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게 닥친 첫 시련

1.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내내 침묵하다가 이제 겨우 “우려한다”라는 언급을 한 오바마를 두고 별 수 없는 미국 정치인이라고 말들 합니다.
허나, 지금 그런 판단을 내리는 건 조금 이르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선, 그는 아직 미국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이번 달 20일에 취임식을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현재 그의 손에는 실제의 권력이 하나도 주어져있지 않다는 것이죠.
게다가 그가 지난 8년 간 부시 행정부가 장악했던 권력구조를 제대로 넘겨받기까지 적어도 육개월은 걸릴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그간 미국의 권력을 주무르던 네오콘들에게 여전히 오바마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잔존할 것이고, 오바마는 그런 그들을 한편으론 얼르고 또 한편으론 달래어 가면서 권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다 아다시피 기존의 권력구조와는 무척이나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그가 권력을 장악하려면 좋으나 싫으나 그들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는 거죠.  그래서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기용하고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를 유임시킨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오바마가 할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의 폭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2.
미국이 그들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과 돈을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1959년에서 1975년까지 지속된 베트남 전쟁을 시작하게 된 미국 측 당사자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1961년의 퇴임사에서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입니다.  그 뒤를 이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다 아시는 바대로 군산복합체와 그 정치세력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시도하려던 도중에 암살을 당합니다.  그리고 후임자 린든 B. 존슨은 베트남 전쟁을 확대시켜버리죠.

지미 카터에 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른 로널드 레이건은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기치로 삼아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을 기획하고 실행하였습니다.  중동과 남미에 대한 프로젝트는 공식문서로도 확인이 되죠.  그 결과로 당시 사상 유례 없는 재정적자를 후임인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물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죠지 부시는 1990년에 걸프전을 일으킵니다.  약 6개월이 걸린 이 전쟁을 승리라고 자평하고 재선을 장담하던 그는 요새 유행어로 당시 ‘듣보잡’이라고 할 수 있던 빌 클린턴에게 커다란 차이로 패배하면서 대통령 자리를 넘기게 됩니다.

사상 최고의 재정흑자를 구가하던 클린턴의 뒤를 이은 아들 조지 부시는 취임에 이어 곧바로 전쟁을 시작합니다.  9/11 사태에 대한 정의 구현 차원이라고는 했지만 범인이라고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식처가 아닌 이라크를 침공합니다.  그 이면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소외 받았던 군수산업과 석유산업의 영향력이 작용했으리라는 일부의 시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미국은 심대한 경제 위기 속으로 급격하게 빠져듭니다.  미국의 기존 주류가 이를 회피할 다른 수단을 준비하고 실행할 여유도 없이 경제가 추락하였고, 그 와중에 미국민들은 오바마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합니다.

3.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 실은 미국의 중동지역 패권 유지에 대한 실제적 위협이랄 수 있는 이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과 신문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란 문제는 최근에 갑자기 대두된 것이 아니라 부시 재임 시절 북한 문제와 함께 내내 이슈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미국의 권력이 이동하는 지금 시기에 군사행동이 나타나게 된 것일까요?

제 판단으로는 미처 권력상실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그리고 오바마 시대와 그 이후를 염두에 둔 네오콘들의 무력시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차기와 차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한 두 사람,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하여 엄포를 치는 동시에 피하기 곤란한 함정을 판 거라고 추측해 봅니다.


그런데 오바마는 이 함정파기를 뻔히 보면서도 일단 모른 척 넘어가야 합니다.
그의 앞에는 경제 재건이라는 커다란 난제가 함께 놓여져 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와 석유 자원 장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바마와 클린턴, 두 사람은 대선 레이스 내내 이란과 북한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해 왔고, 이를 미국민들은 승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경제 회복도 대립이 아닌 공존을 통해 모색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오콘들이 자신들의 방식을 무력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는 건 외교가 아니라 힘이다 … 평소 하던 방식대로 하자 …”라고 말입니다.

대통령 오바마와 국무장관 클린턴은 곧 이 “전쟁”의 당사자가 됩니다.
그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게 한다면, 기존 주류들과 등을 져야만 합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방관한다면, 평화를 원하는 국민들에게서 버림받을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 이라크의 상황도 진행 중입니다.
그들의 선택은 어찌 될까요?

그 선택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 비로소 오바마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영진공 이규훈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희생당한
팔레스타인의 민간인과 어린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수구 우파의 고민, 반청복명이냐 현실주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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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좌파나 우파에 대한 정의는 그냥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고등학교 사회시간만 제대로 공부했어도 이런 난장판은 아닐겁니다.

심지어 “좌파는 먹고사는 문제엔 별 관심이 없고 이상이나 정의를 추구하는 집단”이란 오해도 있더군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어디서 왜 시작되었는지를 안다면 그런 오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좌파의 시작은 바로 먹고사는 문제였습니다. 좌파가 말하는 정의란 “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굶어야 하느냐?” 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고요.
덧붙여 좌파는 의외로 상황형적 인간관을 가집니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하니까요.
사회경제시스템을 바꾸면 인간도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시스템이죠.

그럼 우파의 핵심정신은? “불안을 먹고사는 차별주의“입니다.
극우라 할 수 있는 파시즘의 기본논리는 차별입니다.
왜 차별을 하냐면, 누군가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거든요.
그들을 차별하고 몰아내고 심지어는 이 세상에서 죽여없애지 않으면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우리가 위험해지거든요.
(반대로, 세상이 변하고 질서가 바뀌는 이유는 누군가의 모략과 책동 때문이고요)
그럼 누가 그 위협적인 존재인가요? 겉으로봐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세상이 무서운거죠. 그들의 본색을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뒤지고 출생신분을 봐야 합니다. 지역을 따지고 인종을 따지고 과거를 따지고 심지어 사돈에 팔촌까지 뒤집니다. 즉, 우파가 보는 인간은 유전형입니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들의 본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혈통이 운명을 결정하고 어떤 인간은 꼭 죽여야하죠.

그런 의미에서 스탈린이나 모택동은(그리고 김일성과 김정일도) 제가 보기엔 극우 파시스트랑 똑같은 인간입니다. 무지막지한 숙청을 정치라 착각했으니까요. 뭐 사실 매카시즘도 막상막하. 다 똑같은 넘들이죠.

그래서 저는 사람을 볼 때 그의 좌우이념(그런게 제대로 있는 인간도 드물고..)보다는
그가 저 망상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더 따집니다.
문제인간들을 싹쓸이 청소하면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는 망상…
그것이 인간을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망상이니까요.

이미 생태학자들이 이 망상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개미들 중에도 탱자탱자 노는 개미들이 있는데 그 개미들을 싹 제거하면
열심히 일하던 개미들 중에서 역시 똑같은 비율로 탱자탱자 개미들이 생겨나죠.
세상이 간단하지가 않다고요. “A이면 B다” 라는 식의 논리는 책상위에서나 가능합니다.

어쨌거나, 냉전시대에는 사실 좌파란 존재 불가능이었습니다.
동서 체제는 각자의 극우로 달려가고 있었고 거기에 반대하면 모두 각자의 좌파로 지목되어 척결대상이었죠.

이제 세상은 새로운 시대가 되었으나
이 나라 사람들의 뇌속은 여전히 냉전이 진행중입니다.
여기저기서 광대 헛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그 이유고요.

그나저나, 이제 우리나라 자칭 우파들은 어떻게 함?
그들이 숭상하는 미국의 대빵이 된 분이 저런 소리를 하고 있으니…

지금 상황은 마치 청나라에게 명나라가 잡아먹힌 이후의 조선 사대부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할겁니다. 중국을 숭상하며 유교를 받아들이던 이 나라의 지배계층이 지금은 미국을 숭상하며 기독교를 받들어 모시고 있는데 갑자기 그 미국이 오랑캐!!! 에게 점령당해버린 것이죠.

지금 그들의 고민도 청나라시대 사대부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 반청복명을 외칠 것인가… 아니면 현실론을 주창할 것인가…

말도 안된다고요?

이 나라의 도성을 옮기지 못한 이유가 6백년 전의 관습헌법 때문이었음을 잊지 마시길…  (참고:  [수도이전] 그래도 변한 것은 없다. )


영진공 짱가

2008 미국 대선 간단 정리


* 확보 선거인단
오바마 349 : 163 매케인 (과반수: 270)

* 득표수
오바마 63,896,968 (53%) : 56,405,897 (46%) 매케인


참고로,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직접선출방식이 아니다.  각 주에 사전 배정된 선거인단이 수도 워싱톤에 모여서 선출을 한다.

그럼 뭐하러 국민투표를 하냐고?  각 주의 투표결과는 해당 선거인단에게 주민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승리한 후보에게 투표하기 위한 선거인단이 선출장에 나가게 되는 것이다.  헌데, 미국의 24개 주에서는 선거인단에게 투표결과에 대한 어떤 법적인 의무도 지우지 않거나 처벌을 규정하지 않고있다.  즉 대통령 선출일에 선거인단이 해당 주의 투표결과와 다르게 의사표시를 하여도 무방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 …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 (수정) 미국의 대통령 선거 역사에서 선거인단이 주민투표의 결과와 다르게 의사를 표시한 경우는 158번 있었다.  주로 1912년 이전에 발생하였으며, 최근의 경우로는 2004년에 1명, 2000년에 1명, 1988년에 1명이 있었다.  사유로는 사망이나 사고 등에 의한 선거인단 교체, 기표실수, 개인의 신념 등이 있다.  어떤 경우든 전체 선거의 결과가 뒤집힌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참고: 위키피디아, Fairvote)    

* 득표현황 (오바마 : 매케인)


  • 남성   49 : 48
  • 여성   56 : 43



  • 18~29세   66 : 32
  • 30~44세   52 : 46
  • 45~64세   50 : 49
  • 65+          45 : 53

   여성과 청년층의 지지가 오바마의 당선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역시나 거기도 45세가 넘어가면 … 흠냐리 –;;;

* 주별 득표 현황





  • 캘리포니아   61 : 37
  • 뉴욕   62 : 37
  • 일리노이즈(오바마의 정치적 기반인 시카고가 있는 주)   62 : 37

    미국의 3대 도시인 뉴욕, LA, 시카고가 있는 위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

    2004년 대선 때는 케리 : 부시가 90 : 10 이 나오기도 했었다

  • 아리조나 (매케인 출신 주)   45 : 54
  • 텍사스 (미국 보수의 대표격인 주)   44 : 55
  • 알래스카 (페일린 출신 주)   36 : 62

    위 주들을 비롯한 중남부에서는 매케인 측이 많이 이겼지만 역부족이라능 …

  • 플로리다 (2000년 대선에서 생난리 났던 주)   51 : 49
  • 오하이오 (2004년 대선에서 승패를 결정지었던 주)   51 : 47
  • 메인 (아버지 부시 출생 주)   58 : 40

    위 주들은 여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던 곳이다.
    플로리다는 부정선거 논란이 있었고, 오하이오는 지난 선거에서 보수성향이 되었고, 그런데 요번에 여기에서 오바마가 다 이겼다.

* 상, 하원 선거



  • 상원   민주당 56 : 40 공화당   (4석 미정, 과반수 51석)
  • 하원   민주당 254 : 173 공화당   (8석 미정, 과반수 218석)


요약하자면,
1. 여성분들과 젊은이들의 승리 ^.^
2. 적어도 2년 동안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 하원을 장악한 독재체제라능~






미국의 젊은이들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오바마의 승리를 반기고 감격해하고 있는듯하다.  그래서인지, Youtube에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축의 영상을 계속 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타임즈스퀘어


텍사스주 오스틴

영진공 이규훈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환영합니다.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Our sincere congratulations, Mr. President.



후안무치한 일방주의와 무한이기주의로 점철되었던 지난 8년 간의 미국을,
이제 미래에 대한 비전을 통해 공존을 도모하고 공생을 실행하는 나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진흥공화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