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편 마지막 집”, 굳이 리메이크를 한 이유가 뭔지???

“왼편 마지막 집”은 동명의1972년작을 리메이크한 영화 되겠습니다. 원작은 웨스 크레이븐의 초기작이자, 엄청난 충격을 전해주는
영상과 “분노의 13일”이라는 극촌빨 번역 제목으로 기억되고 있지요. 어려서부터 찢고 썰어대는 영화 잘 보던 저는 원작을 중학생
때 접했습니다 … 만 아쉽게도 ‘조낸 잔인하다’라는 기억 외에는 별로 떠올릴만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원작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그닥 들지 않는게, 보도자료에는 시놉시스 상의 수정을 가하지 않았다고 하고, 딱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70~80년대 유행했던 호러 영화들의 이야기를 거의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고 그 공식들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으니까요.

1. 나쁜 약먹고 헤롱대고, 밝히고 그러면 못써. 그러다가 잔인하게 죽는 수가 있다.

2. 엄마 아빠 말 안듣고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리면 크-은일 나. 알겠어? 그나마 순결해서 살아 남은 거야.


3. 아무한테나 친절 베풀다가 조뙈는 수가 있어.


4. 나쁜 짓 하고 다니는 놈들은 결국 다 자업자득. 조낸 아프게 죽어요.

수꾸임!!!

뭐 이런, 고리타분한 교훈들 말이지요.
이렇게 거의 무수정판 리메이크가 나온 까닭은, 아마도 만드는 쪽에서 이 영화를 “스크림”처럼 기존의 호러 무비들의 법칙을 멋대로
비틀고 전복시키며 낄낄댈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이겠지요.

아마 감독이나 제작자 모두 장르의 틀을 벗어나는 일 따윈 없이 날씬하게
잘 빠진 상업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나 봅니다.(원작의 감독인 워스 크레이븐이 제작자로 참여했으니, 그 아자씨의 입김이
작용했을지도 …)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무난하게 먹히는 편이고, 원작이 나올 당시에 태어난 사람들이 이제는 30대 중후반이 되었으니 리메이크 시기도 적절하구요. 오히려 좀 늦은감이 있습니다.

만든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보자면 당 영화는 주인공인 사라 팩스톤의 스키니한 몸매만큼이나 미끈하게 잘 빠졌습니다. 이야기는
논리적 허점과 무리없이 평탄하고 세련되게 진행되어 ‘시발 경찰을 부르란 말이야!!!’식의 절규를 할 일도 없고, 요즘 대부분의
호러 영화들처럼 피로 떡칠을 하지도, 인간의 육체를 순대 썰어내듯 말도 안되게 썰어버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벗뜨.. 기본적으로 당 영화는 흉악무도한 범죄자들에게 무고한 젊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그 부모들이 악당들에게 잔혹한 복수를 퍼붓는다는 내용입니다. 무난하고 보기 편한 영화는 절대로 아니지요.
특히나 미모의 젊은 여성 두명이, 마약 좀 하고 낯선 남자를 따라나설 정도로 철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들 중 한 명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고, 한 명은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

별다른 여과 없이 성폭행  장면을 차분하게 잡아내는 카메라 덕분에(?) 보는 쪽에선 당장에 달려가서 저
놈들을 쳐 죽이고 미녀를 구해주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나지만 스크린을 뚫고 들어갈 재주가 없어 안절부절 못하는 식의 분노를
경험하게 되고, 그 분노는 고스란히 당 영화에서 정의의 주인공 역을 맡고 있는 그녀의 부모들에게의 감정이입으로 치환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다 썰어버리겠어.

….저 답지 않게 어려운 말 쓰는군요. 그냥 조낸 나쁜놈들이니, 별 죄책감없이 그 넘들의 머리에 구멍이 나고, 팔이 분쇄기에 갈리고, 눈에 총알이 박히고, 머리가 터져나가는 등의 장면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말입니다.

그것으로써 당 영화는 할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있겠죠. 런닝타임을 꽉 채워서 두근두근 오밀조밀 쫄깃쫄깃하게 만들어 주고, 막판엔
그 불편한 감정들을 깔끔( … 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하게 정리할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니 말입니다.

거기서 끝입니다. 뭐 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습니다.
잔인함, 불편함의 강도야 오히려 원작이 더 쇼킹할 정도로 셌고, 사소한 몇몇 설정과 배우들만 바뀔 거면 … 도대체 리메이크를 왜 했냐능? … 뭐 딱히 대답해 줄 만한 사람도 없겠습니다만 …

그냥 헐리웃 영화공장의 기계는 계속 돌아가야 하고, 뭔가는 찍어내야 하니까. 뭐 이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영진공 거의없다

““왼편 마지막 집”, 굳이 리메이크를 한 이유가 뭔지???”의 3개의 생각

  1. 핑백: Level18
  2. 원작이 “분노의 13일”이란 제목으로 들어왔군요.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나서 원작도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돈을 내고 정식으로 다운 받으려고 해도 찾기가 힘들었는데
    분노의 13일로 검색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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