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괴작(怪作)이 다 있나!!!!!


인기 영화블로거 페니웨이(http://pennyway.net/) 님이 심혈을 기울여 연재하고 있는,
“괴작열전”이 최근에 연재 100회를 돌파하였습니다.(http://pennyway.net/1482)

출처: 페니웨이 님 블로그에서 무단전재 -.-;;;

2007년 10월 13일에 포스팅한 “트랜스모퍼 …”(http://pennyway.net/467)를 필두로,
2010년 8월 13일에 포스팅한 “터키 스타워즈 … “(http://pennyway.net/1382)까지,
참으로 대단한 열정의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괴작열전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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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작열전 100회

페이웨이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괴작(怪作)이란 … “졸작이라기엔 뭔가 뻘쭘한 매력이 살아 숨쉬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요새말로 병* 같지만 멋있는 영화라고나 할까요 …

뭔가 많이 부족하고 무척이나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지만, 나름의 열정과 철학이 담겨있는 그런 영화들 말입니다.

어찌보면, 메이저와 단절된 가공되지 않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요즘의 블로그들과 조금 닮아있기도 한 그런 영화들인 거죠.

사실 페니웨이 님의 블로그가 1인 미디어이자 온라인 개인 저널이라는 weBLOG의 정의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기도 한 것이, 1인 포탈을 지향한다는 본인의 뜻처럼 그 많은 컨텐츠를 홀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지나친 폭력이나 선정성이 두드러지는 19금 작품들은 리뷰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괴작 뿐만 아니라 최신작, 고전,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시각과 철학에 입각해 저널을 생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페니웨이 님이 개인적으로 요즘 심적으로 많이 힘드신 듯 한데 … … 그거야 우리 알 바 아니고 ^^;;; (농담이고요, 부디 모든 일이 어서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계속 힘을 내 괴작열전 뿐만 아니라 이를 능가하는 꾀죄죄열전 등 명품 포스팅이 줄을 이어 올라와주길 기대합니다.



영진공 배후이자 실세이며 개인기 최다보유자일리가 … 이규훈

 


 

 

이글루스 사태 단상, ‘편리함과 안전함은 공존하지 않는다’




 

1.


요즘 들어 주변에서 인터넷 서비스 – 정확하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블로그에서 일기를 쓰고, 구글 독스로 회의록을 만들고, 구글 쉬트로 매상을 기록하고, 드롭박스로 파일을 저장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왜? 편리하니까. 언제 어디서든, PC에서든 스마트폰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해 문서를 열어보고 수정하고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걸 안 쓰는 게 바보지!



2.

이번에 이글루스에서 대형 사건이 하나 터졌다.



거의 모든 회원들에게 관리자 권한이 잘못 주어지는 바람에, 다른 사람이 내 블로그의 비밀글을 읽을 수도 있고, 삭제할 수도 있게 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것도 무려 20분이 넘도록.

이 엄청난 사건 앞에서 회원들 절반 가량은 넋을 잃고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뒷골을 부여잡고 입에 거품을 물며 이렇게 외쳤다.




“이 빌어처먹을 이글루스 관리자 놈들 같으니라고! 당장 나와! 쇠파이프로 깨부숴 버리겠다!”



그러나 이런 사건은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이게 바로 인터넷 서비스다.


3.


우리는 하드 디스크에 야동 … 아니, 교양영화를 저장하고는 안전하게 보관되리라고 믿는다. 하드 디스크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엔 눈을 감는다. 백업하는 건 귀찮은 일이니까.

그리고 하드가 깨져서 몇 년 간 모은 야동 … 아니, 소중한 자료가 단숨에 날아간 뒤에야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이래서 슈퍼맨도 백업을 한다는 말이 생긴 거구나!




안전함을 추구한다면 블로그를 개인 일기장처럼 쓴다거나, 구글 닥스에 기업 정보를 써갈긴다거나 하는 짓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왜? 구글은 신이 아니니까.

다른 인터넷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의도적이건 외도적이지 않건 언제든지 사고가 터질 수 있다. 민감한 기업 정보가 해킹당해서 빠져나갈 수도 있고, 몇 년 간의 거래 장부가 노출될 위험도 있다.



이런 문제는 다들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으리라. 하지만 몸에 배인 편리함 때문에 다소간의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는 일부러 외면하고 떄로는 자기 최면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딴 사람은 몰라도, 나한테 그런 일이 터질 리가 없지!”라는 식으로.



그러나 막상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생각이 180도 달라진 거다. “내가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 말도 안 돼!” 라는 식으로.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란 원래 변덕스런 생물이니까.



4.


자동차를 타고 가는 건 두 발로 걷는 것보다 훨씬 편안하다. 하지만 위험도 따른다.

인천대교 버스 추락 사고처럼 속절없이 가는 수가 있다. 원래 그런 거다. 편리함과 안전함이 공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둘 중 하나만 건져도 다행이다.




이글루스를 버리고 다른 서비스로 옮긴다고 해도 이 사실은 변치 않는다. 결국엔 가장 평범한 해결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비밀스럽게 써야 하는 글은 개인 일기장에 쓰고, 중요한 회의록이나 문서는 PC에 암호를 걸어서 저장해야 한다.

아아, 그렇다. 귀찮고 번거롭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인생인 것을
C’est la vie!



영진공 DJ Han


 

“줄리 & 줄리아”,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

오랜만에 보는 노라 에프런 감독 작품이네요.


필모그래피를 보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의 각본을 썼었고 – 그 동안 로브 라이너 감독과 배우들만 기억해서 미안했습니다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과 <유브 갓 메일>(1998)은 직접 연출까지 했었군요.

이번 <줄리 & 줄리아>에서 줄리아 차일드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과 노라 에프런 감독의 인연은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노라 에프런이 시나리오 작가로서 처음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던 작품은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실크우드>(1983)였는데 메릴 스트립이 주연으로 출연해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죠.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86년작 <제 2의 연인>(Heartburn)은 노라 에프런 본인의 소설을 직접 각색했던 작품으로 메릴 스트립이 다시 한번 주연으로 출연해 잭 니콜슨과 공연했던 작품입니다.

그렇게 일찌감치 시나리오 작가와 주연배우로서 만났었던 두 사람이지만 그때로부터 20년이 훨씬 더 지난 지금에 와서야 감독과 주연배우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 그간 노라 에프런 감독 작품에는 늘씬한 미녀 배우들만 주연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표적으로 멕 라이언이 있었고, 앤디 맥도웰, 리사 쿠드로, 그리고 니콜 키드먼까지 나름대로 당대에 가장 잘 나가던 여배우들이 노라 에프런 감독의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줄리 & 줄리아>는 지금까지 노라 에프런 감독이 작업해왔던 작품들과 특히 상업성이라는 측면에서 한 발자욱 물러나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니콜 키드먼과 윌 패럴을 캐스팅했던 코미디 <그녀는 요술쟁이>(2005)가 흥행에 참패했던 일이 노라 에프런에게 어떤 전환점이 되었던 것일 수도 있겠고요, 내용 면에서도 <줄리 & 줄리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노라 에프런 감독의 영화들과 차별성을 갖습니다. 그와 동시에 노라 에프런이 시나리오 작가로서 처음 참여했던 작품 <실크우드>와 동질성을 갖게 되기도 하죠.

자막으로 밝히고 있듯이 <줄리 & 줄리아>는 두 실존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한 명은 40년대 후반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가서 살다가 요리를 배운 이후 귀국하여 프랑스 요리 전문가로 명성을 떨친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이고, 다른 한 명은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줄리
파웰(에이미 아담스)입니다.

줄리아 차일드는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책 외에 <프랑스에서 나의 삶>이라는 자서전을 썼고 – 2004년에 돌아가셨는데 책은 2년 후에 출간되었습니다 – 줄리 파웰은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법을 1년간 따라해보는 요리 블로그를 운영했고 – 이 블로그는 정확히 줄리아 차일드의 사망일에 올린 줄리 파웰의 마지막 포스팅 이후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로군요 – 이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묶은 책 <Julie & Julia: 365 Days, 524 Recipes, 1 Tiny Apartment Kitchen>을 냈는데 노라 에프런이 두 사람의 책을 각색하여 한 편의 영화로 만들게 된 것이죠.

줄리아 차일드와 줄리 파웰은 공통점이 많아 보입니다. 두 미국인 여성 모두 요리를 좋아했고 요리와 관련된 출판을 했으며 각자 관계가 좋은 남편이 있었으되 아이는 없었죠 – 그 덕분에 두 사람은 모두 요리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줄리아 차일드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슬픔을 안고 살았는데 마침내 출간된 자신의 책 <프랑스 요리 예술 정복하기>(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 1961)을 받아들고 기뻐하던 마지막 컷은 그 책이 줄리아 차일드에게는 평생을 기다려온 아이와 다름없는 존재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줄리 & 줄리아>는 훌륭한 프랑스 요리법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고 출판이나 블로깅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결국 우리 모두에 관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대상이나 통로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그 안에서 새로운 희로애락을 경험하게 되는 과정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그야말로 인지상정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영진공 신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