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몸 속에 자철광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1부]



 

 


 


 



 


 

우리는 지구라는 커다란 자석 위에 살고 있다. 이 커다란 자석은 태양이 내뿜는 지독한 방사능 입김과 먼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유해한 것들로 부터 생명체를 보호하고 있는 일종의 자기 방어막을 발생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예민하다는 옆집 누나라 하더라도 지구가 내뿜는 자기장을 몸으로 직접 느끼지는 못한다. 대신에 인류는 전자렌지를 발명한 생물답게 간접적인 현상을 통해 지구가 단순한 돌댕이가 아닌 커다란 자석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도 특정 종류의 돌이 양쪽 끝으로 작은 금속 쪼가리들을 끌어당기는 현상을 목격했을 것이다.


 


인류는 기원전 5세기전 이러한 자장을 관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 특별한 돌이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도 알아차렸다. 나침반은 이러한 자기磁氣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며, 방향을 정하는 데 쓰는 가장 오래된 장치이다.


 


중국은 일찍부터 이 나침반을 발명하여 가지고 놀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지구가 자극을 가지고 있으며 왜 이 요상한 돌로 만든 조각들이 저절로 움직이는지는 알지 못했다. 자석 바늘이 남북 방향을 가리킨다는 사실은 기원전 100년 경에 이르러서야 알려졌고, 그 후 자석바늘은 주택이나 사원, 무덤, 길, 그밖의 시설의 이상적인 위치를 정하는 기술인 풍수지리에 이용되며 오랫동안 점술가의 밥벌이 도구로 사용되었다.


 


송宋 대인12세기 초까지 이러한 나침반을 항해 도구로 사용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나침반 바늘이 지구의 자성磁性과 반응하여 움직인다는 발전된 자연주의적 이론은 더 나중에야 등장하였다.


 


 




‘지남차指南車’에 설치된 차동差動장치 위에 한 인물상이 올려져 있는 이 기계는

중국인들이 개발한 것으로 나침반의 선구자가 된 장치이다.

이 장치는 탈것이 모퉁이를 돌 때,


안쪽 바퀴와 바깥쪽 바퀴의 회전수의 차이를 없애주는 역할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어 위의 인물상은 방향의 변화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어김없이 남쪽을 향해 팔을 가리키는 상태로 유지되었다.


 





83년에 등장한 ‘남쪽을 가리키는 숟가락’.

가운데 놓여있는 국자처럼 생긴 것은 자철광 돌로 만들어진 것이다.



 





1135년에 등장한 나침반.

물위에 떠 있는 나무로 만든 물고기 안에는 자철광이 들어 있다.



 


 



태양에 비하자면 지구는 개미 코딱지 만도 못한 크기지만 지구 위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지구는 광활한 공간이다. 그래서 이 광활한 공간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인류가 교통수단의 발달과 함께 자기집 앞마당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그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동물들도 위치를 파악할 수단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어디에 먹이가 있고 계절에 따라 어떤 지역들이 살기 좋은지를 찾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길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황천길을 향한 편도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동물들은 일찍부터 지구 자기장을 느낄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을 진화시켰다.


 


인류가 영문을 모른채 나침반으로 마술놀이를 하고 있는 동안에 동물들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몸 속에 구축해 놓았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은 물론이요 심지어 꿀벌들조차 지구 자기장 네비게이션을 필수옵션으로 갖추었다. 자랑할 것은 머리밖에 없는 인류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뒤늦게 분발한 인류는, 지도를 그리고 나침반을 발명하더니 결국 20세기에 이르러 하늘에 위성을 쏘아 GPS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온갖 번거로운 짓을 하고 난 후에야 지구 위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연구를 통해 많은 동물들이 자기장을 이용해 길을 찾는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우리는 놀라운 진화 시스템에 탄복하며 다시한번 자연을 향해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사실이 다시금 우리의 후두부를 강타했다.


 


보잘것 없다고 여기고 있던 박테리아 마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인류가 몇 백년 전에야 지자기를 이용한 것에 비해 동물들은 까마득히 옛날부터 개나소나 자기장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자성 박테리아 발견


 

주자성 박테리아는 1975년 뉴햄프셔 대학의 젊은 대학원생이었던 리처드 P. 블레이크모어가 매사추세츠 주의 한 연못에서 수집한 진흙 샘플에서 그 자태를 드러냈다.

 


요넘들은 현미경 슬라이드 안에서 마치 한쪽에 꿀을 발라놓은 듯 특정한 가장자리로만 이동하였다. 슬라이드를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하고 어둡게 만들어도 보았지만 어떠한 요소도 이 녀석들을 헷갈리게 만들지 못했다.


 


빡침을 느낀 블레이크모어는 마지막으로 ‘설마 니들이 뭐 지구 자기장 같은 거라도 이용하는 거야?’ 라는 생각으로 미친척하고 슬라이드 옆에 자석을 놓아 보았다. 그랬더니 지금껏 꿈쩍도 안하던 녀석들이 자석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 박테리아들은 마치 자신의 몸 속에 자석을 지닌 것처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실제로 요녀석들은 몸속에 자석 조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리저리 줏대없이 자석을 따라 움직이는 주자성 박테리아들



 




☆ 참고 및 발췌:

1. 외르크 마이덴바우어 엮음, 박승규 역, [과학의 역사], 생각의 나무, 2002

2. 제임스 E. 메클렐란 3세, 해럴드 도른 공저, 전대호 역,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모티브, 2006



3. 스티븐 제이 굴드 저, 김동광 역, [판다의 엄지], 세종서적, 1998


영진공 self_fish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