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팬더, 미국인들을 위한 무협???


언제나 강호는 소란하고
기존의 질서는 땅에 떨어지고
악당의 손에 놀아나는
풍전등화의 상황입니다

영웅은 늘 여러분의 옆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이거나
거리를 두어야 하는
부랑아들에서만 나옵니다

다만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가 아닙니다
따라서 노력해 봐야
절대 소용없습니다





헐리우드의 애니메이션이 아시아로 눈을 돌렸던 적은
좀 오래됐지만 성공한 디즈니의 <뮬란>에서 시작 됩니다.

실사로 보면 70년대 이소룡 큰 형님의 반짝 무협천하 이후 지리멸렬 했던
헐리우드에서 2000년대 들어와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차이없이 B급 동시상영관에서
전설을 꿈꾸었던 홍콩 무협의 키드들이 미국의 액션에 중국 무협을
가미하였고 무협영화의 집대성이라고 본인 혼자 믿고 있는 <매트릭스> 시리즈와
일본 사무라이 영화와 홍콩 쇼브라더스의 비내렸던 영화를 홀로 마스터 하신
쿠엔틴타란티노 형님의 <킬빌>과 그리고 앙리 형님의 <와호장룡>들이 히트 하면서
그리고 윤발이 연걸이 성룡 형님 그리고 오우삼 서극 감독님의 활동들이 배양으로 어우러저
무협의 신화는 헐리우드에서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올해 디즈니는 로봇의 고독과 사랑을 다룬 <WALL-E>로 승부를 보려 하고 있고 드림웍스는 홍콩 무협으로 승부를 보았습니다. 일단 디즈니의 로봇영화도 대박이 예상되지만 드림웍스는 이러한 시류를 잘 타고 일단 대박을 터트리고야 말았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많겠고 내용을 들으신 분도 많겠지만 90여분의 영화 줄거리는 지극히 간단 하고 전형적인 무협지의 양식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강호는 늘 악당에게 휘말려 있고 이를 무찌르고 물리칠 영웅은 어려서 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한 엘리트 또는 고수들이 지키는게 아니라 돌연히 선택 받아 나타난 이름모를 용사에 의해서 지켜진다는 간단한 스토리 입니다.

이러한 스토리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와 지겨운것을 못참고 코메디를 좋아하는 대부분 미국인들의 성향을 만족 시키기 위해 지지리 궁상이지만 귀여운 판다와 호랑이의 대결로 상징성을 몰고간 전략 역시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형적인 무협의 구성은 이름없고 핍박받은 계층의 사람중의 한명이 구조적으로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세상을 악당의 손에서 구원한다는 식으로 전개 되기에 사회가 어지러울 수록 시대가 힘들수록 인기를 누리게 되는 경향이 강하게 있습니다. 또한 힘이면 모든지 정의라는 기본적으로 단순한 가치관 때문에 통치수단으로도 본의 아니게 이용되는 수가 있었지요.

아이러니 하게 우리나라에서 무협이 가장 인기 있었던 50년대 70년대, 80년대 시기를 보면 오비이락일 수도 있겠지만 위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게 되지요.

영화는 재미 있게 보았습니다. 비판할 점도 별로 없었고 드디어 동양 문화가 헐리우드에서 꽃이 피는구나라는 자부심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무협의 근본적인 모순이자 기본전제, 즉 최선을 다하고 자기의 본분을 지키고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대다수는 열심히 살아봐야 결국 영웅은 선택 받은 사람들에게서나 나온다는 것.  즐거운 볼거리를 한꺼풀 벗기고 이를 대입해보면, 우리 대다수는 그저 제 삼자에 불과한 박수 부대일 뿐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팬더는 하층민임에도 선택 받은 사람입니다. 단순히 선택 받은 자이기에 십 수 년 수련을 거듭한 5인의 용사나 악당 주인공도 결국은 단기 속성의 판다에게 상대도 안되는 들러리에 불과 합니다. 이러한 논리는 누구 자식으로 어떤 나라에서 태어 났냐라는 단지 출발점의 차이로 갈 수록 큰 차이가 나는 우리들의 현실과 마찬 가지로 씁쓸해 지기 마련 이지요.

결국 영웅이 절대 될 수 없는 대다수 우리의 해결책은 그래도 더 망가지지 않게 하루 하루 열심히 살다가 소주 한잔 하는 일이 다가 아닐까요.

이상 팬더와 비슷한 몸무게지만 전혀 운동신경이 없어 태권도 노란띠인 클린트 였습니다.


영진공 클린트

쿵푸 팬더, “아이를 믿어주세요.”

 


감독: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출연: 팬더곰, 표범군, 거북이, 모래쥐




자기의 꿈은 거세당한 채 부모들의 대리만족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로 살아야 했던 두 포유동물의 인생역전기. 결정적인 삶의 순간 스스로 결정하여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팬더곰과 반대로 아버지의 희망대로 살아오다 그 꿈이 좌절되어 패륜아로 전락하는 표범군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학적인 교육풍토와 아이를 자기의 대리만족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알게 모르게 똥침을 놓고 있는 영화다.


아. 씨발. 그러니까 내가 의대 안간다고 했잖아!


게다가 모래쥐 사범님과 그의 무적 5인방 똘마니들을 통해 특성이든 적성이든 이딴 것은 쓰레기통에 내다버리고 그저 대학 갈 놈과 못갈 놈으로만 나누는 우리 교육의 폐해까지 콕콕 집어주시니 참교육 영화라 해도 무방해 보인다.




니 그리 해서 대학 가긋나?



이렇게 진정한 교육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며 그저 용전사 만들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우리 부모들에게 거북이 할아버지는 지금 우리 교육에서 빠져있는 것은 믿음이라고 일갈하신다.

아이들을 믿어라. 당신이 아이를 믿어준다면 그 아이는 분명 용전사, 국수장인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영진공 self_fish

[쿵푸팬더], 협(俠)이 없어서 재밌고 좋았다능 … ^^

 


<쿵푸팬더> … 어릴 때 부터 길러진 무협언니가 이 영화를 마다할 수는 없었답니다.

목소리 연기는 논외로 할께요. 아주 훌륭했으니깐요. 특히 ‘귀여운 얼굴’의 마스터에 후까시 잡는 더스틴 호프만 목소리. 죽음이었어요. 잭 블랙 팬더목소리 완전 듁음이었고, 안젤리나 졸리나 바이퍼 맡은 루시 리우는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죠. 몽키마스터 목소리가 성룡이라더니 이건 좀 속은 기분.

일단 저는 ‘팬’더의 ‘팬’심이 맘에 들었어요. 방안에 액션 피규어 있고, 포스터 덕지덕지 붙어있고. 딱 성룡포스터 붙어 있는 우리네 중고생때 방을 보는 것 같고. 국수 꿈 꾸라는 팬더 아버님 말씀은 용꿈 꾸고 학력고사(혹은 수능)잘 보라는 우리네 아버지 말씀 닮았고, 내려와서 국수 서빙하라는데 방에서 되도 않는 무술흉내 내고 있는 것도 넘흐 좋았고. 팬더의 수련장면 실망하지 않았어요.

예고편에서 만두먹는 걸로 훈련하는 장면에서 부터 그 생각이 들었는데요. 예전 성룡이 아주 어린시절 작품보면, 취권이었나? –;;; 그 무공 센 할아버지하고 나와서 할아버지는 대충대충하는데 성룡은 완전 용쓰고. 물동이도 나르고, 그러면서 훈련하는 그런 장면들 있잖아요. 암튼 딱 그거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비슷했어요. 넘흐 귀엽잖아요.

무는 있되, 협은 없어서 진짜~ 좋았어요. 저는 무협영화 좋아하는데요. 무협영화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대목이 두 대목이 있어요. 첫번째가 ‘넘흐나 범접할 수 없이 알흠다흔 여힌네에 대한 무우사~의 순정’ 저 이런거 나오는 거 정말 싫어해요. 여자애들 좋아하는 천장지구 같은 것도 정말 싫어하고.

암튼, 두번째가 좀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바로 ‘협(俠)’이에요. 아놔… 제발 그 ‘의협심’, ‘형제애’, ‘복수심’, ‘가문을 일으키겠다는 굳은 결의’ 이따위 것 없으면 안되는 겁니까? 쿵푸팬더가 보통 무협지의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아주 빠져있는 대목이 있으니, 그건 그가 무사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俠”이 전혀 없었다는 거에요. 아시죠 보통 무협지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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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호의 명문가가 멸문지화를 당한다.
2) 명문가의 먼 친척, 혹은 그 집의 충실한 종이 어찌 어찌 하여 어린 아이 하나를 살려낸다. 3) 어린 아이는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자라난다.
4) 어느 날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고뇌한다.
5) 산으로 들어가 우연한 기회에 스승을 만나 고수가 된다.
6) 원수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원수를 물리치고,
7) 그 과정에서 원수의 사연을 알게 된다.
8) 모든 것이 무상함을 깨닫고 초야에 묻힌다. or 강호를 평정하고, 정의가 찾아온다.

<경고!!!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다수 출몰하오니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근데 팬더 얘를 보면,
1) 강호의 명문가가 멸문지화를 당한다… 따위는 없다.
2) 팬더 아빠가 오리인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암튼 데려다 길렀건 어쨌건 간에 충실한 종이 길렀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3) 팬더는 액션피겨를 보며 무사가 되는 꿈을 꾸며 자라난다.
4) 어느날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열라 신나한다(!!!)
5) 스승이 뻗대다가 자기를 받아줘서, 먹으면서 신나게 훈련하다가 고수가 된다.
6) 얼떨결에 원수인지 뭔지 알수없지만, 암튼 타이렁을 만나 물리친다.
7) 주민들을 구한다.
8) 무상하긴 뭘. 더 신나한다.


팬더 얘는 애초 부터 뭘 바라고 무공을 익힌 애가 아니라서, 용의 문서에도 관심이 없었고. 타이렁이 마을을 망치고 간 과거가 있지만 그렇다고 ‘정의를 되찾겠다’는 멋진 모토도 없구요. 중간에 마을사람들이 대피하고 이런 소동이 있긴 했지만, 팬더가 무슨 꼭 마을 사람을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좋은 스승과 좋은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마음 30%에, 잘 배운 무공 한번 머찌게 써보자 하는 순수한 후까시 70% 정도만 있었던 듯 …

얘는 원래부터 적개심으로 무공을 키운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다 이기고 나서도 무상하니 어쩌니 하는 것 없고, 그냥 더욱 신나는 무술세상이 된 것 같아요. 저 이거 정말 좋아요. 류승환 감독 말 마따나 저는 액션 그러니까 사람의 움직임이 주는 쾌감 자체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거따대고 뭔 꼴 같잖은 복수심, 형제애, 문파를 일으키겠다는 각오, 고독함. 이런 거 같다 붙이는 거 심히… 걸리적 거렸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성룡을 특히나 좋아하는 듯. 늘 즐겁잖아요. 위트있고. 성룡이 되도 없는 후까시 부리지 않고 온 몸을 던지는 게. 그게 정말 맘에 들었었죠.


어쩌면 영화가 말하는 ‘순리’란, ‘운명’이란 ‘즐길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 해 낸다.’ 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시푸가, 그리고 furious 5가 타이렁을 막을 수 없었던 건, 바로 그들이 Furious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다섯은 순수하게 武를 즐기는 게 아니라, 사실 예전에 타이렁과 동료였던 시기에는 타이렁을 이기고 용의 전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타이렁이 간 후에는 타이렁을 물리치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해왔다는 거에요. 수동적(상대를 막겠다)목적론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훈련하는 사람들은 당근 더 큰 목표를 가진 적극적 대상 그 자체(막아야 할 대상)를 막을 수가 없지요.

‘막긴 뭘 막냐’ 이게 대사부 거북이 할아버지가 했던 예언인 것 같아요. 평범한 팬더 포가 그야 말로 ‘사심이 없어서’ 드래곤 워리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국수에 특별재료도 안들어 간다. 용의 문서(그러니까 궁극의 필살기)는 빈칸이다. 이런거. 다 평범한 사람이 순수하게 할 때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순리다. 이런거 아닌가요?


암튼요!!! 협이 없어서 좋다구요!!!

영진공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