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그 노래]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영국 드라마 중에 “Black Mirror”라는 시리즈가 있다.


 


영국 Channel 4에서 2011년 12월에 세 개의 에피소드가 3주 연속으로 방영되며 시리즈 1을 마무리 하였고, 올 2월에 역시 세 개의 에피소드가 3주 연속으로 방영되면 시리즈 2까지 방영을 마쳤다.


 


2012년에 국제 에미상(International Emmys)에서 최고 TV 미니시리즈 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이 드라마 시리즈는, 제작사 스스로 언급했듯이 옛날 옛적에 꽤나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 “환상특급”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환상특급”은 원제가 “The Twilight Zone”으로 미국에서 제작되어 1959년~1964년 까지 방영되었고, 이후 두 차례나 리바이벌된 인기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방영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다. (“Men In Black” 2 편의 장면 중에도 이 시리즈의 포맷이 인용되어 있다.)


 


아무튼 “Black Mirror” 1 시리즈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15million merits”에는 최근 세계 방방곡곡 TV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서 풍자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여 주인공인 Jessica Brown Findlay가 오디션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일단 그걸 보도록 하자.


 


 


 






 


 


 


여기에서 제시카가 부르는 노래의 제목이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인데, 오리지널은 Irma Thomas가 부른 곡이다. Irma Thomas는 1941년생으로 1964년에 첫 앨범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소울 싱어이다.


 


사실 그녀가 활동지역에서는 “Soul Queen of New Orleans”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지만, 데뷔 이후 지금까지 그녀는 전국적인 인기를 끌어모은 적도 없었고 대히트곡을 만들어 내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는 더욱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빌보드 챠트에서의 성공도 1960년대 이후로는 없었던 그녀가 다시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07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고 블루스앨범상을 수상했을 때 였다.


 


 


 



 


 


 


그녀의 초기 히트 싱글 중 하나가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바로 그 곡으로,


1964년에 나온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이다.


 


오늘은 그 곡을 오리지널로 들어보도록 하자.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


 


By Irma Thomas


 


 


 





 


 




You can blame me, Try to shame me, And still I’ll care for you,


매사에 내 탓을 하여도, 나를 창피하게 하여도, 난 항상 당신을 생각할 거예요, 

You can run around, Even put me down, Still I’ll be there for you,


나를 피하신다 해도, 나를 실망시키신다 해도, 난 항상 당신 곁에 있을 거예요,

The world may think I’m foolish, They can’t see you like I can,
Oh but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


세상은 나를 바보라 하겠지만, 그들은 당신의 참모습을 못보아서 그러는 거죠,


하지만 사랑이 뭔지 아는 사람은 누구라도 나를 이해할 거예요,

I just feel so sorry for the ones who pity me,
‘Cause they just don’t know, Oh they don’t what happiness love can be
나를 동정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쌍하게 느껴져요,


왜냐하면 그들은 행복한 사랑을 전혀 알 수 없을 테니까요,



I know I won’t ever let you go, It’s more than I could ever stand,
Oh but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


난 절대 그대를 보내지 않을 거예요, 그것만은 견딜 수 없어요,


사랑이 뭔지 아는 사람을 누구라도 나를 이해할 거예요,


 


Oh (anyone) they’ll understand, If they try love they’ll understand,
(Anyone) Oh try to understand,


누구라도 이해할 거예요, 사랑을 해보려 한 사람은 누구라도,


나를 이해하려면 사랑을 해보세요,


 


 


 


 


영진공 이규훈


 


 


 


 


 


 


 


 


 


 


 


 


 


 


 


 


 


 


 


 


 


 


 


 


 


 


 


 


 


 


 


 


 

“뉴스룸”,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



















뉴스룸(The Newsroom): 미국 HBO 방영 TV 시리즈




“어퓨굿맨(A Few Good Men)”의 원작/각본을 시작으로 “웨스트윙(West Wing)” 제작, “소셜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와 “머니볼(Moneyball)”의 각본 등으로 널리 알려진 아아론 소킨이 제작하는 신작 TV 시리즈.


 


1 시즌은 2012년 6월 24일 시작하여 8월 26일 에피소드 10으로 마무리하였고, 2013년에 시즌 2가 시작될 예정이다.






주인공 윌 맥커보이는 제이레노쇼 같은 뉴스를 만든다고 조롱받기도 하는 진행자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밉보이지 않고 광고 떨어지지 않게 적절히 가십을 섞어가며 그럭저럭 2등정도 하는 MB* 뉴스데스크 진행자 같은 인물.




어느날 패널들과 토론회에 참석한 그에게 대학교 2학년 여학생이 질문을 한다.


“왜 미국은 위대한 나라인가요?”




한 패널은 ‘다양성과 기회가 있는 나라이니까’라고 답했고, 다른 패널은 ‘자유’라고 말한다. 윌은 미식축구팀 뉴욕제트가 있기 때문이라고 농으로 답하지만, 진행자가 다그치자 그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미국은 위대한 나라가 아니에요.




(민주당 패널을 보며) 왜 사람들이 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공화당 패널을 보며)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우리만 자유국가다라고 말할 수 있어? 캐나다도 자유국가야, 일본도, 영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이탈리아도, 스페인도, 호주도! 심지어 벨기에도 자유국가야. 세계 207개국중에 180개 나라가 자유국가라고. 자 아까 ‘미국이 왜 위대하냐’고 물어봤던 친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는 증거 따위는 없어.




비문맹률7위


수학 27위


과학 22위


기대수명 49위


유아 사망률 178위


중산층 수입 3위


노동력, 수출 4위




우리가 잘하는 건 딱 3가지 뿐이야


인구당 감옥가는 비율


천사가 진짜라고 믿는 성인 비율


그리고, 국방비, 2위부터 27위 방위비를 합쳐도 우리가 많아. 그중 25개국은 우방국이고




이게, 20살에 여대생이 책임질 일은 아니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우리나라가 왜 위대하냐고 묻고 있다니 난 도대체 왜 니가 그런 개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요세미티 국립 공원 때문에 위대한가?




위대했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도덕적 이유로 법을 만들거나 폐기도 했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들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지만 그런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우주를 탐사했고, 질병도 치료했어.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별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미국은 더이상 위대한 국가가 아니다.” 








위 대사는 어찌보면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 대입해보자.









한국은 자랑할만한 나라가 아니에요.




왜 사람들이 통합민주당을 싫어하는 지 알아요? 지니까 싫어하는 거에요. 민주당 똑똑하다고 잘난체 하는 놈들이 맨날 지기만 하니까!




그리고 당신, 당신도 뻔뻔하게 이 학생들에게 국기 휘날리면서 박통 시대가 민주주의 시대였다라고 말할 수 있어? 그런 식이라면 조국의 선량한 여학생들을 수없이 강간한 리비아의 카다피도 민주주의 지도자였고 독일의 경제부흥을 이끌어낸 히틀러도 민족주의자이면서 민주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어! 자유당 적통을 이어받은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따위를 할 증거같은 건 없어.




생계곤란비중 15위


영아 사망률 21위


타인에 대한 신뢰 25위


부패지수 21위


국가기관 신뢰지수 32위


소수집단에 대한 관용성 28위


여성 고용율 27위


 


우리가 1등인건 겨우 이런거야


OECD 최저출산률 


평균 노동시간


국가예산중 최저보건지출


인구당 자살률


성별 인구격차




그리고, 국방비, 우리나라 국방비는 2010년 기준으로 280억 달라야, 30조원이라고.




그에 비해 북한은 총 GDP가 280억 달라고 그 중 국방비는 끽해봐야 2009년 기준으로 5200억밖에 안돼. 근데 그런 최빈곤국을 조롱하는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게 신사적이고 당연한 거야? 북한은 이미 20년전부터 게임이 안되는 상대야.




이게 현실이야. 그런 위협과 공포를 우리 2~30대, 88만원세대에게 전가하면 안돼.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최악의 세대에 속한 일원이야. 그런 당신이 투표 따위는, 정치는 관심없다고 말하니 왜 그런 개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




한국이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었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섰고 도덕을 위해서 투쟁했지.


독재에 항거했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싸웠어.


가난을 없애려고 했지, 가난한 사람이랑 싸우진 않았어.


희생도 하고 이웃 걱정도 했었지.




집값을 담합해 3억 이하에는 팔지 말자고 부녀회에서 문구를 붙인다거나 장애인 시설이 들어온다고 데모하거나 장애인이랑 놀면 같이 놀림받는다고 놀지말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어.




신념을 위해 돈을 모았고 그런 걸로 자랑하지는 않았어.


6.25후 짧은 시간에 위대한 것들을 이뤘지. 엄청난 과학발전도 이뤘고 가전제품은 1등을 하고 휴대폰도 잘 만들어.세계적인 예술가들도 탄생했고 최고의 경제도 이루어냈어.




우린 성공을 향해 전진했지. 인간답게 행동했고 지성을 열망했어. 그걸 우습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렇다고 열등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난 선거에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그런걸로 평가하지 않았어. 쉽게 겁을 먹지도 않았단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지. 위대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의 지식.


지금처럼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거나 강제하지도 않았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야.




복지 포퓰리즘 떠들지마. 우리가 OECD 꼴등이야.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어? 그리스 GDP대비 복지비율보고 다시 말해봐.


대한민국이 이렇게 자유롭게 투표하게 된게 언젠줄 알아? 겨우 25년 전이야.


1987년 그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나가고 나서야 간신히 민주주의의 기본이랄 수있는 투표권이 생긴거야.




대기업이 먹여살려? 대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을 모독하지마.


차관 받아 준 걸로 국내 땅투기, 사채놀이하면서 불린 돈으로 정경유착해가면서 배불린 돈이 노동자에게 제대로 돌아온 적은 없었어. 우린 훨씬 더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




미국이 위대한 나라인지 알 길은 없다.


내가 그저 부러운 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낼 줄 알고 그걸 방송으로 낼 용기와, 능력과, 자유가 있는 나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이다.




오해다, 그게 아니다, 나와는 상관없다, 잘 알아서 할 거다, 법대로 하면 된다, 내가 아니라면 그만이다 ……




적어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런 말 안 듣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영진공 그럴껄


































































구글 TV, 과연???

남이 만든 걸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처럼 추해 보이고, 쓸데 없는 짓거리도 없다. 맞으면 본전이고, 틀리면 바보 되는 거니까. 평론가란 직업의 대부분은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도 평론가란 직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추해 보이고, 쓸데 없는 짓거리도 때로는 필요한 거니까.

어쨌든, 오늘 나는 구글 TV에 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생각이다.
구글이 ‘구글 TV’를 발표할 거란 예상은 오래 전부터 나돌았다. 사실 별로 신기한 아이디어도 아니다. 적당히 VOD를 보고, 적당히 웹질 하고, 적당히 게임 하고, 적당히 이거저거 다 할 수 있는 셋탑 박스와 TV를 결합시키자는 아이디어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진화시켜 그런 자리를 차지하려 했었고, MS는 엑스박스를 들이밀었다. 애플은 iTV로 살짝 간을 봤고.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다. 거실의 거대한 테레비 화면으로 웹 서핑을 하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있을 거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구글이 원하는대로 웹 앱 스토어에서 SNS나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나 여기엔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TV가 수동적인 디바이스라는 사실이다.
통근전철 안에서 휴대폰을 만지작대는 사람들을 보면 게임을 하는 사람이 반, DMB를 보는 사람이 반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앱 스토어에서 게임을 찾아 다운받고 하는 건 나름대로 귀찮은 일이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득세를 부려도, 그 기능의 반의 반도 쓰지 않은 채, 멍하니 DMB 화면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그게 앱 스토어에서 삽질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니까.
거실 TV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소파에 길게 누워 하품을 하며 미친 듯이 채널을 돌리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행동 패턴일 것이다. 케이블 셋탑 박스에 VOD 기능이 있어도, 그걸 써서 영화를 찾아보거나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그런 귀찮은 짓을 해야 하지? 채널만 돌려도 충분한데 말이야.
최근에 나는 거실 TV에 베어본 PC를 조립해 연결했다. 그리고 HTPC로 활용하기 위해서 XBMC로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놨다. 그러나 한 달 정도 지난 현재, 그 컴퓨터는 홈 서버 겸 야동 FTP 서버로 전락해 버렸다. 컴퓨터라는 건, 아무리 편해졌다고 해도, 사용자의 끊임없는 주의와 간섭을 필요로 하는 능동적인 디바이스다. 요컨대 TV 리모콘을 누르는 것보다 훠어어어얼씬 불편하다는 얘기다.

TV 와 연결하는 능동적인 디바이스 중에서 성공을 거둔 건 게임기 정도다. 소니나 MS가 게임기를 중심으로 거실 점령 전략을 세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문제는 사람들이 게임기에서 원하는 건 게임일 뿐, 다른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소니의 블루레이 올인 전략도, MS의 엔터테인먼트 확장 전략도,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 컨셉을 내세운 닌텐도 wii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구글 TV를 다시 돌아보자. 아마 구글 TV의 형태는 안드로이드 OS 셋탑 박스나 또는 이걸 내장한 TV 본체가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웹 서핑을 할 수 있고, 웹 앱 스토어에서 이거저거 다운받아 볼 수 있고, 유튜브도 볼 수 있고, 당연히 폰튜브(porntube)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와, 이거 정말 스마트한데? 근데 … 이걸 왜 TV에서 해야 하지?
그렇다. 이미 컴퓨터가 몇 대씩이나 굴러다니는 세상이다. 통근 중엔 휴대폰으로 웹질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에서 멀쩡한 컴퓨터를 놔 두고 TV로 이런 짓을 해야 하는 이유가 대체 뭐냔 말이다. 거실 TV로는 두산이 엘쥐를 박살내는 야구 중계를 본다거나, 아니면 한국 대표팀이 일본 대표팀을 발라버리는 축구 중계를 본다거나 해야지! 아니, 그게 아니지….. 마눌님께서 드라마를 보셔야 하니 그쪽에 양보해 드려야지. 가끔은 친오빠와 연애질을 하는 계집애가 나오는 막장 드라마도 괜찮겠지, 뭐. 마침 그 계집애도 내 취향이었고 하니 …
아무튼 그렇다. 소니가 구글에 줄을 서는 이유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기대했던 PS3 매출도 시원찮고, 가전 시장에서도 연신 삼성과 LG에 두들겨맞는 작금의 상황에선, 뭐든 하나 건져야 하니까.
하지만 어쨌건 의문은 남는다. 과연 이게 성공할 것인가?
글쎄, 마눌님께서 TV 리모콘을 포기하신다면 성공할지도 모르지!

영진공 DJ Han

텔레비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집 텔레비전은 Goldstar였다. 텔레비전을 처음 집에 들이던 당시로는 비디오 데크가 장착돼 있고, 덩치가 큰 나름 고급형이었다. 그건 우리 돈으로 산 것이랄 수도 있고, 아니랄 수도 있었다. 엄마가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 대신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LG 가전제품 팬인 엄마의 영향을 받아, 나 역시 LG 제품을 좋아한다. 엄마의 애정이 오랜 경험에서 얻은 신뢰라면, 내 애정은 어딘지 막연한 애정일 뿐이지만은. 여하간 나는 우리집 텔레비전도 좋았다. 화면 아래 박힌 Goldstar 마크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그 텔레비전을 오랜 시간 사용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고,  그 사실이 좋았으며, 무엇보다 모두가 Goldstar 제품을 쓰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일어났던 거라. 심지어 Goldstar가 LG로 바뀌고, 그러면서 지금의 빨간 심볼-사람 얼굴을 닮은-을 알리는 신문 전면광고를 흥미롭게 살펴보던 순간까지 떠오르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그 텔레비전을 떠나보냈다. 온가족이 휴일이라 모처럼 다함께 집에 있던 오후, 새 TV를 들고 온 기사님이 가져가셨다.

“리모컨도 드릴까요?”
“아뇨, 어차피 폐기처분 하니까요.”

알고야 있었지만 막상 ‘폐기처분’이란 말을 실제로 들으니 그렇게 서운할 수가. 보내면 안 될 곳으로 떠나보내는 심정이여.

이윽고 기사님이 낑낑거리며 덩치 큰 텔레비전을 들고 집을 나섰다.

“이건 추억의 리모컨이 됐구나.”

아쉬운 건 마찬가지인 엄마가, 리모컨을 버리지 않고 서랍장에 넣어두셨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새 디지털 TV 앞에 모여 “으악, 모공이 보여”, “으악, 편성표가 나와”, “으악, 이걸로 보니까 저 남자 꽃미남이었어!” 하며 법석을 떠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엄마는 갑자기 지출하게 된 TV 값에 대해 아쉬워 하셨는데, 마침내 묘안을 떠올리고 흡족해하며 말씀하셨다.

“너희들,  이제부터 시청료를 내거라.”
컥.

이 글을 쓰고 있자니 훗날 언젠가- 저 새 TV를 교체할 때엔 어제같은 서운함은 없을 것이다, 덩치부터 든든하던 예전 놈과 달리 저 새낀 얍실해서 정이 갈 것 같지도 않아, 게다가 그만큼의 추억을 담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라던 생각이 흔들리네. 그때는 또 어제 우리 가족의 모습부터 떠올리게 되려나.

여하간 아, 어제 보낸 것들에게 잠시 인사해야겠다. 안녕 텔레비전, 안녕 아날로그 시절, 안녕 Goldstar…!
 


영진공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