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의 권총들: Walther PPk 와 P99 이야기



그의 정체가 진짜든 가짜든, 그가 뭘 하는 사람이든 간에,
국민의 입을 강제로 막는 행위는 용서받지 못합니다.

“미네르바”를 석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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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말끔한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넌’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느닷없이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험상궂은 금발 깡패를 본드라고 들이대는데 성공한 첫 번째 영화가 <카지노 로얄>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지금 봐도 참으로 훌륭한 본드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의 시작 부분부터 참신하고 멋있죠. 영화는 본드가 이제 막 살인면허를 취득한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본 본드 영화의 출연진 소개 중에서도 가장 멋진 클립이 등장합니다. 트럼프 카드와 권총과 본드의 액션이 2D와 3D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 인트로는 정말 근사하죠. 그리고 이 인트로가 끝나면 정말로 우직하고 무지막지한 본드가 한명 튀어나와서는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합니다.


Casino Royale – 007 Intro – MyVideo
이 훌륭한 인트로!!!

이렇듯 완전히 새로워진 영화의 주인공이나 분위기로 봐서는 감독도 참신한 인물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골든아이>를 만들었던 마틴 캠벨이 이 영화의 감독입니다. 그러고 보면 브로스넌을 처음 본드로 소개했던 <골든아이>도 개봉 당시에 참신한 본드영화라는 칭찬을 들었죠. 주디 덴치를 M으로 소개한 것도 바로 그 영화부터였습니다. 마틴 캠벨은 이름이 좀 평범(캠벨 깡통 수프가 자꾸 생각난다는…)하고 소위 말하는 작가적 작품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알고 보면 헐리웃 영화계에 암약하는 진짜 실력자 중의 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양반이 만든 다른 영화로는 <마스크 오브 조로>와 <버티컬 리미트>가 있는데 모두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꽤나 쓸만한 성과를 올린 영화들이죠. 전부 헐리웃식 영웅의 성장을 다룬 영화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아주 성공적인 출발을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후속편을 기대하게 되었죠.



마틴 캠벨 감독

그로부터 2년 후, 마침내 두 번째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가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만큼의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해서 많은 이들이 실망했죠. 아무래도 감독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마크 포스터. <네버랜드를 찾아서>나 <몬스터스볼>, 최근의 <연을 쫓는 아이>로 작품성은 충분히 인정받은 양반이지만, 아무래도 본드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보기엔 이 양반은 자기 내면과 과거를 되짚어가는 이야기에 능숙한 감독 같아요. 그래서인지 <퀀텀 오브 솔러스>도 지난 번의 연인 베스퍼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죠.


http://kr.youtube.com/watch?v=59TSvb6PeMs
화질이 좀 구리다능 …

영화는 인트로부터 베스퍼에 대한 기억 혹은 악몽에 시달리는 본드를 보여줍니다. 근데 그게 좀… 사방에서 본드를 쫒아다니는 거대한 모래 여인이라니… <미이라>의 한 장면 같기도 하죠.. 본편에서도 이 베스퍼의 이야기는 나머지 이야기와 그렇게 딱 어울리지 않습니다.



마크 포스터 감독, 본인도 질렸는지 다시는 007 영화 감독 안한다고 했다고 …

물론 본드는 이번에는 제대로 제이슨 본에게 사사받은 듯 육해공으로 온갖 우직 액션을 보여주며 활약하지만 과거의 연인 베스퍼 이야기에 새로운 본드걸인 까밀(올가 쿠릴렌코)까지 등장하니 이게 서로 엉켜버리고요. 그 결과 영화는 전반적으로 과거에 붙잡혀버린 본드의 답답함을 벗어버리지 못하죠. 그리고 총기 애호가의 관점에서 봤을때도 이 두 번째 본드영화는 과거에 대한 집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바로 그 이야기(뭔 이야기? 총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질문, 제임스 본드의 권총은 무엇일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당연히 월터 PPk입니다.



소음기를 장착한 상태의 PPk

이 월터 PPk는 총기 개발사에 길이 남을 걸작품입니다.
독일의 칼 월터(독일어로는 카를 발터)사는 1930년대만 해도 그냥 그렇고 그런 쪼마난 호신용 권총을 만들어파는 작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1차 대전 후 독일이 엄청난 경제난을 겪던 시절에 호신용총기 수출로 돈을 좀 만지게 되자 호신용을 뛰어넘어 군용 권총 시장까지도 넘볼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기로 작정하죠. 당시 자동권총들은 주로 싱글액션이거나 안전장치가 부실해서 조작하기가 까다롭고 위험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월터 사에서는 보다 안전한 더블액션 작동방식의, 디코킹과 방아쇠 잠금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레버를 장착한 권총을 개발하기로 합니다. 그것이 바로 월터 PP 였습니다.



전설의 시작, 월터 PP. PPk 보다 좀 큽니다

이 권총은 그 당시의 권총들 중에서는 그야말로 군계일학 이었습니다. 레버만 내리면 해머가 원상태로 복귀(디코킹)되면서 동시에 아무리 방아쇠를 당기거나 충격을 주거나 땅바닥에 집어던져도 절대로 발사가 되지 않는 거의 100% 안전한 권총. 하지만 레버만 원래대로 올려놓으면 언제든 방아쇠만 당기면 발사가 되는 매우 간편한 권총. 그것이 바로 PP였던 것이죠. 게다가 디자인까지 매우 멋진데다가 구조도 단순해서 제조하기도 쉽고 고장도 잘 안납니다. 이런 권총은 그 이전까지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 총은 개발되자마자 국제 총기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렸고, 독일경찰과 군장교용 권총으로도 채용됩니다. 원래 PP가 경찰용 권총의 약자였으니, 월터는 노리던 목표를 제대로 맞춘 셈입니다.

그 와중에 이 PP를 귀족들의 호신용 권총으로 팔기 위해 조금 더 작게 줄인 모델이 개발됩니다. 바로 그것이 PPk 죠. 여기서 마지막의 K는 독일어로 짧다는 뜻의 단어 kurz의 머릿 글자입니다. 이 꼬마 PP, 그게 바로 007의 손에 쥐어진 권총이었던 것이죠. 자그마치 1962년 숀 코너리가 쪼만한 베레타를 반납하고 월터 PPK를 지급받은 이후, 1997년까지 쭉 그랬습니다.



이것이 PPk, 작은 PP



한창 때는 이런 선물용 권총까지 인기




구조는 초 간단 !!!




최근에는 프레임(아랫부분)은 PP이고 총신과 슬라이드(윗부분)만 PPk를 끼운,

PPk/S 라는 모델이 인기


총 사진 출처는 대부분 http://world.guns.ru/handguns/

그러다가 피어스 브로스넌이 양자경과 함께 등장한 1997년의 007 영화 <투모로우 네버다이>부터 본드는 예전의 작은 호신용 권총 월터 PPK를 버리고 월터 P99를 쓰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카지노 로열>까지는 그랬죠. 이건 나름 적절한 변화였습니다.


이것이 월터 P99




카지노로얄 출연기념 월터 P99

왜냐하면 PPk는 다 좋은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거든요.
첫째, 장전되는 탄약의 숫자가 적습니다. 딱 7발 들어가죠. 하지만 007의 적들이 쓰는 권총은 기본 13발에서 15발 혹은 17발이 들어가는 전투용 권총들이니 일단 실탄 숫자에서 밀립니다.
둘째, 탄약의 위력도 약합니다. .32 Auto라는 탄약을 주로 쓰는데, 이 총알은 호신용으로야 어떨지 몰라도 적들과의 과격 액션을 즐기는 본드에게는 좀 부족한 면이 있죠. 요즘이야 전투용 권총은 9mm 파라블럼(우리나라 군도 사용하는 나토 공통 제식권총탄약, .32 Auto보다 많이 강합니다.)이나 .45 ACP(미국의 콜트 45에 사용되는 9밀리 파라블럼보다도 좀 더 크고 강한 권총탄약) 정도가 기본이니까요.
이런 면에서 테러가 난무하는 21세기 본드에게는 작고 약한 호신용인 PPk보다는 같은 월터사에서 21세기를 위해 만든 전투용권총 P99가 어울리죠. P99는 전투용권총의 기본규격인 9밀리 파라블럼탄을 16발 장전할 수 있고 플라스틱 몸통을 사용해서 무게도 가벼운 최신형 전투용 권총이거든요.


PPk 에 들어가는 .32 Auto(본드가 쓰는)와 P99에 들어가는 9mm Parabellum의 비교



세 탄약의 위력비교, 참고로 이 그래프의 설명에 따르면 .32 Auto는 그저 없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고 .380 ACP(나중에 미국에 팔때쯤 추가된 탄)은 전투용 무기로서의 위력을 간신히 발휘하는 탄이라고 평합니다.

출처는 오클라호마 총덕들의 사이트: http://oklahomaconcealedcarry.com/Caliber_Ammo_Selection.html


그리하여, 본드는 <투모로우 네버다이>이후로 어언 18년간이나 P99를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그는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갑자기 PPk 로 되돌아 간 겁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분명히 이 영화는 전편에서 몇 분후의 이야기라는 설정이니 전편에서 쓰던 권총을 계속 쓰는 것이 맞는데 말이죠.

아마도 감독의 고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포스터 감독은 의외로 “역시 007은 PPk!” 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혹은 고전적인 007 로 되돌아가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죠.  어쨌거나, 덕분에 우리는 우락부락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조막만한 권총을 들고 날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건 어떻게 보자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자면 상당히 어색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 전체가 그렇죠.




카지노 로열에서는 P99를 쓰던 본드가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쪼마난 PPk를 …




그러면서 기관단총은 9mm 파라블럼을 쓰는 UMP를… 이 뭐임?

결론, 역시 본드 영화에는 좀 더 경쾌한 감독이 어울린다능..
그리고 21세기 본드에게는 역시 P99라능…




역시 이게 어울림

덧붙여, 마틴 캠벨 최고!
하지만 캠벨 수프는 짜서 싫어!!




짠 캠벨수프



영진공 짱가


스테이 (Stay, 2005)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먼 영화”



이완 맥그리거의 이전 출연작인 <아일랜드>나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 <오로라 공주>가 비평적으로는 별로 칭찬받을 만한 구석이 없는 영화라고 할 지라도 일단 대다수의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는 영화들이었다고 한다면, <스테이>와 같은 영화는 꽤 준수한 스타 캐스팅과 기대 이상의 높은 완성도를 갖추었으면서도 관객들로부터는 철저하게 외면 당하는 정반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스테이>는 다루고 있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거나 내러티브의 구성이 혼란스럽기만 하고 정리도 제대로 안해주고 끝을 맺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영화 속의 혼란, 즉 주인공이 경험하는 혼란스러움의 진상이란 것이 최종 결말에서 마침내 밝혀졌을 때 ‘고작 그런 거였나’라는 반응 밖에 얻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다시 말하자면 <스테이>는 논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이야기의 출발점 자체가 다수 관객들의 동감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은 설정의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미스테리의 결론이 다소 허전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작품 전체를 쉽게 폄하하지는 않는다. <스테이>는 이야기의 최종 결말에 앞서 러닝타임 전체에 걸쳐 보여지는 밀도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 거의 모든 컷과 씨퀀스에서 돋보이는 탁월한 비주얼, 그리고 이 영화가 끌어들이고 있는 다양한 이종 장르들과 메타포의 풍성한 배합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포만감을 선사해주는 영화다. 앞으로 이완 맥그리거에게는 <아이 오브 비홀더>, 나오미 왓츠에게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나 <21그램>과 함께 자주 언급될만한 이 영화는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다름 아닌 젊은 캐나다 출신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로 모든 내용이 다시 정리되고 기억될 작품이기도 하다. 실망스럽기만 한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사실은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의 간절하고도 슬픈 감정의 깊이를 전달하고자 했던 영화 <스테이>의 진짜 표정이 라이언 고슬링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진공 신어지

<스트레인저 댄 픽션>, 죽이느냐 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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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DVD로 감상한지가 벌써 2주 전인데 개봉작 쫓아다니고 다른 일에 치여서 많이 늦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봤던 영화들 가운데 하나가 ‘넘지 말았으면 하는 선을 넘어가버린’ <추격자>였었고 그랬던 덕에 이 영화의 내용에 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일종의 메타-픽션 드라마입니다. 국세청 직원인 주인공 해롤드(윌 패럴)와 그의 일상과 운명을 결정하는 소설가 카렌(엠마 톰슨)이 등장하고 마침내 두 인물이 직접 만나기까지 하죠. 카렌은 원래 자기 작품 속 주인공을 매번 죽는 것으로 처리하는 ‘비극’ 전문 작가인데 10년 만에 탈고하게 된 새 작품의 주인공 해롤드와의 만남을 통해 결국 소설의 결말을 바꾸게 됩니다. 자기가 창조해낸 허구 속 인물이 만약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작가로서의 성취를 위해 애초에 의도했던 대로 죽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그냥 넘기지 못했던 것이죠. 그리하여 예술 작품이 추구하는 목표가 독자나 관객이 되는 사람이 아닌 작품 자체가 되어버림으로서 예술의 참된 가치를 잊어버리게 되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 <스트레인저 댄 픽션>입니다. 해롤드의 상황을 도와주기 위해 개입했던 영문학 교수 쥴스(더스틴 호프먼)가 카렌의 초고를 읽고 난 후, 이 위대한 작품의 완성을 위해 해롤드가 죽어야만 한다고 냉정하게 선언하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그 사람이라면 충분히 <추격자>의 미진(서영희)도 반드시 죽어야만 한다고 눈을 부라렸을 것만 같습니다. 작품 속의 인물이 허구가 아닌 실제 살아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목적성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 좀 무섭기까지 합니다. 다행히 작가인 카렌은 평소의 괴팍한 성격과 달리 그렇게까지 잔인한 인물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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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의 중심 메시지는 사실 평범합니다. 내 인생의 전지적 작가는 곧 나 자신이니 내 인생의 일상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며 잘 살아보자는 얘기죠. 이 한 편의 시나리오로 헐리웃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가로 떠오른 이는 최근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2007)으로 감독 데뷔한 자크 헬름입니다. 첫 장편 시나리오로 <존 말코비치 되기>(1999)를 썼던 찰리 카우프먼의 독창성과 식견에 버금간다는 생각을 갖게 되더군요. 하지만 너무 일찍 감독 겸업을 선언한 것은 아니었는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1) 좋은 시나리오도 결국 좋은 연출자를 만나야 멋진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마크 포스터의 필모그래피에서도 꽤 재미있고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2) 아주 기발하다고 할 수 있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지만 어쩌면 상당히 까다로울 수 있는 복잡한 내러티브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건 통제력 있는 연출의 힘입니다. 윌 패럴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코미디언이고 주인공 해롤드를 연기하기에 부족함이 없긴 했지만 다른 배우들이 같은 연기를 했더라도 별 무리가 없었으리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3) 더스틴 호프먼, 매기 길렌할, 퀸 라피타 등이 출연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소설가 카렌 아이펠 역을 맡은 엠마 톰슨입니다. 엠마 톰슨이라고 하면 아직도 케네스 브래너와의 90년대 영화들이 주로 생각나는 편인데, 검은 옷을 즐겨입는 꼴초 여류소설가의 괴팍하고도 엉뚱한 성격을 상당히 잘 드러냈다고 생각됩니다. 원래 코미디언인 윌 패럴이 정극 연기에 도전하는 영화에서 발견한 엠마 톰슨의 코믹한 연기는 그야말로 각별한 즐거움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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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신어지

1) 전업 시나리오 작가로서 일반 관객들까지 그 이름을 기억할 정도였던 찰리 카우프먼도 드디어 첫 감독 작품을 내놓기 위해 현재 후반 작업 중이시로군요. 필립 시모어 호프먼 주연의 <Synecdoche, New York>가 금년 내로 개봉될 예정입니다.

2) 마크 포스터의 최근작은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연을 쫓는 아이>(2007)인데 3월 13일로 국내 개봉일이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는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Quantum of Solace>의 메가폰을 잡고 한창 촬영 중이시로군요.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에 마크 포스터의 연출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해볼만 한 작품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3) 이렇게 얘기하면 영화의 흥행 실패는 윌 패럴의 미스 캐스팅 때문이란 소리가 되는 건가요? 짐 캐리의 정극 연기가 돋보였던 <이터널 선샤인>(2004)의 성공 덕분에 가능했던 캐스팅이 아니었냐는 생각도 듭니다. 노교수로 출연하고 있는 더스틴 호프먼이 몇 년만 젊었어도 해롤드 역에 상당히 잘 맞았을 거란 생각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