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성희롱? 누가??

TV에 안티를 몰고다니는 쩌리짱이 있다면,
인터넷에는 안티를 몰고다니는 윤서인의 조이라이드가 있다.

이 양반 만화는 종종 논란을 일으키고, 그 논란만큼 주목을 받는다.

조이라이드가 까이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그 근저의 원인은 하나다.

이 양반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 검열을 별로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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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이 없으니 아무 생각없이 삼성 찬양도 하고,
땅박이 찬양도 하고, 그러다가도 주식 떨어지면 또 삐지기도 하고,
생각없이 일본 좋다고 했다고 돌맞고,
생각없이 기독교에 문제제기 했다가 돌 맞고 …
계속 그런 식이다.

일반적으로 초딩은 자기 생각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니까 그만큼 솔직하지 않던가.

당사자에겐 미안한 말일지 몰라도, 이 양반 만화를 볼때면 딱 그런 기분이다.
그림 세련되게 그리는 초딩의 만화를 보는 느낌 …

사실 이 양반의 진짜 장점은 그림이 깔끔하고 섹시하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그 생각들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그렇게 걸러지지 않은 생각이 사람들에게 매우 잘 전달되니, 그만큼 그 반향도 크다.

이번에 소녀시대 만화도 딱 그런 자기 검열을 거치지 않은 초딩스러운 농담의 결과물이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00118190517291h9&linkid=4&newssetid=1352

문제는 그게 왜 문제냐는 거다.
<소녀시대>를 포함한 걸그룹이 대중에게 소비되는 방식에는 분명히 윤서인이 지적한 면이 있거든. 소녀시대를 순수하게 귀여운 아이들로만 받아들인다고 말하는 남자가 있으면 나는 피식 웃을거다.
 
거기에 선정적인 요소가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지.

윤서인의 만화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조금씩은 들어있는,
하지만 별로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끄집어내서 신경쓰이고 거슬리게 만드는 만화다.

나는 그래서 이 양반의 만화가 재미있다.
그리고 이 양반이 좋다고 하는 것들은 정말 (그 양반식으로 보기엔) 좋을 거라고 믿는다. 전에 칭찬한 치약 같은 거는 정말 사보고 싶더라는.

어쨌든, 나는 윤서인의 조이라이드를 지지한다.

이 양반이 대단한 인격자여서도 아니고,
이 양반의 만화가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도 아니다.
그저 이 양반이 정치가도 아니고, 공직자도 아니고 그냥 만화가이기 때문이다.

만화든 글이든 우리 문화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자기 검열을 거치지 않고 생각대로 쓰고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만화에 대해서 자유롭게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비판하는 건 좀 그렇다.
저 만화를 보고 “소녀시대 능욕”이라고 이름붙이는 거야말로 정말 오바 아닐까?
저 제목의 기사 찾으려 보니까 그런 제목의 야소설만 잔뜩 뜨더만 …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요즘 대중문화계를 보면 저런 식으로 찔러보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던가? 적어도 그건 이해되지 않느냔 말이다.

벌거벗은 임금님도 자기 부끄러운 줄은 알았는데,
왜 사람들은 화만 내는 걸까?

영진공 짱가

MB 박사의 상상극장 따라잡기!!!


* 무비스트에 연재 중인 카툰 ‘톡쏘는 영화’의 특별판입니다 *

영진공 self_fish

“휴먼 네이쳐”, 문명과 야만의 차이가 있긴 한걸까?

불의의 재해로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티인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 감독: 미쉘 공드리

* 출연: 팀 로빈스, 패트리샤 아퀘트, 리스 이판, 미란다 오토

아프리카 원시부족을 찍은 프로를 볼때면 마음을 쓸어내린다. 아…졸라 저런 야만스런 곳에서 태어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얌. 안도감에 맥주를 한모금 꿀꺽 삼킨다. 하지만 뱃속에 차오르는 탄산가스처럼 생각들이 머릿속에 차 오른다. 우린 분명 저들보다 백만배는 문명화 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어째서 주변엔 아프리카 깡촌 부족도 기겁하고 도망갈 야만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체 문명과 야만이란 무엇일까.


영화는 온몸에 털이 자라는 여자 라일라, 어려서부터 절제와 통제된 생활을 통해 예의바른 과학자로 자란 나단, 그의 여자 조수인 가브리엘, 야생에서 자란 원시인 퍼프. 이 네 명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문명과 야만, 본능과 통제와 같은 화두를 냅다 던지고 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뼈다귀는 과학자 나단이 원시인 퍼프에게 문명을 주입시켜 예의바른 문명인으로 만들려고 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요거요거 어디서 많이 보던 캐릭터 아닌가. 자신은 본능에 충실하면서 국민들은 통제하려는 위정자들의 모습. 호랭이가 담배피던 시절부터 설치류가 대통령 해먹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들 말이다.


영화 후반부에서 퍼프가 나단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렇게 얘기한다.

“말은 내가 해!”



맞다. 말(문명)은 권력이다. 힘이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다. 동시인지능력이란 단어를 모르면 찌그러져 있어야 하며, 영어를 못하면 찌그러져 있어야 하며,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는 포크질 하는 문화 앞에서 찌그러져 있어야 한다. 문명은 힘 있는 자에게서 힘 없는 자에게로 흘렀으며 법과 제도는 힘 없는 다수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언제 어느 시대나 힘 있는 자는 문명을 다스리고 강제했다. 정작 자신은 호르몬에 취한 짐승처럼 마음껏 날뛰면서 말이다.



어째 다루는 소재가 본고사 논술문제스럽긴 하지만 영화는 소화불량 없이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감독은 미쉘 공드리요 각본은 찰리 카우프만이다. 자기 분야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두 사람이 만나 만들었던 영화가 바로 재기발랄한 영상과 이야기로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뜨렸던 이터널 션샤인이 아니던가. 그러니 재미없을것 같다는 걱정일랑 고이접어 나빌레라~ 보고나면 머릿속에 포만감도 느낄 수 있는 일석이조 영화 되시겠다.


덧붙여 당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을 찍기 전에 만들었던 미쉘 공드리의 장편 데뷔작이자 찰리 카우프만과는 처음 입을 맞춘 영화다.


영진공 self_fish

“판타스틱 Mr. 폭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취향 그대로 …

어느 때부턴가 아동용 애니메이션과 우리나라 독립영화들이 거의 매주 한 두 편 이상씩 개봉관에 걸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독립영화의 붐은 작년 초 <워낭소리>와 <똥파리>(2009) 를 기점으로 만드는 이들 쪽 보다는 상영관 측의 인식 변화가 큰 요인이 되었던 것 같고요,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만화대국 일본과 전통적인 강국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면 유럽 쪽에서 만들어진 작품들까지 알게 모르게 개봉되었다가 사라지곤 하더군요.

아무래도 투입 비용 대비 적정 마진이 일정 정도 보장이 되니까 만들기도 하고 그걸 사다가 개봉관을 잡아 관객들 앞에 보여주기도 하는 거겠죠. 어쨌든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는 전부 그게 그 놈인 것처럼 보여서 아주 떠들썩한 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유심히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는 부작용도 있는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판타스틱 Mr. 폭스>도 이거 또 어디서 굴러 들어오신 듣보잡 애니메이션이신가 오해하기 딱 좋게 생겨 먹었는데 … 그게 아니라 이건 웨스 앤더슨 감독 작품이라고 해서 화들짝 놀라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들더니 결국 새해 연휴 기간에 <셜록 홈즈>와 <나인>을 제치고 유일한 극장 나들이의 이유가 되어 주셨습니다.

웨스 앤더슨이 왜 갑자기 애니메이션 연출을 맡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공동 감독으로 하기로 하셨던 분께서 중도 사퇴를 하게 되어 결국 웨스 앤더슨의 단독 연출작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는군요. 단독 연출을 맡게 된 시점이 제작 단계에서 어느 시점인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만 <판타스틱 Mr. 폭스>는 당당히 웨스 앤더슨 필모그래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독의 전작들과 적지 않은 연계성을 보여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3D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그 이름만으로도 고색창연함이 느껴지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부터 웨스 앤더슨의 아날로그 고품격 빈티지 취향이 그대로 배어나는 듯 합니다.

이야기의 시발점이 되는 주인공 Mr. 폭스(조지 클루니)의 야생 본능 – 이라고 해봐야 인간들의 농장을 털어 도둑질을 하는 것이지만 – 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로얄 테넌바움>(2001)의 Mr. 테넌바움(진 해크먼)이나 <지소와의 해저 생활>(2004) 의 Mr. 지소(빌 머레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웨스 앤더슨의 작품들은 은근히 유사한 캐릭터들로 구성된 가족의 이야기를 매번 앵글을 달리하며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번에는 그 가족 공동체의 우두머리 격이 되는 인물을 정면으로 다뤄주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판타스틱 Mr. 폭스>를 통해 웨스 앤더슨의 전작들에 대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웨스 앤더슨 영화에 대한 장황한 작품론과는 별개로, <판타스틱 Mr. 폭스>는 다시 한번 웨스 앤더슨 식의 판타스틱함이 넘쳐나게 만들어진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면서도 비교적 사실적으로 만든 동물 인형들을 사용해서 컷마다 털이 날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게 보면 볼 수록 은근히 매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빌 머레이, 제이슨 슈왈츠먼 등의 낯익의 배우들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게 얹혀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외 윌렘 데포, 오웬 윌슨, 애드리안 브로디와 로만 코폴라, 자비스 코커까지 더빙에 참여했고 웨스 앤더슨 자신도 직접 목소리 연기를 했는데 이분들은 사실 듣는 귀만으로는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빼먹을 수 없는 요소 중에 하나는 대체 어디서 찾아낸 것인지 알 수 없는 고품격 빈티치 취향의 배경 음악들인데 – 그리하여 근사한 OST 앨범을 남겨준다는 점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 이번 <판타스틱 Mr. 폭스> OST에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제외하면 비치 보이스의 곡이 가장 많이 쓰였고 롤링 스톤스와 자비스 코커의 곡에 아트 테이텀의 연주곡 등이 눈에 띕니다.

전반적으로 영화관 한번 갔다 하면 일생일대의 걸작 아니면 죄다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분들께는 다소 지루하거나 시시한 작품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나, 좀 더 다양한 영화를 찾는 분들, 특히 웨스 앤더슨 영화의 팬이라고 자부하는 고품격 빈티지 취향이신 분들께는 Must See 리스트에 올리셔도 좋을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애들은 애들 대로,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나름 웃겨주시는 웨스 앤더슨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영화의 원작인 로알드 달의 동화

영진공 신어지

구글은 왜 양다리를 걸치려 하는가?

구글 안드로이드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구세주처럼 반겼다. 대형 휴대폰 업체들은 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MP4/PMP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만들며 윈도우 CE에 묶여 있던 중소 기업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안드로이드는 1) 공짜고 2) 구글이란 브랜드를 등에 업었고 3) 많은 개발자들이 익숙한 JAVA 개발환경으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1)번과 2)번만으로도 안드로이드를 선택할 이유로는 충분했다. 윈도우 CE는 골동품 구닥다리나 다름없는 주제에 더럽게 비쌌고, 윈도우 모바일은 그보다 아주 약간 나은 주제에 터무니없이 비쌌으니까.
그리고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발표가 경쟁적으로 이어졌다. 거의 대부분은 휴대폰이었지만, 개중에는 타블렛도 있었고, MP4나 PMP도 있었고, 극히 드물게 넷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궁극적으로 안드로이드 OS는 넷북 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헌데 왠걸, 구글에선 크롬 OS라는 넷북 전용 OS를 따로 발표했다. 더군다나 그건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OS하곤 한참 거리가 먼, 웹 OS였다!
도대체 이거 무슨 일이야? 구글, 이 놈들 대체 무슨 꿍꿍이지?
구글에선 안드로이드를 아파치 라이센스로 공개하고 있다. 원하는 사람이나 회사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소스를 뜯어고칠 수 있다. 하지만 소스를 공개할 의무는 전혀 없다!

그런 이유로, 처음 안드로이드가 발표됐을 당시 몇몇 사람들은 구글의 수입 전략이 어디 있는지를 궁금해 했다. 사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돈벌이 방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1) 직접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제작, 판매한다.
2) 충분히 저변이 확대됐을 때 안드로이드 자체를 유료화한다.
3) 구글 서비스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모바일 광고로 돈을 번다.

1)
번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HTC에서 만든 넥서스 원이라는 안드로이드 폰은 구글에서 직접 판매할 예정이란 루머가
파다하다. 하지만 하드웨어 장사는 인터넷 서비스 장사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장사다.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만 실패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는 장사다.

2)번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구글 입장에서도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다. 이런 짓을 했다가는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업체나 개발자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힐 테니까. 하지만 수중에 돈이 떨어지는 신호가 울리면 언제든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돈이 없으면 누구나 사악해지는 법이니까(no money, be evil).

마지막으로 3)번, 이게 구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돈벌이 방식이다. 문제는 이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모바일에서 이용할만한
구글 서비스가 뭐가 있을까? 검색? 지메일? 다 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을 써 보면 알겠지만, 모바일 환경에선
그런 서비스를 이용할 일이 많지 않다. 날씨 위젯 아니면 게임 같은 독립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쓰게 된다. 게다가 휴대폰 화면엔
광고를 노출시킬 공간조차 부족하다.또한 안드로이드는 완전히 오픈된 환경이다. 구글 앱을 죄다 들어내고 MS BING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집어넣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아마도 이런 이유들로 인해 구글은 넷북 OS 전략을 완전히 새로 세운 게 아닐까 싶다.
2인치에서 4인치 정도 스크린의 한계를 가진 모바일 기기와는 달리, 9인치 이상의 스크린을 가진 넷북에선 웹브라우징에 제약이 거의
없다. 광고를 노출시킬 공간도 충분하다. 게다가 웹 서비스에서 구글과 경쟁할만한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 (고 생각할
것이다 …)


흠,
좋았어. 그럼 아예 웹브라우저만 실행되게 하자고. 엄청나게 빠르고 멋진 웹브라우저를 넣고 구글 서비스 북마크만 넣는 거야.
이러면 인텔 CPU를 쓸 필요도 없잖아? ARM CPU를 쓰고, 다른 거추장스러운 것들도 죄다 없애 버리면 가격을 지금 넷북의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지. 어때? 괜찮지? 불티나게 팔릴 거 같지? 그리고 이걸 산 사람들은 다들 구글  검색과 구글 닥스와
구글 지메일을 쓰면서 하악하악, 항가항가 할 거란 말이지! 어쩌면 붕가붕가까지 할 지도 몰라!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안드로이드와 크롬의 최대 문제점은 이게 완전히 개방된 환경이라는 거다. 개방? 그거 좋은 거잖아? 무협지에서도 개방은 항상 정의로운 조직이었단 말이지 … 아, 그거하곤 좀 다른가? 아무튼 개방이 최고야!

하지만 개방이 곧 개혁은 아니다.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도 아니다.

구글은 내부적으로 몇 가지 하드웨어 기준을 정해 놓고, 그 스펙에 부합되는 기기만 구글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 스펙에서 벗어나는 기기는 꽝 되는 거 아냐?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요. 현재 구글에선 제조업체나 통신사들이 독자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걸 굳이 막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해당 기기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앱스토어를 만들어서 운영하면 되죠!

오, 그거 좋네! 잠깐만…… 근데 뭔가 좀 이상한데. 그거 정말 좋은 거 맞아? (긁적)

실제로 국내 통신사들은 전용 안드로이드 폰과 전용 앱스토어를 동시에 런칭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아마 조만간에 ‘한국형’
안드로이드 폰과 ‘한국형’ 앱스토어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한국에서만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긴 어렵다. 즉, 오만 가지 사양과 터무니없이 다양한 판매 경로 때문에 허우적대야 했던 윈도우 모바일 개발자들의 악몽이 안드로이드에서 재현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크롬 OS는 BSD 라이센스로 개방된 OS다. 아파치 라이센스와 마찬가지로 소스를 뜯어고쳐도 되고, 고친 소스를 공개할 의무 따윈 전혀 없다.요컨대 웹 서비스를 죄다 다른 걸로 바꿔치기해서 얹어도 되는 것이다. 뭐? 감히 구글을 대신할만한 웹 서비스가 있냐고?

있다. 그거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네이버와 다음이 있지 않은가.

이를테면 네이버에서 새로운 전략 디바이스를 만들 수도 있다. 크롬 OS를 좀 조물딱거려서 기본 검색 엔진으로 네이버를 넣고, 기본
웹 메일로 역시 네이버를 넣고, 기본 블로그로 또 네이버를 넣고, 기본 오피스로 네이버 웹 오피스를 개발해 넣는 것이다. 그리고
ARM CPU를 사용해 제품 가격을 30만원 안쪽에 맞추고, [네이버 넷북]이란 이름으로 팔면 어떨까? 흠, 적어도 국내에선
구글 넷북보단 이쪽이 더 잘 먹히겠는데?


이렇게 되면 모바일 서비스를 장악해 모바일 광고 시장까지 한 손에 틀어쥐겠다는 구글의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IBM이 PC 아키텍쳐를 공개했다가 시장 지배력을 잃어버린 전철을 똑 같이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보면서 구글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꿈을 꾸는 사람은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다. 구글의
본의가 무엇인건간에, 그 의도대로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미래는 끊임없이 변하는 법이기에.

분명한 사실은, 안드로이드와 크롬 OS의 갈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는 것이다. 윈도우 모바일이 살기 좋은 시궁창이고 아이폰이
평범한 천국이라면, 안드로이드는 이제 겨우 노숙자 수용소 정도의 단계로 올라선 데 불과하니까. 그리고 크롬 OS는 …
글쎄, 뚜껑도 덮지 않은 하수구라고 해야 되려나?

영진공 DJ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