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덴트, 너는 내 운명!


<다크 나이트>는 여타 슈퍼히어로물과 비교해 여러 모로 진화한 텍스트다. 볼 때마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 곱씹어보는 재미를 준다. 처음 봤을 때는 미국이 처한 정치적 현실의 은유라고 생각했다. 배트맨의 출현이 더욱 강한 적을 부른다는 설정 때문에 세계 영웅을 자처하다 아랍권의 거센 반발로 오히려 국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의 모습과 겹쳐졌다. 두 번째 감상에서는 배트맨과 미국을 동일시,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어둠의 기사가 될 수밖에 없는 미국 영웅주의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알레고리로 읽혔다.  

세 번째는 또 달랐다. DVD로 다시 본 <다크 나이트>는 대통령 당선 전 버락 오바마에게 보내는 영국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충고 혹은 경고로 해석됐다. (여담인데, 미국 내부에 대한 가장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 감독은 언제나 외부인이었다. <미드나잇 카우보이>(1969) <아메리칸 뷰티>(1999)의 감독은 영국 출신인 존 슐레진저와 샘 멘데스였고, <아이스 스톰>(1998)의 이안 감독은 대만 출신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 배경이 시카고이고 둘째, 극중 고담시의 차기 시장 선거가 중요하게 언급되며 셋째, 하비 덴트가 혼란한 고담시를 구원해줄 영웅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우선, <다크 나이트>가 시카고에서 촬영됐다는 점은 흥미롭다. 전작 <배트맨 비긴즈>는 세트 촬영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실제 로케이션 장소가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 말 그대로 고담은 허구의 장소였던 셈. 그랬던 고담이 <다크 나이트>에서는 세트를 박차고 나와 시카고 시내에서 영화의 60%를 촬영했다. 놀란의 인터뷰에 따르면, “브루스의 내면에 집중한 <배트맨 비긴즈>와 달리 <다크 나이트>는 한 인물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뤄야 했기에 고담 시의 물리적 범위를 더욱 크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시카고였을까? 고담은 뉴욕의 옛 이름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실제 로케이션 장소는 뉴욕이 돼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나는 <다크 나이트>가 결국 버락 오바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뉴욕이 아닌 시카고를 촬영 장소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시카고는 오바마가 처음 정치를 시작한 곳일 뿐 아니라 정치생명의 꽃을 핀 자궁과 같은 도시다. 이곳에서의 성공적인 정치활동을 등에 업고 백악관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영화는 배경을 시카고로 삼을 뿐 아니라 지방검사로 등장하는 하비 덴트가 고담시의 차기 시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임을 계속해서 환기시킨다. 심지어 선거가 3년 뒤에 실시됨에도 말이다. (브루스 웨인은 하비 덴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시장 선거 후보로 후원하도록 하지.”라고 말한다. 이에 덴트 왈, “선거는 3년 뒤인데요.” 그러자 웨인 왈, “내가 후원하면 당선이나 다름없다고.”)

안 그래도 덴트는 무너진 고담시의 법치질서 회복에 대한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지역 마피아와 손잡은 공권력의 부패가 고담시를 더욱 나락에 빠뜨리는 상황에서도 원칙과 소신을 강조하며 악의 퇴치에 앞장 설 뿐 아니라 잠시지만 조커를 생포하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고담시를 구원할 차세대 영웅 하비 덴트 등장이요!

브루스 웨인/배트맨이 하비 덴트를 후계자 삼아 고담시의 평화를 회복하려 했듯 부시 정권 하에서 미국적 가치의 끝없는 추락을 목격한 국민들은 버락 오바마라는 새로운 영웅이 간절히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놀란 감독은 극중 고담시의 차기 시장 선거를 전략적(?)으로 언급하며 미국 대선이 실시됐던 해에 개봉한 <다크 나이트>가 차기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임을 은연 중에 환기시킨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으로 추측해 보건데, <다크 나이트>의 하비 덴트는 버락 오바마를 모델로 했을지 모른다는 심증을 들게 한다. 그리고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새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그런 점에서 <다크 나이트>는 2008 미국 대선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셈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의문도 든다. 오바마를 모델로 했다면 덴트 역의 배우를 백인인 애론 엑하트가 아니라 흑인으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냐는. 그럴지도. 사실 내가 덴트와 오바마를 연결시킬 수 있었던 건 이미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고 난 후 <다크 나이트>를 봤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론적 관점일 뿐이다. <다크 나이트>의 전 세계 동시 개봉일은 2008년 8월 6일.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은 민주당 전당대회는 한 달 뒤인 9월에 있었으니 정말로 놀란 감독이 오바마를 모델로 덴트를 캐릭터화했다면 그것은 모험에 가까웠을 터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 촬영 당시의 미국적 상황을 고려하건데 부시의 이념과 반대되는 인물을 차기 대통령으로 예측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을 거다. 덴트 역에 애론 엑하트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놀란 감독이 “미국의 이상주의를 실현할 영웅의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건 그런 맥락이었으리라. 그러니까 덴트 역의 모델은 현 시점에서 보면 버락 오바마이지만 개봉 당시를 고려하면 미국 차기 대통령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글 초반에 ‘<다크 나이트>는 대통령 당선 전 버락 오바마에게 보내는 영국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충고 혹은 경고’라고 말했다. 여기서 잠시 덴트와 오바마의 연결성은 제쳐두고 질문을 다시 해보자. 크리스토퍼 놀란은 미국 차기 대통령에게 무엇을 충고하고 싶었던 걸까. 이 질문은 이렇게 바꿔도 무방하다.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 구도만으로도 충분했을 영화에 굳이 하비 덴트를 끌어들인 이유는 뭘까. 극단적인 가치 추구는 광기와 같다, 즉 “진실만으로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조커의 말을 빌린 놀란 감독은 흡사 ‘흑과 백’의 구도로 흐르는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 사이에 ‘투 페이스’ 하비를 끼워 넣고 윤리적 딜레마를 일으켜 현실 정치의 회색빛 진실을 알려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조커와 배트맨은 서로 정반대에 위치한 인물들이다. 조커가 절대 악을 상징하고 배트맨이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외형상으로 드러나는 특징들은 정확히 대립을 이룬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과 검은색 슈트, 질서의 파괴와 수호, 익살스러움과 심각함, 부랑아와 부자, 그리고 과장과 은신까지. 극단적인 선은 악과 닮은꼴이듯 조커와 배트맨은 노골적으로 다르지만 그래서 같은 인물이다. (극중 조커가 배트맨을 향해 “넌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라고 말한 대사를 상기하라!)

결국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맞대고 있는 두 캐릭터는 어느 면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의 출발점인 셈이다. 그리고 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인물이 바로 하비 덴트, 즉 투 페이스다. 원래 대통령과 같은 책임자의 위치에 서게 되면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물며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계정세의 판도가 달라질 것임은 자명하다. 당신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앞면? 뒷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전 세계가 그렇게 바라마지않던 평화가 찾아오는 것인가?
<다크 나이트>가 흥미로운 텍스트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크 나이트>는 세계의 혼돈에 대한 영화적 탐구다. 진실만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며 맹목적인 믿음을 버리라고 한다. 맹목적인 믿음이란 광기와 같아서 한 번 불붙으면 걷잡을 수 없다고 영화는 말한다. 괴물을 잡기 위해 자신까지 괴물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고담의 미래를 책임질 영웅이었다가 희망이 꺾이자 곧바로 조커의 영역에 투신하는 하비, 아니 투 페이스의 행보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바꿔 말해, 현실은 이상과 달라서 악을 뿌리 뽑을 필요가 없다. 굳이 뿌리 뽑지 않아도 되니 적절히 용인하는 가운데 그 스스로가 악역을 맡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중도(中道)의 묘를 발휘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배트맨처럼. 누구에게? 미국 차기 대통령에게. 그러니까, 버락 오바마에게.

이와 관련, 최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좋은 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감행하며 죄 없는 민간인을 사살하자 세계의 이목은 다름 아닌 오바마에게로 향했다. 동전 앞면을 선택해 말 그대로 이상적인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것인지, 뒷면을 선택해 전쟁을 묵인하며 자국의 이익을 추구할 것인지. 이스라엘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폭주하는 가운데 오바마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전을 약속합니다. 위협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합니다”라고 이스라엘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것이 바로 정치요, 현실이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프랜차이즈 역사상 유일하게 ‘배트맨’이 제목에 들어가지 않은 경우다. ‘어둠의 기사’(Dark Knight)라는 별명과 함께 배트맨을 지칭하는 또 하나의 이름은 바로 ‘망토 입은 십자군’(Caped Crusader)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로마 가톨릭 교황청이 이슬람에 파견한 군대. 세계 평화를 가져오겠다며 대선 전부터 기염을 토한 현실의 하비 덴트는 어둠의 기사가 되어 고담으로 변모한 가자 지구에서 망토 입은 십자군으로서의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바마를 향한 충고는 멋지게 들어맞은 셈이 됐다. <다크 나이트>는 보면 볼수록 무시무시한 영화다.


영진공 나뭉

수구 우파의 고민, 반청복명이냐 현실주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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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좌파나 우파에 대한 정의는 그냥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고등학교 사회시간만 제대로 공부했어도 이런 난장판은 아닐겁니다.

심지어 “좌파는 먹고사는 문제엔 별 관심이 없고 이상이나 정의를 추구하는 집단”이란 오해도 있더군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어디서 왜 시작되었는지를 안다면 그런 오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좌파의 시작은 바로 먹고사는 문제였습니다. 좌파가 말하는 정의란 “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굶어야 하느냐?” 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고요.
덧붙여 좌파는 의외로 상황형적 인간관을 가집니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하니까요.
사회경제시스템을 바꾸면 인간도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시스템이죠.

그럼 우파의 핵심정신은? “불안을 먹고사는 차별주의“입니다.
극우라 할 수 있는 파시즘의 기본논리는 차별입니다.
왜 차별을 하냐면, 누군가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거든요.
그들을 차별하고 몰아내고 심지어는 이 세상에서 죽여없애지 않으면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우리가 위험해지거든요.
(반대로, 세상이 변하고 질서가 바뀌는 이유는 누군가의 모략과 책동 때문이고요)
그럼 누가 그 위협적인 존재인가요? 겉으로봐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세상이 무서운거죠. 그들의 본색을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뒤지고 출생신분을 봐야 합니다. 지역을 따지고 인종을 따지고 과거를 따지고 심지어 사돈에 팔촌까지 뒤집니다. 즉, 우파가 보는 인간은 유전형입니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들의 본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혈통이 운명을 결정하고 어떤 인간은 꼭 죽여야하죠.

그런 의미에서 스탈린이나 모택동은(그리고 김일성과 김정일도) 제가 보기엔 극우 파시스트랑 똑같은 인간입니다. 무지막지한 숙청을 정치라 착각했으니까요. 뭐 사실 매카시즘도 막상막하. 다 똑같은 넘들이죠.

그래서 저는 사람을 볼 때 그의 좌우이념(그런게 제대로 있는 인간도 드물고..)보다는
그가 저 망상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더 따집니다.
문제인간들을 싹쓸이 청소하면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는 망상…
그것이 인간을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망상이니까요.

이미 생태학자들이 이 망상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개미들 중에도 탱자탱자 노는 개미들이 있는데 그 개미들을 싹 제거하면
열심히 일하던 개미들 중에서 역시 똑같은 비율로 탱자탱자 개미들이 생겨나죠.
세상이 간단하지가 않다고요. “A이면 B다” 라는 식의 논리는 책상위에서나 가능합니다.

어쨌거나, 냉전시대에는 사실 좌파란 존재 불가능이었습니다.
동서 체제는 각자의 극우로 달려가고 있었고 거기에 반대하면 모두 각자의 좌파로 지목되어 척결대상이었죠.

이제 세상은 새로운 시대가 되었으나
이 나라 사람들의 뇌속은 여전히 냉전이 진행중입니다.
여기저기서 광대 헛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그 이유고요.

그나저나, 이제 우리나라 자칭 우파들은 어떻게 함?
그들이 숭상하는 미국의 대빵이 된 분이 저런 소리를 하고 있으니…

지금 상황은 마치 청나라에게 명나라가 잡아먹힌 이후의 조선 사대부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할겁니다. 중국을 숭상하며 유교를 받아들이던 이 나라의 지배계층이 지금은 미국을 숭상하며 기독교를 받들어 모시고 있는데 갑자기 그 미국이 오랑캐!!! 에게 점령당해버린 것이죠.

지금 그들의 고민도 청나라시대 사대부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 반청복명을 외칠 것인가… 아니면 현실론을 주창할 것인가…

말도 안된다고요?

이 나라의 도성을 옮기지 못한 이유가 6백년 전의 관습헌법 때문이었음을 잊지 마시길…  (참고:  [수도이전] 그래도 변한 것은 없다. )


영진공 짱가

2008 미 대선 맞이 추천영화, 『천사의 투쟁』(Iron Jawed Angels)

오바마의 예상된 승리냐? 아니면 매케인의 역전극이냐?
2008년 미국 대선의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다.
심각한 금융위기가 터져나오긴 했어도, 전 세계의 촉각이 그 쪽의 대선결과에 쏠려있는 걸 보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이긴 한 모양이다.

이번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제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제공하기를 그리고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천사의 투쟁 (Iron jawed angels, 2004년도 작)』.
『 Band of Brothers』와 『Rome』으로 국내에 유명해진 HBO에서 2004년도에 만든 120분짜리 TV 역사물이다. 밴드와 로마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줬듯, HBO의 역사물은 상당히 재미있다.

포스터가 말해주듯, 이 영화는 미국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투쟁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계 1차 세계대전 직전부터 전쟁이 진행되면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윌슨과 남부에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던 ‘민주당’ – 당시에 ‘민주’의 의미는 ‘여성의 참정권’ 조차도 보장하지 못한 민주였다. 지금의 미국에 있는 ‘민주당’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당시의 공화당도 말 뿐이고 공약을 잘 지킨 건 아니다 – 이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 치는지. 그리고 그 발버둥을 이겨내면서 ‘참정권’조차 가지지 못한 여성들이 의회를 상대로 어떻게 승리를 쟁취하는지를 흥미로운 전개와 뛰어난 선곡으로 몰입감을 만들어간다.

‘아이언 조드’, 쇠턱이란 얘기. ‘단호한’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떤 정치적인 승리를 얻기 위해서는 분명 타협과 거래가 필요하다. 허나 그건 양자가 ‘동등한 위치’에 놓여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저 양자의 작은 권익을 거래하며 하는 정치란 현대 정치에서나 가능한 법. 그리고 그건 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실세’도 갖추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실세’가 없는 사람들. 예컨데 노동자라던가, 흔한 얘기로 선도 빽도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한 ‘투쟁’의 시작은 명확한 피아구분부터 시작한다. 자신과 연대해서 싸울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을 설득시켜 나가거나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

‘투쟁’은 단호해야 한다. 더욱이 그 권력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단호함의 유지는 중요하다. 외곬수로 보이든, 똥고집으로 보이든. 자신들이 믿는 것이 옳다고 믿는 것을 넘어서서 차별과 핍박과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덤벼드는 ‘투쟁’은 전쟁과 다름없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는 적이 타협을 위해 던져주는 ‘조금만 참고 기다려보라’는 ‘역지사지’ 따위를 강조한다면 그런 건 개나 줘버리라고 엿먹인 후에 싸워야 한다.





주인공이 감옥에서 단식을 하다가 강제로 음식을 먹이려 하는 경찰들에게 끌려가면서 감옥에 수감된 모든 여성이 함께 부르는 곡이다.  제목은 “Will the circle be unbroken”.



Will the circle be unbroken?
By and by lord, by and by,
There’s a better home a-waitin’
In the sky lord, in the sky.
바퀴가 부서지진 않겠죠?
얼마 못 가서, 주여! 얼마 못 가서 말입니다
더 좋은 곳이 기다리겠죠?
하늘에 말입니다, 주여! 당신이 있는 곳

I was standing by my window
On a cold and cloudy day
When I saw the hearse come rollin’
For to take my mother away.
난 창가에 서 있었지
춥고 흐린 날이었어
내 어머니를 데려갈
장의용 마차가 오고 있었지


Will the circle be unbroken?
By and by lord, by and by,
There’s a better home a-waitin’
In the sky lord, in the sky.
바퀴가 부서지진 않겠죠?
얼마 못 가서, 주여! 얼마 못 가서 말입니다
더 좋은 곳이 기다리겠죠?
하늘에 말입니다, 주여! 당신이 있는 곳


I told the undertaker:
Undertaker, please drive slow,
For this body you are haulin’
Lord, I hate to see her go.
장의사에게 얘기했지
이봐요, 천천히 가 주세요
당신이 데려갈 이를 위해서요
주여! 이 모습을 봐야 하나요


Will the circle be unbroken?
By and by lord, by and by,
There’s a better home a-waitin’
In the sky lord, in the sky.
바퀴가 부서지진 않겠죠?
얼마 못 가서, 주여! 얼마 못 가서 말입니다
더 좋은 곳이 기다리겠죠?
하늘에 말입니다, 주여! 당신이 있는 곳


Well I followed close behind her,
Tried to hold up and be brave,
But I could not hide my sorrow
When they laid her in the grave
당신의 뒤를 따르면서
꾹 참고 용기를 내 보지만
슬픔을 감출 수는 없죠
무덤 속으로 사라지잖아요


Will the circle be unbroken?
By and by lord, by and by,
There’s a better home a-waitin’
In the sky lord, in the sky.
바퀴가 부서지진 않겠죠?
얼마 못 가서, 주여! 얼마 못 가서 말입니다
더 좋은 곳이 기다리겠죠?
하늘에 말입니다, 주여! 당신이 있는 곳



영진공 함장
 

페일린(Sarah Palin)을 똑 닮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

 

사라 페일린 (Sarah Palin),
이번 미국 대선전에서 그야말로 깜짝 등장하여 예상치 못했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자이다.

사실 매케인 진영에서 그녀를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였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는 드디어 매케인이 노망이 났다고 전망할 정도였다.  그런데 웬걸, 전당대회 당일 그녀는 대박을 쳤다.

골수 공화당원들(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한나라당 열성 지지자들)은 그녀의 외골수 보수 논리에 열광하였고, 여성유권자들은 시장에 이어 알라스카 주지사의 중책을 수행하며 다섯 자녀를 훌륭히 키우는 그녀의 모습에 즐거워하였다.  아, 물론 그녀의 외모도 한 몫 단단히 거들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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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페일린>
   
그러나 나중에 하나씩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녀의 이미지는 선거참모들이 공화당 지지자들과 여성표를 겨냥하여 포장하고 연출한 것이 많고 사실 대통령 후보인 매케인 조차도 공적이나 사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능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강력한 보수의 리더십을 요구하는 일부의 정서와 힐러리의 공백에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여성유권자들, 그리고 New Face에 대한 호기심의 틈새를 파고들고자 선택한 선거전략이 뜻밖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여러 신문기사와 TV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모습은 많은 미국민들에게 그녀의 실상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ABC를 통해 방송 된 챨리 깁슨 (Charlie Gibson)과의 인터뷰는 일부의 표현에 따르면 ‘충격적’일 정도였다.  거기에서의 페일린은 정치, 외교, 행정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던 것이다.(http://www.huffingtonpost.com/2008/09/11/sarah-palins-charlie-gibs_n_125772.html)

그래서인지 매케인 진영은 그녀가 언론과 접촉하는 걸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녀와 너무도 닮은 미국 연예인이 있어서 또한 화제다.  그녀의 이름은 티나 페이(Tina F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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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페이>

미국의 TV방송을 접해보신 분들은 <Saturday Night Live>에서 활약했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실테고, 미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30 Rock>의 리즈 레몬양을 떠올리시면 된다.  아, 영화에도 나왔는데 2004년 작 <퀸카로 살아남는 법(Mean Girls)>에서 각색과 함께 노버리 선생님으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이런 호재를 놓칠 미국애들이 아니잖은가?

그래서 지난 9월 15일 SNL에서는 티나 페이가 페일린을 연기하는 코너를 방송하였다.  그리고 이 코너는 예상대로 대박이 나서 지난 6 년간에 최고의 시청율을 기록하였다.


<티나 페이가 페일린을 연기한 SNL 코너>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런 페일린을 닮은 사람이 한국에도 있다.
정말이다.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너무도 닮은 사람이 있다.

누구냐고?
그 사람이 누군지 밝히기 전에 일단 닮은 점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주농무부장관 자리에 고등학교 동창을 앉히다전직 부동산 중개업자이던 그 동창은 단지 어린 시절에 워낙 젖소를 좋아했기에 농무부장관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 의회에서 올린 예산안의 특정분야 예산을 멋대로 삭감하다그녀는 의회를 거치지 않는다.  다만 예산감독관(바로 그녀의 남편)에게 찾아가 도장을 찍게 한다.

* 비밀을 좋아하는 그녀소환이나 제출명령 등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참모들과 개인 메일로 공무를 처리한다.

* 전도사 그녀목사를 공직에 앉히고 이라크전이 신의 뜻이라고 일갈하다.

*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그녀
   – 자기가 해고한 인물을 다른 이가 고용하자 전화를 걸어 자르라고 종용하다.
   – 그녀에게 비판적인 블로거에게 비서가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다.

* 직계와 가신을 좋아라 하는 그녀
   – 개혁과 변화라는 명분 하에 고참 공무원과 기관장을 무리하게 해고하고 그 자리에 동창이나 교회인사들을 앉혔다.
   – 진보적이었던 시립 박물관장을 해고하고 보수적인 인사로 대체했다.
   – 자신의 후원자인 인사가 건축 중인 건물에 건설중지 명령을 내린 시검찰장의 해임을 유도하고 그 자리에 공화당원을 앉혔다.

* 이분법을 좋아하는 그녀한 때의 동지나 후원자도 그녀에게 밉보이면 당장 “불평분자”로 낙인찍히고 관리된다.

* 소통을 싫어라하는 그녀
  
– 주공무원들에게 언론과의 접촉을 금하도록 하고, 친지나 친구들에게 언론과의 대화를 일일이 보고하게 한다.
   – 각 시의 시장이나 관리들 중 주지사인 그녀와 담화를 나눠 본 이가 몇 되지 않는다.

뉴욕타임즈 9월 14일 기사를 참고.
“Once Elected, Palin Hired Friends and Lashed Foes”
http://www.nytimes.com/2008/09/14/us/politics/14palin.html?em

자, 이정도면 그녀가 누구와 닮았는지 다들 눈치 채셨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는다.

***

남의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우리가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대통령은 우리, 아니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좋든 싫든 미국은 현재 군사력으로 최강이고 경제에 있어서도 기축통화국으로 대우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여전히 미지의 인물인 사라 페일린에 대해서 가볍게 건드려보았다.
올 미국 대선을 이해 또는 관전하는데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영진공® 이규훈©

“다크 나이트”, 슈퍼 히어로는 필요한 것일까?

 


슈퍼히어로를 보면 나는 언제나 미국을 떠올린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자본주의 자유세계를 위협하는 빨갱이 베트콩이여,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라 일갈하며 그들과 전쟁에 나선 미국.
이런 미국의 영화 속 분신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슈퍼맨이었다.

당시에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당시가 아니라 아직도 많다. 광복절날 시청 앞에서 성조기 흔드는 영감들은 여전히 지구를 지키는 슈퍼 미국을 신념으로 받들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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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미국이 슈퍼맨처럼 순수하게 의로운 목적만을 가지고 그 많은 전쟁을 벌였던 것일까? 단지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베트콩들은 정말 지구의 평화를 파괴하는 악의 무리고, 종교 근본주의자들과 아프가니스탄, 후세인과 이라크는 정말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우주 몬스터일까?

그러나 미국이 물리치지 못한 베트남은 여지껏 지구를 정복하려는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악의 무리 이라크는 지구 평화를 파괴한다는 대량살상무기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는 배럴당 석유생산비용이 가장 적다는 다이아몬드를 갖고 있었을 뿐이다.

어쩌면 슈퍼맨으로 상징되는 슈퍼히어로 미국은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는 순수한 의도 따윈 없었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자신의 슈퍼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우주 악당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우주 악당들은 사라졌지만 지구에 평화가 찾아왔다는 뉴스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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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 정도까지 와버렸다. 부시 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바닥을 치고 있고 사람들은 의심하고 있다. 과연 슈퍼한 히어로라는 존재가 정녕 우리 평범한 시민들의 삶에 필요한 것일까?

그래서 <스파이더맨2>가 나온다. 슈퍼 파워를 지니고 있는 피터는 집세도 못 내고 있다. 슈퍼 파워를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공립학교 지원금은 줄어들고, 복지예산은 삭감되고, 각종 보조금은 폐지되고, 길거리엔 노숙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피터는 그래서 슈퍼 히어로 미국의 내부를 돌아보는 최초의 히어로였다. <스파이더맨3>에 기대를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슈퍼 파워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드러나려나? 하지만 피터는 역시 슈퍼 미국의 피를 물려받은 히어로답게 성조기를 휘날리며 악의 무리 샌드맨을 두드려 팼다. 그리고 자신의 고민을 ‘젊은 시절 잠깐 방황이야말로 슈퍼한 인간의 매력이지’라는 뉘앙스로 포장하며 끝내 히어로 본연의 모습으로 리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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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무것도 변한 건 없었다. 우리의 질문도 바뀌지 않았다. 과연 슈퍼 히어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이때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 줄 흑기사를 자처하며 브루스 웨인이 홀연히 나타났다. <다크 나이트>.

어쩌면 고담시와 배트맨으로 상징되는 미국이야말로 현실의 미국과 가장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시민들은 의료보험이 없어서 손가락이 날아가고 있는데, 정부는 최신 무기로 돈지랄 중이다. 그리고 이 시민들을 지켜야 하는 법은 투페이스 번트처럼 자본에 좌지우지되는 ‘두 얼굴의 사나이’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기존 배트맨의 만화 같은 영상을 벗고 고담의 리얼리티를 살려놨다. 현실 같은 고담은 미국의 현실이다.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면 물론,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도 있어야 한다. 처음 등장하는 악당은 갱들. 이들의 무기는 돈줄, 바로 현금이다. 배트맨과 경찰은 이 대량살상무기 현금을 찾아내려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량살상무기 현금을 찾아내 없애버리는 사람은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슈퍼 악당 ‘조커’다.

그렇게 조커는 말한다.

“대량살상무기를 가진 악당을 찾아 없애면 지구의 평화가 올 거라고 생각해? 후세인이 사라졌지만 지구에 평화는 오지 않았어. 그루지아와 러시아는 전쟁을 시작했고, 중국은 티베트를 유혈 진압했으며, 종교 근본주의자들이 아닌 소수민족이 중국에서 테러를 일으켰어. 끊임없이 우주 악당을 만들어내 자신의 슈퍼함을 과시하는 것으로 지구의 권력을 장악한 네가 까먹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지. 우주 악당이 없다 해도 지구는 평화로운 동네가 아니야. 혼란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지. 바로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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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는 평화로운 동네가 아니다. 슈퍼 악당이 있건 없건 간에 혼란은 있기 마련이다. 조커는 지구 정복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에게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 슬프지만 혼란이란 그런 거고 우리 사는 삶이 그런 거다. 그런데도 슈퍼 히어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슈퍼 악당을 찾아내 평화를 지키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혼란을 슈퍼 악당이라고 부추기며 전세계에 전쟁을 일으키는 미국. 그리고 덤으로 배럴당 생산비용이 가장 싼 석유까지 챙겨가는 미국. 그렇다면 과연 누가 슈퍼 히어로고, 누가 슈퍼 악당일까? 과연 슈퍼 히어로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커는 그래서 배트맨에게 끊임없이 요구한다. 너의 정체를 밝혀라. 그렇지 않으면 고담시는 더욱 혼란에 빠질 것이다. 미국이 슈퍼 히어로라는 가면 속 정체를 밝히지 않고 슈퍼 악당을 찾는 전쟁을 계속하는 한 지구촌 역시 혼란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그리고 배트맨은 이제 고민해야 한다. 정체를 밝힐 것인가, 말 것인가.

배트맨은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굉장히 상식적인 답을 한다. 이제 혼란을 바로잡는 일은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법을 지키는 검사 하비 덴트가 맡아야 된다는 답. 비록 그 법이라는 것이 고담시에서는, 그리고 고담 같은 미국에서는 ‘투페이스 던트’처럼 두 얼굴의 법이지만 그래도 혼란을 바로잡는 일은 슈퍼 파워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 법이 맡아야 한다는 상식적인 답. 자신의 슈퍼 파워는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게 도울 뿐, 진정한 슈퍼 히어로는 배트맨이 아니라 ‘법’이여야 한다는 답. 상식을 뛰어넘는 슈퍼한 놈들만 판치는 히어로의 세상에서 만나는 상식적인 답이란 그래서 놀라운 것이다.

“슈퍼 히어로는 과연 필요한 것일까?”

결국 우리의 질문에 대한 배트맨의 답은 이런 것이다.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배트맨, 스파이더맨, 슈퍼맨처럼 슈퍼 파워를 가진 히어로가 아니라 일반인의 상식과 일반인의 정서를 담은 이 시대의 법이 바로 슈퍼 히어로가 돼야 한다.”

그래서 <다크나이트>는 슈퍼 히어로 미국을 부정하는 가장 진보한 슈퍼 히어로다.

*

미국은 이처럼 영화가 정치를 앞서간다. 이라크 전이 한창일 때는 남의 집구석 걱정하지 말고 우리 집구석이나 잘 챙기라며 집세를 걱정하는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2>가 나오더니, 맥케인과 오바마의 대선을 앞두고는 미국은 슈퍼 히어로가 되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질문을 던지는 <다크나이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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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게 있다면 그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런 것 아닐까? 시대를 앞서 먼저 상상하고 창조하는 이정표의 역할. 게다가 이 영화는 진지하게 각잡고 사색하는 영화가 아니라 남녀노소 단체관람에 무리없는 블록버스터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치를 앞서는 영화를 만나기 어렵다. 밤 12시까지 보습학원 보내고 입시학원 보낸다고 인간의 창의력이 늘어나진 않는다. 놀란 감독은 7살 때부터 영화를 찍었고, 문학을 전공했다.


영진공 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