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로 보는 광우병 논쟁

 

아래 동영상은 인기 미국 드라마 “보스턴 리걸”의 에피소드 하나를 편집한 자료인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논쟁을 축약한 것과 같군요.

그리고 이걸 보면 다우너 소가 반드시 광우병 소가 아니라는 것이
오히려 더 무서운 사실이라는 걸 알게됩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복습하는 기분으로 한 번 더 보시면 될 듯 …

모든 다우너가 광우병도 아니지만 다우너가 아니어도 광우병일 수 있다는 거죠.
다우너만 광우병이라면 오히려 발견하기도 쉬울텐데 그게 아니니 …
미국 워싱턴 주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의 경우가 그랬다고요.

 
그렇다면 결국 지금 검찰은 광우병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병인지를 밝히기 위해서
PD수첩과 싸우고 있는 거군효..

아 그러쿠나 ….. -.-

덧붙여, 이제 이슈는 광우병 자체를 넘어섰습니다.

이 정부의 알량한 거짓말이 진짜 문제죠.

추가협상이라는게 사실은 그저 “논의”에 불과했고,
그나마 그 모든 것 조차 미국수출업자들의 일시적인 양해일 뿐이라는 점.
(게다가 그 양해는 안해줘도 뭐라 따질 수 없는 그런 것이고…)

공기업 민영화 안한다고 했지만 안하는게 아니고

영어몰입교육 안한다고 했다지만 역시 안하는 게 아니었고

심지어 운하관련 주식들이 뛴다는 걸 보면
이제 시장에서도 명박이가 안한다는게 안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정부, 그런 정부를 용납해야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뭐 지난 번 집회후에 탄 택시 기사는 그러더군요.

“아무리 우리가 불리해도 이미 저지른 협상이니 그건 물릴 수 없지 않느냐.
미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데…-_-;;; (이 놀라운 복종의 정신)
우리가 하는 계약도 한번 하면 도로 물리지 못하지 않더냐.
아니면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경우엔 최소한 다음 두 조치 중 하나를 해야 정상입니다.

당사자가 계약을 책임지고 물리던가.
그걸 못하겠으면 그 계약한 담당자를 짜르던가.

지금은 그 둘 다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문제죠.

그 잘난 계약의 논리도 지 좋은대로만 주장하는
찌질이 중에서도 상찌질이인 그런 인간들이
자칭 보수라는 인간들입니다.


영진공 짱가

[손가락질], 이외수

 인류의 역사 속에는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들이 있었다
 지구를 통틀어
 지금은 그런 왕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이 있다면
 백성들은
 백성들 모두의 팔다리가 모조리 잘라져
 절구통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왕에 대한 항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외수, 2008. 5. 25.  http://oisoo.co.kr/ oisoo’s talk 게시판 381번>
 

美농무성의 광우병 관련 미친 짓 [LA 타임즈 사설 전문]

<편집자 註: 아래 사설은 미국 LA Times 2008년 6월 19일자 사설 전문과 번역본입니다.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 및 추가협상 논란과 관련하여 참고할 사항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이 사설은 일본과 한국(원문에서는 남한)의 고객들이 더 철저한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정부가 미국의 기준과 자체 검사를 “신뢰”한다고 합의하고 추가협의한 상황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나 오류에 대해서 지적이 있으면 검토하여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미농무성의 광우병 관련 미친 짓

민간기업의 자체질병검사를 거부한 건 소비자 안전망을 거부한 것과 동일

2008년 6월 19일

광우병을 검사하는 테스트가 쓸모없을 때는 언제일까?  미국 농무성에 따르면, 민간기업이 그 테스트를 할 때라고 한다.

적어도 이는 미농무성이 개별 육류생산자가 자체 소도축물에 대한 검사를 행하는 걸 막고있는 근거이다.  연방기관은 현재 고위험도 축우에 대해서 속성 심사에만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크릭스톤 팜즈라는 육류생산자가 하려는 전수검사를 “무용지물”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 특히 일본과 남한같은 외국 소비자들이 미농무성의 랜덤 검사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걸 잘 아는 캔사스의 식육회사는 자신들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검사실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미농무성과 4 년째 투쟁 중에 있다.  현재 미농무성은 100% 정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속성검사를 채용하고 있기에, 크릭스톤은 여전히 자체 도축물에 대해 광우병(기술용어로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이 업체의 고객들은 별도의 추가 검사가 가치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미농무성은 민간의 검사는 불필요하며 그들의 자체 프로그램, 즉 1% 미만의 소에 대해 행해지는 검사가 대중들을 광우병으로부터 적절히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현재까지 미국 쇠고기가 인간변종질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알려진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선도적인 기업이 동물이나 인간의 건강에 害가 되지 않는 검사를 시행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왜 못하게 하는가?  미농무성은 크릭스톤의 방식에 반대하는 [미국]소고기 산업의 입장을 더 중시하는 듯 하다.  이러한 검사가 시행되면 다른 기업들도 동일한 검사를 하라고 소비자들의 압력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크릭스톤은 첫 소송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미농무성은 항소를 하였고, 판결이 곧 나올 예정이다.  그러는 와중에 미합중국은 크릭스톤 같은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걸 거들지 않고, 대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쇠고기 기준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거나 강압하여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두었다.  최근에 남한의 대통령 이명박과 맺은 거래는 엄청난 거리 항의로 이어졌다.  우리[미국]의 삥뜯기식 쇠고기 외교가 고객 대신 적개심만 벌어들이고 있는 사이에 호주는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고 있는 중이다.

미농무성은 최근 몇 년간 육류기업들이 농무성 안전기준을 충족토록 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 일부터 제대로 마무리 해야 할 것이며 개별 생산자가 고객들이 원하는, 농무성 기준보다 더 상향되고 우수한 안전 기준을 제공하려 하는 걸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출처: http://www.latimes.com/news/opinion/la-ed-madcow19-2008jun19,0,3257268.story ]



USDA mad cow madness


The agency’s refusal to let firms test for the disease denies consumers a safety net.

June 19, 2008

When is a worthwhile test for mad cow disease not worthwhile? According to the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it’s when a private company uses the test.

At least, that’s part of the argument the USDA has been using to keep a beef producer from screening the carcasses of all its cattle, saying that although the federal agency relies on the rapid-screen test for high-risk cattle, the test would be “worthless” in the hands of Creekstone Farms.

Knowing that customers, especially foreign ones such as Japan and South Korea, remain wary of the USDA’s spotty screening program, the Kansas meat company has been fighting the agency for four years for the right to use the state-of-the-art testing lab it built. The rapid-screen test is not completely accurate, but it has been useful enough for the USDA to employ. Creekstone still would not be able to legitimately label its products as free of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the technical term for mad cow disease, but its customers should have the choice of deciding whether the extra screening is worth paying for.

The USDA contends that private testing is unnecessary and that its own program, which tests fewer than 1% of cattle, adequately protects the public from mad cow. This might well be true. There is no known instance of U.S. beef causing a case of the human variant of the disease. But as long as the test presents no threat to animal or human health, why shouldn’t an innovative company give customers what they want? The USDA’s motivation probably has more to do with the beef industry’s opposition to Creekstone: Testing might put consumer pressure on other companies to do the same.

Creekstone won its first battle in court, but the USDA appealed; a ruling is expected soon. Meanwhile, instead of letting farms like Creekstone grow their businesses, the United States has been trying to persuade or strong-arm foreign countries into accepting U.S. beef standards, with limited success. Its recent deal with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led to massive street protests. And while our bullying beef diplomacy reaps enmity instead of customers, Australia is increasing its market share.

The USDA has had enough problems in recent years making sure that companies meet its safety requirements. It ought to get that job done, and not interfere with producers that are going above and beyond to provide the safety standards some consumers want.


영진공 이규훈

머슴이 주인을 가리고 끼리끼리 편짜서 뭘 어쩌자는 건지 …

 

포탈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국회의원인 주성영 의원이 지난 17일에 올린 글이 이슈가 되었다하여 그 글을 읽어보았다.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촛불시위가 시작과 달리 이렇게 정치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좌파 386과, 그런 부모들에게 이끌리는 초ㆍ중ㆍ고생,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620만 명의 일부가 주도하고 있는 ‘賤民민주주의’ 때문이다. 그 외 대부분의 국민들은 문제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지만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것은 듣기 좋은 ‘생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념을 팔아먹는 ‘생명 상업주의자’들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촛불시위는 ‘국민건강’ 수호라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천민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 상업주의자’들로 인해 ‘반미’와 ‘정권타도’ 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선량한 의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좌파들이 내세우는 정치적인 구호에 선동되어 정권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은 ‘賤民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조종되는 피해자다. 이제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갖고 진지하게 행동해야 할 때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이룩한 ‘정권교체’를, 거짓된 ‘생명 상업주의자’들의 거짓 선전선동에 속아 빼앗길 수야 없지 않겠는가.”

이 글의 전문은 아래 링크에 있다.
http://www.frontiertimes.co.kr/news_view.html?s=FR06&no=28573&s_id=194&ss_id=0


우선 주성영 의원이 어떤 분인지 알아보자.

이 분은 한나라당 대구 동구갑 17, 18대 국회의원으로,
다음과 같은 구설수와 윤리심사 등에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2004총선연대 낙선대상자
◎ 도덕성/자질
  • 91년 5월 춘천지검 재직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
    – 소명: 술자리에 동석했던 손님을 바래다 주어야 할 입장이었음. 깊이 반성하고 있음.
  • 98년 9월 쌍방 피해 후 당시 유종근 전라북도지사 비서실장의 이마를 술병으로 내리쳐 눈썹 주위을 찢기게 함. 이 사건으로 전주지검에서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전보 발령됨.
    – 소명 : 술자리에서 지역감정에 대해 논의하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임.

    윤리특위


  • 2005년 9월22일 국정감사 기간 중 대구모호텔 내 술집에서 피감기관 인사들로부터 향응접대를 받고 술자리를 같이하고 폭탄주를 마시는 등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2005-10-05, 이상민 의원 등 5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2005년 9월22일 국정감사 기간 중 대구지검 국감이 끝난 뒤인 밤 11시30분쯤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에서 칵테일바 사장 및 여성종업원 2명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추태를 부리는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2005-10-05, 이상민 의원 등 5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정치공작의 배후가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윤리심사대상자로 윤리심사요구서 접수 (2005-09-30, 김부겸 의원 등 29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제17대 첫 정기국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던 중 허위 언론보도를 인용하여 ‘이철우의원이 1992년 북한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여 현재까지 계속하여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 등의 이유로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대상자로 요구서 접수 (2004-12-10, 유선호의원 외 150인 요구)
    – 윤리특위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의결 (2005-06-28)
    – 본회의 미처리


    <열려라 국회> 사이트에서 인용.
    http://watch.peoplepower21.org/member2008/congressman.php?mseq=459&sub=04

  • 각설하고,
    나는 이 분이 나름대로 촛불집회에 대해 내린 평가와 해석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도 않고, 이 분의 주장에 대해 가타부타할 생각도 없다.
    이 분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할 자유와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이 그 글에 국회의원임을 명시하였고, 또한 그 글에서 심각한 오류와 편협성이 보이기에 이를 적시해보고자 한다.

    1.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만인은 평등하다”라는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법 앞에 평등한 것이다.

    물론 주성영의원도 글에 썼듯이 초기 민주주의에는 많은 부작용이 있었고,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소위 선진국이라는 서구사회에서 동등한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민주주의 사회이며 국민에 대해 어떤 형태의 차별이나 계급구분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천민이라니?
    주성영 의원은 글에서 “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이 마치 사회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용어인 듯 장황하게 설명을 붙였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다만 우리 사회의 일부 인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조어수준의 용어이다.
    사례 1. http://blog.naver.com/liberalian?Redirect=Log&logNo=80012374006
    사례 2. http://breaknews.com/new/sub_read.html?uid=82531&section=section1

    만약 주성영 의원이, 목소리 큰 사람들이 모여 힘으로 몰아부치는 상황을 우려하여 이런 글을 썼다면 중우정치나 포퓰리즘 또는 협상민주주의라는 표현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서로 모순되고 어긋나는 두 단어를 억지로 꿰어 맞춰 “천민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쓴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여 주성영 의원은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천민들과 그 추종자무리이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선민이라 생각하여 그런 표현을 쓴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좌파 386과, 그런 부모들에게 이끌리는 초ㆍ중ㆍ고생,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620만 명의 일부”,
    “좌파가 주도하는 거리의 비이성적 굿판”,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

    행정부의 실책과 위정자들의 직무유기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때에, 국회의원이나 되시는 분이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지는 않고 왜 굳이 이런 글과 표현으로 국민들의 편을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키고자 하는지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 국회의원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리자로 선출되어 국민이 살기 편하도록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선거때마다 후보들이 쓰는 표현에 따르면 국민들의”종”이자 “머슴”이다.

    그런데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대다수는 촛불집회를 지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실책을 가혹하게 꾸짖고 있다.

    그리고 현재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권퇴진을 요구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 온라인과 현장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국민들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 것인지 쉬임없이 토론하고 행동하며 또 수정하고 실천에 옮길 것이다.

    국민들은 주성영 의원이 글에서 단정지었듯이 촛불집회가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들에 의해 법의 지배를 무시하는 반정부 투쟁 성격의 정치성을 띤 불법집회로” 가야 할 것인지 아직 결론 내리지도 않았으며,
    촛불집회의 방향이 “‘국민건강’ 수호라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천민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 상업주의자’들로 인해 ‘반미’와 ‘정권타도’ 운동으로 변질되”는 흐름으로 전화한 것도 아니다.

    이런 와중에서 정보기관의 종사자나 사법부의 일원도 아니고 관변 단체의 간부도 아닌,
    국민의 대리자인 국회의원이 굳이 먼저 나서서 예단과 오류로 점철된 글을 써 정권문제와 편가르기를 이슈화시키는 건 무슨 의도인가?

    게다가,
    “이제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갖고 진지하게 행동해야 할 때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이룩한 ‘정권교체’를, 거짓된 ‘생명 상업주의자’들의 거짓 선전선동에 속아 빼앗길 수야 없지 않겠는가.” 라는 결론은 이 글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들을 “우리”와 우리 아닌 “천민”으로 갈라놓고, “천민”에게 정권을 빼앗길 수 없다고하는 주장이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쓰신 글의 결론이라면 참으로 난감하다.

    글의 서두에도 밝혔듯이, 촛불집회에 대한 주성영 의원 개인의 소회와 평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또 그걸 통해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나름대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이 글은 개인의 차원이 아닌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씌여진 것인데다,
    소회의 차원에서 벗어나 잘못된 정보와 오류에 근거하여 훈계와 선동을 의도하는 듯 보이기에 몇 가지 따져보게 되었다.

    국민의 “종”이자 “머슴”인 이가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따라 많은 국민들을 “천민”이라 부르고, 또한 자신의 소속정당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천민”아닌 이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하는 게 제 할 일인가,

    마치 일 잘하라고 고용한 머슴이 주인과 맞먹다 못해,
    주인을 제 입맛에 따라 구분하고,
    기어코는 제 편을 모아 대드는 모습이 떠올려 지는 건 나의 지나친 “오해”인가 …


    영진공 이규훈

    촛불집회와 매트릭스

    뭐 몇 차례 참석한 주제에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가 뭐하지만 …
    촛불집회의 변화 과정은 제가 보기엔 <매트릭스> 1편에서 3편으로의 변화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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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 1편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새로움으로 가득찬 사이버 펑크 였습니다.
    설마 이런 이야기로 이렇게 멋진 결과를 맺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요.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시큰둥했습니다만(1편의 흥행은 의외로 저조)
    그래도 지금은 역사에 길이 남을 1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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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매트릭스

    하지만 속편으로 갈수록 규모는 커졌으나 이야기는 오히려 낡은 틀로 돌아갔습니다.
    마지막 3편은 사이버 에픽이라고 할 법한 끝없는 전투와 희생으로 채워져 있는데
    물론 그것도 의미는 있었으나 아무래도 1편의 후속작에서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새롭지 않았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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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상케했던 3편…

    촛불집회도 그렇습니다.

    처음에 광우병 문제를 들고, 그것도 중고생들이 그 중에서도 여학생들이 청계천과 광장에 나왔을 때 사람들, 특히 저 같은 어른들은 반신반의 했습니다.
    하지만 그 집회는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죠.

    바로 청소년들의 개성과 재기가 발휘되었기 때문이죠.
    이 시기의 촛불집회는 낯설면서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메시지에 힘을 얻고
    청소년들의 희생에 분노하고 창피해하던 어른들이 합류하면서
    규모도 커지고 힘도 세졌으나
    원래의 그 재미있고 생기 넘치는 촛불집회의 모습은 사라져가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이 집회는 지휘자가 앞에 나가서 몸짓과 구호를 일일이 참가자들에게 가르쳐주고 따라하라고 지시하는 그런 집회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기에 이렇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이고요.
    하지만 10일의 집회는 바로 그랬습니다.
    지휘자가 구호도 가르쳐주고 동작도 지시하더군요..

    초기의 촛불집회가 일종의 살아 숨쉬는 정글 생태계였다면
    10일의 촛불집회는 점점 목축장을 닮아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에 그랬던 것 처럼, 지휘와 통제의 대상으로 말입니다.

    물론 이런 뻘짓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여전히 자발성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 여담인데, 6일 집회에서 어른들이 버스를 흔들고 있을 때,
    그 옆에서 아이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더군요.
    끝없이 나오는 쓰레기에 우와~ 하면서도 몇 명 안되는 여고생들이
    12시 넘어까지 그러고 있더라고요… 어른들 쪽팔리게…)

    어쨌든 거의 백만이 모였는데 사고 하나 없었다니…
    성지에 모인 이슬람교도들이나 이 정도가 될까요.

    이미 이 시점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컨테이너 뒤에 숨은 인간들 사이에는 백년의 격차가 생긴 셈이죠.

    하지만, 이 백년을 앞서 진화한 새로운 생태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생태계의 리더는 밖이 아닌 생태계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이제는 그저 모이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어떤 것은 결코 80년대의 낡은 것이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만약 그랬다간 그건 정말 쥐약이예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일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 옆에 서있던 어떤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정 컨테이너 뒤에서 안기어나오겠다면, 밖에서 우리가 새로 대통령 뽑지 뭐.
    쟤는 저 안에서 혼자 대통령하라고 하고… “


    저도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