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하려는 CEO인가???

한 기업이 있다.


전임 경영자는 재직기간 중 줄곧 긴축경영을 하면서 사업확장보다는 전문분야 육성에 관심을 기울였고, 조직의 체질과 재무구조를 개혁한다고 이런저런 사규와 지침을 만들어놓았다.


그런 와중에 매출의 증가는 대주주들에게 많은 배당금으로 돌아갔지만 사원들에게는 직접적인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값싼 노동력 선호와 산업체질의 변화로 고용증가도 미미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복리후생에 힘쓴다고는 했지만 직접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도 아니고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수치가 열거되다 보니 사원과 가족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주들과 직원들은 전임 경영자에 대해서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우여곡절 끝에 능력이 출중하다는 새 CEO를 뽑았는데,


이 CEO는 취임만 하면 금세 회사를 살려내겠다고, 매출과 노동조건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런데, 이 CEO가 취임과 동시에 들고 나온 건 위기론이다.
회사가 외부 여건 때문에 몹시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위기가 아니라 곧 부도에 몰릴 수 있다는 경고를 이사회, 언론, 간부회의, 사원조회 할 것 없이 마구 쏘아대고 있는 것이다.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연일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재무이사는 회사의 주식이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그 가치를 절하시키겠다고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투자자들을 향해 큰 손해 볼 수 있으니 주식을 팔아버리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전문 소팀제 회사 조직을 작고 효율적으로 개선한다며, 상호 보완이 필요한 부서들을 큰 덩치로 합쳐 오히려 위기상황에 대처하기가 힘든 대팀제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 놓고 홍보이사를 시켜 기존의 간부들에게 당장 자리를 비우라고 공개 통보를 날리고 있다. 조직의 안정화나 업무의 인수인계는 필요 없으니 자기 사람들이 들어앉을 수 있게 방부터 빼라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들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전임 경영자를 비난하고 외부 환경을 탓하는데 열을 올린다. 현 CEO의 경영 철학이나 플랜은 말할 것도 없고 당면한 위기에 대한 진단 및 해결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뿐 아니라, 부서별 회의만 열렸다 하면 사원들을 독려하여 일을 풀어내려 하기는커녕 국정감사 나온 의원마냥 호통에 으름장만 늘어놓는다. 정작 회사의 총책임자이자 의사결정자인 CEO가 사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머슴” “죄인” “속죄”를 운운하는데 소비자와 투자자가 그 회사를 어찌 신뢰하라는 것인지.


그러면서 사원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은 동결 및 삭감하는 반면에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비율은 올린다 한다. 기껏 사내식당 식대 및 복지시설 이용비가 인상되는 것을 억제한다더니, 해당 용역업체가 회사에 납부할 부담금은 올리겠단다. 그리고 사원의 고용유지와 채용 기준은 전문능력보다는 영어점수라 하고 채용과 승진의 기준은 건전한 업무수행 능력이 아니라 묻지마 실적이 최우선이라 한다.


자, 이 회사가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시 발전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가.
위기를 감지하였다면 CEO는 속히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여 자신 있게 제시하여야 한다.
그래야 사원들과 협력업체가 안정을 찾고, 위기극복과 발전에 필요한 구체적 방안을 도출하여 실행계획에 따라 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위기 극복을 장담할 수 없는 지금 시점에 이 회사는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영진공 이규훈

“도대체 뭘 하려는 CEO인가???”의 2개의 생각

  1. 옛날이라면 저 머슴 죄인 운운하면서 미친듯이 몰아재끼기만 하던게 먹혔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세상에 저래가지고는 잘하던 것도 못하게 될 듯 싶어요.
    직장 상사가 끄떡하면 이것저것 있는일 부터 벌어지지 않은 일까지 다 트집 잡아가며 미주알 고주알 잔소리하고 스트레스 주면 정리가 잘되지도 않을 뿐더러 정리가 잘 되는 척 해도 직원은 금새 지치고 짜증나고 직장에 대한 애착따위는 금새 사라져버리죠. 그리고 결국 대충 해버리고 맙니다. 이게 이치인데 왜 그 CEO는 모르는지 ㅎ.
    하긴 특이한 CEO에 평범치 않은 직원들이니 일반 직원하고 또 다르겠죠…-_-;;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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