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갓”, 빈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

⊙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주연: 마테우스 나크터가엘, 세우 호르헤, 알렉산드레 로드리게즈,
        레안드로 피르미노 다 호라, 필리페 하겐센

『콘스탄트 가드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2005년 개봉작 『시티 오브 갓』.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당 영화는 출중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개봉 당시 평론가들의 극찬과 더불어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삐까뻔쩍한 전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영화적 재미에 있어서도 높은 내공을 보여준다.

빈부 격차가 심각한 동네 중 한 곳인 브라질은 인신 매매, 살인, 마약 밀매 등 범죄율이 굉장히 높다. 특히 빈민촌을 중심으로 마약 밀매를 통해 형성되어 있는 갱들은 공권력 조차 손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 영화는 이런 브라질의 현실을 60, 70년대 ‘시티 오브 갓’이라는 빈민촌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양아치들의 흥망사를 실화를 바탕으로 그리고 있다.

가이리치스러운 이야기 구성과 역동적인 화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유머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조차 망설임 없이 살인을 자행하는 그들의 일상화된 폭력이 실화라는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오면서 마냥 웃으며 보기에는 거꾸로 입은 빤스 마냥 너무도 마음이 불편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중요치 않다. 브라질의 빈민가는 여전히 지독한 가난에 찌들어 있으며 그 속의 아이들은 폭력과 살인과 마약에 그대로 노출되어 범죄와 함께 성장하고 누군가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빈민가 갱들을 소탕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러나 빈민가를 차단하고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오히려 갱단과 경찰의 총격전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사망하거나 엉뚱한 사람을 체포, 사살하면서도 아무런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등 시민(정확히 빈민가 사람들)의 피해가 늘어가면서 이로 인한 빈민들의 반발은 커져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난은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섰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고착화되고 대물림 되는 가난은 한 개인의 힘으로 벗어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빠져나올 수 없는 가난은 사람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절망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아주 자주 그 선택은 폭력을 수반한다.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을 모두의 비용으로 감싸 안고 같이 가야 하는 건, 단지 그들의 절망을 끊고 희망을 심어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행복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영진공 self_fish

영진공이 추천하는 지구촌 노래들





세계 경제가 혼돈의 물결 속에서 좀체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가경제 책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시행으로 인해 우리의 경제는 얼마전에 어떤 인사가 장담한 3000이니 747이니 하는 숫자가 엉뚱한 위치에서 실제로 달성될 가능성이 농후한 위험에 빠져있다.

상황이 이럴진데, 정작 책임자들은 종부세 무력화에 지방세 신설 양도세 폐지 등 자신들을 포함한 극히 소수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보존하는데에 눈이 벌개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피해자들은 오히려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저질동화같은 상황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훗, 어쩌겠는가, 세월이 그러할진대.  허나 이 웃음이 절망과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악착같이 살아보자는 다짐이다.

자, 이제 공동체는 사라졌으니 각자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그걸 잘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분전환도 필요한 법.  그래서 여기 몇 곡의 지구촌 노래들을 모아모아서 여러분께 소개하노니 부디 즐겨 감상하시어 노여움과 회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는데 도움되기를 바랄 뿐이다.

1.
Cancion del Mariachi
By 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

요거 멕시코 노래 되게따.  도입부의 기타소리만 들어도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로 TV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 자주 쓰이는 곡인데, 이 곡은 로베르또 로드리게즈 감독의 영화 “데스페라도(Desperado)”에서 주인공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Los Lobos와 함께 부른 곡이다.

제목의 뜻은 “마리아치의 노래”인데, 여기서 마리아치란 유랑 가수를 말한다.


2.
Le Moribond
By Jacques Brel

프랑스로 가보자.
그쪽의 대중가요를 샹송(Chanson)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수로는 에디뜨 삐아프, 이브 몽땅 등이 있다.
오늘 준비한 곡은 벨기에 출신의 샹송 가수이자 작곡가인 쟈끄 브렐(Jacques Brel)의 1961년 작품인 “Le Moribond”이다.  “죽어가는 남자”라는 제목의 이 곡은 우리에게 Terry Jacks의 “Seasons In The Sun”이라는 리메이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브렐의 대표곡 중 “Ne me quitte pas”도 역시 “If you go away”라는 리메이크가 더 널리 알려져있다.
 
 

3.
Da Troppo Tempo
By Milva

다음으로는 옆 동네 이탈리아.
이태리의 대중가요는 Canzone라고 부른다.  사실 이태리의 canzone나 프랑스의 chanson이라는 명칭은 라틴어의 “cantio”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가사가 있는 노래(당시에는 주로 성가)를 뜻하는 것이다.

이태리의 대표 선수는 바로 그 분, 밀바(Milva) 되시게따.  1939년 생인 이 가수는 1961년에 산레모 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래 오랜 기간 깐쪼네의 슈퍼스타로 군림하였고 우리 나라에서도 공연을 한 바 있으며 현재도 음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들으실 곡은 “Da Troppo Tempo”, 즉 “내 인생의 노래”라는 뜻.


4.
To treno fevgi stis okto
By Alexia

서구 문명의 태동과 발전에 있어서 이태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 그리스.
근대에는 이탈리아의 국민들이 무솔리니로 대표되는 지독한 독재에 시달렸고 그리스의 국민들도 1960~70년대에 혹독한 군부독재에 탄압받았다.
이 시절의 저항운동가 중에 “위대한 작곡가”로 불리는 Mikis Theodorakis (그리스어로는 Μίκης Θεοδωράκης)가 있다.  압제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하기까지 했던 그는 저항운동을 수행하면서 작품활동에도 매진하여 그리스 민중음악의 대부로 존중받고있다.

그의 작품 중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곡이 있는데, 바로 조수미의 곡으로 알려진 “기차는 8시에 떠나네”이다.  Alexia의 노래로 준비 해 보았다.


5.
кони привиредливые
By Vladimir Vysotsky

이번에는 저 위쪽 러시아로 가보자.
스탈린 시절의 소련은 암흑의 시기였다.  혁명의 대의는 사라졌고 냉전에 기반한 대중통제가 “인민”들의 목을 조르고 있을 때, 민중들의 생각을 절절한 언어로 읊어 마음을 달래 준 시인이 있었으니 그가 블라디미르 비쇼츠키(1938 ~ 1980)이다.
(참고:
http://windshoes.new21.org/music-vysotsky.htm)

그가 남긴 작품들 중 “야생마”라는 곡은 영화 “백야”에서 미하일 바르시니코프가 춤을 추는 장면에 나오면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져있다.


6.
Samba De Janeiro
By Bellini

자, 대륙을 넘고 넘어 다시 남미로 …
여기서 문제, 브라질의 언어는???  스페인어, 아니죠~ 포르투갈어, 맞습니다~
남미에 대한 서구의 침략은 스페인이 시작이었는데 당시 경쟁자였던 포르투갈이 뒤늦게 교황청의 권위에 기대 쟁탈전에 뛰어들면서, 양자는 대륙 서쪽은 스페인이 갖고 동쪽은 포르투갈이 갖는다는 조약을 맺는다.  이 시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미션”이고 배경이 그래서 이과수폭포지역인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게 되었고, 호나우두가 브라질에도 있고 포르투갈에도 있는 이유이다.

뭐니뭐니해도 브라질은 쌈바.  그래서 준비한 곡이 Bellini의 “Samba De Janeiro”.

더 좋은 곡들이 많겠지만 순전히 리듬과 비트가 흥에 겨운 이유로 선택했다능~



 7.
Tubthumping
By Chumbawamba

자, 다시 대륙을 바꿔 영국으로 가서 마무리를 합시다.

Chumbawamba는 무정부주의 정치성향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그룹이다.  그래서인지 그룹 이름도 아무런 의미가 없이 그냥 지어진 것이다.
이런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1997년에 대히트한 “Tubthumping”이라는 곡 덕분이다.  신나는 리듬과 계몽(?)적인 가사 덕분에 이 노래는 여러 스포츠이벤트와 컴퓨터게임의 테마송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들의 정치성향을 잘 모르고 행사에 초청하거나 곡을 쓰겠다고 했던 이들은 나중에 많이 당황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건으로 1998년의 브릿 어워드를 들 수 있겠다.
 
(아래 동영상 참고)


“Tubthuming”은 선동, 연설 또는 정치인의 뜻을 가진 속어인데,
노랫말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우리 서민들과 노동자들이 잘 견디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자는 외침이다.

 

끗.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