스를 이용하라.
서울에서 전주를 가기 위해선 ‘KTX, 기차’보다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전주에 갈수 있다. 막히지 않는다면, 2시간 반에 전주에 도착할수 있다. 이른 아침이나, 밤같은 경우에는 타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가끔씩 기사아저씨가 휴게소를 지나치는데, 그러면 2시간만에도 도착한다. KTX의 경우 전주까지의 직행이 없고, 갈아타야 함으로 시간이 더 걸린다.
그외 지역들, 부산, 대구는 거의 최악의 버스 코스로 약 4~5시간이 걸린다. 혹시 부산, 대구에서의 최적의 전주길을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린다.  
2. 숙소는 ‘영화의 거리’와 조금 거리가 있는데에 숙소를 잡아라.
영화제측에서 ‘사랑방’이라는 좋은 숙소 서비스를 해주므로, JIFF서포터즈를 가입하고 ‘사랑방’을 이용하는게 좋다. 허나 ‘사랑방’도 잡지 못했다면, 여관이나, 모텔을 잡아야 하는데 ‘영화의 거리’ 주변의 모텔, 여인숙은 비추다. 서비스나 시설들이 낙후되었고, 게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데도 몇군데 있다. 그보다는 역주변이나, 좀 외곽의 러브모텔을 잡는게 더 좋다. 물론 예상하듯이 그냥 여인숙보다 러브모텔은 깨끗하고 서비스가 좋다.
3. 택시를 타라
전주 끝에서 끝까지 택시비가 5,000원 정도 나올정도로 도시가 작다. 버스노선도 외부인에게는 쉽지 않고, 그래서 택시를 강추한다. 서울처럼 승차거부도 없고, 기사아저씨들이 대부분 친절하다. 대부분 영화제 기간 동안 멀지 않은 거리 탈때마다 2,000원선 한다. ‘영화제 스텝’시절 택시만 타고 다닐 정도였으니 아무튼 택시를 잘 이용하라.
4. 맛집을 미리 알고 가라
전주 역시 맛의 도시이기 때문에 준비를 안하고 가면 나중에 후회한다. 그래서 본 우원이 2년동안 전주토박이들에게 사사 받은 맛집 정보를 공개할까 한다.

맛집 및 가볼만한 곳 리스트

전일수퍼 전경, 사진과 다르게 많이 붐빈다(사진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1. 전일슈퍼 *****

– 전주시청 근처에서 물어서 간다.(10분거리)

– 가맥(가게맥주, 1,300원) 판매
– 북어포 구이(?)가 좋으나, 7~10시 대에는 사람이 많다.

2. 옛촌 막걸리 *****
– 택시를 잡아타고, 본병원앞아서 내려 길을 건너, 훼미리마트 옆 골목으로 들어가 오른편
– 한상 막걸리/소주에 안주가 아주 푸짐하게 나옴(얼마나 푸짐한지는 눈으로 확인)
– 5~11시까지 사람이 많으면 쥔장 꼬셔서 밖에 테이블 만들어 달라고..ㅋㅋ

진미집 돼지고기(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for40 )

3. 진미집 ****
– 택시를 잡아타고, 진미집하면 내려준다. -_-
– 사람이 다 찼으면, 건너편 “오원집”에 가면 된다. (본 우원은 오원집이 더 낫다고 생각)
– 고기 및 여러 싼 안주에 선술집

4. 광장식당 *****
– 시청에서 영화의 거리쪽 방향에 GS칼텍스 옆 죽집에서 오른편 길건너 있는 허름한 백반집
– 4명이 가면 좋음(두당 5천원)

5. 콩나물 국밥집 씨리즈 *****
– 두레박 : 맛있음, 시청에서 메가박스로 가는길 오른쪽길에 작은 콩나물 국밥집
– 왱이집 : 양많음, 택시 잡아타고 왱이집
– 엄마손 : 약간 매움, 택시 잡아타고 남부시장 엄마손, 시장안으로 들어가니 물어물어

6. 남부시장 진미집 *****
– 소바와 냉면류를 파는데 맛있음
– 물론 택시 잡아타고 남부시장 진미집

7. 이레면옥 ****
– 영화의 거리 근처 동문거리쪽, 물어물어가도 되고, 모르면 택시
– 갈만탕, 냉면 짱!!

8. 계수나무 ****
– 이레면옥 옆골목으로 물어물어
– 홍합짱뽕 죽임. 보면 암. 양이…
– 점심으로 딱!!

9. 뮤직뱅크 *****
– 전북대 구정문에 내려서 정문을 등에 지고 전진 물어물어 대충 왼쪽 2층이상에 있음
– 간단한 술과 춤을 추고 싶다면 여기 췩오!!!
– 서울의 클럽과는 다른 자유롭고 편하고 흥겨이 놀수 있는…

10. 다락방 *****
– 전북대 근처, 택시 잡아타고 다락방이라고 얘기하면 알아서 내려줌
– 아마 6,000원 뼈해장국(그릇안에 10개가 넘는 뼈가 들어있음)
– 배고플때 가야…

11. 마차집 ****
– 영화의 거리에서 물어물어(검색해보삼)
– 비사벌 여관에서 한양불고기 골목으로 들어가면 됨.
– 양념족발이랑, 갈비, 쥑이는 미역국과 파무침
– 자리가 적어서 만석일때가 많음, 기다려서 먹길 바람

12. 통집 *****
– 택시타고 전북대옆 통집 데려달라고 하면됨.(설명불가)
– 싼가격에 술안주와 국수가 맛있음.

13. 반야돌솥밥 ****
– 택시를 이용해서 간다. 영화의 거리에서 좀 거리가 된다.
– 돌솥밥의 끝장이 무엇인가 알 수 있다. 그외 함께 나오는 반찬도 좋다.
– 단 알다시피 돌솥밥이 좀 늦게 나온다.

몇가지 정보 더
– 대부분 맛집 장소는 지도 서비스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좀더 느긋한 여행을 하면서 맛집을 찾아가겠다면, 지도를 들고 걸어가는 것도 좋다.
– 역주위는 비추다. 급하다고 역주변에서 먹으면 대략 낭패..
–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만, 전주사람들은 안먹는다. 비싸기도 하려니와, 다른 음식들이 더 맛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돈 좀 더 보태 한정식집에서 한 상 차려 먹는것도 좋다.
– 콩나물 국밥집마다 맛들이 천차만별 하므로, 다양하게 즐겨보라. 단 유명한 삼백집은 비추, 이유는 수란대신 계란후라이를 주기 때문…
5. 영화만 보지말고, 행사를 즐겨라.
대부분 영화제 행사가 영화의 거리(Fescades)에 집중되어있으므로,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가 아주 많다. 다른 영화제와 다르게, 거리 공연, 야외 공연등 내용이 알차다. 행사내용들을 미리 알아두어서 일정을 짜도록 한다. 이번 영화제가 10회이기 때문에 좀더 재미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내부자 얘기에 따르면 ‘관객파티(5월 6일)’가 재미있을꺼라고 한다.)
그리고 약간 더 시간이 되고 날이 좋다면, 아는 사람들과 영화의 거리에서 가까운 ‘경기전’, ‘한옥마을’, ‘전동성당’, ‘덕진공원’, ‘동물원’ 등을 가보는것도 좋다.
이상 간단한 전주국제영화제 공략법에 대해 썰을 풀어봤다. 영화제란 제법 새로운 세계와도 같다. 직접 경험하고 직접 즐겨보는게 최선이다.

그럼 5월의 푸르른 전주에서 만나뵙기를 앙망하며 …


영진공 엽기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