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Sarah Palin)을 똑 닮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

 

사라 페일린 (Sarah Palin),
이번 미국 대선전에서 그야말로 깜짝 등장하여 예상치 못했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자이다.

사실 매케인 진영에서 그녀를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였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는 드디어 매케인이 노망이 났다고 전망할 정도였다.  그런데 웬걸, 전당대회 당일 그녀는 대박을 쳤다.

골수 공화당원들(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한나라당 열성 지지자들)은 그녀의 외골수 보수 논리에 열광하였고, 여성유권자들은 시장에 이어 알라스카 주지사의 중책을 수행하며 다섯 자녀를 훌륭히 키우는 그녀의 모습에 즐거워하였다.  아, 물론 그녀의 외모도 한 몫 단단히 거들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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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페일린>
   
그러나 나중에 하나씩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녀의 이미지는 선거참모들이 공화당 지지자들과 여성표를 겨냥하여 포장하고 연출한 것이 많고 사실 대통령 후보인 매케인 조차도 공적이나 사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능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강력한 보수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일부의 정서와 힐러리의 공백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여성유권자들, 그리고 New Face에 대한 호기심의 틈새를 파고들고자 선택한 선거전략이 뜻밖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여러 신문기사와 TV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모습은 많은 미국민들에게 그녀의 실상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ABC를 통해 방송 된 챨리 깁슨 (Charlie Gibson)과의 인터뷰는 일부의 표현에 따르면 ‘충격적’일 정도였다.  거기에서의 페일린은 정치, 외교, 행정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던 것이다.(http://www.huffingtonpost.com/2008/09/11/sarah-palins-charlie-gibs_n_125772.html)

그래서인지 매케인 진영은 그녀가 언론과 접촉하는 걸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녀와 너무도 닮은 미국 연예인이 있어서 또한 화제다.  그녀의 이름은 티나 페이(Tina F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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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페이>

미국의 TV방송을 접해보신 분들은 <Saturday Night Live>에서 활약했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실테고, 미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30 Rock>의 리즈 레몬양을 떠올리시면 된다.  아, 영화에도 나왔는데 2004년 작 <퀸카로 살아남는 법(Mean Girls)>에서 각색과 함께 노버리 선생님으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이런 호재를 놓칠 미국애들이 아니잖은가?

그래서 지난 9월 15일 SNL에서는 티나 페이가 페일린을 연기하는 코너를 방송하였다.  그리고 이 코너는 예상대로 대박이 나서 지난 6 년간에 최고의 시청율을 기록하였다.


<티나 페이가 페일린을 연기한 SNL 코너>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런 페일린을 닮은 사람이 한국에도 있다.
정말이다.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너무도 닮은 사람이 있다.

누구냐고?
그 사람이 누군지 밝히기 전에 일단 닮은 점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주농무부장관 자리에 고등학교 동창을 앉히다전직 부동산 중개업자이던 그 동창은 단지 어린 시절에 워낙 젖소를 좋아했기에 농무부장관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 의회에서 올린 예산안의 특정분야 예산을 멋대로 삭감하다그녀는 의회를 거치지 않는다.  다만 예산감독관(바로 그녀의 남편)에게 찾아가 도장을 찍게 한다.

* 비밀을 좋아하는 그녀소환이나 제출명령 등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참모들과 개인 메일로 공무를 처리한다.

* 전도사 그녀목사를 공직에 앉히고 이라크전이 신의 뜻이라고 일갈하다.

*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그녀
   – 자기가 해고한 인물을 다른 이가 고용하자 전화를 걸어 자르라고 종용하다.
   – 그녀에게 비판적인 블로거에게 비서가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다.

* 직계와 가신을 좋아라 하는 그녀
   – 개혁과 변화라는 명분 하에 고참 공무원과 기관장을 무리하게 해고하고 그 자리에 동창이나 교회인사들을 앉혔다.
   – 진보적이었던 시립 박물관장을 해고하고 보수적인 인사로 대체했다.
   – 자신의 후원자인 인사가 건축 중인 건물에 건설중지 명령을 내린 시검찰장의 해임을 유도하고 그 자리에 공화당원을 앉혔다.

* 이분법을 좋아하는 그녀한 때의 동지나 후원자도 그녀에게 밉보이면 당장 “불평분자”로 낙인찍히고 관리된다.

* 소통을 싫어라하는 그녀
  
– 주공무원들에게 언론과의 접촉을 금하도록 하고, 친지나 친구들에게 언론과의 대화를 일일이 보고하게 한다.
   – 각 시의 시장이나 관리들 중 주지사인 그녀와 담화를 나눠 본 이가 몇 되지 않는다.

뉴욕타임즈 9월 14일 기사를 참고.
“Once Elected, Palin Hired Friends and Lashed Foes”
http://www.nytimes.com/2008/09/14/us/politics/14palin.html?em

자, 이정도면 그녀가 누구와 닮았는지 다들 눈치 채셨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는다.

***

남의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우리가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대통령은 우리, 아니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좋든 싫든 미국은 현재 군사력으로 최강이고 경제에 있어서도 기축통화국으로 대우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여전히 미지의 인물인 사라 페일린에 대해서 가볍게 건드려보았다.
올 미국 대선을 이해 또는 관전하는데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영진공® 이규훈©

쇠고기 말고 염치나 수입해라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어느 분이 이런 글을 퍼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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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안 하면 오년 후에,
내가 청와대로 소 백육십 마릴 다 끌고 들어가서 가만 안 둬.”



– 한나라당은 12월 3일 찬조연설 제 2탄으로 충북 음성에서 60세를 넘긴 할머니의 몸으로 한우 160여 마리를 키우며 일명 ‘소 할머니’로 불리는 김창현(63)씨 특유의 걸쭉한 입담과 유머, 살아온 생생한 이야기를 빌려 유권자의 시선과 호기심을 사로잡을 계획.

– 두 번째 찬조연설에 나서는 김창현 할머니는 충북 음성에서 ‘일월성 목장’을 일구면서 ‘음성청결한우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서울(상계동)에서 소규모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다가 30여 년 전 홀몸으로 낙향, 남자도 하기 힘든 ‘소(한우) 키우기’에 나서 지금은 한우를 160여 마리나 사육하는 영농사업가로 성공한 ‘여장부 할머니.’.

– 무학임에도 성균관대학교에서 한우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할 정도로 소, 특히 한우 육영에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소 할머니’, 또는 ‘소 박사’로 불리고 있음.

– 김창현 할머니는 12월 3일 월요일 밤 11시 40분 KBS1-TV <뉴스라인> 직후 20여분 동안 방영될 연설에서 “지금은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번지르르한 말로만 먹고 살 것도 아니고 소처럼 우직하게 일 잘해서 대한민국 살릴 사람 뽑아야 한다”며 축산업을 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본 ‘정권교체’의 필요성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당부’를 역설할 예정.

– 김창현 할머니는 또 “(여당사람들) 살림할 재주 없다는 거 만천하에 다 까발려졌는데 더 볼게 뭐 있다구 찍기를 찍어”라고 반문하면서 “개를 따라가면 측간을 가고, 범을 따라가면 숲을 얻게 된다. 다 같이 측간가기 싫으면 (우리 국민 모두를) 숲으로 끌고 갈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런 사람 누가 있나? 이명박 밖에 없다”는 등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와 다소 투박하고 거친 듯 보이지만 생동감 있는 언어(말)로 유권자의 속을 시원히 씻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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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이거다. 삼십년간 소를 키워온 저 할머니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찬조연설을 했다. 일반 기사 같지 않아 검색해보니 한나라당 방송전략실에서 작성한 보도자료인 모양이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이명박은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척척척, 순발력 있게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개방하기로 했다. 발표가 나자마자 한우는 거래량도 가격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한우 농가 농민 일만명은 ‘쇠고기 협상 무효’를 외치는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미국 쇠고기 시장을 개방한 게 아니다.
“손해 볼 낙농업자는 소수지만, 도시민은 좋은 고기를 먹게 된다” 
(기사 보기)
이런 게 그의 철학-철학이란 말도 붙이기 아깝다-이라서
애초부터, 저 위에 찬조연설한 할머니 같은 축산 농민 편이 아니었다. 그런 대통령 후보였고, 당이었다.

아 정말 진짜
미국산 쇠고기 개방이 옳은가, 그른가, 안전한가, 아닌가, 부자 편인가, 빈자 편인가, 보수인가, 진보인가, 이런 걸 다 떠나서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어떻게 자기들 정책으로 희생될 것이 뻔한 사람을 섭외해 찬조 연설자로 내세우나?
어떻게 자기가 목을 죌 사람이, 자기를 지지하는 모습을 천연덕스레 보고 있나?
보면서 무슨 생각했냐, 참 쉽다는 생각?

그랬을 리도 없지만 만에 하나- 할머니가 연설 좀 하게 해달라고 먼저 연락해 사정했대도,
염치라거나 양심이란 게 있었다면 차마 저 분을 내세우진 못했을 거다.

무학에 평생 소만 키워오다가 지금 가슴 두드리고 있을 저 할머닐 탓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한참 더 배우고 똑똑하단 인간들이 다 알면서 그러면 안 되는 거다.

이런 건 가치관의 차이라거나, 다른 입장이랄 수도 없다.
이건 그냥 나쁜 거다.

못돼쳐먹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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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어날 일의 일부일 뿐이란 거.


영진공 도대체

[세상은 랄랄라] 반지 원정대, 대통령 선거 투표하다.

다스베이더의 제국군에 맞서는 루크 스카이워커.

천축국으로 머나 먼 고행의 길을 떠나는 손오공.

중간계의 평화를 위해 모르도르 화염산으로 반지를 나르는 프로도 베긴스.

이들이…

드디어 대통령 선거일을 맞이했다.

[세상은 랄랄라] Ep 19 – 반지 원정대, 대통령 선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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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1박2일>, 한국 리얼리티쇼는 대선을 보고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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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치 역량으로 볼 때, 무한도전1박2일은 수준 미달이다.


같은 여의도에 있으면서, 더군다나 같은 코미디업에 종사하면서 이정도 수준 차가 난다면 정말 깊은 반성, 필요하다.




리얼리티의 생명은 현장성이고 버라이어티의 생명은 다채로움이다. 그리고 이 둘의 생명력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새로운 것’(Something New)에 있다. 하늘 아래 아주 새로운 것이 어디 있으랴? 그저 어제와 다른 무엇, 오늘과 다른 무엇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얼핏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성공한 듯 하다.




그러나, 이순신과 같이 태어나 평생 뻘줌했던 원균처럼, 처칠의 근성 앞에 꼬랑지를 내린 루프트바페처럼, 이 두 프로그램은 나라 잘못 만나 2류에 머물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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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면 스케일, 버라이어티면 버라이어티, 스펙타클이면 스펙타클, 뭐하나 빠질게 없는 국회 쌩쑈

현장성과 다채로움, 새로운 것, 그리고 반전에 있어서 국회방송에서 절찬 생방송중인 한나라당 연출, 통합당 구성, 민노, 민주, 창조, 회장 조연, 이명박 주연의 ‘리얼 버라이어티 정치 코미디 스릴러 다큐 쌩쇼’ “특명, 특검의 도전”에 무엇하나 앞서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신화의 플롯을 우려먹는 게 구성이라고 하지만 신화 밖에서 신화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이 바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아마 헐리웃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반, 미국 올로케 촬영에서부터


반전의 반전의 반전(경준귀국, 검찰 무혐의, 특검)에


나라를 놓고 도박을 서슴치 않는 광대한 스케일까지


도대체 타 코미디 프로그램이 따라갈 여지나 엄두를 주지 않는다.




웃기면 된다는 무한도전의 무한 이기주의 따위나


1박2일의 강호권 철의 권력 따위의 소소한 개개인들의 잡싸움이 아닌




나라를 놓고 벌이는 공포의 굿판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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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웃음 주시지만 어디서 웃어줘야 할지 모르는 명박형님, 사진 출처는 조선 일보(조선이 안티일줄은 몰랐어요. 형)




하지만 이놈의 거대 스케일 코미디는 도대체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도 대통령 후보들은 어디 쯤에서 우리에게 큰 웃음 주시는 걸까?


우리가 어디서 웃고 싶어 하는지 알고는 계신걸까?



영진공 그럴껄

[2007 대선] 새로운 정치지형이 나타나는가?

대통령은 최고 권력자이다.  현행 제도 상 그 권력은 국민이 5년간 위임하게 된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들은 국민들을 설득하고 유세를 한다.  자신에게 권력을 달라고.  그 권력으로 국민들을 편하게 하겠다고.

국민을 먹고 살기 좋게, 편히 살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딱히 정답도 없다.  그래서 각 대통령 후보들은 서로 자신의 방법과 목표가 옳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대통령을 선택하는 일이란 그 대통령이 가진 방법과 목표를 선택하는 일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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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회창 후보는 북한에 퍼주기하는 건 국민을 편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외친다. 그 방법에 동의하진 사람도 많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생각과 세계관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회창 후보는 결국,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았을 때 그 권력으로 무엇을 할지를 보여주고 있는 게다. 북한과 정밀한 상호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호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쪽도 많다.)

그리고 권영길 후보.  국민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선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고 외친다.  그래서 권영길 후보는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았을 때 무엇을 할지를 정책으로 보여준다.  그의 생각과 방법에 동의하면 권영길을 찍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지율이 1위라는 이명박 후보는 대체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받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일까?

사교육비 잡아야 한다면서 사교육업체 전 회장을 자신의 캠프 특보로 데리고 있다.  그 사교육업체는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한쪽으로는 자사고 입시학원을 인수하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자사고 100개 신설이다.

부동산 값 잡아야 한다면서 서울시장 시절 재건축 용적률을 완화해줬고, 뉴타운 지역 재입주율은 20%대가 고작이다. 그리고 전 가구의 2.2%에 해당하는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한다.

청년 실업 해결하겠다면서 비정규직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게 아니라고 한다. 또 대학생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한다. 이명박 후보 공약 중에 비정규직 개선안은 현재까지 딱히 나와 있지 않다.

참여정부의 브리핑룸 제도를 언론탄압이라고 하면서, 박영선 의원의 BBK 관련 동영상을 링크시켜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였다.
 
입으로는 이것을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저것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사실 이런 모습은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정동영 후보에게도 겹쳐있다.
‘실용’ ‘중도’라는 단어로 포장하지만 정동영 후보 역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정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후부터 지금까지 쭈욱 자신이 무얼 하려는 건지 제대로 형상화 시켜 내질 않았다.

이런 후보들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일까?

이런 상황에선 대선 후보와 그 캠프들이 정치집단이 아니라 이익집단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정치를 위해 권력을 갖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권력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후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2007년의 정치지형이 새롭고 소중하며 또 중요하게 느껴진다.

지난 대선부터 자주 사용하게된 정치 구도인 보수 VS 진보는 진정한 보수와 진보가 아니었다.  이때 사용한 ‘보수’와 ‘진보’라는 단어는 그저 북한에 대한 태도에 기인한 단어였을 뿐이다.  반공이면 보수, 친북이면 진보.  그래서 참여정부를 들어 좌파정부이니 진보세력이니 하는 정체모를 비난을 쏟아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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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 구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칭타칭 보수 세력이 양분됐고, 자칭타칭 진보세력이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게다가 이명박 세력 내에 박근혜는 또 다른 잠재세력이다. 북한에 대한 태도로 정치세력이 나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87년 체제도 무너졌다. 민주화 세력은 더 이상 프리미엄을 가질 수 없게 됐다.  경제를 망쳤다는 원성 때문인데 사실 그들의 경제 정책은 자칭타칭 보수세력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두 세력은 함께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정치지형이 무너지고 아직 새로운 전선이 그어지지 않는 혼란이 2007 대선의 특징이다.  전선이 있다면 그저 이명박 VS 반이명박.  하지만 이건 명확한 전선이 될 수 없다.

이번 대선과 내년 총선은 그래서 새로운 정치지형을 짜는 소중한 실험판이 돼야 한다.  반이명박 세력은 그 지형을 짤 수가 없기 때문에 BBK를 갖고 내년 총선까지 가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러나 사분오열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결집력도 가질 수 없다.

이명박이 싫어서 다른 사람에게 던지겠다는 표는 그 다른 사람이 여러 명일 때는 효과가 사라진다.  그리고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 표가 아닌 이상 의미도 사라진다.

아직까진 그래서 과거의 정치 지형을 버리고 새로운 정치 지형을 짤 만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한 개헌이 될 게다.  하지만 내년 총선 전까지 개헌이 되기는 어렵다.  고스란히 다다음 총선까지 4년을 혹은 다다음 대선까지 5년을 기다려야 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소중한 것은 과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무조건 절망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  어쩌면 진정한 보수 VS 진보의 구도를 짤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는 것.  민노당을 비롯해 통칭 개혁세력이라고 하는 이들은 일시적 패배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르는 이번 대선이 오히려 미래를 지향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게 필요할 것이고 자칭타칭 보수로 불리는 이들도 이런 의미를 짚어봐야 할 것이다.


영진공 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