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팝의 요정에게 박수를 …


나는 지금 그러니까 거의 반 미쳤다가 정신을 차린 … 정도가 아니고 다시 대중의 선망의 대상이 된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진심의 박수를 보내며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중이다.

나보다도 어린 그녀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면서 전 세계 수 만 명이 우러러보는 슈퍼스타지만, 한때 술과 마약과 파티에 빠져 흥청망청 삶을 버리는가 싶더니 최근에 발표한 6번째 정규 앨범 <Circus>로 멋지게 컴백했다.

유일하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인 LA의 저택에는 늘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파파라치가 대기하고 있었다. 때때로 파파라치들은 그녀를 흥분시키기 위해 일부러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했는데, 그 꾀에 넘어 손사래 치거나 인상을 찌푸리면 여지없이 사방에서 프레쉬가 뻥뻥 터졌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들의 사진에 담겼고, 그것은 싸구려 가판 잡지를 통해 빠른 속도로 대중에게 소비됐다.  그녀의 일상은 화려한 듯 보였지만, 그 속살은 까맣게 타 들어가 아프고 쓰렸다.

2004년 그녀는 자신의 백댄서 케빈 페덜라인과 결혼을 하고 _ 당시 이 남자는 이혼하지 않은 아내와 아기가 있었다_ 두 아이를 연달아 낳고는 불과 2년 후 모든 이들의 예상처럼 어쩌면 희망대로 이혼을 하고 만다. 이후 브리트니는 미용실로 성큼 들어가서 자신의 머리를 직접 삭발하는가 하면, 반 누드의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술에 취해 너저분한 속옷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비난하는 그리고 걱정하는 척 하는 TV 프로그램들이 쏟아졌고, 무한 공간 인터넷에서도 그녀를 조롱하는 온갖 동영상과 사진들이 전 세계 네티즌들 안방에 떠돌았다. 그렇게 팝의 요정이 추녀로 추락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나는 그녀의 뉴스가 더 이상 눈에 띄는 날은 없을 줄 알았다.


독일 오펜부르크에서 열린 밤비 미디어 어워즈 VMA  2008. 10. 27


 

최근 그녀의 믿어지지 않는 활동재개 소식은 평소 그녀에게 관심이 없던 나에게 조차 반가운 소식이 됐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어떤 시련이 닥치고 스스로를 낭떠러지로 밀어내는 싶을 만큼 괴로운 순간도 찾아오는 법. 그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남들보다 몇 배로 힘들었을 그녀가 다시 보여준 무대 위에서의 놀라운 열정과 재능, 해맑은 웃음과 명랑한 말투가 분명히 어느 누구에게는 큰 용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그녀를 응원했을 두 아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잔뜩 기뻐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멋지게 일어선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짝.짝.짝.


그 때 그 시절의 브리트니


영진공 애플


 

추적(sleuth, 2008) “남자는 말이 아니라 주먹인거다.”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남자 2명.


평점: Jack Wilson  


***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하세요!!! ***



두 남자가 대화를 한다. 부인과 이혼해 달라며 찾아온 부인의 애인 ‘틴들’에게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이자 남편인 ‘앤드류’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이혼은 해줄 수 없네. 대신 내 보석을 홈쳐가게. 그 보석은 보험을 들어 놨기 때문에 난 보험금을 받게 되고 너는 그 보석을 팔아 돈을 얻게 되지. 그 보석을 가지고 내 부인과 함께 사라져.”




영화는 초반 분위기와 대사만 보자면 굉장한 트릭과 반전을 술마시고 오바이트 하는 김부장 마냥 엄청 쏟아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두 남자의 자존심 싸움이 주가 되는 맞짱 심리극 영화 되시겠다. 문제는 요거이 데이트용 영화도 아니거니와 헐리우드 영화에 심취해 있는 친구를 데려갔다가는 원수지간이 되어 극장 밖을 나올 수 있는 위험이 다분히 있는 영화라 하겠다.




당 영화의 원작은 1970년대 연극이다. 이후 1972년 영화로 리메이크 되고 다시 이번에 재 리메이크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1972년도에 ‘틴들’을 연기했던 마이클 케인이 이번에는 ‘앤드류’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마이클 할아버지가 ‘틴들’을 연기했든 ‘앤드류’를 연기했던 우린 영화만 재미있으면 장땡인데 이 영화 썩 관객친화적(?)이지는 않다.




원작이 연극이었던 만큼 영화도 상당히 연극적이다. 이게 뭔 말이냐면 당 영화의 등장인물이 딱 2명 나온다. 마이클 케인과 주드 로. 엑스트라고 뭐고 아무도 없다. 배경도 앤드류의 집 안이 전부다. 처음부터 끝까지 둘이서 계속 말쌈하고 좀 치고박고 총 몇 번 쏘고는 영화의 막을 내려버리니 아무런 정보없이 심심해서 영화 한편 볼까 하고 찾았던 관객이라면 “차라리 집에서 잘 껄!” 하는 소리가 절로 읊어 질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둘이서만 논다


게다가 원작이 1970년대 작품이어서인지 영화 내에서 상대방을 모욕하는 수단으로 ‘동성애’가 나온다. 지금은 그 당시와 달리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우리 문화에서 ‘이런 게이 새끼야~’라며 상대방의 성정체성을 소재로 말싸움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공감하기도 힘들고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다.




왜? 날 보니까 콧꾸멍이 벌렁벌렁 하나?


우리 같으면 그냥 남자답게 화끈하게 주먹질 몇 번하고 끝내면 될 것을 말이나 베베 꼬아서 던지고 힘들게 머리 굴려가며 상대방을 모욕하는지 의아스럽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은 신사의 나라 영국인 것을!


영진공 self_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