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올해는 뭔 마가 끼었나 …


나는  <아즈카반의 죄수> 이후 해리포터 원작을 읽지 않았다.
그리하여 … 이 시리즈에 대해서는 원작과는 무관하게 영화를 보는, 소위 “무지한 관객”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무지한 관객의 관점에서 말하는 건데, 이 영화 잘 만들었다.
뭘 보고 잘만들었다고 우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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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유,
영화가 길다는데 그리 긴줄 모르겠더라는 점 … (반대로 트랜스포머는 정말 길고 지루하더라…)

많은 원작팬들이 투덜거리는 이유가 원작에서 중요한 내용을 잘라내고 삼총사의 연애담만 키웠다는 건데, 내가 보기엔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왜냐고? 난 뭐가 잘렸는지 모르거든.

제한된 시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가 넘치는 것보다는 몇가지 이야기라도 제대로 끌고가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 아닌가.  과유불급 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두 번째 이유,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 영화에 대한 “원작을 읽은 이”들 대다수의 평은 이야기가 너무 축약되어서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

원작 소설이 우리나라에서는 상하권으로 나왔을 정도로 긴데 그것을 몇가지 핵심 스토리로 정리한 덕분에 혼란도 거의 없다.   단 그 와중에 전체 이야기의 규모가 좀 줄어들고 오히려 너무 단촐하게 느껴지긴 하더라.

세 번째 이유,
나름 놀랄 거리도 있다.

원작을 읽지 않아서 누리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그게 그거였어?” 류의 놀라움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계속 혼혈왕자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더라 … 음 … 놀라웠다
(원작을 읽은 관객들이 속터져할지도 모르겠으나…내가 그렇다는데 뭐)
그리고 드는 생각, 아 … 불쌍한 사람. 재능도 많았구나 …




그나저나 …
이번 편을 보고서 확실히 느낀 것은,

덤블도어 마법사님은 그냥 인자한 분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 양반은 차라리 개과천선한 어둠의 보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어디선가 불싸지르는 마법 한탕 벌린 다음에 해리를 찾아와서 검게 그슬린 손을 대수롭지 않게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그런 느낌이 풀풀난다.

젊었을 때 분명히 무서운 짓도 많이 했을 법한 그 어두운 카리스마 …
처음에 마이클 갬본이 이 역할을 물려받았던 <불의 잔> 때만 해도 “무슨 덤블도어가 저렇게 불안정하고 경박해?”라며 돌아가신 분을 아쉬워했다만,
지금 보니 그에게 딱 맞는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뭐랄까 …
<제국의 역습>이라 할 수 있는 한 해인 모양이다.
도대체 무슨 마가 낀건지
중요 인물들이 여기저기서 죽어나간다.

그렇다면 제다이는 언제 귀환할 것이냐 …
이것이 문제가 되겠구나.

부디, 제다이가 돌아오실 때까지
어둠의 무리들에게 먹히지 않고 버틸수 있는 힘을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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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