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 마테바 리볼버를 포함한 여러 총기들


 

 


 


 



 


 


영화 <루퍼>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 답지않게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야기도 운명의 갈림길과 삶의 순환, 자기성찰 같은 전통적인 주제이고요.


물론 과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원초적이고 정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은 SF 들의 특징이긴 합니다.


 


이런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총들도 고색창연한 것에서부터 새로운 것 까지 고루 섞여 있습니다.


 


우선 젊은 조(조셉고든레빗)과 다른 루퍼들의 활동 무대인 2074년에 루퍼들이 쓰는 주요 화기는 딱 두 가지,


 


하나는 조 같은 짠돌이 루퍼들이 쓰는 블런더부스blunderbuss


 



 


 



 


 


이 총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무기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고작 사정거리가 15m 안팎이지만 15m 이내에서는 매우 강한 위력을 가진 산탄총의 일종이며 이 총이 사정거리 15m 밖에 안된다는 설정은 영화 후반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블런더부스 라는 총 자체는 실총 족보에 없는 물건이지만 1800년대 초기 플린트락 식 총 시절에 같은 이름으로 불리던 총들이 있었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영화에서 나오던 총입니다.


아래 사진 같은 … 용도도 거의 같습니다. 단거리 전용으로 산탄을 넣어서 쓰던 거죠.


 


 



 


 


 


그래도 돈 좀 쓰는 루퍼들은 리볼버를 씁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고색창연하게도 매그넘 리서치사의 BFR 이라는 리볼버인데, 30구경 윈체스터 탄에서부터 500 매그넘 탄까지 다양한 탄을 쓰는 모델들 중에서 45-70 거버먼트 탄을 쓰는 모델을 …


 


 


 



 


Magnum Research BFR – .45-70 Govt’


 


 


 



보통 루퍼들은 검은색 모델을 쓰고


 


 


 



허파에 바람 든 얘는 니켈코팅 된 모델을 쓰고 …


 


 


 


이 45-70 거버먼트 탄이라는 게 자그마치 1873년부터 사용되어온 골동품 중의 골동품탄이죠. 간단히 말해서 서부시대 총에 쓰던 탄약이라는 …


 


흑색화약 시절의 탄이므로 탄피는 무지 크고, 탄두는 굵고 짧습니다. 


 


 


 



가운데가 45-70 거버먼트,


왼쪽이 M-1(소위 에무왕) 개런드에 쓰는 30-06 탄,


맨 오른쪽은 50-90 샤프스 라는데 난 모르는 탄


 


 


 




이 탄을 처음 쓴 총, 스프링필드 모델 1873




 





 장전을 이렇게 하는 …


저 격발장치는 뭐 이게 얼마나 오래된 물건인지를 잘 보여주는 …


 




그런데 그 와중에 잠깐 등장하는 리볼버 권총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마테바 모델 6, 357 매그넘탄 사용, 장탄수 6발


 


 


 



상해에서 막나가던 시절의 조. 머리도 벗겨지기 시작하고 …


그의 손에 들려진 마테바 모델6


 


 


이 총은 아주 특이한 미래적인 총입니다. 리볼버 주제에 반자동 사격이 되는 물건이죠. 


<공각기동대>에서도 잠깐 등장합니다. 반자동 사격이 될 뿐만 아니라 총신이 아래 쪽에 붙어있어서 반동 통제에도 유리하다고 하는데,


 


뭐… 그만큼 비싸고 복잡하고 무거워서 실용성은 별로..


 


 


 



마테바 모델 6의 내부구조


 


 


 


마테바 모델 6의 발사장면, 보시면 발사 후에 해머가 뒤로 코킹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리볼버의 상단부가 마치 자동권총처럼 뒤로 후퇴하면서 해머를 코킹해주게 되어있거든요.


 


 



 


 


 


또한 젊은 조와 늙은 조가 한바탕 격돌할 때는 HK 사에서 특수부대를 위해 특별제작한 총, SOCCOM 피스톨이 등장합니다.


 


HK Mk 23 이라고 불리고, 45구경탄 12발이 장전되는 매우 튼튼하고 정밀한 총인데, 그만큼 비싸고 무거워서 특수부대 조차도 잘 안쓰는 총이기도 하죠.


 


 


 


 



HK Mk 23. .45 ACP 탄 사용, 12발 장전


 


 


 



늙은 조의 손에 들린 HK Mk 23


 


 


그 외에 또 비교적 미래적인 총으로는 늙은 조가 루퍼 아지트를 쓸어버릴때 쓰던 P90 이 있습니다. FN 사에서 냉전시대에 후방지원요원들에게 쥐어줄 개인방어무기(PDW) 개념으로 만들었던 총.


 


5.7mm 소구경 고속탄을 써서 관통력은 높으나 반동은 낮고, 장탄수는 50발이나 되서 웬만한 상황에서는 재장전 없이 끝낼 수 있는 총.




 







FN P90, 5.7mm 고속탄, 장탄수 50발



 





이걸 한손에 들고 난사


 


 


 



나중엔 양손에 들고 아킴보 시전 …





 


물론 SMG 계의 대표작인 HK MP5 도 막판에 등장합니다.


 그것도 RAIL 이 장착된 버젼으로.


 


 


 



바로 이거 MP5 Railed 


 


 


그 외에 레인메이커의 엄마 사라(에밀리 블런트)가 농장을 지키기 위해서 쓰는 산탄총은 레밍턴 870, 산탄총 중 가장 흔한 모델의 하나로 장전도 매우 간단하고 흔한 펌프액션 방식입니다.


 


 





 


 






Remington 870, 12게이지 산탄총


 


 


 


 



여기에 사용된 정보와 이미지는 주로 아래 싸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www.imfdb.org/wiki/Looper




 


 


 


영진공 짱가


 


 


 


 


 


 


 


 


 


 


 


 


 


 


 


 


 


 


 


 


 


 


 



 


 


 


 


 

“007 스카이폴”, 밀덕 눈에 비친 007의 무기들



 

 


 


 



 


 


이번에 개봉한 23(+1+1)번째 007 영화, 007 영화 50주년 기념작이기도 <스카이폴>은 고전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20세기에 탄생한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를 21세기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면서도 이전 007 영화의 전통을 되살린다는 목적에 충실하죠.


 


영화에서 본드가 “내 취미는 부활이여” 라고 웅얼거리는 장면이나, M이 데니슨의 율리시즈를 읊는 장면은 모두 이러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영화는 제임스본드 리부트 3부작의 최종편으로서 적절한 마무리를 짓습니다.


 


“고전의 현대적 재구성”이라는 모토는 영화에 등장하는 장비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악당에 맞서는 본드의 마지막 무기가 고전적인 수평쌍대 라이플과 2차대전 전에 만들어진 PPk 라는 것도, 그가 선택한 차가 65년작 007 영화 <썬더볼>에 등장했던 바로 그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도 같음) 라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죠.


 


 


 



숀 코너리와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 BMT 216A


 


 



바로 그 번호판의 애스턴 마틴 DB 5


 


 



 


 


퀀텀 오브 솔러스 까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애스턴 마틴 DB9 을 타고 다녔죠. 하지만 사실 DB5 가 슬쩍 등장하긴 했습니다. <카지노 로얄>에서 초반 악당에게 카드게임으로 딴 자동차가 DB5 였죠.


 


 


 



요거 번호판은 다르지만… 한바퀴 돌고 제자리에 오자 벙찐 악당 애인


 


 


 


그런 의미에서 <스카이폴>에 등장한 총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임스본드의 주무장은 고색창연한 PPk/s 2차 대전 전에 월터 사에서 개발한 현대권총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총입니다. 제임스본드 영화에서는 62년작 <닥터 노> 에서부터 007의 무장으로 채용되어왔죠.


 


사용탄은 .380 ACP (9밀리 쇼트, 혹은 9mm kurz라고도 하는) 탄창에는 9발이 장전됩니다. 제임스 본드는 <어나더 데이>에서부터 월터 P99로 무장을 바꾸었으나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부터 다시 PPk 로 회귀했습니다. 전에는 마크 포스터 감독이 그렇게 선택한 거라 생각했는데, 스카이폴을 보니 아마도 이온 프로덕션에서 애초에 이렇게 나갈 계획이었던 듯 …


 


 


 



Walther PPk/s


 


 



21세기에 요런 쪼만한 권총으로 적에게 맞서라니.. 너무한 거 아님?


 


 


 


그래도 그냥 PPk/s 를 주는 건 뭐 좀 심했다 싶었는지 제임스 본드의 손금을 읽어서 안전장치 해제를 하는 첨단(?) PPk/s 를 줍니다.


 


 



애계 … 이게 다여?


 


 



덕분에 본드는 추운 겨울에도 맨손으로 총을 쏴야 하는…ㅋㅋ


물론 영화에서는 이 안전장치가 딱 한번은 제 구실을 하죠.


 


 


 


그리고 이에 맞서는 상대 킬러 패트리스는 완전자동 버젼의 글록을 씁니다. 본드가 쪼마난 PPk 로 따콩 따콩 하는 동안 글록에 드럼탄창을 장전하고 시원하게 쏴 갈기죠.


 


 



이건 한참 도망가다 기차 지붕 위에서. 이때는 30발 짜리 다연발탄창 …


 


 



요것이 완전자동 버젼 글록에 C-mag 드럼탄창을 장착한 모습.


요것은 아마 80연발쯤 될 듯.


 


 


 


근데 영화에서는 드럼이 하나짜리였는지 둘이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드럼 하나짜리 다연발 탄창도 있습니다. 아래는 콜트 45 용이지만 9mm 글록 용도 있을 듯.


 


 



드럼탄창을 다 갈긴 다음에는 30연발짜리 다연발 탄창을 쓰고


 


 



 


그 다음에는 일반 탄창을 쓰더군요.


 


 


 


당연하죠. 드럼탄창은 장탄수는 많아도 하나 이상 들고 다니긴 거추장스럽고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30연발 탄창을 쓰는게 적절. 그러니까 차로 다닐 때는 드럼탄창을 휴대하고 오토바이 타거나 맨 몸으로 뛰어 다녀야 하는 시점에는 다연발 탄창을 휴대하는 거죠.


 


그 외에도 글록은 여기저기서 사용됩니다.


 


 


 



 


Glock 17, 9mm Para, 17발 장전


 


 



실바(하비에르 바르뎀)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할 때도


 


 



말로리(랄프 파인즈)가 반격하는 총도 글록.


 


 


이유는 뭐, 요즘 가장 많이 보급된 가장 무난한 총이니까요.


 


그리고 이브(나오미 해리스)는 부무장은 역시 본드와 같은 PPk/s를 소총은 올림픽 암스 사에서 M-16을 아주 짧게 변형한 모델인 K23B를 씁니다.


 


 


 


 



 


아마 이 총의 총신 길이가 10인치가 안될텐데. 그럼 이건 뭐 그냥 난사용 무기…


 


 


 



근데 거기에 광학조준기를 장착해서


 


 



이 거리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향해 저격을…


애초에 누구 하나라도 맞춘게 대단한 거임


 


 


그리고 마지막 악당들과의 대 결전을 벌일 때 본드가 손에 쥔 것은 ‘앤더슨 휠러’ 라는 영국 수제 사냥총 회사에서 만든 수평쌍대 라이플로 사용탄은 자그마치 .500 니트로 익스프레스.


 


이런 수제 사냥총은 가격이 어마어마 합니다. 기본이 수백만원, 비싼 거는 수천만원이 넘죠. 이런 총을 보유한 집은 보통 집이 아닙니다. 지방 토호, 유지 쯤은 되어야 한다는 … 그리고 사용탄도 흑색화약 시절에 기원을 둔 전통있는 탄으로(어쨌든 이 영화는 전통 빼면 시체) 탄 위력 자체는 2차 대전 중 M1 소총에 사용된 30-06 탄과 비슷하다는군요.


 


하지만 탄두가 12.7 밀리로 굵기 때문에(참고로 M-2 중기관총에 쓰는 50구경탄이 12.7mm) 근거리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듯 … (처음에는 니트로 익스프레스라고 해서 .600 이나 .700 을 떠올리고 엄청난 위력이라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님)


 


 


 



 


 


 


어쨌든 이 총을 등장시킴으로써 영화는 제임스본드가 <카지노 로열>에서 베스퍼가 추정했던 것 처럼 노동자 계층 출신 고아가 아니라 더 귀한 집 자식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뭐 관객들은 이 총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임스본드의 집안 내력을 추정할 수 있을테지만요.


 


 


 



Anderson Wheeler Double Rifle chambered in .500 Nitro Express.


 


 


 



시원하게 두방!!


 


 


 


그리고 나중에는 악당들이 들고 온 HK 416을 들고 싸웁니다. 독일의 총기회사 Heckler & Koch 사에서 M-16을 가스피스톤 작동식으로 변형한 모델이죠. 요즘 주목을 받고는 있으나 생각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는…


 


 


 


 



 


HK 416, 5.56 NATO, 30발 장전


 


 



 


 


 


그 외에 상하이 장면에서 등장한 저격소총은 실총 족보에는 없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뭐 자칼의 날에 등장하는 총처럼 휴대성과 총이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수제작한 모델이라고 보면 될 듯 …


 


 



 


 



모양은 AI 사의 저격총 변형 같은데,


탄창으로 보이는 부품이 두개라는 게 이상함.


하나는 소총탄창, 다른 하나는 SMG 탄창처럼 보임 …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물과 무관한 물건


 


 


 


아, 영화에서는 본드에게 월터 P99 를 쥐어줄 생각도 했던 모양입니다.


본드가 P99 를 쓰는 장면도 있긴 하다더군요. 아마 실바의 아지트에서 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니 중간에 싹 편집한 듯.


 


 




 


끝.


 


 


스카이폴 등장 총에 관한 사진은 모두 IMFDB 에서 참고했습니다. http://www.imfdb.org/wiki/Skyfall

 


 


영진공 짱가


 


 


 


 


 


 


 


 


 


 


 


 


 


 


 


 


 


 


 


 


 


 


 


 


 


 


 


 


 

“아저씨”, 글록과 USP 그리고 VP70









 


 



 


 



이야기 전체는 마약과 장기매매, 아동매매로 구성 된데다, 장면들은 잔인무도한 칼부림과 피튀기는 총질로 점철된, 악랄함의 끝을 향해 달리는 영화라 해도 …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여성관객들이 뿅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영화, <아저씨>.




이 영화는 총기 액션만으로 따져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 총을 어디서 어떻게 구했느냐를 따지지만 않는다면,) 영화에서 총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잘 다듬어져있다. 이 영화 전체가 과장하지 않고 관객보다 먼저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연출을 지향하는데, 총기 액션 역시 그렇다. 필요한 순간에 아주 짧게 총이 등장하며 등장할 때마다 총은 새로운 장면을 연출하는데 그 각각의 연출 효과는 매우 좋다.




이 영화에서 총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보자.


주인공과 맞선 킬러가 느닷없이 뽑아든 권총은 주인공이 아닌 의외의 인물을 향해 발사된다. 그것을 통해 적이 노리는 것은 겉보기보다 더 복잡할 것임을 암시한다. 게다가 그 총에는 소음기까지 장착되어 있다. 이들은 생각없이 총질하는 놈들이 아닌 거다. 즉, 이 장면을 통해 관객은 주인공이 속을 알 수 없는 강력한 놈들과 대적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장면이 없어서 나중에 나이트 화장실 장면을 … 




 


두 번째는 주인공의 목표 추구를 1차로 좌절시키는 소도구로 등장한다.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이 나이트클럽 화장실에서 사용된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언제나 주인공에게 단번에 목표달성을 허락하지 않는다. 반드시 한번은 실패해야 한다. 그 실패를 통해 목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고, 동시에 주인공이 극복할 장애물을 제공한다.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주인공은 주인공의 자격을 인정받는다.






 



권총을 들고 싸우다니 반칙이야! … 넌 얼굴이 반칙이야!






 



또 보자. 쉐리야 … 인사를 건네는 람로완. 






세 번째는 주인공이 손에 넣은 권총이다. 총은 야구글러브에 무심하게 꽂혀있고, 여러 개의 예비탄창까지 곁에 놓여있다. 주인공은 이 총을 들어서 의외의 방식으로 점검을 한다. 소품을 다루는 방식을 통해 주인공의 개성과, 그 개성이 형성될 만큼의 과거사를 암시하는 거다. 역시 이 친구도 총을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친구고, 이제 본격적인 2차 시기를 시작할 것이라는 암시다. (그 방식이 얼마나 쓸만한 지는 논외다. 일반 관객이 그걸 어찌 알겠나. 그냥 너무 말 안되지 않는 선에서 뭔가 남들과는 다르다 싶으면 되는거다)




 





낯선데 이상하게 어울리는 조합.


글러브와 권총. 그리고 탄창 … 자그마치 5개.

좋은 친구를 두었어 …







낯선데 이상하게 어울리는 행동. 난 총을 간 볼 때도 남들과는 다르게! 








네 번째는 드디어 주인공이 총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총은 3단계를 거쳐 등장한다. 1단계, 총성이 울린다. 어? 여기서 왜 총소리가 들리지? 싶은 표정으로 기어나온 악당들을 향해, 폐건물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다시 섬광이 번쩍인다. 2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허겁지겁 도망치는 악당을 향해 총과 사수가 전체 모습을 드러내며 거침없이 접근한다. 단 한발의 총알도 낭비되지 않는다.




 



틀렸으어 … 너는 이 아이들에게 사과를 해야 했으어 …






다섯번째는 지금까지 긴장을 쌓아온 두 총의 대결이다. 자기들이 주인공을 처단할 사냥꾼이라고 착각하며 여유를 부리던 악당들, 자기들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들에게 주인공이 차분하게 분노를 폭발시키며 거의 정확히 표적들을 쓰러트리는 동안, 킬러의 총이 응사를 하고, 둘의 교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총격전은 곧 단도를 사용하는 백병전으로 바뀐다. 그리고 킬러와 주인공의 결전이 이어진다.




 



내 총은 졸라 자비심 없음






그리고 마지막은 악당 최종보스 사냥이다. 방탄유리 설정이 만든 상황전환과 다시 그 방탄유리를 무력화시키는 과정에서 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복수를 끝내고 텅빈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주인공의 관자놀이에 권총이 접촉한 이후, 총은 퇴장하고 이야기는 멜로로 돌아간다. 간단히 말해,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에서 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범이다.


 






이 장면을 보며 총덕들은 글록19는 장탄수 15발인데,


차태식이는 17발을 쐈다고 딴지를 검,


사실 진짜 딴지 걸 거는 저렇게 가까이 들이대고 쏘면 잼 나기 딱 좋다는 거.


그리고 아무리 방탄차라도 저 정도 방탄이라면,


같은 곳에 한 3발 정도만 쏘면 충분히 뚫린다는 거.













 

 


 








 




글록은 구경만 같으면 풀사이즈 권총이나 컴팩트 모델이나 다 탄창이 호환됨.


물론 긴 총에 짧은 탄창은 안됨.


고로 글록19에 (17발 장전되는) 글록17 탄창을 넣고 쐇다고 할 수도 있음. 


하지만 그보다는 그냥 감독이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고 봐도 됨. 




 


이 영화에서 등장한 권총은 두 종류다. 하나는 킬러 람로완이 사용하는 USP SD(소음기 장착형), 다른 하나는 차태식(원빈)이 사용하는 글록19. 영화에서 둘의 인연만큼이나 이 두 권총의 인연도 복잡하다.




 


 



요놈이 USP. 영화에 나온 거는 소음기가 장착되어 있었으니,


이렇게 총구 부분이 삐죽 튀어나와있는 SD 형이어야 하나






 



정작 영화에서는 소음기 없을 때 저렇게 밋밋하다는 …


뭐 소음기 있을때와 없을 때에 따라 총열도 바꾸나부지…


근데 총구가 뭐 저리 찌그러졌어?








 



그리고 이것이 차태식(원빈)이 주문한, 10핀(발) 넘게 들어가는 반자동, 글록 19.


탄창에 15발 장전됨. 






다른 포스트 에서도 썼듯, 글록은 권총업계에 플라스틱 바람을 불러온 주인공이다. 총과는 전혀 무관한 플라스틱 소재 공구를 만들던 회사에서 어느날 갑자기 뚝딱 만들어낸 권총. 등장하자마자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오스트리아 제식권총 자리를 꿰어찬 강자. 그 이후 미국에 상륙해서는 사법기관용 권총시장의 60% 이상을 잠식해버린 괴물. 




초소형 컴팩트 모델에서부터 글록19가 포함된 서브컴팩트 모델, 그리고 풀사이즈와 롱사이즈, 심지어는 완전자동 모델까지. 권총으로 가능한 모든 모델을 오로지 단일한 구조만으로 커버한 완벽한 녀석. 당시에는 보기드문 작동방식과 구조로 최고의 생산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권총업계의 가격파괴까지 앞장선 무서운 놈. 고장안나고, 가볍고, 튼튼하고, 안전하며, 조작과 분해도 엄청 쉽고 단순한, 권총의 상식을 깬 완전체.




HK의 USP는 어떤 면에서 글록의 플라스틱 바람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물건이다. 글록처럼 플라스틱 프레임을 썼지만, 작동방식은 전통적인 더블/싱글액션 해머 방식을 사용했다. USP는 프레임에 악세사리 장착을 위한 홈을 파 놓은 최초의 권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홈이 좀 애매하다는 게 문제. 글록이 또 이 부분에 영향을 받아 2세대 제품 부터는 아예 프레임에 피카티니 레일 규격의 홈을 파게 된다. 실제 총의 세계에서도 영화 <아저씨>에서 처럼 둘의 인연이 깊은 셈이다.


 


그런데 사실 글록과 USP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록의 혁명적 컨셉인 플라스틱 프레임이 사실은 HK 집안의 잊혀진 존재, VP70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요놈이 VP70






이 총은 원래 소련연합군(바르샤바조약군)이 유럽을 침공할 경우를 대비해, 레지스탕스들이 쓸 수 있도록 전 유럽 비밀창고들에 저장해둘 목적으로 주문받은 물건이다. 2차 대전때 제작했으나 (너무 후져서) 쓰지는 못했던 권총, 리버레이터(Liberator) 나 단순한 구조로 싸게 만들어 유용하게 사용했던 스텐(Sten)에 상응하는 프로젝트였다. 












 




 





 





리버레이터. 공장에서 만드는데 한 정당 6.6초가 걸렸다는 초간단 권총.

강선도, 탄창도, 해머도 없는 총.









 



한발 쏘고 재장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총 한자루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긴 유일한 권총




 



 


 



요놈은 스텐. 2차 대전 중 무기부족에 시달리던 영국을 구한 SMG






그 목적에 걸맞게 요구사항은 이런 것들이었다. 전투용 9밀리를 쓸 수 있되 아주 단순해서 절대 고장날 일이 없을 것. 장탄수는 최대한도로, 완전자동도 가능해서 SMG 대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그리고 대량생산이 아니면서도 값싸게 제작해 보급할 수 있을 것. 이 목적에 맞는 구조의 권총을 만들기 위해서 HK는 단순블로우백 구조를 사용하고, 개머리판을 장착하면 3점사가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 SMG 대용으로서의 기능도 확보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VP70.




 




 



엄청 단순한 구조. 딱총이나 다를 바 없음.






 



총 본체보다 개머리판이 더 복잡한 총.


개머리판을 붙이면 3점사 되는 기관단총으로 변신.


저 개머리판은 홀스터(총집) 역할도 함






문제는 너무 단순하다보니 조작하기가 열라 불편했다는 점. 슬라이드를 뒤로 당겨 장전하기도 빡세고, 방아쇠 압력이 너무 높아서 정밀한 조준사격에도 안어울리고, 오로지 당시 권총 중에서 가장 장탄수가 많다는 점(18발)과 무지막지하게 튼튼하다는 점만 인정할 수 있는 총.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 VP가 플라스틱 프레임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HK 입장에선 제조비 절감, 무게 절감 때문이었다. 최초의 플라스틱 권총은 그러니까 글록이 아니라 이 VP70이며, 글록도 같은 이유로 플라스틱 프레임을 채용한 것이다. 실제로 글록은 플라스틱 프레임을 설계할 때 VP70의 구조를 많이 참고했다. 당연하다. 그 이전까지 플라스틱 프레임 권총은 오로지 VP70 뿐이었으니.


 


결국 HK는 VP70을 만들었고, 이걸 참고해서 글록이 만들어졌으며, 그걸 참고해서 다시 HK가 USP를 만들었다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이어진 것이다. 









VP70은 영화 <에일리언2>에 등장했음. 








HK USP (9mm 버전)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748 g (빈총)


③ 길이: 19.4 cm


④ 총열: 10.8 cm


⑤ 장탄수: 15발 + 1


⑥ 방식: 반자동


⑦ 출현영화: 미션임파시블 시리즈, 콜레트럴(45구경 버젼), 그외 웬만한 영화


 


Glock 19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595 g (빈총)


③ 길이: 17.4 cm


④ 총열: 10.2 cm


⑤ 장탄수: 15발 + 1


⑥ 방식: 반자동


⑦ 출현영화: 아메리칸사이코, 하드타겟, 미스터미세스스미스, 신시티, 본아이덴티티 등 웬만한 영화


 


HK VP70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820 g (빈총)


③ 길이: 20.4 cm


④ 총열: 11.6 cm


⑤ 장탄수: 18발 + 1


⑥ 방식: 반자동/3점사(개머리판 부착시 선택가능)


⑦ 출현영화: 에일리언2, 레니게이드, 페이백 등




영진공 짱가






































































반동 제로에 도전한다, 크리스 수퍼 V 시스템

군에서 사격을 해본 분이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 총은 발사할 때 위로 튀어오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발일때는 물론이고 연발로 쏘면 총구가 아예 하늘로 향하는 일도 생깁니다.


왜 총은 사격할 때 위로 튀려고 할까요
? 이유는 간단합니다. 총알이 발사될 때 생기는 반작용의 힘의 축과 그 총을 지지하는 힘의 축이 어긋나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글록 사진을 가지고 재현해본 두 힘이 작동하는 모습입니다.

초록색 화살표의 길이가 길수록, 빨간색 화살표의 힘들이 셀수록,
회전력(파란원)은 커지죠

보통 총구는 총의 맨 윗부분에 있고 그 총을 쥔 손의 손목은 그보다는 아래에 있습니다. 어떤 물체에 서로 반대가 되는 두 힘이 어긋나게 가해지면 중간에 낀 그 물체에는 회전력이 생기게 되죠. 그 회전력이 바로 총을 위로 튀게 만드는 힘의 주원인입니다.

이 회전력을 최소화 시킬수록 첫 번째 탄을 쏜 다음에 2번째 탄을 표적에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걸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걸 줄일수 있을까요?


첫째, 두 힘이 작을 수록 회전력은 약해집니다
.
위력이 약한 탄을 쏘는 총은 당연히 위로 튀는 힘도 약해집니다. 반대로 위력이 강한 탄을 쓸수록 위로 튀는 경향은 커지죠. 그래서 무조건 강한 총탄을 쏘는 총이 장땡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거죠.


근데
<아이리스>에서 킬러로 나오는 탑 군은 자그마치 .50구경 매그넘 데저트이글을 쓰더군요…-_-;;;

이 탄약은 지금까지 나온 양산형 자동권총탄 중에서 가장 강력한 탄 중의 하나인데 … 총알도 비싸고 총도 비싸다는 점도 문제지만, 이렇게 강력한 탄을 쓰는 권총은 반동도 그만큼 커서 전투용으로는 젬병입니다.

사실 하는 짓 전부 킬러라기 보다는 양아치에 가까운 듯

어차피 일반적인 군용 권총탄인 9밀리 파라블럼탄으로도 충분한 위력을 얻을 수 있는데 뭐하러 50구경을 쓰냐고요 실제로 저 데저트 이글은 사격장에서 반동 자체를 즐기려는 사격애호가나 큰 총으로 폼 재고 싶어하는 찌질이들이나 쓰는 물건입니다. 결코 프로의 선택은 될 수가 없죠. 진짜 잘 훈련된 프로라면 .22구경 권총으로도 할 거 다 합니다.

둘째, 두 축의 거리가 짧을수록 회전력은 약해집니다.

그래서 권총을 잡을 때 위로 올려잡으라고 하는 겁니다. 똑같은 글록권총이라도 아래로 엉거주춤하게 잡고 쏘면 더 많이 튀겠죠. 아이리스 포스터의 소연씨가 그렇게 잡고 있었습니다. 보통 불량한 그립(bad grip)이라고 하죠.

헐리웃 영화에도 이런 불량한 그립은 종종 나옵니다
.
예를 들어, <맨 온 파이어>의 덴젤 워싱턴도 이렇게 불량하게 글록을 쥐었던 적이 있군요.

알콜중독에서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라는 설정에 맞춰서인지,
불량 그립을 보여주는 크리시
(덴젤 워싱턴)




아래로 잡아서 두 축간의 거리(연두색 화살표)가 더 길어진 상태

<페이스오프>의 존트라볼타도 마찬가지. 손과 총의 뒷부분 사이에 틈이 저렇게 보이면 안됩니다. 물론 급하게 총을 쥐거나 하면 저렇게 되기 쉽고, 초보자일수록 저런 실수를 하기 쉽죠.


총 잘못 쥐었네. 트라볼타 군!


이렇게 빈틈이 있으면 안된다규!


실제로 사격경기용 권총들은 총구와 손목의 축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안 그래도 사격경기용 총은 탄약의 위력도 약한데, 저렇게 잘 설계되어 있으면 당연히 위로 튀려는 반동은 더 약해지고 그러면 사격의 정확도가 높아집니다.



손목의 축과 총열의 축이 거의 근접한 사격경기용 총과 자세


그러면 경기용 총만 아니라 전투용 권총도 저렇게 설계하면 좋지 않겠냐고요?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 전투용 권총은 탄 자체가 크고 세기 때문에 저 간격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슬라이드(노리쇠)가 후퇴할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손잡이는 그보다 아래에 있을 수 밖에 없죠.

물론 같은 자동권총이라도 설계에 따라서 간격이 넓은 경우도 있고 좁은 경우도 있습니다
. 글록이나 콜트45 같은 권총은 두 축간 간격이 좁은 권총의 대표격입니다. 당연히 반동을 통제하기도 더 쉽죠. 반면에 스미스웨슨의 전통적인 자동권총이나 지그(SIG)의 권총들은 좀 간격이 넓습니다. 그래서 반동이 더 크다는 평을 듣곤 합니다. 베레타나 CZ 같은 총은 그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도 어떤 설계자들은 총을 좀 ‘잘’ 설계해서 이 간격을 최대로 줄여보려 했습니다.


핀랜드의 발명가 얄리 티마리
(Jali Timari) 라는 사람이 만든 야티매틱 이라는 기관단총이 그 중 하나죠.


이 총은 노리쇠가 총구와 일직선으로 후퇴하는게 아니라 비스듬하게 위로 후퇴합니다.
그래서 총 전체가 총구와는 삐딱하게 어긋나 있습니다. 뭔가 잘못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죠. 어쨌든 이렇게 하니 총구의 축이 거의 손목의 축과 비슷한 높이까지 내려갈 수 있었죠.그래서 2킬로그램을 좀 넘는, 가벼운 총임에도 불구하고 반동은 상당히 낮은 총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총은 핀랜드의 무기수출법의 규제도 있고 구조가 특이해서 고장날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는 우려도 벗어나지 못해서 결국 어영부영하다 사라지고 맙니다
. 그리고 동영상을 보시면 반동도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야티 매틱(Jati-matic),

동영상은 여기로  http://www.youtube.com/watch?v=w_fOJ9rYx-8


그래도 이 야티매틱은 그냥 사라지지는 않고 몇몇 영화와 만화에 등장했습니다
.
무엇보다 실베스터스탤론이 주연한 엣날 영화 <코브라>에 등장했죠. 위에는 거대한 레이저 포인터를 장착하고선 마치 첨단 무기인 것처럼 등장하는데 사실 그냥 가볍고 (크기에 비해서는) 위로 튀려는 반동이 약한 SMG일 뿐.





스탤론이 들고 있는 야티매틱.

영화 자체는 정말 짜증날 정도로 단순무식한 세계관
(그래도 스탤론이 이 영화로 브리짓 닐슨과 만났다능 …)

그 외에 <크라잉프리맨> 이라는 19금 일본 만화에도 등장했고 (사실 이 총을 처음 본게 이 만화였음. 음란폭력만화의 새 기준을 세운…)  허영만 님의 <망치>에도 등장하는 활약을 보여주었죠.



, 크라잉프리맨… <대남>이라는 해적판으로 접했던



이후에도 몇몇 발명가들은 이 두 축선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마침내 이 두 축간의 거리를 완전히 없애버리는데 성공한 설계가 나왔거든요. 바로 이 글의 주인공 크리스 수퍼 V 시스템입니다.


이 방식은 손목의 축과 총알이 나가는 총구의 축이 일직선입니다
.



총 같지 않은 총. 크리스 수퍼 V 시스템의 첫번째 시제품


그럼 슬라이드는 어디로 후퇴하냐고요
?
이 총의 슬라이드는 뒤가 아니라 아래로 후퇴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총의 반동은 위가 아니라 오히려 아래쪽을 향하게 되죠
.
조금이라도 남았을 위로 튀는 힘을 아예 상쇄시켜버리려는 설계입니다. 이러면 연발로 쏴도 총구가 위로 튀려는 반동은 거의 0가 되겠죠.

그 덕분에 총의 모양은 도저히 총이라고 할 수 없는 모양이 되었지만
모양이 이러면 아무리 반동이 0라고 해도 실전에서 써먹기가 힘들어집니다. 원래 총의 모양이 그냥 나온게 아니라 그런 모양이 가장 쓰기 좋기 때문이죠. 저런 모양의 총은 조준하기부터 아주 애매하잖아요.




이렇게 쏘는 수 밖에



그래서 크리스 수퍼
V 는 껍데기를 좀더 총 모양 스럽게 고쳐봅니다.바로 아래 사진처럼.

이름하여
TDI 벡터(Vector)가 나온 것이죠. 명칭을 정리하자면, 크리스 수퍼 V는 이 작동시스템의 이름이고 이 시스템을 사용한 총의 이름이 TDI 벡터입니다. 앞의 TDI는 이 총을 만드는 회사 이름.




TDI 벡터



내부 작동 구조를 설명한 그림



묘한 구조치고는비교적 단순한 분해조립

동영상은 여기    http://www.youtube.com/watch?v=pnKd6iXHTQg


사진을 보시면 총구의 축과 총을 잡을 손목의 축이 일치함을 알 수 있죠.
이러면 앞서와 마찬가지로 총이 위로 튀려는 반동은 거의 0가 되면서도 총을 조작하거나 조준하기도 쉽습니다.

이 총은
.45구경 탄을 쓰는 기관단총(SMG)입니다. 45구경은 권총탄 중에서는 센 축에 드는데, 이런 설계는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 사격을 해본 사람들의 말로는 .45구경탄을 쓰는 이 정도 크기의 SMG 중에서는 가장 안정된 사격이 가능하다고들 하더군요.
(여기서 반동 제로라는 말은 과장입니다. 아무래도 총알이 발사될때의 반작용에 따른 반동은 없을 수가 없죠. 단지 총의 반동 중에서 위로 튀려는 반동 만을 0에 가깝게 줄인다는 뜻입니다)




한손으로도 잘 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저렇게 들고 있는게 더 힘들 듯


그러나 문제는 과연
.45구경탄 정도의 위력을 위해서 이렇게 엄청난 설계변경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겠죠.

지금도 .45구경탄을 쓰는 수많은 SMG 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UMP 같은 총이라면 굳이 저런 모양을 하지 않아도 훈련만 잘 받으면 적절히 반동을 통제하면서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고요(사실 동영상을 보시면 이 벡터도 반동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럼 뭐 …)
 


UMP가 더 단순하고, 조작하기 편하고,

그렇다고 크게 반동이 센 것도 아니고



결국 개발자의 거창한 의도와는 달리 이 크리스 수퍼
V는 실전에서는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사에서는 어떻게든 총좀 팔아보려고 홍보에 열심입니다.

총덕들을 위한 다큐 <퓨쳐웨폰>에도 등장하고(위의 동영상이 그거임), 잡지 표지로도 나오고, 게임이나 영화에도 등장시키려 노력중이죠. 최근에 장안의 화제가 된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2>에도 이 총이 나옵니다.

뜬금없이 미국을 침공한 러시아군 중에 이 총을 가진 애들이 있다는아니 어쩌다가. 이건 데저트이글을 든 북한 킬러만큼이나 황당하지만, 뭐 게임회사에 로비를 많이 했던가, 아니면 게임 개발자들이 이 총을 좋아해서겠죠.


buzz kill!!


어쨌든 반동
0에 도전한 정신은 높이 살만 합니다만, 뭐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원칙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죠.



그래서
, 실전보다는 앞으로도 영화나 게임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을 총. 크리스 수퍼 V (혹은 TDI 벡터) 였습니다.

영진공 짱가

<원티드>와 <언더월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전문성

-= IMAGE 1 =-


영화 <원티드>는 적어도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최근에 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물론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영상도 있었고, 더 박진감이 넘치거나 참신한 영상도 있었습니다만, 영화속의 상상력을 한 차원 높였다는 점에서 저는 <원티드>가 <매트릭스> 만큼이나 대단하다고 봅니다.

핵심은 오우삼이 <영웅본색>에서 시작한 총격발레를 진정한 발레의 경지로 승화시킨 그 총격 액션입니다. 총알을 멈추게 만드는 <매트릭스>의 네오조차도 손대지 못했던 총알의 궤적을 변형시키는 경지를 보여주죠.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떠올린 다른 영화는 바로 <언더월드>입니다.
케이트 베킨세일 여사가 전신 고무옷을 입고 눈 돌아가게 해주시던 바로 그 영화.
<매트릭스>를 비교적 충실하게 계승한 와이어 액션과 슬로모션 액션을 보여준 그 영화.
하지만 <원티드>를 보고 나니 뭐가 부족했는지 확실하게 보이는 바로 그 영화죠.


아, 언더월드…

<언더월드>는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수백 년간 계속되어온 전쟁이야기입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모르고 있지만 지하에서는 이 두 괴물 종족들간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었던 거죠.

문제는 이겁니다. 애초에 힘만 쎈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늑대인간들이야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야만적이라고 치죠. 그 우아하고 빠르고 힘도 세고 머리까지 좋은 뱀파이어들은 그동안 뭐 했답니까. 죽지도 않는 이 뱀파이어들은 수백년간 늑대인간들에게 총질을 해왔습니다. 특수부대원들이라 할지라도 몇 년 이상 경험하기 힘든 실전사격의 경험이 이들에게는 수백년 어치가 축적된 것이죠. 수백년의 사격 수련과 인간보다 수십배 강한 근력과 스피드까지 겸비했으니 이들은 적어도 사격에 있어서 신의 경지에 올라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렇던가요.

이 영화의 처음을 장식하는 지하철 액션을 생각해보세요. 그 높은 성당 첨탑에서 시크하게 뛰어내릴 때만 해도 폭풍처럼 뿜어내던 베킨세일양의 간지는 지하철에 들어가 다 망가집니다. 어떻게 수십 발을 난사하면서 한 놈도 못 맞출 수가 있답니까. 총기역사의 초창기부터 총질을 해온 이들이라면 안보고 쏴도 맞출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로보캅도 그 정도는 할 줄 압니다. 몇 발은 맞았는데 워낙 상대가 강해서 멀쩡한 거라구요? 그럼 뭐 하러 총을 쏜대요? 이 영화에서는 그 이후에도 이런 총기 난사가 계속됩니다. 베트남 전쟁터의 미군도 아니고, 이게 뭔 짓입니까. 창피하지도 않습니까?


이때만 해도 폭풍간지…


쌍권총 쏘면 뭐하나효. 하나도 안 맞는데…뭐 몸매는 참 보기 좋으십니다만 …

게다가 이들이 다루는 총들은 과연 이들이 그 우아하고 고상한 뱀파이어인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수백년간 총을 쏴온 전문가들이라면 자기만의 역사가 담긴 총 하나쯤은 있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여기선 어떻게 된 게 역사와 전통을 단 한 점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죄다 신형 총들만 쓰거든요. 그래도 약간 보는 눈은 있어서 HK나 발터 같은 유럽제 총을 쓰긴 씁니다만, 뭐 모르는 촌시러운 애들이야 이런 신형 총들에 뻑가죠.


삶의 다른 부분은 이렇게 고풍스러운데…


어째서 총은 플라스틱제 G36이나


역시 플라스틱제 월터 P99인가요

옛날 총이라고 나 후진 게 아니고, 신형 총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닙니다.
요즘 총기회사들이 총을 설계할 때 고심하는 부분은 비용과 성능의 균형입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질 수 있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면 포기해요. 너무 생산단가가 높은 총을 만들면 이윤이 적어지고, 그러면 망하거나 주주들에게 사장이 쫒겨나거든요. 칼 발터 사에서 양산 총 중에서는 극한의 성능이라는 P88을 만들고 망한 이유가 그겁니다. 마우저 C96 같은 총이 퇴출된 가장 큰 이유도 성능의 부족이 아니라 지나치게 높은 단가였습니다. 발터 P88이 과연 P99보다 못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P99는 싸게 만든 중급품에 해당합니다(물론 독일제답게 잘 맞기는 하지만 최고. 지그P210 같은 권총이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마우저 C96, 성능은 괜찮은데 너무 크고 무겁고 복잡한게 문제였던 총…


지금까지 나온 중 가장 비싼 양산형 권총중의 하나, 발터 P88.. 이거 안팔려서 발터사가 한번 망했다는…

현대 총기의 또 다른 제약은 그 총을 쏘는 인간의 능력입니다.
미군이 강력한 사거리와 위력을 자랑하는 자동소총 M14를 포기하고 적당한 사거리와 위력을 가진 돌격소총 M16을 채용한 이유도 그겁니다. 인간의 근력으로는 M14 같이 위력 센 총은 연발로 사격할 때 반동을 제대로 제어하기 힘들거든요. 아무리 위력이 강하면 뭐합니까. 어차피 인간의 시력으로 교전가능 한 거리는 3-400미터 내외이고, 그 정도의 거리에서 충분한 위력을 발휘하되 연발로 사격이 가능한 총(M16)이 6-700미터의 유효사정거리를 가졌으나 연발사격이 어려운 총(M14)보다는 훨씬 더 나은 걸요.


M16이 좋은 이유는 인간의 체력과 근력에 적당하기 때문이죠


도대체 뱀파이어의 밤눈을 가지고서도 왜 이렇게 플래시를 켜대는 거임?

물론 M14로 연발사격을 하면 총 자체에도 무리가 많이 갑니다만. 그것도 따지고 보면 역시 인간의 능력 때문입니다. 사람이 들고 다니려면 어느 정도 무게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에 맞추려다 보니 총을 충분하게 튼튼히 만들 수 없었던 거죠. 2차 대전 때의 브라우닝 BAR 같은 총은 M14보다 약간 더 쎈 탄환을 연발로 쏴대도 멀쩡한 총인데 무게가 자그마치 8.8kg 입니다. M16이 4kg이 채 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해보면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나실 겁니다. M14도 이 정도 무게로 만들었더라면 연발사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죠.


총 무게가 9kg라도 상관없었다면 아마 이런 BAR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결국 이런 모든 제약은 인간에 대해서만 유효한 겁니다. 그 총의 주인이 인간보다 체력과 감각 모두 뛰어난 뱀파이어에겐 아무 의미 없는 문제죠. 총의 무게가 10kg면 어떻습니까? 반동이 강하다 한들 그 억센 근육으로 잡아주면 삼각대에 얹은 것만큼 정확하게 쏠 수 있겠고요. 그러니 이 뱀파이어 분들은 나약한 인간들이 들고 댕기는 플라스틱 돌격소총이 아니라 금속으로 만든 M14 단축형이던가, 칼이 달린 권총 같은 걸 들고댕겨도 큰 문제가 없겠죠.


요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많이 쓴다는 트로이제 M14 변형. 길이는 짧고 무게는 무겁고 위력은 M16보다 훨씬 센…


뱀파이어의 근력과 스피드와 감각이라면 이런 아예 유탄발사기를 쓰는 것도…


육박전 용으로는 이런 권총+단도 스타일도 나쁘지 않죠. 물론 이건 장식용이지만


실제로 최근엔 이런 모델도 나오긴 합니다.

어쨌든, 뱀파이어들이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는 동안 주제넘게도 인간 주제에 신의 경지에 도달한 놈들이 등장해버렸습니다. <원티드>의 킬러들이 바로 그들이죠. 물론 이들은 분당 맥박수가 400에 도달해야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지만 뱀파이어들이 했어야 하는 것이 뭐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총알 스핀먹이기는 그 중의 하나일 뿐이죠.
(사족이지만, 어떤 생물학자는 모든 생명체의 수명은 시간이 아니라 심장의 박동수에 의해 한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즉 우리의 심장이 평생 뛸 수 있는 횟수가 이미 정해져있다는 거죠. 느릿느릿 흥분하지 않고 살면 그만큼 심장이 천천히 뛸 것이니 오래 살고, 흥분해가며 급하게 살면 그만큼 빨리 죽는다는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뭔 일 있을때마다 분당 맥박수 4백을 끊는 이들의 신조는 아마도 “짧고 굵게 살기”가 되겠지요)

게다가 이들은 총알도 평범한 것을 쓰지 않습니다. 자기만의 문장이 있고 메시지까지 담죠. 게다가 총 자체에 대한 조예도 깊어서 수도파이프 같아 보이는 자작총으로 초장거리 저격을 합니다. 물론 총기역사의 초창기를 장식한 휠록식 총을 자그마치 연발형태로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고요. 물론 오랫동안 총질한 인간들답게 각자의 애총은 고유한 문양이 새겨진 독특한 물건들입니다.


졸리 누님의 문양 가득한 콜트45


이게 휠록식 총…


휠록식 총의 작동구조… 그래봤자 옛날 부싯돌식 화승총이라는 …

이 얼마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뼈대있는 고상함입니까.
그러니 <언더월드>의 뱀파이어들, <원티드>를 보며 열심히 반성하기 바랍니다.


액션의 끝은 <원티드>가 봤다는…

아참, <원티드>의 킬러들도 가끔은 최신형 장비를 쓰는데, 대표적인 것이 졸리 여사가 쇼핑센터에서 난장칠 때 사용한 “코너샷”이죠. 이스라엘의 한 발명가가 개발한 물건으로 “나는 몸을 숨긴 채로 상대방을 쏘고 싶다” 는 인간의 오랜 숙원을 전자기술을 이용해 달성한 제품입니다. 말 그대로 총을 꺾어서 쏠 수 있게 해줍니다. 총 앞에 비디오카메라를 달아서 사수는 엄폐물 뒤에 숨어 모니터로 적을 보며 겨냥할 수 있죠. 지금 생각해보면 졸리 누님의 실력 정도라면 굳이 그런 물건을 쓸 필요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만… 뭐 감독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겠죠. 이 코너샷이 생각만큼 장사가 안돼서 고생한다더니 마케팅을 이렇게 하는군요.


쇼핑센터에서의 총격전


여기 등장하는 장비는 바로 이 코너샷


앞에 권총을 꽂아서 쓰면 됩니다.


유탄발사기가 달린 것도 있죠.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