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수의 겨울


얼마 전이었소. 며칠째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구석에 박혀 있으니


느는 건 잠이요, 나오는 건 하품뿐이었소.



나는 내 신세가 처량하여 누님을 졸랐소.
“어서 나갑시다! 바깥 구경 좀 하고 삽시다!”


누님은 진짜 진짜 추운 날씨라며 나에게 외투를 입혔소.
“자, 어서 나갑시다!”
그러나 누님은 자꾸 꼼지락거렸소.


나는 발끈하여 외쳤소.
“아, 쫌!!! 언능 갑시다!!!”


드디어 밖으로 나갔소. 진짜 춥긴 했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동네를 돌아다녔소.


며칠 쉰 사이에 다른 개들이 내 영역을 가로채었던 것이오.
부지런히 영역표시를 하며 내 위엄을 되찾았소.


그러나 귀가하니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소.
나는 저항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목욕을 해야 했소.


목욕하는 것까진 그럭저럭 참아도, 털 말리는 건 못 참겠소.
헤어드라이언지 뭔지 정말 싫은 놈이 하나 있소.
웅-웅- 더운 입김을 뿜으며 달려드는, 있는 거라곤 입밖에 없는 괴상한 놈이오.


나는 그놈이 너무 얄미워서, 식구들이 없는 사이에
몰래 그놈 전선을 잘근잘근 씹어 숨통을 끊어놓기도 했소.


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소. 식구들이 그놈을 되살렸던 것이오.


아효, 목욕이 싫소! 드라이어도 싫소! 산책만 좋소!
언능 겨울이 지나가서 따뜻한 봄이 오면 좋겠소!



영진공 태수(시츄, 만2세)






“태수의 겨울”의 4개의 생각

    1. 새해를 맞이하여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였습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한 자그마한 노력의 일종이지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