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



















뉴스룸(The Newsroom): 미국 HBO 방영 TV 시리즈




“어퓨굿맨(A Few Good Men)”의 원작/각본을 시작으로 “웨스트윙(West Wing)” 제작, “소셜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와 “머니볼(Moneyball)”의 각본 등으로 널리 알려진 아아론 소킨이 제작하는 신작 TV 시리즈.


 


1 시즌은 2012년 6월 24일 시작하여 8월 26일 에피소드 10으로 마무리하였고, 2013년에 시즌 2가 시작될 예정이다.






주인공 윌 맥커보이는 제이레노쇼 같은 뉴스를 만든다고 조롱받기도 하는 진행자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밉보이지 않고 광고 떨어지지 않게 적절히 가십을 섞어가며 그럭저럭 2등정도 하는 MB* 뉴스데스크 진행자 같은 인물.




어느날 패널들과 토론회에 참석한 그에게 대학교 2학년 여학생이 질문을 한다.


“왜 미국은 위대한 나라인가요?”




한 패널은 ‘다양성과 기회가 있는 나라이니까’라고 답했고, 다른 패널은 ‘자유’라고 말한다. 윌은 미식축구팀 뉴욕제트가 있기 때문이라고 농으로 답하지만, 진행자가 다그치자 그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미국은 위대한 나라가 아니에요.




(민주당 패널을 보며) 왜 사람들이 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공화당 패널을 보며)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우리만 자유국가다라고 말할 수 있어? 캐나다도 자유국가야, 일본도, 영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이탈리아도, 스페인도, 호주도! 심지어 벨기에도 자유국가야. 세계 207개국중에 180개 나라가 자유국가라고. 자 아까 ‘미국이 왜 위대하냐’고 물어봤던 친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는 증거 따위는 없어.




비문맹률7위


수학 27위


과학 22위


기대수명 49위


유아 사망률 178위


중산층 수입 3위


노동력, 수출 4위




우리가 잘하는 건 딱 3가지 뿐이야


인구당 감옥가는 비율


천사가 진짜라고 믿는 성인 비율


그리고, 국방비, 2위부터 27위 방위비를 합쳐도 우리가 많아. 그중 25개국은 우방국이고




이게, 20살에 여대생이 책임질 일은 아니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우리나라가 왜 위대하냐고 묻고 있다니 난 도대체 왜 니가 그런 개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요세미티 국립 공원 때문에 위대한가?




위대했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도덕적 이유로 법을 만들거나 폐기도 했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들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지만 그런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우주를 탐사했고, 질병도 치료했어.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별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미국은 더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 








위 대사는 어찌보면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 대입해보자.









한국은 자랑할만한 나라가 아니에요.




왜 사람들이 통합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민주당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박통 시대가 민주주의 시대였다라고 말할 수 있어? 그런 식이라면 조국의 선량한 여학생들을 수없이 강간한 리비아의 카다피도 민주주의 지도자였고 독일의 경제부흥을 이끌어낸 히틀러도 민족주의자이면서 민주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어! 자유당 적통을 이어받은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따위를 할 증거같은 건 없어.




생계곤란비중 15위


영아 사망률 21위


타인에 대한 신뢰 25위


부패지수 21위


국가기관 신뢰지수 32위


소수집단에 대한 관용성 28위


여성 고용율 27위


 


우리가 1등인건 겨우 이런거야


OECD 최저출산률 


평균 노동시간


국가예산중 최저보건지출


인구당 자살률


성별 인구격차




그리고, 국방비, 우리나라 국방비는 2010년 기준으로 280억 달라야, 30조원이라고.




그에 비해 북한은 총 GDP가 280억 달라고 그 중 국방비는 끽해봐야 2009년 기준으로 5200억밖에 안돼. 근데 그런 최빈곤국을 조롱하는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게 신사적이고 당연한 거야? 북한은 이미 20년전부터 게임이 안되는 상대야.




이게 현실이야. 그런 위협과 공포를 우리 2~30대, 88만원세대에게 전가하면 안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투표 따위는, 정치는 관심없다고 말하니 왜 그런 개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




한국이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독재에 항거했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싸웠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집값을 담합해 3억 이하에는 팔지 말자고 부녀회에서 문구를 붙인다거나 장애인 시설이 들어온다고 데모하거나 장애인이랑 놀면 같이 놀림받는다고 놀지말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어.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고 그런 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6.25후 짧은 시간에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가전제품은 1등을 하고 휴대폰도 잘 만들어.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성공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지금처럼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거나 강제하지도 않았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복지 포퓰리즘 떠들지마. 우리가 OECD 꼴등이야.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어? 그리스 GDP대비 복지비율보고 다시 말해봐.


대한민국이 이렇게 자유롭게 투표하게 된게 언젠줄 알아? 겨우 25년 전이야.


1987년 그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나가고 나서야 간신히 민주주의의 기본이랄 수있는 투표권이 생긴거야.




대기업이 먹여살려? 대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을 모독하지마.


차관 받아 준 걸로 국내 땅투기, 사채놀이하면서 불린 돈으로 정경유착해가면서 배불린 돈이 노동자에게 제대로 돌아온 적은 없었어. 우린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




미국이 위대한 나라인지 알 길은 없다.


내가 그저 부러운 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낼 줄 알고 그걸 방송으로 낼 용기와, 능력과, 자유가 있는 나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이다.




오해다, 그게 아니다, 나와는 상관없다, 잘 알아서 할 거다, 법대로 하면 된다, 내가 아니라면 그만이다 ……




적어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런 말 안 듣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영진공 그럴껄


































































임성한 드라마, 오히려 정치적으로 올바를 수도 …


임성한 드라마. <아현동 마님>을 본의 아니게 챙겨보게 되었다.  저녁먹는 시간하고 겹쳐서, 밥 먹을 동안 만이라도 좀 편하자고 TV를 틀어놓으면 감사하게도 밥 먹을 동안 애기가 TV를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임성한 드라마가 욕먹는 이유, 임성한 드라마가 이상한 이유를 다른 방향에서 정의해 보면 ‘비모성, 비자매애’인 것 같다. 비상식적인 설정, 파격적 설정을 얘기하는데 그 속을 파헤쳐 보면 거기엔 비모성과 비자매애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아주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저럴 수가…’하면서 혀를 차며 보는 것 같다.



‘겹사돈’이 주요 설정이었던 <보고 또 보고>의 금주, 은주는 친자매간이다. 결혼 전부터 동생인 은주가 희생하는 타입이었고, 언니 금주가 제멋대로인 스타일이었는데, 동생 은주가 맏동서가 되고, 금주가 아랫동서가 되어 버리면서 둘 사이는 친자매사이가 아닌 완전 사이 열라 안 좋은 동서지간이 되어버린다. 거 참. 어이없지 않은가? 물론 겹사돈이란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친언니랑 나랑 둘이 한 집안의 며느리라면 그 둘은 힘을 합쳐 시댁을 말아먹을지도 -_-;;) 아무튼 친언니랑 둘이 일하는 명절은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동생이 좀 꾀를 피거나 언니가 좀 게으르더라도 ‘요년이’하면서 봐주지 아니하겠는가. 어찌 다른 드라마에는 일반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자매애가 이 드라마엔 있지 않은 건지.


<인어 아가씨>는 ‘모성의 부재’가 핵심이다. 은아리영의 복수심은 ‘부성의 부재’에서 야기된 것 같지만, 그녀의 행각이 엄마를 버리고 재혼한 친부에게 향하기 보다는 새엄마와 이복여동생을 향하는 것을 보면 어째 이상하다. 나에게 헌신적이고 좋은 엄마가 있긴 하지만, 그녀는 맹인이라 나를 돌봐준다기 보다는 내가 돌봐주어야 하는 존재다. 친부가 아닌 새엄마와 이복여동생에 대한 미움이 먼저인 그녀의 복수심은, 자신의 ‘모성 부재 상태’에 대한 분노에 다름 아니다.


<왕꽃 선녀님>에 와 보면 다시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친엄마는 있지만, 좀 사회적으로 이상한 지위에 있는 여자다. 무당이고, 무당끼를 물려준 엄마다. 하늘이시어에 오면 남편죽자 첫사랑과의 결혼을 삐까번쩍하게 치르고, 그 첫사랑과 낳은 딸을 며느리나 삼으려고 하는 이상하게 뒤틀린 모정뿐이다. 친모의 모정은 있어도 뒤틀렸고, 새엄마는 가혹하게 주인공의 삶을 비튼다.


욕 안먹는 <아현동 마님>에서도 강도는 엷어졌으되, 여전히 모성과 자매애는 부재하다. 백시향 검사의 엄마는 친엄마이되 계모같았으며, 친자매지만 외모가 전혀 다른 그녀의 동생들도 이복동생들 같다. 예쁘고, 착하고, 일하는 백검사와 못생기고, 게으르고, 욕심 많은 그녀의 동생들은 딱 신데렐라와 이복동생들이다. 아버지인 백제라의 뇌졸중 이후 어머니와 동생들이 모두 개과천선해서 천사가 되었는데 솔직히 그게 어색하기 짝이 없어서 웃긴다. 그러고 보니 유일하게 아현동마님에서만 엄마다운 엄마가 나오긴 한다. 요샌 광주에 내려가신 것으로 되어 있어서 안 나오는데, 왕년의 은실네 박혜숙 여사님은 좀 엄마 같은 엄마였다. 부길라의 엄마인 사비나도 약간은 비틀린 친모임에 틀림없다. 공주대접 받으며 낳은 아들도 시어머니가 다 길렀다는 부러운 팔자 사비나 여사. 새엄마가 안나와서 덜 뒤틀려보여도 <아현동 마님>도 그 연장선 상이다.

그래도 내가 역설적으로 임성한 드라마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녀의 드라마에는 남자 캐릭터들이 거의 없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등의 옛날 이야기와 달리 그 모성의 대역들이 있기 때문이다. 뭐 물론 ‘불쌍했던 은아리영이 주왕오빠, 백시향여사가 부길라 검사라는 백마탄 왕자를 만나서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라는 스토리로 본다면 똑같은 패턴으로 볼 수 있겠지만. 모성만큼이나 비현실 적인 캐릭터인 임성한 드라마의 남성들이 바로 이 모성의 대역들이라고 본다면 양자에는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아현동 마님만 한번 살펴 보다. 부길라에게 받은 모성이 있다면 그건 뭐 할머니한테도 있겠지만, 아버지인 부영상으로 부터 받은 사랑이 부성보다는 모성에 가깝다. 사비나가 받은 모성도 남편 부영상의 것이다. 백시향도 엄마같은 사랑을 주는 아빠를 떠나는게 가슴이 아팠지만, 어쨌든 새엄마같은 엄마를 벗어나 부길라라는 ‘친 엄마같은 남편’에게 안겼다. 전작들을 생각해 봐도 거의 마찬가지다. 아리영은 주왕오빠, 윤초원인 김무빈, 자경이는 왕모라는 ‘친 엄마 같은 남편’들을 얻은 것이다. 백시향의 남편은 12살이나 어린 띠 동갑이지만 그래도 백시향의 엄마 노릇을 한다. 그리고 그들의 엄마노릇은 속옷 손빨래하기, 아내 손 녹여주기, 깜짝쇼 하기, 아프다면 옆에서 밤 새기, 아프다면 제 정신 돌리려고 립스틱이라도 바르고 생쇼하기로 구체화 되어 보여진다.


나는 노희경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임성한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한다면, 노희경 드라마는 갑갑해하면서도 보는 드라마이다. 노희경 드라마가 제일 갑갑한 이유는 그 지긋지긋한 여자들의 삶과 지긋지긋한 자매애와 지긋지긋한 모성이 너무나 리얼하기 때문이다. <꽃보다 아름다워>의 한고은 캐릭터와 <아현동 마님>의 백시향 검사를 비교해 보라. 둘다 서민가정에서 유난히 공부잘했고 잘난 딸들인데, 그들과 엄마, 자매들의 관계는 얼마나 다른가. 한고은은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이면서도 자신의 상처에 가슴을 쥐어 뜯었지만, 이혼녀인 언니와 아직 덜 자란 남동생을 지독하게 걱정했고, 백시향은 입으로는 자기는 엄마와 동생들을 사랑하는데 엄마와 동생들이 자기를 미워한다면서 자기 예쁘게 꾸미고 돌아다니고 아버지 백제라의 모성같은 부성을 만끽하기에 바빴다.


우리 엄마와 딸들은, 우리의 자매들은 그저 세상으로 부터 받은 상처를 저들끼리 보듬어 안고 비벼 견디지 않았는가. 비록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환타지일지라도, 그리고 남녀의 고정된 역할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작가의 의식이 간간히 드러날지라도, 황당한 편견이 여과 없이 드러날 지라도. 그래도 권위세우는 부정이 아닌, 보듬고 아끼는 모성같은 부정을 자신 아버지들이 등장하고, ‘아빠 같은’도 아니고 ‘엄마 같은’ 남편들이 등장하는 임성한 드라마는. 어쩌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주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여성만이 모성을 강요당하지 않는, 남성도 모성을 나눠 베푸는 그런 세상 말이다.


헤헤. 그런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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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