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소년, 소년을 만나다> 영화 제작비 모금에 참여하다

“영화진흥공화국”(이하 영진공)이 출범한지 약 8년여가 되어간다 (딴지 영진공 시절 포함).  거의 최초의(?) 팀블로그임을 자처하며 영화와 문화, 정치와 일상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담아 온지 8년이라니, 히밤 본 우원도 감개가 무량하다.

그간 영진공의 글과 활동에 다양한 액숀을 취해준 독자들의 노고에도 굽신굽신 치하를 올리며, 원고비 한번 제대로 못 준 약 30명의 영진공 우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바이다. 

작년 말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각자의 갹출로 지탱하던 영진공은 “Tatter&Media 파트너”관계를 체결하면서 약간의 군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허나, 부자에겐 걱정이 많은 법.  적으나마 모아진 영진공 군자금을 어찌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아 쓰바 어디에 쓸것인가? -_-a
하여 영진공 국무회의에서는 그닥 치열하진 않았지만 암튼 격렬한 갑논을박 끝에 뭔가를 결의했고, 그 내용은 비밀이다.

일단 현 단계에서 공개할 수 있는 건, 영진공 자금의 일부(…전부 일지도 –;;;)를 다양한 독립영화제작에 지원하기로 했따는 사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눈물,콧물,뒤범벅 괄약근 꽉 조이는 감동 스펙타클이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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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시도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의 첫 연출작 “소년, 소년을 만나다” 라는 영화제작에 거액을 기부했다. (액수는 밝힐 수 없다능 …) 그리고 그 영화가 지금은 1차 편집본이 완성되었고, 티저 예고편도 나온 상황이다. 11월 개봉이니 아직 많이 남았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수 없는 꽃소년 게이 영화니 과연 어떨지 궁금 하다.

영진공에서는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이후로도 참신하고, 재미있는 독립영화 제작에 비자금을 사과박스에 담아서 드릴 생각이오니, 혹시 영화진흥공화국 비자금을 받고 싶으신 분이나 팀은 연락주셔도 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영화 블로계의 마더 테레사가 되고자 하는 영진공의 갸륵한 모습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 예고편>


영진공 엽기민원

[영진공] 즐겁게, 질기게, 악착같이

 


올 초에 [영진공]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비록 영진공에 참여하고있는 그 누구도 현 대통령을 찍지 않았고,
오히려 현 대통령에 대해 후보단계에서부터 강한 비판을 제기하였지만,
어쨌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선출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정통성을 획득하였으니 인정하자고.

그래서 그간 우리는,
어차피 견뎌야 할 5년이라면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자는 생각으로 영화와 문화를 매개로 대화한다는 우리 본연의 모토를 충실히 이행하며 한편으론 현 집권세력에 대한 풍자도 곁들이며 업데이트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던 우리의 생각이 바뀐 것은 지난 5월 31일이었습니다.

그날,
우리의 돈으로 월급을 주고있는 공권력이 우리에게 폭력을 가했을때,
섬기라고 고용한 머슴이 주인을 물어 뜯었을때,
현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형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정통성은 폐기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분간 업데이트를 중단”하겠다고 공지를 올리고 (http://0jin0.com/1367),
오늘까지 영화와 문화에 대한 기사의 업데를 중단하였으며,
정통성을 잃은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저항에 글을 통해서 참여하였고,
언론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도 하였으며 (http://0jin0.com/1368),
당연히 저항의 현장에도 참여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2008년 6월 10일에 국민들의 거대한 힘과 결의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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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en.net 자유게시판의 ‘곽공’ 님 이미지입니다.  누르시면 엄청 커집니다. ^^>


자신감과 안도감은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해 낼 수 있고 해내리라는 믿음입니다.

허나 현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여전히 버티기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때우기, 돌려막기 대책으로 말장난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저항의 촛불은 장기전이 될 듯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에 맞춰 방향을 정하겠습니다.
질기고 악착같이 그리고 즐겁게 저항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영화와 문화를 매개로 공화국 시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활동을 재개하고,
동시에 현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제 정신을 차리고 국민을 섬기는 머슴이 될 때까지 비판과 질타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008. 6. 11.

영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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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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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페니웨이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pennyway.net

어떤 퀘스트가 있습니다.

퀘스트의 목표는 보스 몹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뭐 직접 찾아갈 수도 있고, 어떤 다른 방법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겠죠.
어쨌든 지금 행패부리는 짓을 그만두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몹은 지금까지 사용한 어떤 간접적인 방법에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퀘스트의 규칙은 이렇습니다.

장벽이 있으되 그 장벽을 강제로 넘어서는 안됩니다.
만약에 혹시라도 장벽이 저절로 열린다면 지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장벽은 열린적이 없으며 갈수록 더 두터워집니다.

장벽을 넘기 위해서든 몹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든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쓰면 안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장벽이 폭력을 쓸 수는 있으나
퀘스트 참가자들은 쓰면 안된다는군요.

지금까지 참가자들은 몇가지 방법을 썼습니다.
참가자의 인원수를 늘렸고,
온갖 기발한 텍스트와 이미지들을 양산했으며
심지어 정치적인 영향력도 발휘했습니다.

처음에는 퀘스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퀘스트는 충분히 재미와 의미가 있고 그래서 참가자는 쑥쑥 늘어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조금씩 생깁니다.
퀘스트에 진척이 없어 보이는 것입니다.

여전히 몹은 건재할 뿐만 아니라 더 기염을 뿜고 있으며
장벽은 두텁고 치밀하거든요.

몹의 진영에서는 퀘스트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싫으면 애초에 참가하지 말던가.
이 퀘스트를 만든 것은 바로 니들 아니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이 퀘스트의 문제입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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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짱가

임”열사”, 정선희 그리고 나탈리 메인즈(Natalie Maines)

 

어느 우익단체의 간부라는 분이 한 TV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발언이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그 분의 주장인즉슨, 미국의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자사의 햄버거에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및 내장을 갈아서 넣는다는 것이다.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실로 엄청난 폭로가 아닐 수 없는데, 일단 한국 맥도날드 측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해당 단체도 그 간부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단체가 워낙 미국쇠고기 프렌들리한지라 그 발언이 실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이런 일련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우리의 네티즌들은 그 간부분을 “열사”라 칭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그 분이 거대 글로벌기업의 치부를 용감히 폭로하였다하여 그리 부르는 건지, 근거도 없이 어거지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가 소위 “자폭”을 하였다하여 그리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 분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지나치게 몰두하셔서 사실확인을 소홀히 하시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한 건데, 열정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에 급급하여 근거와 논리를 무시하면 하루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고 사과까지 해야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그 단체가 이번 일의 교훈으로 느꼈기를 바란다.

하지만 저러다가 혹시 이 일이 잠잠해지면, 맥도날드는 아니지만 미국의 다른 음식점들은 분명히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내장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미국인들은 다 맛있게 먹고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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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최근에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받은 사람 중에 정선희씨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분의 재치있는 말솜씨와 진솔한 태도를 좋아하여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아오던 대중예술인이다.

이번에 그 분이 하였던 문제발언의 의도와 문맥이 실제 무엇을 말하려 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본인이 두 번에 걸쳐서 대중에게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며 사과를 하였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그만두었다.

차라리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설파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면 오히려 이런 결과를 낳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분은 나름대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현재 우리 국민들이 절절히 외치며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발뺌과 변명 그리고 모르쇠 심지어는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가의 높으신 분들이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위 두 분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문득 미국의 컨츄리음악 그룹인 딕시칙스(Dixie Chicks)와 그 그룹에서 보컬을 맡고있는 나탈리 메인즈(Natalie Maines)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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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나탈리, 그리고 마티와 에밀리

그녀들은 텍사스 출신으로 인기 최정상의 컨츄리음악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있었던 2003년에 문제의 발언이 터져나왔다.  런던에서 공연을 하던 중 청중들을 향해 나탈리가 이렇게 말을 한 것이다.

“Just so you know … we are ashamed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is from Texas.”
(저기요 … 우리들은 미국 대통령이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게 창피하답니다.)

미국에서 텍사스 출신이며 컨츄리 음악을 한다는 건 보통 ‘미국을 무조건 사랑하며 미국 백인 중심의 가치관을 노래로 표현한다’는 의미로 통한다.  그런데 그렇게 자랑스런 미국의 세 처녀가, 미국의 이라크침공을 반대하며 자국의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그다지 큰 내용도 없는 위의 발언이 당시 미국내에서 커다란 논란이 되었고, 발언이 있은 다음날부터 엄청난 비난이 그녀들에게, 특히 나탈리를 향해 쏟아졌다.

그래서 며칠 후 나탈리는 사과문을 발표하게된다.
“As a concerned American citizen, I apologize to President Bush because my remark was disrespectful. I feel that whoever holds that office should be treated with the utmost respect.”
(나라를 걱정하는 미국 시민으로서, 나는 부시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사과한다.  나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간에 최상의 존경으로 대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나탈리와 멤버들이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굽힌 것은 아니었다.  사과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함께 들어있었던 것이다.
“While war may remain a viable option, as a mother, I just want to see every possible alternative exhausted before children and American soldiers’ lives are lost. I love my country. I am a proud American.”
(전쟁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엄마인 나는 우리 군인들과 아이들의 생명이 희생되기 전에 모든 가능한 대안들이 먼저 실행되기를 원합니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나는 미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저 사과만 하고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있었으면 대충 잊혀질 수도 있었을 터이지만, 그녀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컸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녀들에게 엄청난 비난과 적대적 행동을 퍼부어댔던 것이다.  CD는 불태워졌고, 노래는 방송되지 않았으며, 여러차례의 살해협박이 가해지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녀들은 생각과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항운동가가 된 것도 아니고 정치에 뛰어든 것도 아니었다.  그녀들의 당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Shut Up And Sing”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직업인 음악에 충실하고 가정에 충실한 엄마로 살아갈 따름이었다.  그녀들은 단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자유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였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을 힘들게 견뎌온 그녀들의 진정성은 마침내 커다란 결실을 맺게 되는데, 2007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포함 무려 5개 부문에 걸쳐 수상하며 화려하게 정상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주변상황에 따라 바꾸거나 숨기지 않고 당당히 표현하며 진정성을 지켜온 그들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대중의 환호성을 되찾은 것이다.

지금까지 얘기한 세 분, 아니 다섯 분 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커다란 논란을 야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대처방식은 다르다.  이에 대해 어떤 방식이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는 없겠지만, 나라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사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긴 글을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컨츄리음악 중 가장 신나는 노래의 하나로 꼽는 딕시칙스의 “Sin Wagon”을 준비하였으니 함께 감상해 보아요 ^.^

영진공 이규훈