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스의 견문발검 – 엿이나 먹으세요!!

2004년 12월 14일
언론중재위원회

언젠가 견문발검에다도 쓴 것 같은데, 지금껏 내가 만든 영화들은 단 한 번도 텔레비젼에 나간 적이 없다. 국내 방송 채널로는 KBS ‘독립영화관’이 가장 규모가 크다. 방송국이라서 그런지 상영료가 만만치 않다. 한 번 상영에 기백 만원을 주는 모양이다(-.-). 인디스토리 대표가 내게 자주 하는, ‘제발 좀 되는 영화 좀 만들어라’는 우스개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문제인 건지 요 빌어먹을 방송용 도덕 관념이 문제인 건지 헷갈려 하다가 슬몃 웃음과 함께 가벼운 욕찌기가. 엿 먹으세요.

단언하건대, 한 번도 내가 도덕을 파괴하거나 미풍양속에 저해되는 상상을 ‘일부러’ 한 적도 없지만 아직 그런 재밌는 일탈을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외려 난 소심한 편이다. 아마도 한국 방송의 도덕적 센서는 말초신경에 가까운 감각을 지니고 있어 아주 짧고, 예민한가 보다. 일종의 오르가즘 신경다발체인 걸까?

어제 얼핏 들으니 『동백꽃 프로젝트』도 또 KBS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모양이다. 야한 장면도 있고, 호모들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가 보다. 예전에 『슈가힐』은 아예 몇 장면을 삭제하길 요구받았는데, 엿 맛있게 드세요, 라는 말을 되돌려 줄 수밖에는. 감독의 자존심도 없는가? 상업영화도 아니고 독립영화를 찍었다는 것들이 몇 장면 삭제해 텔레비젼에 올리는 일은 용서되지 않는 짓거리다. 일테면 나쁜 버릇은 잡들여야 하는 법.

가장 엽기적인 경우가 『굿 로맨스』 때였다. 당시 그 프로그램 피디는 이 영화에 대해 꽤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어 1년 동안 심의 데스크와 싸웠지만 결국 상영되지 못했었다. 그 심의 데스크의 도덕 센서에 걸린 것은 ‘교복’과 ‘원조교제’였다. 웃기는 이야기다. 성인 남성과 여자 고등학생에 관한 원조교제 영화들은 버젓이 상영했던 것. 존만한 마초 새끼들이 시민의 도덕을 들먹이며 가위질 하는 버르장미는 꼭 저기 의회 안에서 국민들이… 하고 어버버거리는 좀비들하고 닮아 있다.

나는 여자가 남편을 죽이고, 교복 입은 머슴애가 성인 여성과 사랑을 나누고, 호모들이 벌거벗고 남우새스럽게 나뒹구는 영화들을 계속 찍게 될 것이다. 아마 상업영화를 찍어도 저기 방송국 녀석들은 상영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엿 먹으세요.

습관

‘습관’은 이 세상의 그릇 안에 태어난 어느 주체가 ‘주체됨’을 받아들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에 하나일 것이다. 습관과 이의 제도적 구성물인 ‘관습’과의 관계맺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주체는 늘 변화하기 마련.

예를 들어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나면 제각기 주관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136개의 눈이 있으면 136개의 영화가 소비되는 과정에서 다시 재창조된다. 136개의 우주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미도』와 『태극기를 휘날리며』를 천 만명이나 몰려 가서 보는 일련의 행위와 저예산 예술 영화를 보러 가는 극소수 행위의 차이는 136개의 우주의 불꽃놀이로 설명되지 않는다. 일정한 지형도가 쉽게 그려지며, 136개의 우주가 실은 그렇게 큰 차이도 없이 이미 구획된 경로를 통해 몇 개의 집합으로 나뉘어지는 것을 쉽게 목도할 수 있다.

당신은 왜 저 영화를 보러 가서 싸구려 감동을 매입하는 걸까? 당신의 자유의지? 너무도 뻔하고 상투적인 조립형 감동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가끔씩 공포를 느끼곤 한다. 습관의 힘, 습관적 감동, 습관의 눈, 습관의 우주에 대한 공포 말이다. 해서 사람들은 저예산 예술영화의 활성화, 독립영화관 등의 이야기를 떠벌리며 ‘다른 감동’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한다.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이쪽에서 저쪽으로 사람들의 습관을 움직이게끔 한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 화려하다는 136개의 우주들은 기껏 제도의 산물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당신의 우주는, 당신의 습관은, 당신의 삶은, 그리고 당신의 눈과 귀의 감각은 기껏 제도의 힘에 따라 이곳으로 저곳으로 끌려다니는 객체의 몸짓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공포다. 당신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이미 영화사 기획실에서 계산되고 측정된 대로 당신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의 인공. 때론 자신의 권능을 되찾기 위해선 눈깔을 파내고 귓속을 후벼파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공화국 언론중재위 차관보
아도니스(gondola21@gondola21.com)

한국영화, 길이 아니면 가지 말자

공화국 교시
2004년 11월 05일

1.
한국영화 최전성기인 60년대를 무색케하는 한국영화의 중흥기.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매주 박스오피스는 한국영화가 도배를 한다. 타이밍만 그럴싸하게 맞추면 그 어떤 졸작 무비도 쉽사리 대박을 차는 황금의 시대. 전세계를 아우르는 허리우드 초 대형 블럭버스터마저도 극장잡는데 눈치를 봐야 하는 전설의 나라. 졸라 자랑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활기차게 타오르는 한국영화의 불꽃은 과연 언제까지일까? 적어도 이쯤에서는 이런 거 걱정도 좀 해야 하는 것 아닐까싶다. 뭐 정 안 궁금하면 말구지만…

우리영화라…? 이 기준은 사실 무척이나 애매한 거다. 우리나라 감독이 만든 영화 ? 우리나라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우리말로 대사치는 영화? 도대체 그 기준이 무어냐. 본 우원은 관습헌법으로 굳어지고 헌재의 막가파판사들이 확정판결 내리더라도 각자가 지 꼴린대로 생각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근래의 추세로보아, 굳이 따지면 우리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영화’라고 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네가 통상으로 이해하는 우리영화는, 우리배우가 우리말로 하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비록 막대한 규모와 화려한 스킬로 무장한 외화에 주눅들어도, 우리네 정서를 우리말로 이야기하는 곳에서 얻는 감상과는 결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런 주체적 감성이 꾸준한 우리영화꾼들의 노력과 맞물려 이자리에 온 것 아닌가 한다.

외래 팝송을 들어야 폼이 나고, 유럽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허리우드영화는 꿰어야 자세가 잡히던 시대는 어느듯 아스라이 기억도 가물하다.

공화국민의 한사람으로 좋은 ‘우리영화’가 많이 나온다는 사실은… 외래에 대한 근거없는 과장,왜곡과 그들 꼴린대로의 자의적 해석에 매달리지않고, 주체적으로 자국의 올바른 문화을 세상에 투사시키며, 거기에 소모된 투자금이 재환수되고 투명하게 재투자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므로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드는 모범적 문화활동으로 확대증대,폭발,발전시키는 일이거늘…에고 숨차다… 어찌 부듯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영화판이, 어찌 되었건 간에 자랑스럽다. 그 어느 나라 영화판이 이 정도 성과나마 얻어 내었던가 말이다. 따라서, 지난 10여년간의 줄기찬 애정와 투자로 이제 이 정도라도 결실을 맺고 있는 건 고무적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 사료된다.

하지만 꼼꼼히 근래의 한국영화를 늘어놓고 보면, 여전히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그저 그런 작품,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연기자가, 거기서 거기인 연기이니 식상함 절정이다. 내용상으론 표절과 무단 차용도 적지 않다. 언론과 짝짝궁으로 관객을 기만하는 건 기본이고, 그렇게 얻어진 수익도 어디서 새어들어가는지 흉한 뒷이야기만 무성하다.

딴지영화진흥공화국의 건국이념에도 나와있지만, 우리영화의 중흥이 종내에는 ‘좋은 영화’가 양산되는 촘촘한 시스템으로 결정되고, 이를 통해 자연스레 모든 작품이 기본적인 품질은 자동으로 갖추어는 수준에는 다다라야 할 것인데, 현재까지는 그러지 못하다. 또 그런 중에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투철한 비판정신이 살아숨셔서, 그런 고품격의 시스템이 녹 슬지 않게 기름칠 해주어야 하는데 역시 아직까진 그러지 못하다.

잘나가는 한국영화판에 대한 이런저런 구질구질한 비판이, 또 다른 앞으로의 10년을 담보해 주는 초석이라 믿고, 이후로도 주욱~ 영진공의 공화국민은 똥꼬털과 머리털사이의 차이도 쉽게 분별해 내는 예리한 눈초리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그간에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한두해 더 해먹고 우리영화판이 망가지는 거 참을 수 없다. 앞으로 모든 영화애호인의 사명이 그럴진 데, 말이 나온김에 대략 몇가지만 언급하자.

우선 가장 흔하디 흔한 문제점으로 걸고 자빠지자면, 소재다양성 내지 무제한성이 첫째이겠다. 이점은 한국영화를 내용적으로 짚어낼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지만, 솔직히 영화판만의 문제는 아니다. 몇몇 할배들이 내뺏는 관습헌법에, 법률이고 대통령이고 몽조리 비몽사몽을 몽유병증세를 껶어야 하는 저급한 사회, 그런 희한한 판결에 법치주의 만세라고 부르짓는 황당한 구케의원들을 모시는 사회,당장 3년뒤의 입시제도조차 제대로 확신하지 못하는 참담한 근시안의 사회, 이런 사회에서 본 우원 좋은 영화 많이 기대못한다.

정치적 올바름을 논하기는 커녕, 졸라 생기초적인 표현의 자유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소재의 무제한성은 아직 요원한 것이다. 그런 ‘자유로움’이 가져오는 창조적인 재능과 기발한 문화발명의 힘을 영화인에게만 우겨대는 건 억지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상호충돌, 교환하며 발전진보하는 것이니, 영화인들이라고 전체 사회에 대한 책무와 책임을 도외시 할 수 없는 것, 영화라도 선도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킬 수 방향과 힘에 그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것이 노력사항이다. 또 그런 기발함과 독창성이 죽어자빠지지 않도록 영화판 내외에서 애써야 한다. 투자자나 투자자대로, 제작자는 제작자대로, 스탶은 스탶대로, 배우는 배우대로, 영화평자들은 평자들대로…무엇보다 뻬끼기, 그거 안된다. 허락없는 무단도용…역시 안된다.

둘째는 경제적,재정적 투명성 되겠다. 어차피 자본사회에서, 영화가 적지않은 자본이 투자되어야하는 장르임을 인정할때, 영화판의 경제적 투명성은 영화자체의 궐러티만큼 중요한 것이다. ‘금전적 불투명성’은 영화제작 스탬들의 열의와 노력를 낭비적으로 소모시켜, 새로운 창조적 제작욕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만드는 비열한 메카니즘으로 귀착된다.

활자로 박혀 매체들이 발표하는 박스오피스마저 주먹구구에 난장판, 도대체 얼마나 흥행하고 얼마나 벌어들였고 어디에 돈을 쓴 건지 경리부장하고 대표이사외에는 알길이 없다면, 그런 사업이 앞으로 잘 턱이 없다. 수익금이 조폭으로 흘러들어갔느니 어쩌니하며 루머가 떠돌아도, 영화사대표나 감독이 검찰에 불려다녀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영화판이라면…심각한 거다.

이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을 순전히 산업적인 측면으로만 인식하고, 정부관료들의 행정법률적 잣대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선 안된다. 영화문화사업을 무슨 기획부동산업이나 경로당 피라미드 이불장사인냥 순간순간 관객을 기망하여 이익을 보는 건, 한마디로 ‘극악한 사기범죄’다. 이런 돈독영화사나 제작자들을 속아내고 밝혀내는 것 또한 우리영화판과 영화애호인들 스스로가 이루어내야 할 업무되겠다.

더불어 몇푼돈에 영화인 자신의 몸과 마음을 그냥, 막, 함부로, 헌신하는 거. 그것이 단지 돈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해도, 한솥밥을 먹는 동지동료들에 대한 범죄라는 점, 젊은 영화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세째는 마케팅부분의 다양성과 독창성이다. 첫째부분에서의 문제와 유사하지만 전혀 작품으로서의 영화내적인 부문의 다양성과, 상품으로서 영화외적인 다양성은 문제인식부터 그 해결방식까지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서 다양화된 작품구성이 골고루 영화소비자들에게 소비되는 구조에 안착되지 못하는 걸, 단순히 영화 작가나 제작진에게 귀책되어선 안된다는 거다. 영화마케팅까지 작가와 제작진이 책임지는 원맨밴드식 작업스타일은, 영화판 전체로 볼때는 일부이여야 하지 모든 작가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생산해 낼 수 는 없는 것이다.

어느 작품이든, 기본적 품질을 지닌 작품이라면, 그 품질에 어울리는 마케팅과 수익창출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영화판의 모든 딴따라와 투자자들이 몽조리 대박만 바라는 로또식 난장이라면, ‘시스템’이나 ‘구조’라고 어려운 이름 붙힐 이유도 없다.

예로 소규모 영화나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활개 펼 수 있게 만드는 작은 마케팅회사, 기획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들의 정열을 기대하며, 앞으로 공화국민들은 그런 회사들을 열렬히 응원해야 한다.

네째, 가장 언급하기 지저분한 부분이 될 것인데… 근간( 하루이틀 된 이야긴 아니지만.) 한국영화에 대한 한국짜라시 크리티크들의 과도한 빨아줌에, 그 야리꾸리한 냄새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영화홍보짜리시로 전락하거나 대중과 괴리된 아카데미하우스식의 교양적후까시는 한국영화판에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

솔직히 그런 매체습성이 심히 불편부당하더라도, 그 파급력이 다수 영화관객들의 혼돈으로 작용되지 않는다면 본 우원도 신경 끄겠지만, 이거이 한국 영화 크리티크 전부의 습성이라면 감히 심각한 오염이라 하겠다.

한국영화판정도라면, 적어도 당 공화국맹키로 한국영화판에 대한 진지하고 솔직한 화설을 물어낼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아니 진짜 학문적인 탐구만을 목적으로하는 독특한 매체도 좋겠다. 상업적 아카데믹이 아니라…) 독립적인 매체들이 열손가락이 모자라는 숫자로는 존재해야 한다. 이런 소규모내지 독립매체들이 우후죽순, 백가쟁명으로 번창할 시기를 고대해 본다.

앞으로 이런 문제점들 골고루 샅샅이 디벼보자. 그게 누군가 할 일이고 우리공화국도 할것이다. 이상으로 이번 썰을 마치겠다. 앞으로의 전투를 졸라 기다려라. 끝.

영진공 청와대 정무수석
버디(yibuddy@hanmail.net)

영화제 메달이 그리도 좋은가?

2004년 11월 02일
공화국 교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놓고 난리다. 『태극기 휘날리며』, 『빈 집』이 티격태격이더니 『올드보이』도 이에 합세.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지 않더라도 최종 출품 대상에 오를 경우, 미국 내 영화 시장에 진출할 교도부를 마련하는 것이니 제작사나 배급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군침을 삼킬만 하겠다. 거기다 수상이라도 하게 되면 더욱 더 금상첨화겠지.


영화 감독 입장에서도 공인된 영화제가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주는 것이니 의당 기분이 나쁠 리는 없을 것이고, 명예로 생각할 만도 할 게다.

헌데 요즘 돌아가는 꼬라지가 아무래도 꼴사납다. 꼭 부동산 투기로 돈을 모은 한국 졸부들의 키취적 취향을 닮아 있는 꼬라지다. 어느 감독은 앉으나 서나 감독상 트로피 자랑 하느라 자기 영화는 두 번 봐야 진국 맛을 볼 수 있다는 퇴행성 발언을 남발하고 자빠져 있다. 지가 무슨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양 온몸으로 구현하는 나르시시즘의 향연은 악취를 풍긴다. 어느 평론가는 아예 목에 매단 매달수가 작품성을 보증한다는 투의 어이없는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참 주책들이다.

한국 영화 잡지들도 박찬호 삼진 성공률에 오르가즘의 희열과 저주를 오르내리며 발작을 하는 삼류 스포츠 찌라시처럼, 무슨 영화제만 열리면 점쟁이들처럼 죄다 평론가 별점 앞에 모여서 누가 수상을 하게 될지 수선을 떨고 있다. 딱, 올림픽이다. 어느 선수가 금메달 따면, 장엄한 음악과 함께 선수의 고난했던 이력을 읊어대는 것처럼, 어느 영화 작품이 수상을 하게 될 때 영화잡지에서 읊어대는 저 유치찬란한 신파들을 보라. 지금 그들은 영화제에 주머니를 털어가며 자신이 고대하고 기다렸던 감독들의 신작을 향해 발품을 파는, 과연 어떤 영화가 나를 울려줄 것인가 열렬히 기대하는 영화 관객들의 수준에도 못 따라가고 있다. 영화제는 축제다. 관객이 주인이다. 축제를 메달 경쟁 각축장으로 변질시키는 건 언론과 골룸의 딱부리 눈을 치켜든 영화관계자들이다.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명예, 좋다. 하지만 수상을 하더라도 입을 닥쳐라. 영화제 수상 무대 위에 터지는 카메라 프레쉬가 그렇게 좋은가? 겸손이 부재한 명예는 악취이며, 영화의 진정성을 해치는 치명적 독일 뿐이다. 소위 예술을 한다는 인간들이 영화제 올림픽의 메달을 향해 자아내는 골룸의 제스추어, 역겹고 추하다. 차라리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에 항거하는 의미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더라도 과감히 취소할 정도의 양심은 있어야 되지 않나?

국제영화제도 아니고 팍스아메리카나의 또다른 응결체인 아카데미 영화제에 옵션처럼 달라붙어 있는 ‘외국어영화상’에 골룸거리며 줄 서 있는 제3세계 영화 난민들의 보트 피플이라니… 악몽이다.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으로 구워진 떡고물들, 그렇게 좋은가?

공화국 문화관광부 장관
아도니스(gondola21@gondola21.com)

이제는 말해도 된다: 『 Major League』

2004년 10월 26일
과거사 청산위원회

1. 취지: 과거는 그 미추(美醜)에 따라 과도하게 미화되거나 묵살되어서는 아니 되며 현재의 시점에서 객관화 가능한 잣대를 통해 엄격히 평가하여 잘한 것과 잘못된 것을 가리고 교훈을 남겨 이를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는 토대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영화진흥공화국”의 과거사에 대한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설립 된 본 “과거사 청산위원회”는 계속되는 활동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과거를 바라보는 자세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조사기관: 제 1 조사분과(위원장: 이규훈)

3. 제 1 차 조사대상: 영화 『Major League』 (1989)


4. 조사배경
미국의 프로야구 리그(MLB)에는 New York Yankees라는 팀이 있다. 이 팀을 대하는 MLB 팬의 태도는 딱 두 가지다. 열광하거나, 증오하거나. 열광하는 입장에서는 New York Yankees가 승리를 위해서는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며 경기에 들어가서는 화려한 플레이를 통해 언제나 이기는 야구를 펼친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지만, 반면에 증오하는 입장에서는 그 구단이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또한 승리를 돈으로 사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구단은 실력 있는 선수를 일단 엄청난 액수의 돈으로 사들여서 당장의 승리를 위해 투입하고 대부분 원하는 바를 이루긴 하지만, 좋은 재능의 신인을 발굴하고 꾸준히 키워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는 다른 구단에서 검증을 거쳐 전성기를 맞아 Free Agent의 자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선수들을 커다란 액수의 돈과 우승 가능성으로 밀어 붙여 싹 쓸어 간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과거사 청산위원회”에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지만 그 운영방식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 구단의 사례에 착안하여, 영화시장에도 이처럼 내용과 완성도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보다는 우선 잘 나가는 배우들을 동원하여 흥행성적을 높이고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에 치중하는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가능성 있는 (그리고 값도 싼 …^^) 배우들을 기용하여 당해 영화도 살리고 배우의 재능도 길러 미래의 스타로 키워내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기특한 영화도 있음을 상기시키고 그러한 사례를 전파하여 향후 영화생산 및 소비에 있어서 우수한 Case Model로 삼고자 하는 바이다.

5. 조사대상에 대한 약술(略述)

가.감독: “David S. Ward”

나.개봉연도: 1989년

다.Genre: 전형적인 Hollywood 스포츠 코미디 영화

라.Plot: 리그에서 꼴찌를 시켜 보다 더 큰 시장이 있는 곳으로 본거지를 옮기려는 구단주의 음모에 따라 지지리 실력도 없고 몸도 부실한 선수들로만 구성되는 프로야구팀 Cleveland Indians의 업치락 뒤치락 성공기

6. 조사대상의 교훈 및 성공 사례

가.교훈: 크게 히트 친 원작소설을 사들이거나 몸 값 비싼 배우들을 기용하지 않더라도, 이야기 소재에 대한 애정 어린 연출로 각 장면을 만들어내고 적재적소에 중견급 및 신인배우들을 기용, 적절히 배치한다면 얼마든지 영화로서의 성공과 상업적인 성공을 동시에 거둘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줌.

나. 성공 사례
1) 영화 팬 및 야구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스포츠 영화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으며, 각종 스포츠 및 영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Best Sports Movies” 순위 상위권에 항상 거론 됨 (예: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The 25 Best Sports Movies”) http://sports.espn.go.com/espn/espn25/story?page=listranker/bestmoviesresult
2) 가능성 있는 신인급 연기자를 대거 기용하여, 추후 정상급 연기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가) “Wesley Snipes”의 사례
아래 사진에서 뒷줄 맨 오른 쪽의 선수가 보이는가.
그의 이름은 Willie Mays Hayes. 실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중견수 Willie Mays의 이름과 비슷하고 포지션도 같은 중견수 이지만 야구 실력에 있어서 닮은 거라곤 빠른 발뿐. 타격, 수비, 주루플레이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이 친구. 그래서인지 속편인 『Major League 2』 (1994) 에서는 아예 기용되지 조차 않는다. (참고로 뒷줄 맨 왼쪽의 선수는 두 번째 사례로 소개할 지명타자 “Pedro Cerrano” 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사생활이 문란하여 이후 두 번에 걸쳐 공공연하게 불륜을 저지르는데 …
그 첫 번째는 『Jungle Fever』 (1991, 감독: “Spike Lee”)에서 자기의 비서(“Annabella Sciorra” 분)와 일을 저지르더니, 6년 후에는 『One Night Stand』 (1997, 감독: Mike Figgis)에서는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난 웬 여자(“Nastassja Kinski” 분)와 하룻밤 불장난을 벌이고야 만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고 흡혈귀로 변신하지만 그나마도 제대로 못해서 흡혈귀 세계에서 조차 왕따를 당하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은 이 친구는 『Blade』 (1998, 감독: “David S. Goyer”) 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가 먼저 인간 세계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아예 흡혈귀 사냥꾼으로 직업을 바꿔 앙갚음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도는 아직도 계속되어 현재 3편까지 제작 중에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래 보였는지 어쨌는지 미국의 정보부서에서 이 친구를 자주 고용하곤 했는데, 『Murder at 1600』 (1997)에서는 경찰로, 『U.S. Marshals』 (1998)에는 특수부대원으로 쓰더니 『The Art of War』 (2000, 감독: “Christian Duguay”) 를 통해 마침내 UN 대표부에서 까지 이 친구를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나) “Dennis Haysbert”의 사례
아래의 사진을 보자.

불 같은 강속구의 Rick “Wild Thing” Vaughn (“Charlie Sheen” 분)과 한때 잘 나갔지만 퇴물이 되고야 만 포수 Jake Taylor (“Tom Berenger” 분) 사이에 있는 인물. 아니, “Rene Russo” 말고. 그래 조금 검게 나온 선수 말이다.

쿠바 출신의 부두교도인 Pedro Cerrano. 힘만 디립따 좋지 변화구에는 손도 못 대는 알 사람은 다 아는 공갈포의 대명사. 게다가 살아있는 닭을 Voodoo 신에게 바쳐야 타격이 잘 된다는 우직(?)하기 이를 데가 없는 지명타자이다. 하지만 이 친구 뜻하지 않은 상황에 터뜨리는 결정적 한 방이 있어서 그런지 『Major League 2』 (1994) 와 『Major League 3: Back to the Minors』 (1998) 에 연속적으로 기용이 된다.

그런데 이 친구,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는지 어쨌는지, 아니면 정보기관에서 활약하는 전 동료 Willie Mays Hayes를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야구는 뒷전인 채 『Absolute Power』 (1997), 『The Thirteenth Floor』 (1999), 『Random Hearts』 (1999) 등에서 연이어 정보요원 및 형사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하지만 야구 이외의 직업에서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 친구, 잠시 농구계 쪽도 기웃거려 보지만 결국에는 낙향하여 고향의 전원 속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며 살아가기로 결심을 한다. 그렇게 고향에 자리를 잡고 자상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원사 Raymond로 살아가지만, 그러한 생활도 잠시, 지가 무슨 변강쇠나 떡쇠도 아니고 그만 옆집 마님(?)과의 플라토니꾸한 러브가 동네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고향을 등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의 이런 순애보는 『Far From Heaven』 (2002, 감독: “Raymond Deagan”)이라는 영화로 제작되었고, 이 영화는 인디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영광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사건을 겪으면서 이 친구는 순수한 사랑마저도 허락 하지 못하는 암담한 사회현실을 온 몸으로 직접 부딪혀 타파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다졌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 어쨌든 얼마 후 이 친구는 그야말로 엄청난 변신과 출세를 이뤄내고야 마는데 …

현재도 진행 중인 TV 시리즈『24』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David Palmer로 거듭 났을 뿐만 아니라 전에 없이 위기에 처한 미국 사회를 구해내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 하고 있는 중이다.


변변찮은 야구단에서 직구 전용 지명타자로 시작하여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녔고, 우연히 찾아 온 사랑마저 아픈 상처와 세상에 대한 한탄으로 얼룩지고야 말았던 이 친구. 하지만 굴하지 않고 꿋꿋이 다시 일어나 마침내는 대통령의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 이 친구. 그의 이름은 “Dennis Haysbert”.

다) “Rene Russo”의 사례
“Dennis Haysbert”를 소개하기 위해 제시한 사진 속에는 그녀의 모습도 눈에 띈다. 17 세 때부터 패션모델을 시작하여 그야말로 초슈퍼울트라급 모델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그녀는 나이가 30이 넘자 홀연히 모델계를 떠나더니만 어느 날 돌연 『Major League』에 합류를 결심하게 된다.


허나 첫 출발에서 그녀는 한때 날렸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멕시칸리그를 전전하는 퇴물포수 Jake Taylor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그 사내와 결코 순탄하지 않은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

이러한 첫 만남의 기억 때문인지 그녀는 이후로도 운동선수들과의 만남을 계속하게 되는데, 『Freejack』(1992, 감독: “Geoff Murphy”) 에서는 자동차 레이서와 사랑에 빠지고 『Tin Cup』 (1996, 감독: “Ron Shelton”)에서는 역시 물이 확 간 퇴물 골퍼를 만나 정분이 나고야 마는 기구한 인연을 이어가고야 만다.


이러한 운동선수들의 만남이 계속되는 것에 진저리가 났는지 그녀는 『Ransom』 (1996, 감독: Ron Howard)에서 전직 형사 출신일지도 모르는 백만장자 (“Mel Gibson” 분)와 결혼을 하지만 행복한 생활도 잠시, 부패한 경찰의 음모에 의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때의 경험이 너무나 충격이었는지, 그녀는 마침내 스스로 그러한 부조리를 개혁해 보겠다는 원대한 포부 하에 “경찰개혁”의 기치를 높이 내걸고 『Lethal Weapon 3』 (1992), 『Lethal Weapon 4』 (1998, 감독: “Richard Donner”)에서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종횡무진의 활약을 펼치고야 만다.


하지만 그러한 현장 생활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책과 조우하게 되는데,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마스터 키튼”. 이 책을 통해 보험 수사관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된 그녀. 마음을 먹으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고야 마는 그녀인지라 즉시 새로운 직업의 세계로 뛰어들고야 마는데 ……

그렇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그녀는 마침내 『The Thomas Crown Affair』 (1999, 감독: “John McTiernan”)를 통해 모네의 회화작품 도난사건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는 지위에 까지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서도 또 사랑에 눈이 멀게 되고 기어이 그 도난범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저지르고야 만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두 사람의 도피 행각이 세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요즈음, 사회 일각에서는 그녀의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

그 소문 속에서도 그녀는 첫 사랑의 기억을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했는지, 『Two for the Money』 (2005 예정, 감독: “D. J. Caruso”)에서 역시 전직 미식축구 선수와 인연을 만들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7. 결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비싸디 비싼 배우, 사람을 깜딱 놀라게 만드는 반전, 화려하다 못해 눈알이 다 아파지려고 하는 그래픽,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 부어서 만들어내는 스뻮따끄르한 장면들 만이 성공하는 영화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의 조사대상인 『Major League』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전술한 요소 중 어느 것 하나와도 어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가치, 즉 재미와 감동을 관객에게 훌륭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의 상업적 성공도 거두는 사례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 분명 영화는 Entertainment의 주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Entertainment를 구성하는 여타의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문화로서 기능하여야 한다. 영화가 문화일 때 그 안에는 문화 생산자가 지향하는 가치가 담겨야 하고 관객을 단순히 돈다발이 아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일한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스며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영화가 그러한 요소들을 획득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내용과 형식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를 필요는 없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무엇을 이야기 할 것인지, 어떤 극적 장치를 통해 관객과 대화할 것인지, 어떤 등장인물이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절한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여 그 기준으로 풀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코미디든, 엽기공포물이든, 슬랩스틱이든 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면 훌륭히 문화영역에서 영화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상업적 보상도 있게 될 것이다.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쭉쭉빵빵 남 녀 배우, 할리우드표와 구분이 안 가는 액션장면,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홍보전략 등은 영화를 상품으로 팔기 위한 요소들이 될 수 있을지언정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려사항과 조건이 될 수는 없으며, 판매전략 이전에 우선 영화가 가지는 가치에 대한 고려와 관객을 대화대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하면서 제 1차 과거사 청산위원회 조사보고를 마친다. 끝.

과거사 청산위원회 위원장
이규훈(kyuhoonl@bcline.com)

[公文]영진공 제 1 차 국무회의 결과 알림

“2004 영화 진흥 기반 확립의 해”
영 화 진 흥 공 화 국
http://www.0jin0.com / http://ddanzimovie.com / editor@0jin0.com





문서번호 국무 2004 – 001

보존년한 : 영 구

기안일자 : 2004. 11. 3.

경유/수신/참조 : 공화국 시민
























부의장

국무회의 의장
국무실장


간사

협조
감사
서기



기안자


제목 : 영진공 제 1 차 국무회의 결과 알림
1. 영화진흥 공화국 시민 여러분의 건승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2. 영화진흥 공화국은 2004년 11월 3일 제 1 차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문화로서의 영화에 대한 이안 (異眼)을 지향하면서 잘 만든 영화는 무조건 빨아주고 돈독이 올라있는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 이유 없이도 씹어 제낀다는 공화국 설립 이념과 헌법 정신에 기반한 국정 기본방향과 역점 추진 정책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쳐 이를 정립하였는바,

3. 그 중 최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정책사항에 대해 아래와 같이 공지하오니 공화국 시민 여러분은 이를 숙지하시어 원활한 국정운영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라며, 또한 생활 속에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참고 있으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가. 국정 기본방향

◁ 돈독 영화의 범람 방지: 영화의 상품화가 아닌 상품의 영화화를 추구하는 모든 시도와 결과물을 돈독영화 활동이라 규정하며, 그 정도가 지나칠 시에는 가능한 공권력을 모두 동원하여 이의 남발과 범람을 방지하는데 국가의 역량을 총집중 한다.

◁ 소재와 형식의 다양화 추구: 이미 남이 개척해 시장의 검증을 거친 소재와 형식을 악랄하고 짜증나게 울궈먹음서 판박이 영화를 양산해 공화국 시민의 그나마 가벼운 호주머니를 노리는 불순한 기도를 경계하는 동시에 영화 생산자의 가치와 관객과의 최소 의사소통 장치가 확보된 영화의 유통을 장려 및 지원한다.

◁ 전문인력 양성: Seed Money의 손가락 질에 따라 유독한 영화에 당의정을 입히는 데에만 급급한 영화 생산자를 가려내 이를 공개하는 동시에 관객과 함께 동시대를 고민하고자 노력하는 영화 생산자를 발굴, 격려함으로써 전문인력이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진력한다.

◁ 작가정신 앙양 및 고취: 영화계 각 분야에서 상품영화의 액세서리가 아닌 영화상품의 주 요소로 기능하고자 애쓰는 감독, 작가, 배우들을 그 공적과 함께 공화국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작가정신이 움트는 토양을 일구는데 역량을 기울인다.

◁ 영화의 문화성 획득: 영화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하에 재미와 감동, 그리고 정서의 공감대라는 잣대를 모든 영화상품에 적용하여 문화영화와 상품영화를 엄격히 가리고 이를 공화국 시민들에게 공표하여 문화로서의 영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나. 최우선 추진 정책

◁ 공연윤리위원회를 설치하여 돈독 영화 방지 시스템 수립 및 즉시 가동

◁ 언론중재위원회를 설치하여 소재 및 형식의 판박이 신고 접수 및 중재 활동을 수행하고, 필요에 따라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처벌을 시행

◁ 상벌위원회와 산업인력관리공단을 설치하여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동시에 우수 사례 및 인력에 대해 포상을 시행

◁ 국무회의에서 영화 및 문화계 전반에 걸쳐 올곧은 문화활동이 시행될 수 있는 기반의 조성 및 지원책을 논의하고, 이의 구체 시행을 지휘

다. 제 1 차 추진 사업

◁ 국정기본방향과 정책우선순위에 의거, 제 1 차 추진사업의 주제는 “한국영화, 이런 식으로 하면 절단 난다.”로 정함

◁ 당해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문제인식에 대한 공감대 형성작업을 시행한 뒤 효과적 해결책 도출 작업을 진행하여 구체안 제시 및 실행

◁ 우선 시행 사항인 공감대 형성작업을 위해 붙임과 같이 한국영화의 현상과 문제점에 대한 착안점을 공화국 시민들에게 공표함. 끝.

붙임.
1. ‘붕어빵 찍기를 그만 두라’형 공문1부.
   – 한국영화, 길이 아니면 가지 말자
2. ‘상 놓고 오줌 지리기 꼴 사납다’형 공문 1부.
   – 영화제 메달이 그리도 좋은가?
3. ‘Screen Quota가 니네들 새우깡이냐’형 공문 1부.
4. ‘심의를 허하지 말라’형 공문 1부 끝.

영화진흥 공화국 국무회의 의장
“총폭탄 정신으로 국가기강 확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